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벌크는 울고, 탱커는 웃었다

HMM, 팬오션, 대한해운 매출·영업익·순이익 감소

KSS해운, 흥아해운 각각 영업익 50%, 76% 상승
 

 
 
 
 

국내 외항해운업계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해운 고운임이 종식되자 대부분 해운사들의 실적이 악화됐다. 반면 탱커 운임은 상대적으로 고유가 영향을 덜 받으면서 상승하여 탱커선사의 실적은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주요 외항해운기업 5개사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HMM, 팬오션, 대한해운의 매출액, 영업이익, 반기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 HMM 32%, 팬오션 42%, 대한해운 12%가 감소했다. 반면 탱커선사인 KSS해운과 흥아해운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각각 50%, 76%가 오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HMM은 상반기 매출 4조 2,115억원, 영업이익 4,6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32% 감소한 수치이다. 반기순이익도 90% 가량이 감소하면서 6,10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로 보면 매출 2조 1,300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 반기순이익 3,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95% 감소한 수치이다. HMM은 지난해 2분기 3조원이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컨테이너선 운임하락이 맞물리면서 해운 업황이 급격하게 침체기에 들어섰다.

 

다만 HMM은 올해부터 해운 운임이 정상화되면서 실적 급감이 불가피했지만, 친환경 선박 및 초대형선 투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선방했다는 입장이다. HMM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률은 14.5%로 글로벌 선사 중 탑클래스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1%로 국내 코스피 상장사 1분기 평균 순이익률 2.7%, 영업이익률 3.6%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벌크선사들도 시황 악화로 인해 부진을 겪고 있다. 벌크선 시황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세였고, 2023년 2분기 평균 BDI는 1,330포인트로 전년동기 2,530포인트 대비하여 47%나 감소하는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시황 하락에 따라 벌크선사들의 실적 부진을 예견했다. 이는 이상 기후로 인한 유럽의 석탄 수요 약세 및 역대 최악의 가뭄 피해로 인한 아르헨티나 곡물 수확량 감소 등으로 시황이 조정 받아 부진으로 이어진 원인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2조 2,211억원,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2,37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순이익도 47% 감소하여 2,05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도 매출 1조 2,247억원, 영업이익은 1,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9%, 48% 하락한 수치이다. 팬오션도 지난 1분기에 이어 불확실한 시황이 실적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23%, 11% 가량 반등했다. 팬오션은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시행 및 브라질 곡물 시즌 등의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300여척의 운영 선대 유지, MR시황 상승세로 인한 탱커부문의 흑자 폭 확대 및 선제적인 LNG 사업 투자를 통한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 등 시장 대응력 강화를 지속적인 노력이 당 분기 실적 반등에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대한해운도 시황 악화에 따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 매출 6,983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 반기순이익 6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10%, 12%, 54%가 감소한 수치이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도 매출 3,436억원, 영업이익 6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5% 감소한 수치이다. 반기순이익은 62% 감소하여 25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대한해운은 전용선 기반의 안정적인 사업과 함께 신규 LNG 선박 투입에 따른 영업이익 증대 효과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입장이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의 경우 19%로 시장 전망치인 17% 대비 2%p를 상회했다.

 

반면 이 같은 시황 불황기 속에서 KSS해운과 흥아해운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선방했다. KSS해운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2,313억원, 영업이익 452억원, 반기순이익 180억원을 달성했으며 각각 12%, 50%, 44%가 증가했다. 2분기도 매출액 1,224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 영업이익은 51% 성장했다. 다만 반기순이익은 글로벌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171억원에서 65% 하락한 60억원을 기록했다. KSS 측은 1분기에 도입한 신조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이 운항을 본격화하면서 실적 성장의 견인요인으로 분석했다. KSS해운은 하반기까지 운항패턴, 장기적 선대 운영 계획, 선박별 에너지 절감 기술 적용, 바이오 연료 공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설정하는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에 대응한 전략 마련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장금상선그룹 계열사인 탱커선 전문 해운사 흥아해운은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뤘다. 흥아해운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841억원, 영업이익 144억원, 순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1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6%, 641% 성장했다. 또한 올해 2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 영업이익 58억원, 당기순이익 5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2억원에서 영업이익은 8% 감소했지만, 반기순이익은 4배가량의 293%가 급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464억원에서 올해 408억원으로 12% 감소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탱커선 운임지수(WS)는 최대 80선을 돌파하는 등 30~40 수준에 그친 전년 대비 최대 배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의 운임이 치솟은 것과 달리 탱커선 지수는 고유가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빗겨가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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