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 HapagLloyd 어디로?
해양업계 “수출입 해상공급망 핵심역 HMM 해외매각 저지” 잇딴 성명
“민간에 매각돼도 공공기관의 견제기능 계속돼야” 민영화 신중론까지
향후 참여기업의 적격인수 심사 거쳐 2달여간 실사후 본입찰 시행

HMM의 인수전이 예비입찰 시행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주주인 한국산업은행(KDB)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7월 20일 HMM의 주식매각공고를 내고 매각절차를 진행하면서 8월 21일 예비입찰(이하 입찰)이 시행됐다. 그 결과, 국내에서 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과 독일선사 하파그로이드(HapagLloyd) 4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7월까지 HMM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온 SM그룹과 글로벌세아그룹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입찰마감 즈음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에서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하파그로이드의 참여가 드러남으로써 예비입찰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4파전으로 전개 양상을 띠게 됐다.


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기업들은 앞으로 적격 인수 후보자 심사를 거쳐 2달여간 실사를 받은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매각주관사와 협의를 통해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HMM 예비입찰 참여자의 윤곽이 드러나자 HMM의 해외 매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해양업계에서는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이하 항사모)’이 먼저 성명서를 통해 “해외선사에 매각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한해연)와 부산항발전협의회(이하 부발협)도 공동성명서를 통해 “국가경제·안보 차원에서 국내 최대 해운선사의 해외매각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항사모는 “어떤 해외선사에도 매각을 절대 반대한다”라며 “HMM의 10조원이 넘는 이익유보금이 인수전 흥행을 위한 유인책으로 사용돼선 더욱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매각주체인 정부가 투자금 회수를 최대 목표로 하는 FI에 HMM을 매각하면 곳간 현금 빼가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해연과 부발협은 수출입 물량의 99.7%를 수송하는 해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혈세로 살려놓은 HMM의 매각 대상자에 해외선사를 포함시킨 것이 과연 해운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라며 국가경제 및 안보 측면에서 큰 손실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세계적인 물류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수출기업들을 위해 HMM의 추가선복 투입 활약을 언급하며 “수출중심의 우리나라에 HMM은 없어서는 안될 핵심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해연과 부발협은 “수출입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해상공급망의 핵심역할을 하는 HMM 매각에 독일선사를 예비입찰사로 포함시킨 것에 대해 500만 해양인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바”라며 “HMM의 해외매각 시 수출입 물류는 해외선사에 의존할 것이고, 국가적 비상사태 시 안보도 심각해질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 상황을 상기시켰다.


더불어 “HMM의 해외매각 저지를 500만 해양가족의 이름으로 촉구한다”라면서 HMM의 해외매각 저지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하파그로이드의 HMM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경쟁법상 장벽이 높다”는 시각과 정부의 지원을 받은 HMM의 해외매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으로 외신이 전하고 있다.


한편 HMM 인수전에서 해외기업에의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부각된 제언은 국내 민간기업에 매각되더라도 관련 공공기관의 견제기능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항사모는 “국내 민간 기업에 매각시 일정기간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호적 견제 장치로 다시는 한진해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한다”라며 HMM의 민영화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민영화의 시점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목소리도 있다. 한진해운 파산사태이후 어렵사리 재건한 HMM의 민영화는 주주가치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현 최대주주인 정부관련기관들의 연착율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황이 하락추세인 지금 금융기관의 구조상 영구채의 주식전환까지 추진되는 시기에 진행되는 매각의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인수자금 조달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인수전의 유찰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도 하다.


HMM 인수전에 대한 입장을 공표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은 해운, 물류, 항만 등 해사산업 관련기관·단체들과 시민단체, 관련자들이 가입 또는 참여하고 있는 기관·단체인 만큼 이들의 ‘우려’와 ‘주장’은 해양산업계 전반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HMM의 민영화 작업은 이같은 해양산업계의 깊은 우려와 주변환경, 시의적절성 등을 두루 잘 살펴서 대한민국 대표선사로서 그 존재 의미와 역할, 지속가능한 미래가 담보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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