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인 해운·조선업,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보호”

7월 14일 로얄호텔서울, 캠코, 국내 해운업계 ESG경영 지원 약속

ESG경영을 바탕으로 미래 해운분야의 경제성을 확보하고자 마련된 ‘해운사 ESG 추진전략 세미나’에서 향후 대체연료에 대해 발표한 천강우 교수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해운분야는 전 세계 물동량의 97%를 담당하고 있다. 3%의 온실가스를 잡기 위해 무한정한 CO2 배출규제를 도입하게 된다면, 전 세계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전 지구적 기간산업인 해운·조선산업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운사 ESG 추진전략 세미나’가 한국해운협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주관한 가운데 7월 14일 로얄호텔서울에서 개최됐다. 동 행사에는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사무관, 해운협회 이철중 상무, 캠코 신흥식 부사장, 한국선급(KR) 등 해운사 ESG경영에 관심 있는 업계 실무진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해운사의 ESG경영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인프라와 정보 부족으로 ESG경영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 해운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권효진 한국선급(KR) 경영시스템인증센터 차장은 캠코가 개발한 ‘해운업 특화 ESG경영 진단지표’를 활용해 해운사의 지속가능경영 추진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천강우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의 ‘해운 환경 국제 동향-규제와 해양산업 탈탄소화 그리고 대체연료’ △김근영 영국 로펌 왓슨 팔리 앤 윌리엄(Watson Farley & Williams) 변호사의 ‘글로벌 해운업계의 ESG 동향’ △윤영창 PwC컨설팅 전무의 ‘해운업 ESG 전략’ 발표가 뒤를 이었다.

이철중 해운협회 상무는 “강화되는 해운업 환경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캠코의 해운사 ESG경영 도입 지원 활동은 해운업계의 지속가능경영 추진을 위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흥식 KAMCO 부사장은 “이번 세미나가 해운사의 성공적인 ESG 전략 수립과 정보공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캠코는 앞으로도 해운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경영 지원 활동을 지속해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캠코는 2015년부터 2조 9,772억원 규모의 ‘캠코 선박펀드’를 조성해 국내 해운사의 중고 및 신조 선박 104척을 인수하는 등 해운업 금융지원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권효진, “ESG경영, 한 부서가 전담 추진하기 어려워...경영진 의지가 제일 중요”

권효진 KR 차장은 캠코가 지난 2022년 12월 17일부터 올해 6월 9일까지 국내 해운사 상장사 3개사, 비상장사 12개사 총 15개사를 대상으로 ‘환경(E)’ 18개, ‘사회(S)’ 16개, ‘거버넌스(G)’ 16개 총 50개의 지표로 ESG 경영을 평가한 결과를 ‘캠코 해운사 ESG 진단 결과’ 발표에서 공유했다. 한편, 이번 ‘해운사 ESG 진단결과’는 기밀 유지를 위해 캠코, KR, 해당 기업에만 공유되었으며, 해운사 ESG 경영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된 사업인 만큼 진단결과는 금융지원에 반영되지 않는다.

권 차장에 따르면, 해운사의 전반적인 ESG 결과는 E와 S의 평균은 각각 59.9, 62.1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G는 50.8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E의 표준편차는 10.7로 기업별로 점수의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나, G는 24.94로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 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어 전체적인 진단결과로, ‘E’부분에서는 ISO 14001 등 환경경영시스템을 수립하여 방침, 목표설정, 성과평가 등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환경경영활동을 시행하고 있으나, 목표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 및 선박운항 퍼포먼스와의 연계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S’부분에서는 중처법, 산안법 대응 차원의 안전보건경영체제의 구축 및 복지정책의 시행 등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인권경영 측면에서 육상직의 보완이 필요하며, 인권 방침, 인권영향평가 등 인권경영 관련 사항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G’부분은 이사회 운영 및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경영진 의식이 일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윤리경영은 일정수준 이상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ESG 경영은 회사 전체의 이슈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한 부서에서 전담해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때 경영진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해운사 ESG 진단등급을 S, AA, A, BB, B, C, D 총 7등급으로 분류하여 진단결과에 접목한 결과, “이번 진단에서 S와 D등급은 없었으며, 진단에 참여한 선사 대부분이 국내 상위 선사인 만큼 A등급에 다수 분포됐다”며 “향후 참여한 선사가 늘어나다 보면 등급분포가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차장은 “이번 해운사 ESG 평가의 목적은 점수를 매기고 등급을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ESG에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중소·중견선사들에게 개선과제를 제시하여 향후 ESG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의사결정의 참고자료로 쓰이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그는 Bain&Company와 Ecovadis의 협력 프로젝트인 Ecovadis의 평가를 받는 10만개사를 대상으로 ‘ESG 활동이 기업 실적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DEI(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 ‘직원의 만족도’ ‘재생에너지 사용’ ‘지속가능한 공급망’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이 매출 증가율 2%p, EBITDA 이익률 3%p가 증가했으며, 인재 유치를 통해 직원만족도 향상에 기여한 기업 또한 3년간 매출증가율이 5%p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기업은 EBITDA 이익률이 증가했으며, 지속가능한 공급망관리를 수행한 기업의 이익률은 3%p 증가했다”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고려하는 것이 결론적으로는 기업이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성장할 수 있는데 부정적인 요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차장은 “지속가능경영활동을 부수적인 활동이나 비용적인 차원으로만 생각하기에는 늦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이 진단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천강우, “앞으로 연료 업스트림에 주목, 경제성 측면에서 ‘메탄올’ 가장 유망”

천강우 한국해양대 교수는 ‘해운환경국제동향-규제와 해양산업 탈탄소화 그리고 대체연료’ 발표에서 환경 규제에 따른 해운산업의 탈탄소화와 대체 연료의 미래 가능성 등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선박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농도그래프와 대기 중에 천둥번개가 치는 빈도그래프를 비교하며, “정확히 일치한다. 이는 대기 중에 미세먼지가 많이 분포하면, 천둥번개가 자주 내려친다는 점을 증명한다. 이는 선박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연료 전환만으로 온실가스의 15-20%를 감축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있음에도 2050년 탄소배출 규제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연료를 바꿀 수 밖에 없는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천 교수는 MEPC 80차로 생애전주기평가(LCA)가 도입되는 만큼 선박에서 배출되는 양과 선박에 실리기 전까지 배출하는 CO2 배출량이 모두 집계된다는 점을 명시하며, “바이오Fuel은 연료생산과정에서 CO2를 흡수하고, 수소를 기반으로 한 E-Fuel은 수소에 CO2를 결합해 메탄올을 생성한다. 즉, 선박에서는 CO2를 배출하지만, 연료의 생산과정에서 CO2를 흡수하는 탄소중립연료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연료의 부피와 관련해 현재 기준 LNG는 2개, 메탄올은 3개, 암모니아나 수소는 4-7개의 연료탱크가 필요한 만큼 가장 가능성이 있는 연료로 LNG나 메탄올를 강조했다. 천 교수는 “앞으로는 벙커링과정과 연료생산과정 등 업스트림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래연료의 결정요소로서 KOBC의 2만 4,000TUE, 1만 4,000TEU ‘컨’선을 대상으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현재 쓰고 있는 MGO(선박용 경유)가 가장 높지만, 이를 제외하고 앞으로의 연료 중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는 것은 메탄올이 제일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LCA방법과 연료생산방법, 연료산지, 연료가격의 하락 등을 고려한 경제성 분석을 계속 진행하여 선박의 선대관리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앞으로 연료가 변화하는 것이 기회가 될 수 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연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만큼 선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해운분야는 전 세계 물동량의 97%를 담당하고 있다. 3%의 온실가스를 잡기 위해 무한정한 CO2 배출규제를 도입하게 된다면, 전 세계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전 지구적 기간산업인 해운·조선산업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플로어에서 바이오Fuel의 경제성과 관련한 질의에 천 교수는 “바이오Fuel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성인 만큼 실제로 바이오Fuel 생산인프라를 국내에 얼마만큼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이에 KR과 바이오Fuel 등 연료를 구매하거나 공급받을 수 있는 연료 벙커나 생산인프라를 탐색하는 ‘Fuelfinder’라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근영, “국제해운업 대부분, ESG를 비즈니스모델에 참여시켜”

김근영 WFW 변호사는 WFW가 ’21년 2월 ESG 고려사항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여 발간한 ‘The Sustainability Imperative 보고서’를 소개하며 해운업계 ESG 경영에 대한 글로벌 시각을 제시했다. 동 보고서는 국제 해사업계 임원 및 고위급 관리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업계의 인식 개선 △ESG 의제 형성하는 주체 △지속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새로운 지정학적 위협과의 연계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김 변호사는 동 설문조사의 주요 결과로 “ESG 목표 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데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개선되었으며, 선주들의 인식도 이전보다 협조적으로 변했다. 또한 선주들은 어떻게 비용을 지불할 지보다 적절한 기술을 선택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여러 대체연료가 부상하며 LNG와 LPG는 선주의 지속가능성 계획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었다. 아울러 탄소 거래, 탄소 상쇄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 설문조사에서 향후 5년내 ESG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해운업 비율이 ’22년과 비교해 하락한 결과에 대해 “ESG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높아졌다는 신호”라며 “국제해운업계는 ESG에 집중하고 있으며, 업계의 참여자 대부분이 ESG를 비즈니스모델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주들이 협력적으로 변했다는 점에 대해 “2023년 기준 선주의 2/3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했으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ESG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파트너십을 맺은 응답자 중 94%가 결과적으로 가시적인 진전이 있었으며, 파트너십을 맺지 않은 44% 중 22%만 혼자 ESG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변호사는 대체연료에 대해 “LNG와 LPG는 치솟는 유가로 2022년 오히려 떨어졌으며, 연료 대체제 중 최고의 대안은 바이오연료지만, 운송에 적용가능한 바이오연료를 생성하기 위해 생물폐기물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하며 “배터리는 저장기술이 기대에 비해 빠르기 발전하지 못해 부진한 선호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가 대체연료를 찾지 않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12%과 비교하면 대체연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그는 “탈탄소의 적정가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모르겠다’가 가장 많았다”며 “너무 낮으면 인센티브가 의미를 잃게 될 것이고, 너무 높다면 화석연료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인식돼 산업이 고사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몇 년간 ESG는 멀리 보이는 산으로만 보였지만, 지금은 그 높은 산을 올라가는 시기”라며 “정확한 정답이 없어 혼란스럽지만, 해운업계의 좋은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이 시기를 극복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영창, “글로벌 선사의 기준으로 ‘S’부분 보완·발전해야”

해운사의 성공적인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 윤영창 PwC컨설팅 전무는 ‘해운업 ESG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의 ESG는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일상적 경영요소로서 작용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은 ESG요소를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도 ESG 요소를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무는 글로벌 선사와 국내 선사의 세부 아젠다를 비교한 결과, “국내외 선사는 기후대응, 산업자 안전, 인적자본 및 근로환경, 윤리경영을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글로벌 선사들은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인권경영, 다양성과 포용성도 중요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점에서 적용될 대체연료에 대해 그는 “지금 발주하여 향후 3-4년후에 인도받는 선박들은 2050년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어떤 연료가 지배적인 연료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2030-40년,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결국 무탄소연료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탄올도 탄소배출이 발생한다는 점에 대해 “배출량을 없애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또는 상쇄제도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며 “탄소감축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그는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우수한 갯벌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로 탄소중립을 인정받는다면, 국내에서도 탄소상쇄제도를 시행해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운선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윤영창 전무는 ESG 분야 중 ‘S(사회)’에 주목하며, “국내 기업들은 노동과 인권에 대한 이슈가 심각한 이슈로 논의되지 않고 있는데, 이 문제가 글로벌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이는 우리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우려하며 “소위 말하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른 체계적인 완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해운선사들의 윤리·준법경영은 선진국 수준에서 넘어가 주는 수준이지, 책임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탄탄한 윤리·준법경영체계를 촉구했다. 그는 “탈탄소 중심의 기술적 변화가 현재 닥면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회적인 측면에 있어 글로벌 선사의 관점으로 어떤 점을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플로어에서 ESG 전략을 추진하는 비용문제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윤 전무는 “ESG는 비용적 여력이 있는 대기업,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중견기업이나 개발도상국들이 이를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의 숙제는 아직 쉽지 않은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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