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익스프레스, 광양항 ‘컨’부두 반납 사정과 여파

연간 수십억 적자로 하역업 철수, 운송*물류센터만 운영
한진해운+세방 HGCT, 5만 톤급 2선석 추가운영 검토

 
 

동부익스프레스가 광양항에서 운영해왔던 컨테이너부두 4선석을 반납했다. 광양항은 지난해 허치슨이 2선석을 반납한데 이어 동부익스프레스까지 부두를 반납하면서 충격에 빠져있다. 한편, ‘컨’공단은 기존 운영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납부두에 대한 새로운 운영사 선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두개장 12년만인 지난해 연말 광양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 시대를 열었다. 1998년 개장 당시 물동량이 3만 4,000teu에 불과했으나 2007년 3단계 컨테이너부두를 완공, 현재 16척 선박이 동시접안 가능한 동북아 거점항만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부두운영사들의 경영상황은 오히려 개선되지 못하고 부두를 개장하기 이전인 10년 전과 똑같이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양항은 1998년 개장당시 부두가 부족하여 4개 선석에 4개 운영사가 1개 선석씩 맡게 됐다. 개장초기부터 경쟁이 치열했던 광양항은 부산항의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투포트 항만으로 시설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2-1단계 4선석, 2-2단계 4선석, 3-1단계 4개 선석으로 총 16선석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광양항 1단계 터미널은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부두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한진해운과 세방(주)이 통합법인(GICT)을 만들어 2선석 공동운영 체제를 만들었고, GICT는 최근 지분율을 조정하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한진해운이 70% 지분을 확보하고 세방이 지분 30%로 참여한 ‘한진해운광양컨테이너터미널(HGCT)'를 설립하게 됐다. 한진해운과 세방은 부산항 감만부두에서도 선석통합 작업을 완료하여 한진해운 45%, 세방 55%의 지분으로 '세방부산컨테이너터미널(SBCT)'을 설립했다.

그러나 독립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기존 거래선사들이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왔던 하역사 대신에 새로운 법인과 계약을 체결해야하기 때문에 영업적인 측면에서 다소 불리한 측면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허치슨이 반납한 광양항 3*4부두는 1년 동안 현대화작업을 완료하여 1*2부두 운영사인 HGCT(舊 GICT)가 이전하여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HGCT는 한진해운이 기항선대를 최근 1만teu급 선박으로 교체하면서 동부익스프레스가 반납한 2-1단계 5만톤급 2선석 운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항 운영사 과잉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16개 선석을 운영하고 있는 광양항의 적정처리능력은 548만teu로 현재처리량은 그중에 36%인 200만teu에 그치고 있다.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적정처리능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운영사들 간의 경쟁은 그 어느 항만보다도 치열하다. 이러한 이유로 광양항 컨테이너하역료는 10년 전과 비슷한 3만 5,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광양항은 지난해 허치슨에 이어서 동부익스프레스까지 부두를 반납하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부두반납을 검토해오다가 2010년 10월 1일 반납신청서를 컨테이너부두공단에 접수했고 2011년 3월 31일까지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부익스프레스는 광양항에서 하역업을 철수하고 운송과 물류센터만 운영하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광양항 2-1단계 5만 톤급 2선석, 2만 톤급 2개 선석을 운영하며, 에버그린, 완하이, TS라인, 남성해운, CCL, 범주해운 등이 기항했다.

광양항 부두운영사들은 물량이 큰 폭의 증가세도 보이지 않고 운영사간 경쟁이 심해지자 마이너스 운영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역요금은 손익분기점에도 못미치는 teu당 3만~3만 5,000원 수준이어서 화물을 많이 처리해도 임대료와 인건비, 장비비, 유류비 등을 제외하면 연간 약 20~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자 기존 운영사들도 운영에 한계를 느끼고 전국 항만에서 일어나고 있는 추가적인 부두개발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우 4선석에서 1년 20만teu 처리기준으로 60억원(teu당 3만원씩 계산)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임대료로 65억원을 지불하고 130여명의 인건비와 장비비, 유류비 등의 제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매년 3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항 하역업체 관계자는 “당초 광양항 컨테이너부두가 물량에 비해 많이 만들어진 측면도 있지만 3-1단계 운영사의 임대료가 다른 운영사의 절반수준밖에 안되면서 물량유치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동부익스프레스가 부두를 반납하면서 광양항 운영사는 GICT, KIT, 대한통운 3개사로 줄어들어 경쟁이 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테이너부두공단 항만마케팅팀 이장목 차장은 “동부익스프레스가 처리하던 20만teu의 화물은 대부분 호남지역 물량이기 때문에 80% 이상을 다른 부두에서 흡수하게 될 것”이라며 “광양항의 낮은 하역요율 때문에 운영사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부두운영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송종준 항만물류기획과 서기관은 “기존에 기항하던 선사들이 꾸준히 광양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두운영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영사의 규모가 커지고 수익성이 확보된다면 광양항으로서는 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라며 “2월 중순까지 대책을 마련하여 항만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개 선석 어떻게 운영하나
 
 

광양항은 지난해 허치슨터미널이 1단계 부두를 반납한 후 지속적인 선석통합과 부두재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치슨터미널이 반납한 3*4번 선석은 1년 동안 현대화작업을 통해 운영효율성을 높였으며, 1*2번선석 운영사인 HGCT(한진해운, 세방)가 이전하여 3월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HGCT는 한진해운과 세방이 공동운영해왔으나 올해 1월부터 한진해운 70%, 세방 30%의 지분을 확보하여 독립경영 체제를 마련했다. HGCT는 2선석에서 매년 50~60만teu를 처리해왔고, 최근 한진해운에서 선대를 1만teu급으로 교체투입하며 동부익스프레스가 반납한 4선석 중에 5만톤급 2선석을 추가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통운이 운영하는 3-1단계 부두도 머스크라인의 물량이 늘어나면서 대형선으로 교체할 예정이고, 올해 70~80만teu 처리에 이어 내년에는 100만teu를 달성할 목표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회사직원 30명 중에 일부가 운송과 물류센터 업무에 흡수될 예정이고, 나머지 일부는 전남지사나 타지역으로 전출될 예정이다. 또 항운노조원 13명도 물량전배 비율에 따라 타 부두에서 맡게 될 예정이나 용역직원 70명의 처리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운영사간 과잉경쟁으로 하역요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적정하역요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운영사를 늘리기보다 물량유치와 정도경영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단은 컨테이너부두를 놀리더라도 효율적인 항만운영에 초점을 맞추어 나간다는 계획 아래 기존 운영사들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동부광양컨테이너터미널 연혁>
▲1997년 10월 광양항 2단계 민자유치 입찰 참가 ‘5만톤급 1선석 운영권 획득’ ▲2001년 10월 동부건설(주) 물류부문 ‘광양지점’ 오픈 ▲2002년 4월 광양항 2-1단계 컨테이너부두 개장 ▲2006년 12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고객 만족도 2년 연속 1위’ ▲2007년 3월 르노삼성자동차 운송 개시, 국제 포워딩 개시 ▲2007년 6월 광양항 배후물류단지 1단계 ‘동부광양물류센터(주)’ 설립 ▲2007년 12월 광양항 배후물류단지 2단계 1차 ‘동부복합물류(주)’ 설립 ▲2008년 1월 배후물류단지 ‘동부광양물류센터(주)’ 운영 ▲2008년 4월 광양항 ‘황금물류센터’ 운영 ▲2008년 8월 광양항 2-1단계 선석 통합 5만톤급 2선석, 2만톤급 2선석 운영 ▲2008년 8월 광양항 배후물류단지ㅣ 2단계 2차 ‘동부광양스틸유통센터(주)’ 설립 ▲2008년 12월 배후물류단지 ‘동부복합물류(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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