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3성 중국 새 물류거점 성장 예상”

6월 30일 서울 대한상의서 개최
“시장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부재로 기회 많다”

 
 
러시아·북한·몽골의 국경지대로 향후 중국의 자원물류 거점이자 환동해권 물류중심 지역으로 부상 가능성이 높은 동북3성 진출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대한 상공회의소가 공동 개최한 ‘동북아 물류네트워크 구축 및 진출방안 세미나’가 6월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김학소 KMI원장, 김무영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 원장, 최장현 위동항운유한공사 사장 등 물류업 관계자 100명이 참석한 동 세미나에서는 그간 정치·군사적 이유로 소외되어 왔던 동북아시아 지역의 물류시장 소개와 진출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학소 KMI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중국 동북 3성과 몽골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라며, “어떠한 전략과 방향을 가지고 진출해야 할지 검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세미나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김무영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 원장은 “2009년 중국 국무원이 ‘창지투 개발계획’을 승인함으로써 두만강 유역이 중국의 새로운 물류거점으로 성장하게 되었다”며, “동 지역은 향후 동북아 환경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이성우 KMI 국제물류연구실장이 ‘중국 동북3성 기업 진출전략’을, 김필립 천마물류 대표가 ‘중국 동북3성 물류시장 진출사례’를 발표했다. 이성우 KMI 실장은 “동북 3성 진출 시 제조기업과 동반 진출을 모색하거나, 한중 합작법인 설립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부산항과 연계할 수 있는 항로나 TMGR(몽골횡단철도)과 연계할 자원물류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필립 천마물류 대표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실패 사례를 들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부가가치 창출 사업, 인력관리 및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을 제언했다.

한편, 홍진기 트랜스컨테이너 부사장은 ‘극동 러시아 항만 개발 및 물류시장 진출방안’을 주제로, 강현호 청조해운항공 대표는 ‘몽골 자원운송 및 시장진출을 위한 물류네트워크 구축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홍 부사장은 “러시아 진출은 극동지역 신규 수요에 대비하고 유라시아로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한국기업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범정부 및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철저한 현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호 청조해운항공 대표는 “몽골 광물 및 자원 운송을 위해 전용 물류단지를 건립해야 하고, 원활한 석탄운송을 위해 한-중간 물류협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치투 경제벨트
창치투 경제벨트
“동북 3성, 부산항 연계항로, TMGR 연계한 자원물류거점 필요”

이성우 KMI 국제물류연구실장
중국 동북3성 지역은 중국전체 GDP의 9.1%, 면적의 8.2%를 차지하고있는 러시아·북한과의 접경지역이다.
중국은 2004년 동북지역개발을 위해 ‘동북진흥계획’을 발표해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교통물류 체계 및 주요 물류허브 건설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북한, 몽골 등 인접국가와 연계한 육상 및 해상통로를 건설하고 태평양 항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09년 승인된 ‘창지투계획’은 훈춘·투먼·단둥과 북한의 나진·청진, 러시아의 자루비노를 아우르는 대형 물류거점을 세워 기존 다렌항 루트의 대안으로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우리 물류기업은 훈춘과 투먼 등 접경지역에 우선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동 지역에서 진출가능한 곳은 훈춘변경경제합작구역과 투먼경제개발구역이다. 훈춘변경경제합작구는 1992년 설립된 국가급 경제특별구역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가공제품의 부가가치세와 생산용 시설등에 대한 관세가 면제되는 이점이 있다. 또한 투먼경제개발구역은 특별산업구, 한국중소기업공업구 등 다양한 원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정자산 5,000만위안 이상 투자한 신설기업에 한해 3년치 지방세 50%를 환급해주고 있다.

현재 한국기업은 양 지역에 제조업체 중심으로 진출해 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해 8월 훈춘 진출을 검토했고, 포스코차이나와 훈춘시가 올해 4월 ‘훈춘포항국제물류원구’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동북3성 진출의 장애요인으로는 수출입 통관시 시간 및 비용 부담이 들고, 인프라 정비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또한 대형 국영기업 중심의 자사물류가 대부분이며, 남북물류 위주의 물류현상으로 동서물류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류 전문인력 부족 등 인적 네트워크가 미비하다는 점도 애로점으로 꼽힌다.

이에 올바른 진출형태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단독투자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한·중합작법인과, 한국제조기업과의 동반진출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는 한·러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한·중 합작법인과의 연계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로는 부산항과 연계할 수 있는 항로를 확보하거나 역내 해운과 연계할 수 있는 국제물류 루트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TMGR(몽골횡단철도, Trans Mongolian Railway)과 연계한 자원물류거점을 확보해 광물자원 운송 및 가공 등이 가능한 물류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철저한 수요분석을 통한 적절한 물류거점이 필요하며, 동북지역 국제물류 루트 대안으로 단동항 개발이나 배후단지 개발도 고려되어야 한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없으면 실패한다”
김필립 천마물류 대표
국내 기업의 중국진출 사례를 통해 동북3성 진출을 위한 성공전략을 세울 수 있다. 우리 물류기업의 중국 동북3성 진출에 대한 강점은 우선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한국·북한·중국 정부간 개발교감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유사한 문화와 우리 물류기업의 우수한 서비스 경쟁력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우선 현지시장의 정보가 부족하고, 대부분의 우리 물류기업이 글로벌 국제물류기업에 비해 영세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제 물류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며, 중국 법률과 제도가 불안정하다는 점, 현지의 물류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위험요소이다.

 
 
중국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기업은 범한판토스, 대한통운, 현대로지엠, POSCO 등을 들 수 있다. 범한판토스는 천진을 중심으로, 연태, 청도, 심양, 대련 지역까지 거점을 확대해 현재 18개 거점을 마련하고 중국 전역에서 4PL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로인해 2004년 1,260억원이었던 중국 관련 매출이 2006년에는 2,6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상해보세구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중국 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통운도 01년 중국 연락사무소를 개설해 중국에 처음 진출했고, 05년 화북·화중·화남 등 3개 지역의 법인을 설립해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06년 5월 상하이에 한통물류 유한공사 설립, 07년 합작회사 금호유한공사 설립, 09년 다렌지점 설립 등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 9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물류 전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원확보를 위해 훈춘과 단동 물류단지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우선 1단계 지역전략으로 옛 고구려 영토인 장춘과 훈춘, 단동,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고구려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몽골을 잇는 바이칼-몽골라인을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북극과 시베리아, 베링해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동북아-아메리카-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자원개발지도를 마련하고, 동북아벨트를 중심으로 몽골과 시베리아 등지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소 포워딩 업체의 경우 중국 진출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식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보다는 판사처(연락사무소)의 형태로 진출해, 현지 1급 대리점 업체에 물류를 다시 예약하는 중간형태를 띠거나 임시면허를 대여하는 형태의 영업을 전개하는 한계를 가진다.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삼영익스프레스와 성일해운항공 등으로 상해, 위해, 청도, 다렌, 심양 등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지화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마트의 경우 1997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현재 2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나, 2007년 59억원이었던 적자규모가 지난해에는 91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한국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인력·물류 등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등 현지화에 미흡했다는 점이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산업단지공단도 2003년 북한 신의주 특구를 겨냥해 산업자원부와 중국 단동단지의 50년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으나 결국 철수했다. 실패 요인으로는 북한 리스크를 고려하지 못한 점, 분양가격과 지리적 입지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점 등이 꼽힌다.

각종 사례를 통해 중국 현지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제언을 한다면, 우선 △현지화를 위한 철저한 타당성 분석 △지역적 접근전략 등 세부적인 전략마련 △자원물류, 유통물류 등 부가가치 창출 물류사업 진출을 들 수 있다. 또한 지금껏 중국 공무원들과의 관계에 주력했다면 △중국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며 △이질적 문화를 고려한 인력관리를 대비해야 한다. △화주와의 동반진출은 해외진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고 △기업의 대형화 및 전문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은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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