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대전환의 시대 우리가 나아갈 길’

11월 28~29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 효율적 항만 운영 및 대체연료 협력방안 논의

“한국 지역 내 중소선사 통합 모색해야, HMM 새로운 얼라이언스 대상 선사 찾아야”
 

 
 

유럽연합(EU)이 10월 선사들의 독점금지법 적용 제외(CBER)를 폐지를 결정하면서 ’24년 4월부터 해운동맹 운영과 선박 공유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얼라이언스 해체에 따라 HMM과 양밍이 향후 5년 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와 함께 라스 얀센 배스푸치 마리타임 대표는 “HMM은 다른 얼라이언스 대상 글로벌 선사를 찾아야 한다”며 “아시아 지역 내 중소선사들이 통합될 것이고 한국도 지역 내 중소선사들이 통합하여 선대 구성의 편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11월 28~29일 양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 5층 이벤트홀에서 개최한 ‘제11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 이 같은 제언이 나왔다. 올해 행사에서는 ‘대전환의 시대,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 아래 이틀간 총 5개 세션과 1개의 특별 강연으로 나눠 전 세계 해운항만 전문가들이 논의를 진행했다. 보다 깊이 있는 행사 구성·진행을 위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의 도움을 받아 함께 진행했다.

 

첫째날인 28일에는 세션1 ‘글로벌 해운시황: 제조에서 물류까지’에서는 △팀 파워 드류리(Drewry) 대표가 ‘글로벌 항만시장 주요 이슈’ △루시아노 그레코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교수가 ‘컨테이너 해운과 시장경제:관점과 정책과제’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가 ‘컨테이너 해운시장:2024~2030년 주요 변화’를 주제로 각각 발제에 나섰다. 글로벌 해운 시황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3가지 각기 다른 관점인 시장경제, 컨테이너 해운, 항만에서의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색다른 시간을 가졌다.

 

세션2에서는 ‘해운항만의 선택 아닌 필수, 탈탄소화’ 주제로 △요한 스벤센 머스크 맥키니 탈탄소센터 프로그램 매니저가 ‘녹색해운항로:대체연료 확산을 위한 협력방안’ △요르크 붸베른되르푀르 주한 EU대사관 공사참사관이 ‘유럽의 탈탄소 규제 현황’ △성영재 HD한국조선해양 상무가 ‘친환경 미래기술 개발 현황’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세션3에서는 ‘한국 해운항만의 현주소’를 주제로 글로벌 해운시황 변화와 탈탄소화 등의 여건 변화에 따른 한국 해운항만산업의 대응방안을 알아봤다. △김근섭 KMI 선임연구원이 ‘글로벌 여건 변화와 부산항 발전방안’ △이상식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가 ‘부산항의 새로운 역할과 성장전략’ △김규봉 HMM 상무가 ‘해운선사의 미래 2D전략’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행사 둘째 날인 29일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특별 세션4 ‘항만개발·운영’으로 시작됐다. 최상희 KMI 연구부원장이 좌장을 맡아 △이해령 전문연구원이 ‘항만분야 BIM기술 적용 방안’ △이수영 전문연구원이 ‘글로벌 항만 생산성 동향’ △김세원 부연구위원이 ‘항만연관산업 고도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하면서 항만 개발·운영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세션5 ‘최첨단 항만기술’에 대해 논의했다. △오스카 페르니아(Oscar PERNIA) NextPort.AI 대표가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 △앤더슨 도머스트럽 DP World 한국법인 대표가 ‘터미널 운영 신기술’ △이종찬 현대건설 상무가 ‘항만건설 장비의 대형화 적용 사례’를 발표하여 보다 나은 항만운영을 위해 최첨단 기술을 접속한 사례에 대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준석 BPA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가 폭풍처럼 지나갔지만, 해운시장에는 글로벌 수요 둔화, 세계 정세 불안정 등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기후환경 변화, 디지털화와 관련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부산항은 한·미 녹색 해운항로 구축 사전 타당성 조사에 적극 참여를 통해 시애틀 항만과도 녹색 항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개발은행과 협력을 해서 개발도상국 항만을 대상 디지털 솔루션 컨설팅과 부산항에 구축하였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수출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축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짧아진 글로벌 공급망 길이는 지역주의가 확산하면서 해운과 항만의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목표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해운항만 분야는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산항도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과 도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글로벌 항만으로서 더 큰 기회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은 BPA가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지난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더욱 더 큰 성장과 도약이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테판 언스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도 축사를 통해 “부산항 신항이 완성되면 동아시아 최대 항만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다양한 첨단 카고 핸들링 기술들을 도입하고 있고 또한 많은 하역 신기술이 도입되면 내륙운송과 연결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한국의 운송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덕도 신공항까지 건설되면 부산항과 연계하여 부산은 효율적인 물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한편 행사 첫날인 28일 부산항과 미국 시애틀항만 간의 자매항 협약식이 열렸다. 부산항과 시애틀항은 1981년 처음 자매항 협약을 체결한 이후 양국 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42년 만에 다시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식을 통해 양 항만은 탈탄소·디지털화와 항만 안전을 도모하고 인적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은 “42년이 지난 지금 부산항은 전 세계적인 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항과 시애틀항은 서로 배울 수 있고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양 항만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시아노 그레코 “해운산업 이제 ‘전방산업’…적절한 경쟁과 협력 필요”

루시아노 그레코 파도바대학 교수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해운 산업을 전방산업으로 보고 이에 따른 적절한 경쟁과 협력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등을 제안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루시아노 그레코는 “컨테이너 해운이나 물류 운송은 보통 하방산업으로 무역의 방향에 따라 물동량 흐름이 좌우된다. 따라서 물류운송 산업은 주로 거시경제적인 요인이나 GDP, 글로벌 교역, 지정학적 불안정, 에너지 전환 가격 등의 영향을 받아 움직인다”며 “GDP가 1% 상승했을 때 교역 규모는 커지고 교역 탄력성을 계산하고 이후 컨테이너 운송에 대한 수급 영향을 계산하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GDP가 1% 상승이 무역의 큰 성장을 가져왔지만, 이후에는 컨테이너 해상운송 사업을 공급 측면에서 ‘전방 산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해운 산업을 제품의 소재를 생산하는 하방 산업이 아닌 최종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을 만든 전방산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웅크타드(UNCTAD) 자료를 제시하며 “실제 화물 운송이 제품의 생산과 공급망에 있어서 여러 차례 관여하고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경제적 측면에서 해운업이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하고 이에 따른 해상운임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리쇼어링으로 물류 공급망에 대개편이 일어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물동량 움직임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해운 운송은 영향을 받고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타 산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루시아노 그레코는 해운업계의 적절한 경쟁과 협력을 강조하고 정부와 민관의 파트너십 협력과 더 많은 국제 협력에 기반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운 얼라이언스 간의 최적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국제적인 경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스 얀센 “인도 아대륙, 수에즈 운하로 공급망 변화…부산항 불리해, 독금법 HMM 다른 얼라이언스 대상 선사 찾아야”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는 인도 아대륙으로의 공급망 변화, 수에즈 운하로의 항로 변경에 따른 부산항 경쟁력 약화와 독금법에 따른 HMM의 불리한 지위를 우려했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1~’22년까지의 초고수익 기간 동안 이루어진 신조 컨테이너 선발주 급증에 따라 현재는 팬데믹 이전보다 수요가 둔화했다. 사실상 지난 5년간 글로벌 수요 증가는 2년 치 성장밖에 못 했다고 우려한 라스 얀센은 “코로나 기간 선발주 물량이 올해와 ’24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글로벌 선복 과잉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넘어설 것이다. 다만 ’25년부터는 공급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선사들의 신조 발주가 저조하다면 ’26년에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운임 관련해서 “4분기 운임이 3분기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판단되면서 선사들은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고, 이에 따라 항만과 터미널이 압박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물동량이 중국에서 인도 아대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 공장을 둔 기업들이 인도나 동남아시아로 빠져나오면서 아시아로 화물이 가는 것이 아니라 인도 아대륙으로 빠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박 항로도 바뀌고 있다. 또한 파나마 운하에서 수에즈 운하로 많은 선사들이 항로를 변경하고 있어 북미로 가는 환적화물을 더 많이 취급하는 부산항은 화물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라스 얀센은 분석하면서 소형 피더선의 경우 공급량이 저조하다고 강조하면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소형선 등 피더 선박들은 대부분 노후화가 심하고 연비가 떨어져 공급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지역 선사들이 통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아부다비 항에서 인도네시아 지역 선사를 인수하겠다고 입찰에 나섰다. 해외 지역선사 통합에 따라 다수의 중소형 선사를 보유한 한국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국 소형 선사들이 향후 5년 생존을 담보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EU가 선사들의 독점금지법 적용 제외(CBER)를 폐지를 결정하면서 ’24년 4월부터 얼라이언스 운영과 선박 공유 능력이 제한될 전망이다. 라스 얀센은 “얼라이언스가 해체된다고 해서 모든 선사가 독립적으로 운항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얼라이언스에 생겨날 수 있고 한국도 어떤 글로벌 선사들과의 얼라이언스를 고민해야 한다”며 “특히 얼라이언스 해체에 따라 불리한 선사는 ‘HMM’과 ‘양밍’이다. 전략적인 입지가 탄탄하지 않아 향후 5년 동안 얼라이언스의 구조조정을 대처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화에 대해선 장기 가치 창출보다 ‘원가 절감’에 초점을 맞추라는 제언과 함께 탈탄소화에 대해 “선사나 화주 모두 해운의 탈탄소를 위해 사실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다. 대체연료는 고비용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탈탄소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팀 파워 “팬데믹 이후 해운성장률 2%…재생에너지 등 녹색항만으로 탈바꿈 필요”

팀 파워 드류리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항만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녹색항만으로의 탈바꿈을 강조했다.

 

글로벌 항만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회복하는 중이지만, 유럽과 미국 경제의 성장과 컨테이너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컨테이너 해운시장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마진이 감소하고 있다. 팀 파워는 “팬데믹 이후 해운산업 성장률이 2%밖에 안 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 전쟁 리스크,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도 계속해서 고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드류리의 항만 시장 평균 성장률 그래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항만 처리 및 수용 능력, 터미널 활용이 70%인데 반해 ’27년 유럽은 54%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팬데믹 기간 전 세계 항만공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은 선박 적체가 이어지자 오히려 비용 증가에 따른 매출이 올랐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원가가 올라가게 되면 고객사에 비용을 전가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보관 매출이 감소하여 성장률도 감소했다. 또한 팀 파워는 항만의 역할 다변화를 강조했다. 팀 파워에 따르면, 중국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항만 효율성 관리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단순 화물 취급뿐만 아니라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고 배후지에 물류기업들을 끌어들여 항만과 물류를 통합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만도 공급망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매출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체연료의 공급자인 항만이 해상 풍력, 재생에너지 발전 등의 새로운 역할을 맡아 해운 탈탄소에 동참해야 하고 EU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항만 경쟁 입지를 다져야 한다고 팀 파워는 강조했다. 특히 녹색항만을 강조한 그는 “텐진항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5,66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있고 무인 육상 수송 차량을 운영하면서 자동화율을 높이면서 60%의 운영 원가를 절감했다”며 “바르셀로나항만도 전력 크레인과 야드 장비들이 화물을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포집하여 다시 재사용하고 있다. 또한 트럭 대신 철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도 해상풍력을 통한 수소 항만의 역할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식 “ITT 물량 축소, 신항 터미널 축소 및 통합 추진해야”
이상식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는 부산항 환적 물량 증대를 위해 ITT를 축소하고 글로벌 선사의 지분 참여의 유도를 강조했다.

 

부산항은 현재 전체 환적 물량 중 78%가 3대 얼라이언스의 물량으로 궁극적으로 얼라이언스 노선을 추가 유치해야만 물동량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환적화물 부두간 운송(ITT)가 부산항 전체 물량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ITT물량증가는 결국 부산항에 기항하는 선사들의 추가 비용부담을 야기하고 있다. 국적선사들은 컨테이너 화물의 양·적하 비용에다 ITT 물량이동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북항 터미널 재배치와 신항 신규 터미널이 내년 초에 개장되는데 공급 라인에 대한 시장 안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산항의 전체 물동량 증대를 위한 정책이나 전략 수립이 필요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환적물량 증대를 ITT 축소, 인센티브 제공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항 터미널 운영 사업 축소 또는 운영 통합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대표는 “진해신항 터미널에는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를 유치하기보다 실질적으로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선사의 지분 참여 등 운영을 통해서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30년 개장하는 진해 신항과 가덕도신공항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물류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터미널에 대해선 “지난해 6월에 개장한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6부두(2-4단계)에는 자동 안벽크레인 8기를 구축하여 이송 장비 외에 모두 완전 자동화 장비로 운영했다. 다만 운영 안정화에는 1년 정도가 걸렸다”며 “자동화 장비 신규 인력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부족했고 대부분의 자동화 시스템이 해외 제작사 제품으로 AS를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향후 자동화 항만을 개발·운영 시 시운전이나 안정화 시간 단축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선석생산성 부산항 30위권 밖 코로나 이후 회복 저조…중국, 동남아시아항만 강세”

이수영 KMI 항만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은 국가 및 항만별 선석생산성 지수를 분석하여 순위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KMI는 시간당 선박의 컨테이너 양·적하 횟수를 통해 항만의 선석생산성 지수(CPPI)를 산정했다. 이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선석 생산성을 분석하기 위해 전 세계 500개 항만 데이터와 1,200개 터미널을 분기별로 입수하여 분석했다. 전체 선형에서 입항 비율을 분석하여 각 국가별로 선석생산성 순위를 정했다. 지역별로는 북아시아가 1위이고 그다음 동남아시아, 중동과 아프리카가 차지했다. 나라별로는 오만이 1위 아랍에미리트가 2위, 중국 3위, 인도 4위, 싱가포르 5위, 스리랑카 6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가 11위, 우리나라는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항만 별로 보면 중국의 다수 항만이 10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MI 자료에 따르면, △1위 오만 살랄라항 △2위 중국 칭다오항 △3위 텐진항 △4위 양산항 △5위 베트남 까이멥항 △6위 인도 피파바브항 △7위 요르단 킹 압둘라항 △8위 아랍에미리트 칼리파항 △9위 인도 카마라자르항 △10위 두바이 제벨알리항으로 집계됐다. 옌톈항은 11위,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항은 13위, 닝보항은 14위를 기록했지만, 한국항만은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이다. 특히 이 연구원은 “까이멥항과 탄중펠레파스항이 크게 선석생산성이 올랐으며 동남아시아 항만 대부분이 상위 순위로 올랐다”며 “대표적인 환적항인 싱가포르항도 대형 선형에 더 강점을 두고 있지만, 싱가포르 순위도 21위권에 머물고 있고 미국의 대표적인 항만인 롱비치항도 26위에 등재됐다. ’21년도에 코로나 직후 선성 생산성이 떨어졌지만, 현재는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항만도 칭다오와 톈진항이 코로나 이후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는 ’18년에는 10위권 중반을 유지했지만, 코로나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8,000TEU급 대형선박을 기준으로도 중국과 동아시아항만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싱가포르항 11위, 닝보항 14위, 로테르담항 15위를 기록했다. 부산항은 대형선박을 기준으로도 30위권 밖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더스 도머스트럽 “Box-bay ‘컨’ 화물 효율적으로 관리, 부지생산성 확보할 수 있어”

앤더스 도머스트럽 DP World 한국법인 대표는 항만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강준석 BPA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앤더스 도머스트럽은 선박 대형화에 따라 항만 생산성 증진을 강조하면서 “창고와 트럭킹 등 물류공급망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가 많은 업체를 통해 분절화되어 있는 문제가 항만당국이 당면한 과제이다”라며 “24시간 가동되는 항만은 효율성 증대가 필요하고 결국 자동화와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DP 월드는 박스 베이(Box-bay), EMR 전환, 온라인 야드 안전 시스템, 온라인 내비게이션·예선료 등 항만에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소개했다.

 

Box-bay 솔루션은 장치장에서 적재된 컨테이너를 11단계까지 적재하고 다른 컨테이너를 집어내기 위한 추가 작업도 불필요한 완전자동화된 첨단 컨테이너 고층 적재 시스템(HBS)이다. 이를 통해 야드 면적을 1/3정도만 활용하여 부지 생산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작업없이 신속한 하역작업, 에너지 효율 향상, 안전확보와 운영비 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박스 베이를 지원하는 컴포넌트 기술로 모든 시스템을 모듈화하여 각각의 장비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앤더스 도머스트럽은 EMR 솔루션에 대해 “해당 솔루션으로 자동화 야드를 구축하여 불필요한 이동을 줄일 수 있고 컨테이너가 무너지는 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지붕 표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친환경적”이라며 “디젤을 사용하는 컴포넌트를 최대한 줄이고 전력 중심의 장비를 이용해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컨테이너 수리 구역을 마련해 인적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야드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기후 정보를 파악하여 컨테이너 사고를 방지하고 박스 베이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손쉽게 옮길 수 있다. 그는 “항상 맨 위에 있는 컨테이너를 옮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24시간 위험한 컨테이너 화물을 찾아서 이동 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선박 대형화에 따라 다양한 선박을 일관되게 취급할 수 있고 도선사 또한 온라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선박 입항 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하파그로이드·ONE, 에버그린·양밍 통합 가능성 있어” “한국 지역선사 통합으로 선대 편중 문제 해결해야”

이날 컨퍼런스와 함께 강준석 사장과 샘조 시애틀항만공사 항만위원장,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루시아노 그레코 파도바대학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강 사장은 부산항 탈탄소화 전략에 대해 “’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감축하고 ’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9대 전략과제와 18대 세부실행과제를 도출하여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하역장비 저탄소화 △재생에너지 확대 △신에너지 도입 △육상 AMP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라스 얀센 대표는 향후 5~10년 사이의 전기선 컨테이너 시장 재편에 대한 질의에 대해 “하파그로이드와 ONE, 에버그린과 양밍이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경우 한진해운 파산 당시 취약점은 초대형 선박으로만 선대를 구성하여 익스포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한국 내 지역 선사들과 통합을 모색하여 초대형 선박으로만 구성된 선대 구성의 편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아시아 지역 내 중소선사들의 통합이 지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탄탄한 입지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루시아노 그레코 교수는 전 세계적인 경기 하강으로 인한 해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금보다 더 악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탈중국 현상(de-coupling)에 대해 “무역이나 해외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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