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시황 향후 2-3년 호황, 벌크시황은 내년 약상승”

“탱커시황 향후 2-3년 호황, 벌크시황은 내년 약상승”

해양진흥공사 11월 1일 개최, 국내외 관계자 410명 참석 성황
해운시황·항만물류·해양금융 망라한 종합정보·네트워킹 장 마련
환경규제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상승...높은 불확실성 대비 한목소리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1월 1일 오전 11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2023 KOBC 마리타임 컨퍼런스(Maritime Conference)'를 국내외 관계자 41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지구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러·우크라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간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각국의 금리상승 상황에 따라 커지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023 부산해양금융위크(BMFW)’ 기간 중에 개최된 ‘KOBC 마리타임 컨퍼런스’는 이번이 여섯 번째 행사로 매년 많은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해운·금융 관련 국내 최대의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선박금융 및 항만물류, 해운시황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연사로 초빙되어 시황에 대한 심도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한편, 해양산업 내 분야를 망라한 폭넓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 참석자들에게 호응을 받아온 동 컨퍼런스는 올해 400명이 넘는 참석자 기록과 함께 국제 컨퍼런스로서 성황을 이루며 주목받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간 선박금융 관련 주제발표와 패널 토론으로만 구성되었던 금융세션에 항만물류금융 주제발표를 추가해 참석자들이 해양금융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컨퍼런스에는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사장, 제임스 로렌스 마린머니 회장, 스탠다스 챠터드 뱅크 아비섹 팬디 전무, 김경배 HMM 사장, 강신호 CJ대한통운 사장, 김성익 SK해운 사장, 박창기 동방(주) 사장 등이 참석했다. 

금융세션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터드 뱅크와 콜드체인 물류 전문사인 한국초저온에서 발표를 담당해 선박금융 및 항만물류금융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공유했다. 선종별로 구성된 시황세션은 팬데믹 특수 종료, IMO 선박온실가스 배출규제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한 해운시장의 내년(2024년) 전망을 위해 클락슨, 알파라이너 등 유수의 글로벌 해운시황 분석기관에서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세계경제 높은 불확실성 해운시장에 부담, 슬기로운 대처 필요”
김양수 KOBC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팬데믹이 불러왔던 해운시장의 역설적인 호황기가 저물고 우리 해운산업은 다시 도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라며 “해운산업과 세계경제를 둘러싼 환경변화를 짚고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속에서 집단지성을 통해 슬기로운 대처가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선박금융에 항만물류금융을 더한 금융세션을 강화해 해운, 항만, 금융을 아우르는 구성으로 준비했다”라며 “공사도 금융영역을 선박에서 항만물류까지 확대하는 한편, 고도화된 사업지원을 통해 해운항만물류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화되고 있는 국제환경 규제와 미·중 갈등 확대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우리 해운항만물류산업이 풀어야 할 많은 과제를 던지고 있다”라며 “특히 IMO이 온실가스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대체연료 및 구체적인 실행방안, 국제적 합의 여부 등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말하고 “오늘 컨퍼런스가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경제환경 하에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해운산업에서 KOBC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리 해운산업과 정책에서 KOBC 설립이 가장 잘한 일이며, KOBC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해운시장도 앞으로 2-4배 정도를 더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KOBC도 더 성장해야 하며, KOBC 조직원들의 역량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덕담을 전했다. 

개회식에 이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기조연설과 금융세션 및 시황세션이 잇따라 진행됐다. 금융세션에서는 <글로벌 선박금융 시장동향(Mr Abhishek Pandey-스탠다드 챠터드 뱅크)> <글로벌 항만물류금융 시장동향(김덕원-한국초저온 대표)>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고, 시황세션에서는 <건화물선 시장동향(Ms. louisa Follis-클락슨)> <유조선 시장동향과 전망(Mr. Oliver Ge-McQuilling)> <컨테이너선 시장동향과 전망(Mr. Jan Tiedemann-Alphaliner)> <선박매매 시장의 동향과 전망(Mr. Tom Evans-베슬밸류)>이 발표됐다. 

 

“고금리 환경, 저성장 국면 지속, 미지의 리스크와 위기에 대응하자”
기조연설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글로벌 경제 및 해양산업 동향을 짚으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컸던 적이 있었나 싶다”라며 “글로벌 경제가 통화긴축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고금리 환경에 처함으로써 향후 저성장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운과 조선산업의 동향 점검을 통해 “글로벌 무역의 구조적 전환에도 불구하고 중동사태와 미·중 간 갈등상황 등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교역량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따라 글로벌 해운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업황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의 기능 소개와 함께 한국거래소의 해양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 방향으로 △해양산업의 자금조달 및 구조개편 지원 △해양산업의 ETF(상장지수펀드) 다양한 투자기회 제공 △해양산업의 ESG 경영을 위한 자금조달 지원 △해양산업 상장기업의 ESG 정보공개 지원 △배출군 거래시장을 통한 탄소배출권 관리지원 등을 소개했다. 
손 이사장은 ‘평온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지 못한다’라는 말을 인용해 지금의 불확실성이라는 큰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미지의 리스크, 예상치 못한 위기에 잘 대응해나가자”고 주창했다. 

 

“선박금융 자산가격 안정화돼 전체적 분위기 좋아,
해운시장 수급과 펀더멘탈 분석만으로 예측안돼 변수 복잡화”

스탠다드 챠터드 뱅크의 Abhishek Pandey씨는 ‘글로벌 선박금융 시장동향’ 발표를 통해 “최근 12개월 동안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다”라며 “자산가격이 안정화돼 있고 해운시장도 강화돼 금융계에서 선순위 기관의 대출이 많아졌다”고 선박금융 시장동향을 전했다. 그는 다만 “중국의 금융기관이 재무개선을 위해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운시장은 더 이상 수요공급과 펀더멘탈 분석을 기반으로 진단하고 예측해서는 안된다”라며 탈탄소화와 디지털화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복잡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IMO의 넷제로 실현전략과 러-우크라 간의 전쟁, 가자지구 분쟁사태 등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공급망이 왜곡되는 변수가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15년간 선박금융 동향 분석을 통해 글로벌 상위 20위 은행의 선박금융 자금여력이 3,5000억에서 2022년에는 2,400억으로 감소했다고 전하고, 하지만 “상위 1-2위 은행은 15년전과 자금규모가 차이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bhishek Pandey씨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해운기업들에 대한 대출결정에 기후변화 요소를 고려하도록  요구하는 국제적 원칙인 포세이돈 원칙에 의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박금융 점유율이 전체의 70%에 달하며 탈탄소화 등 해운환경의 변화로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금리시대, 견고한 자금력 중요한 시기”
금융세션의 토론에서는 해양진흥공사법의 개정을 통해 국내외 항만개발사업과 해외항만물류산업, 항만운송관련사업에 대한 KOBC의 투자와 채무보증이 가능하게 된 점이 주목받았다. 또한 “금리상승에 해운·물류기업들도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와 함께 “견고한 자금력이 중요한 시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우리 정책금융기관 간의 공조체제 구조가 민간금융의 참여에 장애가 됐다”는 지적과 함께 “장기적이고 생태계 차원에서 민간금융을 다시 선박금융에 돌아오게 해야 한다”는 선박금융의 다양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건화물선 시황 ’24년 약간 상승 전망, 케이프사이즈가 주도”
시황세션에서는 유수의 세계적인 연구기관들의 패널이 발표를 맡았다. 건화물선 시장동향을 발표한 클락슨의 Louisa Follis씨는 “올해는 건화물 운송선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많았다”라며 “장기적으로 신흥시장의 성장이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내년에 발틱운임지수(BDI)는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바닥을 치고 올라온 케이프사이즈 시장의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장기적으로는 중소형 선박시장이 긍정적”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해운시장의 큰 성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자산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비싸고 진입장벽이 있다. 계절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그도 자산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철광석의 중국의 생산량과 수요의 감소세를 주목하고 2024년에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크사이트의 경우 중국의 배터리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니아(Guinea)가 인도네시아의 물동량을 대체하면서 톤마일이 증가해 시황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했다. 

석탄의 경우 중국의 석탄수입량이 올해 60% 증가했는데 이는 호주 등 타국가의 감소세를 벌충한 상황이라며
“석탄의 해상운송 전망은 밝지 않은데 중국 동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곡물은 연초 우크라이나의 수출중단과 브라질 항만혼잡 상황 등 장애요인이 있었지만 콩과 옥수수 등의 수출이 연중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시시피강 등 수로와 운하가 가뭄에 따른 저수위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며 우회운송비용이 발생해 벌크화물의 운임이 상승한 상황도 설명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둔화된 건설경기가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언급됐다. 각나라의 고금리 상황 타개정책이 건설 자재의 교역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탱커시장 향후 2년여 수익환경 견조세, 불확실성도 주시해야
VLCC의 50%가 그림자 선단, CII검사시 D·E등급 선박 해당”

McQuilling의 Oliver Ge씨는 ‘유조선 시장동향과 전망’을 통해 “탱커시장의 수익환경은 2024년부터 향후 2년여 정도 견조세가 예상된다”라며 “탱커선업계는 2-3년간 크리스마스 파티를 크게 열어도 될 것”이라는 말로 탱커시황이 당분간 호황을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시장은 휘발성이 높고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현재 주변환경에 준해 예측한 전망”이라며 “미지의 변수에 대해서도 주시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서 아프라막스 탱커의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원유가 중국과 인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되며 관련 운송물량이 증가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에 의해 “이스라엘에 대한 원유금수조치가 취해질 경우 미국이 원유를 공급하게 된다면 아프라막스 신조 31척 정도가 필요한 분량이 될 것”이라며 중동지역의 불안정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칠 불확실성과 영향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가자지구 사태는 이란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수에즈운하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는 탱커의 수주잔량이 적어 향후 2년간 신조선박 인도량 규모가 작은 상황도 짚었다. 

이날 발표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탱커선대 중 15%가 그림자 선대(Shadow Fleet)로 드러났다. 해체를 앞둔 선박인 그림자 선단은 감속운항으로 운항되고 있다. 특히 VLCC의 경우 전체선대의 50%가 CII 검사에서 D등급과 E등급을 판정받을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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