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년대 탄소감축, 지금부터 대비해야”

7월 6-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서, 6개국 국내외 전문가 온·오프라인 참여
‘다시 여는 바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 슬로건 정규세션·특별강연·체험프로그램 등 마련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에도 지구 평균온도가 멈추지 않고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해사업계에서도 온도 상승 속도를 늦추고자 친환경 활동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의 해운·물류세션에서 마틴 스톱퍼드 교수는 “변화는 2020년대 친환경 에너지 가격에 의해 주도될 것이며, 실제 기술적인 진전은 2030년대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2030년대와 2040년대에 효과적인 탄소배출 감축과 효율적인 화물분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 2020년대부터 필요한 시스템, 기술, 조직구조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 해양비즈니스 포럼인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Incheon International Ocean Forum 2023, IIOF 2023)’이 7월 6일, 7일 양일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됐다.

해양수산부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항만공사(IPA)와 연합뉴스가 주관하는 인천국제해양포럼은 ‘세상이 묻고, 바다가 답하다(The World Calls, The Ocean Waves)’라는 대주제로 202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다시 여는 바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Reopening of Oceans, New Waves of Change)’이라는 슬로건 아래 △[해운·물류] ‘국제교역과 해운 환경의 구조적 변화 및 전개 방향’ △[해양관광] ‘다시 시작하는 크루즈 관광과 해양관광’ △[항만네트워크] ‘세계항만의 미래방향과 전략’ △[기후·극지·대양]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와 해양의 상호작용’ △[해양인문학] ‘해양사의 지도에 인문해양의 미래를 그리다’ 총 5개의 정규 세션이 진행돼 총 7개국가. 연사 26명과 토론자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참석자들과 소통했다.
 

 
 

포럼기간 동안 부대행사장에서는 △기후위기를 겪는 북극의 상황을 북극곰 ‘눈보라’의 모험으로 풀어낸 국내 창작동화 ‘눈보라’의 강경수 작가 특별전시 △대국민 사진 공모전 ‘당신의 바다를 보여주세요’ 우수작 전시가 열렸다. 아울러 △바다 레진 그립톡 만들기 △입체퍼즐 조립 △조개껍데기 드림캐처 만들기 등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부스와 컷더트래쉬, 소중한모든것×타닥, ㈜더데이원랩, 아쎄따 등 해양 관련 스타트업기업 홍보부스가 운영됐다. 또한 특별프로그램으로 해양오염 및 기후 위기에 대한 30분 특별강연 ‘구해줘! 바다’가 진행됐다. 포럼 첫날에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가, 다음날인 7일에는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Josef Rasch)가 강연자로 나섰다. 이어 양일 동안 본 행사가 끝난 후 포럼 참가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의 포럼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후위기 관련 노래공연도 준비됐다.
 

 

개회식과 함께 진행된 기조 세션에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 저자이자 외교전문가인 팀 마샬(Tim Marshall)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본 해양의 중요성’에 대한 메세지를 온라인 라이브로 전했다. 팀 마샬은 “한국은 더 이상 작은 물고기가 아닌 큰 연못에 있는 대어”라며 한국의 발전 가능성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전 세계 7개 대륙에서 운영되는 선박운항경로를 모션그래픽으로 구현하며, “섬 나라처럼 느껴지는 대한민국의 무역은 반드시 바다를 통해서 움직여야 한다. 미국은 앞으로 대한민국에게 육상무역뿐만 아니라 해상무역에 집중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태평양과 오세아니아지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기술과 경제력을 활용한다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영사에서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비대면경제가 일상화되었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나 자원고갈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산업분야에서 친환경과 기후변화가 핵심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다도 예외일 수 없다. 그 변화를 바다가 주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해양은 결코 패권 다툼의 무대가 아니며,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할 자산이자 미래라는 시각에서 해양문화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스톱퍼드, “고가의 친환경연료로 화물비용 재상승 중...예측이 아닌 도전과제”
장 클로드 틸, “해상물류와 지역경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파트너쉽 고려해야”


이상윤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한 해운·물류세션에서는 ‘국제교역과 해운 환경의 구조적 변화 및 전개 방향’을 주제로 △마틴 스톱퍼드(Martin Stopford) 뉴캐슬대학교(Newcastle University) 교수의 ‘해운물류 트렌드 분석 및 세계교역 전망’ △장 클로드 틸(Jean-Claude Thil)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rlotte) 교수의 ‘해운 산업에서의 지속 가능성과 ESG 역할’ 발표가 진행됐다.

마틴 스톱퍼드 교수는 ‘해운물류 트렌드 분석 및 세계교역 전망‘ 발표에서 2020년부터 2050년까지의 국제무역과 해운물류에 대해 전망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화석연료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친환경 연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연료는 화석연료보다 가격이 높아 화물비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이는 예측이 아니라 도전과제”라며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화석연료에서 탈탄소화 해운, 물류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틴 교수는 여전히 거래무역의 40%가 화석연료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느린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친환경 연료는 매우 비싸질 것이고, 이에 따라 화석연료 가격 또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친환경선박투자에 대해서 “1년에 생산하는 총 선박 중 일부만 친환경선박으로 생산돼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는 체계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화석연료로 운영되는 선박들이 앞으로 오랜 기간 함께할 것으로 생각된다. 단거리 해상운송이 저탄소연료나 배터리, 친환경기술을 개발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인 만큼 단거리 해상운송에서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안전한 원자로가 활발히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상당량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전반적인 화석연료의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틴 교수는 “변화는 2020년대 친환경 에너지 가격에 의해 주도될 것이며, 실제 기술적인 진전은 2030년대부터 시작될 것”이라 전망하며 “2020년대는 준비와 학습의 시기이다. 향후 20년간의 주요 에너지원이 될 친환경 연료가 에너지 가격을 크게 높일 것”이라 예측했다. 이어 “높은 에너지 가격이 향후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각각의 시장이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2030년대와 2040년대에 효과적인 탄소배출 감축과 효율적인 화물분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 2020년대부터 필요한 시스템, 기술, 조직구조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클로드 틸 교수는 ‘해운 산업에서의 지속 가능성과 ESG 역할’ 주제발표에서 “해운물류는 지역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해운의 효율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만과 관련된 이론을 설명하며, “항만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경제적 역동구조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 항만시스템은 기술발전의 부산물이며, 에너지의 발전에 따라 항만도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항만은 국제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각각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연결성을 증대시킨다”며 “항만은 국제적으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국가에서 허브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항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클로드 교수는 물류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역으로 ‘아프리카’에 주목하며, “아프리카는 많은 양을 신속하게 제조하고 생산하지만, 내부연결성 측면에서 내전과 열악한 인프라로 빈약한 측면을 보여왔고, 유럽으로 치우친 외부연결성을 구축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항만이 빠르게 개발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아프리카에서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연결성”이라며 “아프리카 내에서 다양한 인프라 개발과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항만을 통한 육상접근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장 클로드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유럽과 극동지역 무역경로에서 발생한 ‘항만스킵현상’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항만스킵 자체는 팬데믹 이전과는 비슷했다. 오직 많은 기업들의 전반적인 패턴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서유럽 주요 항만은 블랭크 세일링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지만, 페르시아만이나 지중해지역 항만은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클로드 교수는 “네트워크 측면에 있어 항만은 매우 중요하며, 역동적인 네트워크는 지역적, 전 세계적으로 항상 변동된다”며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는 해상물류와 지역경제는 주변지역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파트너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욱,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인재 확보 못 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어”
양진호, “환경규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해운기업의 흥망성쇠 결정지을 거대변수”
안광헌,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해운, 항만, 물류, 조선 연합하여 같이 나아가야”


‘해운·물류’세션의 토론시간에는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연구본부장과 양진호 SM대한상선 대표이사,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참여해 연구·해운·조선 각 분야별 견해를 전했다.
 

 
 

고병욱 해운연구본부장은 ‘해운물류기업의 구체적 디지털전환 전략과제’를 제시하며, “운항·운영의 최적화를 위해 항로 최적화, 전체 운영 프로세스 최적화, 공‘컨’ 박스의 재배치 최적화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또한 대화주 서비스 강화를 위해 e-BL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변화, 해운물류기업의 2D 전략 추세에 대응한 업계의 대응방안으로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핵심인재 확보’ ‘투자와 기업경영에서의 큰 변화’를 제안하며,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확보해야 디지털 전환을 수행할 수 있고,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에게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에 있어 우리 해운기업이 해외 경쟁선사에 비해 역차별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금융지원대책이 시행돼야 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 핵심 인재와 해기사 등 선원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적자본 육성정책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의 시행에 있어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협의 채널을 만들어 가는 것도 산업정책 중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진호 사장은 기업입장에서 새로운 환경규제가 나타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규제에 맞출 방법은 없을까’ ‘새로운 규제가 시장 내 선박공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며, “시장과 기술력은 새로운 규제에 취약한 기존 선대를 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동시에 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도입으로 새로운 타입의 선박 또한 탄생시킨다. 결국에는 공급을 증대시켜 시황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 선박에 저가의 고유황유와 스크러버를 적용한 조합이 승자였다”며 “비싼 저유황유를 선택한 케이스에 대비해 2021-22년 수익이 460만불이었고, 스크러버 설치 비용을 제하고도 110만불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양 사장은 LNG 평균 가격이 전통유종보다 압도적으로 높고, LNG 추진선의 신조선가가 기존선 대비 30%가 높다는 부분에 있어 “우려할 만한 원가구조”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환경규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해운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거대변수이다. 그만큼 체계적인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의사결정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변화를 맞이하는 최소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안광헌 사장은 조선·해운·물류업계의 시급한 문제로 ‘인력’을 강조하며, “디지털 전환에 따라 탑재된 시스템들을 관리할 사람이 없다. 대학, 선사 모두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조선-해운-물류-항만클러스터가 구축되지 않았다”며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남 탓만 하지 말고, 해운, 항만, 물류, 조선이 연합하여 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안 사장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에 총 7,000여척이 운항하고 있으며, 이중 친환경선박이 2,500척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올해 6월 말 기준 메탄올선박 약 154척, LPG선박 약 184척, LNG선박 약 380척이 발주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오 노테붐, “과거의 촉진자 역할 벗어나 기업가 정신으로 더 많은 성과내야”
김근섭, “데이터와 분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만큼 인력육성도 중요시해야”


‘항만 네트워크’세션에서는 최상희 KMI 부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세계항만의 미래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테오 노테붐(Theo Notteboom) 안트베르펜 대학교(University of Antwerp) 앤트워프 해양학회 교수는 ‘글로벌 주요항만의 최신, 최대규모의 스마트·자동화·디지털 항만의 건설과 운영현황’을, 김근섭 KMI 항만연구본부장은 ‘한국항만의 미래 구축 방향’을 발제했다.

테오 노테붐 교수는 ‘반세계화의 부흥’에 주목하며 “사실 우리는 세계화의 정점을 마주하고, 재세계화를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무역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속가능성 목표’ ‘주요 에너지 전환’을 꼽으며, “유럽은 에너지 측면에서 이득이 되는 국가와 무역협력을 맺고 있다. 이는 EU ETS와 같이 유럽과 비유럽국가간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합’과 관련하여 “Maersk와 MSC가 얼라이언스를 중단했음에도 선박회사들의 얼라이언스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이후 ‘컨’선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터미널을 넘어 물류통합까지 이르는 ‘수직적 통합’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단기·장기변화를 파악하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많은 항만들이 산업과 물류에 주안점을 둔 경제와 인프라 관련 마스터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미래의 전체적인 생태계를 염두하여 여러 가지 차원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에너지 전환과 순환경제, 디지털 전환, 데이터 흐름, 지속가능성이 향후 전략을 수립할 때 중요한 요소로써 고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오 교수는 항만 KPI(핵심성과지표)의 재개정을 주문하며, “과거의 촉진자 역할을 벗어나 이제는 기업가 정신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 기타 항만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스스로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전 세계 항만 시스템에 도입되는 디지털 혁신을 바라보며, “데이터 관리는 디지털 전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디지털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지만, 공급망 내 IT플랫폼은 수직적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달성해야만 공급망 전체와 항만 전역에 있어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온전히 실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근섭 KMI 항만연구본부장은 “미래는 과거에 한번쯤 겪었던 것일 수도 있다”며, 항만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의 흐름을 짚어냈다. 그는 “1956년 ‘컨’운송이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유사한 면이 많다”며 “변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을 수 있지만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약 10년 후인 가까운 미래에 있어 “해운분야에서는 선박의 길이가 얼만큼 길어질 것이냐가 새로운 변수이다. ‘컨’선박 길이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항만에 더 큰 변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선가문제, 조선소 도크문제, 기존 항만의 시설문제 등으로 크기는 쉽게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인선박’에 대해 “기존의 상선대를 무인선박이 대체하느냐의 문제는 언젠간 올 미래이지만, 지금 당장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와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도 2030년 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최근 맥킨지(McKinsey)가 발표한 ‘공급망 교란이 2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이 3.7년 주기로 나타난다’는 조사결과에 대해 “크게 받아들여지진 않지만 실질적인 공급망 교란은 계속 있어왔다.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 파트너 간의 동맹을 강조했다. 이어 ‘항만분야’에 대한 전망으로 항만의 친환경투자와 항만 내 파업이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하며, “2022년에 발생한 항만 파업이 2020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최근 4-5년 내 발생한 항만파업수도 과거 30년 동안 발생한 수보다 많았다”며 “전 세계적으로 항만 파업이 가장 큰 문제이고, 앞으로도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그는 “항만은 해운의 변화에 있어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고, 공급망에 있어서도 투자비가 증가하해 적기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항만의 개발·확장 투자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중장기 전략방향으로 ‘규모의 대형화 지향’ ‘운영안정성’ ‘생산성 강화’ ‘친환경 지속’ ‘첨단화’ ‘항만기술산업’을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와 분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만큼 인력 육성도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항만 관련 크레인이나 데이터분석 등 기술산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지만 향후 10년을 넘어서도 경쟁력 있는 항만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진기, “항만 효율 높이기 위해 통합해야...기존 항만 터미널의 운영통합에 대안 필요”
원승환, “자동화 항만에서 현실적으로 ‘예외상황에 대한 처리 능력’ 갖춰야”


‘항만 네트워크’ 세션의 토론의 장에는 홀거 슈에트 Akquinet port consulting GmbH 대표,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 원승환 군산대 교수가 참여해 항만의 미래전략에 대한 고견을 청중들과 나눴다.

홀거 슈에트 대표는 자동화 터미널 기술 중 ‘디지털 트윈’에 대해 “디지털 트윈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동 기술을 통해 실제 운영방식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미래에 대한 예측, 최적화작업, 시뮬레이션, 터미널 전반의 제어 등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경쟁력을 지님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터미널을 운영하고자 하는 터미널 운영자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자동화 터미널의 IT나 공정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재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띤다. 해당 부분을 누군가는 대체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뮬레이션이나 디지털 트윈기술을 활용해 얻은 표준이나 기준, 기술 등을 활용한다면 공급자로부터 온 장비를 쉽게 대체할 수 있어 경쟁적 우위를 독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기 부사장은 “국가 간 전략화물은 리쇼어링이 되겠지만, 일반 소비재들은 이미 형성된 글로벌화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또한 해운에 대한 국가들의 규제가 과거보다 엄격해지고 있어 선박 대형화가 어려워졌다”고 발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선박은 더 커지기 어려울 것이며, 과거처럼 물동량이 급속하게 늘어날 수 없다면 결국 항만이 효율성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항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에 주목하며, “기존 항만 터미널의 운영통합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승환 교수는 “항만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아무리 줄여도 리스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자동화 항만에서 현실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 중 하나로 ‘예외상황에 대한 처리능력’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발전된 스마트 항만을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항만 범위를 항만수역시설, 항만외곽시설, 연계되는 교통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여러 시설에 대한 스마트 유지관리, 로봇·원격기술, 데이터 분석, 시스템통합, 플랫폼 등의 완비를 제언했다.

리우 지난, “전 세계 크루즈 재개 중...가장 마지막에 오픈할 국가로 한국 예상”
최일선, “국내 크루즈 올해 2월 말 기준 160회 입항...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


한양대학교 국제관광대학원장 이훈 교수가 좌장을 맡은 ‘해양관광’에서는 국내외 해양관광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시 시작하는 크루즈 관광과 해양관광’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동 세션에서 리우 지난(Zinan Liu)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아시아(Royal Caribbean Cruise, Asia)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해양관광산업 변화대응 및 활성화 방안’을, 박창환 동서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해양레저 관광지 조성 사례 및 추진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영 인천대 교수, 최일선 KMI 경제전략연구본부-지역경제·관광문화연구실 실장(부연구위원), 심진범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해 인천이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리우 지난 대표는 “국제 크루즈는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다”며 “인간 근간의 기본적인 본성인 친구들, 친척들과 함께 모여 교류하는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제 크루즈 산업도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8년까지 크루즈 산업의 역량은 약 19% 증가하고, 정박지 또한 74만 6,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는 2023-27년 국제 크루즈 산업의 전망치를 근거로, “2022년 여름 이후 크루즈 승객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2020년 말 약 580만명의 승객에서 2023년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3,150만명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 이전엔 2024년이 부정적인 기조를 띄었으나 코로나19 이후 긍정적인 기조로 전환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크루즈 선사들의 1분기 성과를 보여주며, “로얄 캐리비안은 126억달러, 카니발은 104억달러, NCL은 51억달러의 주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상당히 증가했다”고 크루즈 산업의 재개를 반증한다. 한편, 리우 지난 대표는 로얄 캐리비안의 지속가능활동에 대해 ‘SEA The Future’를 슬로건으로, “단순히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 지속해서 에너지관리, 탈탄소화, 폐기물 감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크루즈 선박은 일종의 떠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ICON of the SEAS’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할 25만톤급 선박을 소개하며, “동 선박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혁신적인 크루즈 선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해변가, 수영장, 놀이동산 등이 마련돼있어 다양한 니즈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 대표는 “다양한 지역에서 크루즈가 재개되고 있지만, 한국은 코로나19로 가장 처음 운항을 중단한 국가이자 가장 마지막으로 오픈할 국가”라며 “내년부터 로얄 크루즈는 상해를 시작으로 이웃 동북아시아 국가를 기항할 계획이다. 이때 한국도 방문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로얄 크루즈는 2024년 4월 27일 상해에서 홍콩까지의 운항일정을 밝힌 바 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일선 KMI 실장은 “국내 크루즈는 23년 봄 속초항을 시작으로 재개되었다. 올해 2월 말 신청기준 160회의 입항이 예상되고, 부산은 현재 100척 이상의 크루즈선이 입항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또한 그는 “인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크루즈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인천 신항 크루즈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개장 이후 제대로 된 실적을 못 내고 있었다”며 “인천이 우리나라 크루즈시장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기반으로 K-컬쳐 강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과 동남아시아와 대만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에어&크루즈’, 여행트렌드에 부합하는 인천만의 특화 관광 컨텐츠를 개발해 차별화된 크루즈 노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스민 시우 리 람,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운영적인 조치만으론 어려워”
육근형, “해상풍력을 보호구역으로 이용해 더 많은 자원이 밖으로 흘러넘치길 기대해야”


‘기후·극지·대양’ 세션에서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윤순진 교수를 좌장으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와 해양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스민 시우 리 람(Jasmine Siu Lee Lam)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교수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절감 및 친환경 항만 구축방안’에 대해, 류종성 안양대학교 교수는 ‘극지·대양 등 국제적 공조를 통한 글로벌 국가해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토론에서는 김백민 부경대학교 교수, 육근형 KMI 해양연구본부-해양환경·공간연구실 실장(연구위원),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대표가 참여해 해양을 보전할 방법을 논의했다.

좌장인 윤순진 교수는 “해양은 탄소저장소이자 열저장소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춰오는 역할을 했다”고 해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온난화, 산성화, 해수면 상승, 산소 감소, 조류 변화 등의 문제로 해양생태계와 생명을 지탱하는 바다의 미래역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전 세계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작년까지 1.15℃가 상승했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에 들어 1.7℃ 이상 상승한 상태”라며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이용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그중 해상풍력 터빈의 크기는 2030년까지 16.5㎿까지 늘어나는 등 갈수록 해상풍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스민 시우 리 람 교수는 “해수면 상승은 시급한 문제인 만큼 1년, 10년 후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시급성을 촉구하며 해수면 상승을 멈추기 위한 중장기적인 조치를 제언했다. 그는 IMO의 목표인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평균 CO2 배출량 최소 40% 감소’와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50% 감축’을 짚으며, “목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제해운부분은 2050년 전 세계 CO2배출량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이고 의미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운항속도 감축이나 스크러버 등 기술·운영적인 조치만으로는 어렵다”고 지적하며 “저탄소 에너지원을 사용하거나,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취해야만 설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스민 교수는 향후 지속가능성을 염두하여 적용될 대체연료 기준으로 △기술의 성숙도 △자본비용 또는 운영비용 △SOx, NOx, GHG 등 감축 △사회적 수용성을 제시하며, 단기·중기적 연료와 장기적 대체연료기술을 설명했다. 그는 “중단기 대체연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는 있지만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일 것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바이오LNG, 바이오메탄, 수소 등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태양력과 풍력이 고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중단기 조치 중 “특별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없이 선박의 엔진사양에 따라 바이오 LNG를 혼합하여 적정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단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바이오LNG의 보유량은 전체 선사의 에너지 수요를 상당 부분 충족시킬 만큼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스민 교수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실제 사례로 덴마크가 추진 중인 북해에 그린수소생산기지로서 수소섬을 건설하는 계획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수소를 중기적인 대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이며, 풍력을 사용해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해운산업이 앞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흥미로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토론시간 중 육근형 KMI 실장은 해상풍력에 대해 “북유럽은 해상풍력단지를 보호구역화해 이용한다. 어로행위가 줄어들다 보니 수산자원과 생물자원이 늘어난 현상이 발생했다”며 “해상풍력으로 환경문제가 발생한다는 식이 아니라 보호구역으로 이용해 더 많은 자원이 밖으로 흘러 넘치는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향적으로 해상풍력을 받아들여야 하고, 장기적으로 전기에너지로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수소발전의 핵심사업이 해상풍력인 만큼 항만이 아닌 해상에서 연료를 보급받고 계속 운항하는 혁명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우리가 겪고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해양인문학’세션에서는 조영현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해양사의 지도에 인문해양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다. 에릭 탈리아코조(Eric Tagliacozzo)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인도양까지 : 해양 연결의 역사와 과정’을, 주경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는 ‘과거 해양의 역사를 돌아보고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미래전략 구상(안)’을 발표했다. 동 세션 토론에서는 이진한 고려대학교 교수, 김종호 서강대학교 교수, 이정희 인천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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