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격화되는 Non-IG P&I보험시장 및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IG P&I Club

 

사라진 Non-IG P&I players

P&I보험사업은 터프하다. South of England P&I는 2004년에 설립되었는데 2011년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Indian Ocean Shipowners Mutual P&I of Ceylon은 이 회사의 인프라를 인수하여 2012년에 설립되었다. 러시아의 손해보험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만든 Russian P&I Pool은 1996년부터 시작했던 P&I보험 판매를 2013년에 중단하였다. British European Overseas P&I는 2012년부터 P&I보험사업을 시작하였는데 2016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91년부터 P&I보험을 제공하던 Osprey P&I Underwriting Agency는 사업 25년만인 2015년에 Thomas Miller Specialty에 흡수되었다. Navigator P&I는 2018년에 같은 회사에 합병되었고, Lodestar Marine P&I는 2012년에 시작했던 P&I보험사업을 중단하고 2019년에 사업을 Thomas Miller Specialty에 넘겼다. 2006년에 오픈했던 독일의 Hanseatic P&I는 2020년에 Thomas Miller Specialty에 흡수되었다. 2019년부터 Swiss Re를 위해 P&I보험을 인수하던 EF Marine Pte는 2023년에 Hydor에 흡수되었다.
 

대형 Fixed P&I player들도 주인이 바뀌었다. 연간보험료 수입이 1억불을 초과하며 Fixed P&I보험자의 맏형이던 British Marine Luxembourg는 2005년에 QBE Insurance Group에 인수되었다. British Marine Mutual은 1876년에 설립된 후 Non-IG로 남아 있다가 2001년에 Fixed 보험료방식으로 체제를 변환하면서 British Marine Luxembourg로 개명한 터였다. 한 때 QBE를 브랜드이름으로 사업하다가 2023년부터 여전히 QBE의 자회사이지만 브랜드 이름을 British Marine P&I로 복귀하였다. British Marine은 2001년/2002년 보험연도에 Korea P&I의 재보험자였다.


연간보험료 수입 1억불 가까이하며 Fixed P&I보험자의 둘째형이던 Raets Marine P&I는 2013년에 무려 6,500만불에 MS Amlin에 팔리면서 모든 P&I보험사업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1993년에 설립되어 2013년에 팔리기까지 20년만에 6,500만불 가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Fixed 방식으로 소형선을 인수하던 Carina P&I는 2013년에 설립되었는데, 2018년에 MECO Group에 인수된 이후 2022년에 브랜드이름은 Aurora P&I로 변경되었다.


표에서 보듯, IG Club이 2009년까지 9년 연속 높은 비율로 누적해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동안 Non-IG P&I player들은 저절로 보험료율 경쟁력을 얻으면서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IG Club들이 2010년부터 보험료 인상률을 낮추면서 경쟁이 심해지자 소형 Non-IG P&I player들이 요율경쟁력을 잃자 대주주들이 사업을 접거나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Mutual P&I Club들은 적자가 발생하면 추가보험료(Unbudgeted additional call)를 걷어 재무상태를 개선해나갈 수 있지만, Fixed P&I player들에겐 그러한 수단이 없어 적자가 발생하면 기존의 가입자는 물론 시장의 가입대상자에게도 외면받을 뿐만 아니라 자본을 대고 있는 주주에게도 외면받아 존립 자체가 영향받게 된다. Fixed player가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보험료율을 올렸다가는 기존가입자들이 다 빠져나가고 말 것이라 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무상태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Club이 재무상태가 나빠질 때, Mutual Club의 경우 탈퇴보험료(Release call)을 높게 설정하여 기존가입자의 탈퇴의지를 꺾어 놓곤 하지만, Fixed player에겐 그런 장치가 없어 기존가입자들이 쉽게 빠져나가고 만다.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주들이 배당을 원할 경우 배당해야 하는 Fixed보험자에게는 재무상태 개선에 한계가 있지만, Mutual Club에는 주주나 배당 개념 자체가 없으므로 재무상태 개선에 이익잉여금을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IG Club들이 재보험을 20억불까지밖에 갖춰놓고 있지 않으면서도 IG Pool에서 커버할거라면서 자기들은 89억불까지 커버한다고 주장한다. 주로 10억불이나 5억불까지를 담보한도로 하는 Fixed player는 이미 담보한도에서 경쟁력을 크게 잃고 만다. 사고가 자주 나는 아랫단의 1억불까지는 IG Club들은 상업재보험 없이 자기들끼리 Pool에서 커버한다. 규모가 작은 Fixed player들은 상업시장에서 비싸게 재보험을 사야 하고, 큰 사고라도 한 번 나면 재보험료가 크게 올라 경쟁력은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되고 만다. Fixed P&I player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엔 P&I보험시장은 그만큼 터프한 시장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1만톤 이상의 상선을 인수하고 있는 Fixed P&I player중 맏형은 British Marine(QBE)으로 연간보험료 수입은 U$98mil 규모이다. Osprey, Lodestar, Navigator, Hanseatic을 모두 인수한 Thomas Miller Specialty 수입보험료는 US80mil 규모이다. 연간보험료 1억 불을 구가하던 Raets Marine을 6,500만 불에 인수했던 MS Amlin은 연간보험료 US38mil 규모로 작아졌다. EF Marine Pte을 인수한 Hydor의 연간보험료 수입은 US40mil 규모이다. 이 외에 Alandia, Charterama, Charterers P&I, CMS(Coastal Marine Service), IMU(Insure Marine Underwriting), NNPC(NorthStandard Club) 등은 Korea P&I보다 작은 규모이다. 이 중에서 5년 후에도 살아남아 있는 Fixed player는 누구일까.


IG Club들은 본래 Mutual Club이지만 Fixed player들과 경쟁하기 위해 별도로 Fixed P&I보험을 상품화하여 팔고 있다. UK Club의 Thomas Miller Specialty, American Club의 Eagle Ocean, NorthStandard Club의 Sunderland를 비롯하여, Shipowners Club, London Club, West of England Club, Skuld Club이 Fixed 상품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Non-IG P&I보험자 중 가장 큰 곳은 연간보험료 수입 U$147mil 규모의 China P&I인데, China P&I는 Mutual방식이다.

 

손해보험사들의 P&I보험시장 참전

손해보험사들의 P&I보험시장 참입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 등이 선박보험과 P&I보험을 한 증권에서 함께 커버하는 패키지를 상품화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아직은 주로 원양어선과 급유선과 같은 소형 연안선박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매출에서 해상보험이 차지하는 비율, 우리나라의 선대규모와 총 P&I보험료 규모, 경쟁자인 다수의 IG Club과 Korea P&I를 고려할 때, 국내 손해보험사가 P&I보험시장에 소극적으로만 참여하고 있는 것은 현명한 판단으로 보인다.


일본의 동경해상일동화재(Tokio Marine)는 2000년부터 Standard Club과 공동보험형태로 주로 자신에게 선박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선사를 대상으로 어느덧 24년째 P&I보험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동경화재와 Standard P&I는 이를 TS21(Tokio Standard for the 21st century)이라 이름 짓고 일본 P&I보험시장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Tokio Marine은 2024년부터 NorthStandard Club과도 공동보험형태로 P&I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의 TS21이 Tokio Marine에 선박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NorthStandard 프로그램은 비가입사를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또한 Tokio Marine Singapore는 2022년부터 Japan Club과 공동보험형태(J-Collaboration)로 싱가폴내 일본선주들을 대상으로 P&I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Korea P&I의 경우 아직 IG Club과의 Collaboration 상품이 순익을 내고 있지 않지만, Tokio Marine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보면, Tokio Marine은 흑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Korea P&I의 Collaboration 프로그램이 흑자를 낼 날도 멀지 않았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Mitsui Sumitomo)는 노르웨이의 IG Club인 Skuld Club의 지원을 받아 2013년부터 Fixed방식의 P&I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Aioi보험, Asahi화재해상, Sompo Japan보험, JI 사고해상, Sumi-Sei보험, SECOM보험, DAIDO 화재해상, SAISON 자동차화재, Nissay Dowa보험, NIPPONKOA보험, Fuji 화재해상, Meiji Yasuda보험, Kyoei 화재해상 등이 P&I보험을 제공하고 있어 Japan P&I Club의 확장력이 제약받고 있다.


중국에서도 많은 손해보험사들이 P&I보험시장에 관심을 보였었지만 China P&I Club에는 경쟁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China Pacific이 West of England Club과 손잡고 있다. PICC도 P&I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China P&I Club은 Gard Club, NorthStandard Club, Skuld Club, Steamship Mutual Club, Swedish Club, UK Club 등 6곳의 IG Club과 공동보험형태로 사업하고 있다. Korea P&I Club은 NorthStandard Club(Korea-Standard Collaboration; KSC) 및 Britannia Club과 공동보험형태(Korea-Britannia Collaboration; KBC)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원 다각화 추세

순수 P&I보험을 지향하는 Britannia Club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IG Club들이 P&I보험을 벗어나 수입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IG Club 전체의 수입 중 전통 P&I보험료 수입은 약 81%, Marine & Energy 상품 등이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Skuld Club이 특히 수입다변화에 열심인데, Offshore, Mobile Offshore, 선박보험, Energy보험 등에서의 수입이 U$150mil로 총수입의 53.4%나 차지하고 있다. Skuld Club은 한 때 Lloyd’s Sydicate 1897을 운영하다 Lloyd’s 해상보험 재보험자들이 적자만회를 위해 한창 재보험료율을 올려야 했던 2020년에 RiverStone에 넘긴 경험도 있다. Standard Club도 수입다변하를 위해 2015년부터 Lloyd’s Syndicate 1884를 운영했지만 적자를 만회하지 못하고 2019년에 철수한 바 있다. Swedish Club은 U$92mil, NorthStandard은 U$110mil의 매출을 P&I보험 이외 상품에서 올리고 있다.
 


IG Club들은 수입다변화 목적으로 P&I보험 이외 Energy, Offshore, Traders, 컨테이너장비보험, 선박보험, 조선소배상책임보험, 선주의 불가동손실보험, 전쟁보험, 수산양식보험, 해적보상금(Kidnap & Ransom). 해난구조업자 배상책임보험, 선박저당권자보험 등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수입원을 다변화하면 규모의 경제도 개선되고 수입과 수익의 안정성도 개선될 수 있다. Korea P&I가 선박보험이나 재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규모의 경제나 수익의 안정성 개선은 물론 더 큰 이익을 해운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국내 손해보험사의 경우 선박보험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비중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손해보험사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매출비중의 상품에 인력을 양성하거나 투자할 수가 없어, 선박보험에 관한 거의 모든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아웃소싱이란게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이 큰 바 아무리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한다 하더라도 대가를 적절히 지불하지 않는다면 전문업체의 서비스질은 발전할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선주들이 안게 되고 만다. 손해보험사가 아웃소싱 전문업체에 충분한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 없다면 제공하고 있는 선박보험 등을 Korea P&I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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