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사문제연구소 창립 40주년과 해운현안
2011년 4월 1일.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창립 40주년 기념일이다. 어제 누가 씨를 뿌렸고 우물을 팠기에 오늘 우리가 열매를 먹고 해갈한다. 인과율(因果律)이다. 오늘 우리가 또 나무를 심는 까닭은 내일 누군가 열매를 따는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3월 4일 콤파스가 열렸다. 강사는 KMI의 임종관 물류항만본부장이고, 발표주제는 ‘한국 해운산업 동향 이슈 및 전망’이다. 그는 발표를 준비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황보다는 해운현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을 폭넓게 제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한국해운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현안인 위기극복, 일자리와 국부 창출, 안전, 미래녹색성장, 국민생활과 직결돼야 한다며, 10대 이슈로 벌크선시황 침체의 배경과 대응, 선박금융 위축과 대응, 유가급등 영향과 대책, 해상교통안전관리 선진화, 선박관리 수요급증과 대응, 선화주 상생전략, 북극해항로의 쟁점과 대응, 녹색해운 구현을 위한 선박수리 수요증가와 대응, 연안여객선 혁신을 통한 해양관광 활성화, 연안해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도입과 대응방안을 정말 폭넓게 제시했다. 그중에 주요현안인 벌크선 시황침체, 선박금융 위축, 유가급등, 선박관리 수요급증, 선화주 상생전략과 그 대응들을 다룬다.

1. 벌크선시황 침체의 배경과 대응
첫째, 벌크선시황 침체의 배경과 대응을 보면, 건화물선 시황은 BDI가 2009년 11월 19일 4,661였는데, 2월 4일 77%나 하락한 1,043에 이른 이후 22% 반등하여 현재 1,271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BDI 지수를 분석하면 2008년 5월 20일에 최고점인 1만 1,793을 기록하였는데, 이것이 같은 해 12월 5일 663으로 폭락했다. 이렇게 폭등한 것은 중국특수 때문이고 폭락한 것도 중국변수 때문이었다. 호황기에 큰돈을 벌자, 너도 나도 배를 지어 가수요를 일으켰고, 중국이 연착륙을 시도하자 바닥까지 운임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다가 2010년 시황이 일시 반등하자 회복기로 돌아섰다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시장이 다시 혼돈으로 돌아갔다.

이런 반짝경기도 중국팩터에 기인한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땅덩어리가 넓어 냉난방이 모두 필요한 나라다. 냉난방을 전기에 거의 의존하는데, 중국의 전력은 80%가 원료탄이 소요되는 화력발전소다. 지난 겨울 중국은 혹독한 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여 많은 양의 석탄공급이 필요했다. 이것이 해운경기가 갑자기 좋아졌던 요인이다. 그런데 호주에 폭우가 쏟아졌다. 호주는 노천광이 많아 탄광이 수몰되어 채광할 수 없게 되자 선박들이 실을 화물이 없어졌다. 이것이 시황이 다시 악화된 원인이다. 이 3가지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한국해운이 혼선을 빚은 것이다. 침체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호황기에 발주한 신조선들이 2010년에 대량으로 인도되어 시장에 투입됐다. 선형별 신조선의 투입비율을 보면, 기존선대 대비 인도량은 케이프사이즈가 22%, 파나막스 12%, 수프라막스 18%, 핸디사이즈 8% 였다. 그리고 2010년 12월 이후 2011년 1월말까지 호주의 홍수로 1,500만톤의 석탄선적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언론에 의하면 싱가포르항에 계선중인 선박만 해도 20척에 달했다고 한다. 중국의 물동량 수요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케이프선박에 의해 수송되는 월평균 철광석 물동량은 2007년에 3,143만톤이었으나 2010년 5,006만톤이었고 최근 2011년 1월에는 최고치인 6,897만톤에 달했다. 파나막스선박에 의한 석탄 물동량은 2007년 165만톤, 2010년 1,018만톤 하다가 2010년 12월 1,737만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모두 기후변화에 의한 증가였다. 선박공급을 살펴보면, 2011년의 기존선대 대비 인도량은 케이프가 17%, 파나막스 14%, 핸디막스 13%, 핸디사이즈 12%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인도지연과 발주취소로 인한 슬리피지(slappage)를 40%로 본 수치이다. 파나막스의 수급비율을 보면, 2011년의 과잉선박이 568척에 달해 2010년의 319척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홍수피해 복구상황을 살펴보면, 광산들의 15%는 석탄생산이 완전 정상화되었고 60%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나머지 25%는 정상가동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물동량은 2011년 철광석 수입량이 전년대비 5% 증가한 6억톤, 석탄 수입량은 전년대비 6.9% 증가한 1억3,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응방안은 첫째, 선박의 가격경쟁력 개선이다.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향후 2~3년은 선사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져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선사들은 큰 시련을 겪을 것이다. 둘째, 화물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원자재 소비수요는 견조한 흐름이 예상되며, 선대 확장적 가격경쟁력 개선전략도 유효할 것이다. 그러나 화물 없는 선박확보는 위험하며 여타 선사와의 생존경쟁을 극복할 수 있을 때에야 선대 확장전략이 효과를 볼 것이다. 셋째, 환경경쟁력을 적기에 확보해야 한다. IMO 규정과 주요 국가의 입출항 규제조건 충족으로 선박가격경쟁력 열세를 보완해야 한다.

유조선 부분을 살펴본다. VLCC의 운항수익은 지난 10년 평균의 45% 수준이다. 지난 10년간의 평균수익은 일당 5만 2,164달러였고, 2011년 1~2월은 2만 3,768달러이다. 계절적인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선대공급의 부담으로 시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중동국가들은 민주화 시위로 정치적 격변기에 처해 있어 유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중국도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서 곧 민주화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이 소용돌이에서 인도와 브라질, 동유럽은 다행히 벗어나 있다. 전에는 미국이 이러한 사태를 관리해 왔으나 이젠 어려워지고 있다. 중동사태라는 변수로 인해 유조선 시황은 당분간 혼미세를 지속할 것이다.
정제유 운반선인 프로덕트 캐리어의 운항수익은 과거 10년의 평균치의 50% 수준이다. 2011년 1~2월 평균수익이 일당 1만 1,154달러이나 지난 10년간은 평균 2만 2,3320달러였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9%의 선대증가로 공급과잉이 누적됐다. 제품유선 시장은 얼마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 왔는데, 이것이 중국으로 넘어가려 하므로 잘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 제품유운항선사들은 시황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 제품유선대 236척 370만DWT의 78.6%가 2005년 이후의 고선가 기간에 확보했다. 2009년~2010년 평균수익 일당 1만1,400달러로 2006년~2008년의 2만7,300달러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제품유선은 전체 유조선 293척 1,700만DWT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원유를 수송하는 VLCC는 정유회사와 장기운송계약을 유지하여 시황하락 충격이 덜한 반면 제품유선은 이런 계약이 없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대응방안으로는 첫째, 중소 유조선 선사의 유동성 위기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선사들은 원가혁신, 선사간 공동노력, 화주와의 협력강화 등 자생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원금이나 이자상환을 일정기간 유예시키는 등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국적 근해 중소선사들은 우리나라 화주들의 수출물류 안정에 기여한바 컸다. 아울러 2010년부터 선대증가가 3.6%로 크게 둔화되어 시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둘째, 신흥 해외시장 진출의 활성화이다. 지난 4년간 신흥국들의 석유정제 능력이 크게 신장됐다. 중국이 7.2% 인도 6.3% 싱가포르 5.2% 이란 3.1% 증가된 반면 한국 0.9% 일본 0.6%로 정체되고 있다. 컨테이너 정기선분야는 벌크선과 탱커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편이어서 생략한다. 다만, 1만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등장으로 세계시장 구조가 재편될 조짐인데, 여기에서 밀린 5,000 내지 6,000TEU급 선박들이 인트라 아시아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2. 선박금융 위축과 대응
최근 해운불황과 관련되어 선박투자 및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2010년 세계 선박투자액은 717억달러로 2003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선박투자액의 80%를 선박금융이라고 가정하면 2010년 선박금융은 574억달러에 불과하다. 2007년의 2,092억달러와 현격한 차이가 난다. 고선가 기간이던 2006년~2008년에 선박을 가장 많이 발주한 나라는 그리스이며 우리나라는 284억달러의 선박을 발주하여 세계 7위이다. 현재 벌크선 시황의 악화와 대형선사의 법정관리로 선박금융 신규거래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 선박금융이 중단된 사례는 없으나 금융기관의 담보대출비율(LTV) 보강요구가 강화되고 있어 선사들의 선박투자가 어려워질 것이 예상된다. 금융기관들이 과거에 비해 더욱 보수화 하여 우량한 선사에 한해서만 선별적으로 선박금융을 제공할 가능성이 짙다.

문제점으로는 첫째, 우리나라 주요 금융기관의 여신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다. 최근 벌크선시황 하락, 유가급등 및 환율하락 등은 금융기관의 해운투자와 선박금융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 선사에 대한 신용위험도가 높게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여신 전문회사의 선박금융 강화로 금융위축이 시중은행 등으로 확산될 것이 우려된다. 넷째, 선박금융의 양극화로 중소선사의 선박금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첫째, 선주들은 금융대상 선박의 캐시플로 즉 현금흐름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신뢰성 높은 대형화주와의 장기계약을 통한 현금흐름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둘째, 선사 및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와, 해운업 특성과 수익모델을 감안한 금융심사기준 운영이 필요하다. 해운수익모델의 무차별적 선박금융은 해운과 금융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정책적으로 선박금융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선박금융의 역사적 과제를 풀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그동안 우리 선사들은 선박확보 시기를 놓쳐서 고선가 매입과 저선가 매도라는 악순환 사이클에 빠져 있다. 선박투자 수익모델이 우리에게 없다. 해운업계와 금융업계가 합심하여 이를 개선해야 한다. 지난 2008년의 유동성 위기는 시황보다는 투자실패가 문제였다. 선박구입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선사별 선종별로 투자심사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선박투자를 효율적으로 하여 선순환 사이클이 이루어지려면 선박투자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선박금융공사 설립도 필요하다.

3. 유가급등의 영향과 대책
최근 4개월동안 유가 재인상으로 인해 선박연료유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1년 1월 기준 선박연료유가가 배럴당 85.51달러로 4개월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10.1%, 2008년 12월 대비 139.5%나 인상된 가격이다. 연료유가 상승은 운항원가 증대로 이어진다. 국내 외항해운업체의 2009년도 매출원가를 보면, 운항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5%로 5조5,055억원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자료를 보면, 연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는데,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최고치인 5조원대를 넘어선 이후 2009년 5조5천억원에 달한 바 있다. 국제환경으로 보면 유가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산유국인 중동국가들의 정정불안과 중국 같은 나라들의 에너지 소비인구 증가는 유가폭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지구촌의 에너지 소비인구가 10억명 정도였으나 앞으론 6배인 60억명으로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의 대응책은 우선 연료비 절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선박연료유 구매비용 절감과 선박운항 효율화 등을 통해 연료비를 절감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선박관리업 전문화를 통한 선박연료유 공동구매, 선박연료 장기공급계약 확대, 외항 컨테이너선의 저속운항 확대 등이 있다. 또한 국제유가 관련 헤징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다. 고유가로 인한 영업상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유류할증료 부과금을 국제유가와 100% 연동시켜 변동률(floating rate)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류할증제도(BAF)를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유가급등에 가장 취약한 연안화물선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책도 필요한데, 현재 경유에만 적용하고 있는 유류세 환급제도를 등유에도 확대 적용해야 할 것이다.

4. 선박관리 수요급증과 대응
세계 선복량 증가로 선박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세계 선복량은 12억 7,600만톤이며 연간 1,800척 이상 증가하고 있다. 향후 선박관리업체에 위탁할 선박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3자 선박관리 서비스 및 특수선, 해양구조물 관리시장 규모도 확장이 예상된다. 요즘은 녹색해운 확대로 인해 선박관리 전문화가 대세이다. IMO 등의 해운관련 국제해운규범에 따른 선박검사와 인증서 발급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사내부서 형태 또는 선원송출업 및 기술적 선박관리에서 선원, 선박관리, 선원양성, 보험 및 재무관리 등 종합적인 선박관리회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선박관리업은 선박건조 운항 수리 해체 등 선박의 전 일생을 관리하는 전문 서비스업이다. 녹색해운에 따른 선박관리 및 선박사업의 확대로 전문적인 역량과 기술 및 지식을 보유한 녹색 선박관리전문업체 등장이 예상된다.

우리 선사들은 20년 이상 노후선이 50%를 넘는다. 선원예비율이 30%는 돼야 선원직무 재교육이 가능하다. 그리고 해운기업 CEO들은 영업과 선박관리에 올인해서는 안된다. 자기만의 특화된 수익모델 개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박관리는 전문회사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지배선단 규모에 비해 선박관리업은 영세한 실정이다. 녹색해운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우리나라 선박관리업계의 대응능력은 부족하다. 문제점으로는 선박관리업의 영역과 권한이 제한되어 있는데, 해상운송인에게서 선박운항 선박매매 회계서비스 등의 업무를, 조선소 또는 금융기관 등으로부터는 선박관리업무를 직접 위탁받지 못하고 있다. 선원법의 선박소유자 개념에 선박관리업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선박관리업자가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외국 선박관리업체로부터의 수탁은 가능하지만, 국내 관리업체에 대한 하청계약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선박관리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제도개선 및 정책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첫째, 해운법과 선원법 등을 개정하여 업무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선박투자회사제도를 통해 선박운용회사가 국내 선박관리회사에게 선박관리를 직접 위탁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셋째, 선박관리업 인증제도 도입으로 경쟁력있는 우수한 선박관리기업을 발굴 육성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선박관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선박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5. 선화주 상생전략
최근 해운시황과 관련하여 선사와 화주 간에 이해가 엇갈려 전통적 상생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선주는 안정적인 수송구조하에 고운임을 추구하며 서비스 요구에 소극적인 반면, 화주는 안정적 수송구조 아래 저운임을 추구하며 지속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대형화주들은 국제입찰을 통해 일본선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주요 대량화물들은 일반화물과 달리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불황기 선사에게 안전판 역할을 해준다. 일본선사의 국내시장 진출로 인해 국적선사들의 경영정상화가 악화되고 있다. 화주들은 지속적인 운임인하를 추구하고 있다. 최저가 입찰에 따른 노후선박 투입, 무리한 최저가 계약에 따른 불이익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 화주의 원가절감 경쟁으로 최저가를 추구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공기업 민영화에 따른 경영평가 시행,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운송원가 절감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전략화물의 수송안전성 악화와 화주에 대한 선사의 서비스 차별화가 미흡하다는 사실이다. 또한 해운시장의 정보공유와 재고관리 등 전체적인 물류서비스 제공능력도 부족하다. 국적선사의 시황중심적 화주대응전략은 상호간의 신뢰구축과 상생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응방안으로는 첫째, 선화주 간의 전략적 파트너쉽 구축을 위해서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유관기관도 공동으로 참여하는 선화주정책협의체의 구성과 운영 활성화가 필요하다. 둘째, 국적선사의 체질개선을 통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며, 셋째로는 선화주 상생을 위한 장단기 전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운임 선지급 등 다양한 운임지급방식 도입과 최저가 지양 및 이행능력평가 강화 등 입찰기준을 개선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운송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화주의 경영평가를 개선하고, 선화주의 탄소배출권 및 거래 등에 공동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일본대지진과 자기계발
일본이 침몰했다. 9.0의 강진과 엄청난 쓰나미가 일본 동북지역을 휩쓸어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현의 여러 마을들이 사라졌고, 집과 건물들이 파괴되며 앞바다엔 수천 사체들이 떠다니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원전 사고가 수습되지 않고 확산일로에 있어 일본인들은 핵공포에 떨고 있고, 온세계가 안타깝게 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시시각각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원전사고 고장등급 7단계중 방사능물질 대량방출 바로전인 6단계에 이르자 모두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태수습을 갈망하고 있다. 대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미약하고 무력한지를 실감하며 하늘만 바라본다. 이러한 참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극도의 슬픔과 초유의 재난 속에서도 감정을 절제하며 질서를 지키는 일본인들을 보며,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저력이며 그들은 이런 국난을 반드시 극복하고 재기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태풍 지진 쓰나미 같은 천재지변을 수없이 겪은 민족답게 재난을 숙명처럼 받아드리며 견디는 DNA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받은 교육의 결과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재가 재난을 더욱 키웠다는 소리도 들린다.

후쿠시마원전의 설계결함 제기와 IAEA의 경고 및 초동대처 미흡이 그것인데, 안전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우리나라로선 차제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더욱 정밀한 안전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기술선진국 일본도 이런 재난을 겪는다는 사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대지진으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보낸다. 아무쪼록 일본인들이 극한 슬픔과 역경을 이기고 힘차게 재기하기를 기원한다.

세계적인 대중연설가이자 자기계발전문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 작 ‘바보 빅터’를 읽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는 안되지만, 필요 이상으로 비하하여 자포자기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바보 빅터와 못난이 로라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나도 그렇게 믿으면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이 되라(Be yourself)!”고 권유한다.

<한국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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