평택항의 성장세가 놀랍다. 2007년 4,810만톤이었던 화물 처리량이 지난해 7,666만톤으로 늘어나 20% 이상 성장했다. 평택항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화물의 증가이다. 평택항의 자동차 화물은 07년 65만 1,000대, 08년 59만대, 09년 66만대에서 10년 94만 7,000대로 수직 상승했다. 국내 제1의 자동차 처리 항만으로 발돋움한 것. 그 중심에는 (주)평택국제자동차부두(PIRT)가 있다.

 

 
 

(주)평택국제자동차부두(이하, PIRT)가 쾌속 성장하고 있다. 2008년 평택항 동부두 3번 선석(당시 11번)에 자리를 잡고 수입 자동차화물 전문 터미널 사업을 시작했던 PIRT가 개장 3년만에 국내 수입차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국내 최고 수입차 전문 터미널로 우뚝 선 것이다.


올 상반기 자동차 처리량 2배 상승, 국내 수입차 90% 이상 처리
PIRT가 지난해 처리한 자동차 물량은 27만 9,000대. 평택항에서 처리한 자동차 총 물량의 약 30%에 해당되는 실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동부두 2번 선석(당시 12번)을 추가로 개장한 후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반기에만 25만 9,474대를 처리해 2010년 한해동안 처리한 물량에 근접한 실적을 보인 것. 201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동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0년 상반기 PIRT가 처리한 물량은 총 12만 3,540대로 올 상반기에만 2배가 넘는 화물량을 처리했다. 총 매출액도 10년 상반기 15억원에서 올 상반기 28억원으로 85% 상승했고, 직원수도 49명에서 79명으로 30명 늘어났다.


특히 한-EU FTA 발효로 동사의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학수 PIRT 사장은 “수입화주들과 자주 접촉을 하고 있는데, FTA 발효로 수입·수출 물량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동사에서 들어오는 수입차량과 현대·기아·쌍용 등 수출차량이 현지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어 앞으로 물량이 대거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유코카캐리어스-WWL 공동 투자, 평택항 2, 3번 자동차부두 운영
PIRT는 글로벌 자동차 선사인 유코카캐리어스와 WALLENIUS WILHELMSEN LOGISTICS(이하, WWL)이 공동 출자해 설립되었다. 자매회사인 양 사가 50:50으로 공동 출자했으며, 터미널 투자는 유코가 90%, WWL이 10% 지분 참여해 현재 평택항 동부두 2, 3번 2개 선석을 운영하고 있다. 양 터미널에서 올 상반기 월 평균 4만 3,000대의 자동차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 중 환적화물이 64%, 수입화물 20%, 수출화물이 1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입물량의 경우 BMW, Mercedes Benz, Audi, Volkswagen 등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수입차량이 PIRT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평택항에는 총 4개의 자동차 전용부두가 개발된 상태이다. 이 중 PIRT가 2, 3번 부두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 전용부두 2선석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양대산맥인 현대·기아의 수출물량은 대부분 기아자동차 전용부두를 이용해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수출량의 급증으로 PIRT 부두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차츰 정상화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PIRT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수도권 및 국내 자동차공장 인접한 ‘자동차 전용’ 부두 매력, 화물 손실율 0%, PDI 센터, 항만 근로자 협조도 성장 동력
PIRT의 처리량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수도권과 가까운 입지와 주위 자동차 공장과 인접한 지리적 요건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한시간내에 최대 자동차 소비시장인 수도권으로 수송이 가능하고,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등 국내 자동차 기업의 공장들이 평택항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자동차 전용부두라는 점도 화주 및 선사의 매력을 끌고 있다. 평택항 이전 수도권의 자동차 화물은 대부분 인천항에서 처리되었다. 그러나 평택항 자동차부두가 개장한 뒤 대부분의 자동차 화물이 평택항으로 흡수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일반 벌크화물과 같이 처리되는 인천항과 달리 자동차만을 취급하는 전용부두라는 점이 화주와 선사들이 시선을 돌리게 한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김학수 PIRT 사장은 “고가의 수입차량이나 수출차량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전용부두의 이용은 매력적이다. 일반부두보다 더 깨끗한 환경에서 자동차를 전문으로 양·하역하는 근로자의 기술과 화물손상률이 0%에 가깝다는 것이 PIRT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지자체와 평택항만공사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평택항 물류배후단지 내에 있는 PDI(Pre-Delivery Inspection) 센터는 PIRT를 포함한 평택항 자동차 부두가 성공가도를 달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야드에 보관된 자동차의 세척, 검사 등 판매 직전 과정을 평택항 내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자동차 화주들에게 상당한 메리트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장 항만근로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PIRT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다. 노사간 분쟁이 종종 일어나는 타 항만이나 부두에 비해 PIRT의 ‘화목한’ 노사관계는 365일 이뤄지는 풀타임 하역작업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김학수 사장은 “평택항 노동자들은 이미 상용화 단계를 거쳐 각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PIRT의 현장 노동자들도 투철한 애사심을 바탕으로 회사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물량 증가로 한달 중 27일을 출근하는 스케쥴을 소화하면서도, 단 한번의 분쟁없이 노사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CEO로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부문”이라고 밝혔다.


쾌속 성장동력을 단 PIRT는 현재의 서비스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 선사와 화주에게 최고의 터미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두 중 유일하게 온라인 전산으로 야드를 관리해, 화주에게 자신의 화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화물 손실율 0%의 기록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포부이다. 고가의 자동차 화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현재 미개발단계인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 1번 선석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지만, 당장은 현재 2개 부두를 최대한 가동해 효율적으로 물량을 처리하겠다는 목표이다. 김학수 PIRT 사장은 “깨끗한 환경에서 고가의 자동차 화물을 처리하고, PIRT만의 기술력으로 손상없는 화물처리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평택항에서 자동차 전용부두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평택항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평택항의 입지적인 조건이 뛰어나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주변에 현대·기아·쌍용 자동차의 공장이 있고, 수도권과도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평택항 이전에는 대부분의 수입차가 인천으로 수입되었는데, 인천항에는 자동차 전용 터미널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수도권과 가까운 평택항에 자동차 전용 터미널을 만든다면 수입차 물량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 예상이 맞아 떨어져 인천항의 수입차 화물 전량을 유치하게 되었고, 국내 수출차량 역시 상당수 처리하고 있다.

 

PIRT의 화물 형태는 어떻게 되는가?
PIRT가 수입차 전용 터미널로 많이 알고 있는데, 동 터미널은 환적차 64%, 수입차 20%, 수출차 16%의 비중으로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국내에서는 울산, 전주등으로 환적되는 자동차 화물의 환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출차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평택항에 기아 자동차의 전용부두가 2선석 운영되고 있지만, PIRT 부두에서도 상당수 이들의 수출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와는 2008년 전용 터미널 계약을 맺어, 모든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평택항의 자동차 화물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리적인 입지가 가장 크다. 최대의 자동차 소비지인 수도권과 인접하고 서해안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가 평택항과 바로 연결되어 교통망이 좋다. 향후 화물 철도도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공장이 평택항과 가까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PDI 센터도 평택항 배후단지내에 있어 자동차 수입화주들이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자동차의 세척작업과 최종 점검과정을 보관지에서 해결함으로써 신속하고 효율적인 물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EU FTA 체결로 자동차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한-EU FTA 뿐만 아니라 앞으로 체결될 다른 국가와의 FTA도 자동차 수출입 물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자동차 수입화주들과 많은 접촉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수입차 가격이 저렴해지다 보니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차량도 마찬가지다. 판매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수출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까지 PIRT가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선사와 화주를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가 잘 달성된 것이라 생각한다. 깔끔한 부두와 화물 손상이 없는 하역작업을 통해 최고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해 나가겠다. 쌍용자동차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어 수출차량 물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 비어있는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 1번 선석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동차 화물외에도 다양한 벌크화물을 RO-RO 작업 방식을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화물 유치에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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