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해기사의 재취업 플랫폼 역할하겠다”

“선원수요국이라는 인식전환과 관련정책 시행 시급”
4월 25일 간담회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제33대 한국해기사협회 회장에 새로 취임한 김종태 회장이 4월 25일 부산 사옥에서 진행한 해운기자단 간담회에서 한국해기사협회가 육·해상 해기사의 재취업 플랫폼 역할을 하는 한편, ‘회원이 찾는 협회’를 향한 해기사를 위한, 해기사에 의한 단체로서 역할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실행해나간다는 협회 운영방향을 밝혔다. 그는 또한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해 협회의 재정 안정화를 실현해나가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32대 해기사협회 임원 퇴임식과 함께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김종태 회장은 취임 소감과 재임 중 추진할 역점사업, 해기사 부족사태에 대한 대책, 선원의 장기승선 유인책,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운영방향 등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특히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혼자만의 과업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해사산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실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먼저 해기사협회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당선소감은?
“3월 22일 제69차 정기총회에서 제33대 회장으로 당선되었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당선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제가 약속한 공약인 △해기전승을 위한 범국가적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전략과제 이행 △육·해상 해기사의 재취업 플랫폼 역할 및 친목 도모 △육·해상 해기사의 다양한 복지혜택 증진 △협회 재정의 안정화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실행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협회는 ‘회원이 찾는 협회’라는 비전과 함께 해기사를 위한, 해기사에 의한 단체로서 그 역할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실행에 옮기겠다. 협회의 행보에 따뜻한 관심과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

 

“협회 IT SYSTEM인 마리너스잡, 협회 앱 e 海 마당 등을 적극 활용해 구인·구직 매칭시키는 역할 강화”

 

▷ 회장님 공약사업 중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역할 강화와 협회 재정 안정화를 위한 수익사업의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현재 해상직 해기사의 구인 및 구직은 법적으로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등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제가 공약한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역할 강화’는 해상직에서 육상직으로 전환 혹은 육상 내 이직 시 협회 내 IT SYSTEM인 마리너스잡, 협회 앱 e 海 마당 등을 적극 활용해 구인 및 구직 간 서로 매칭시키는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수한 해기 인력이 해사(海事) 산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도록 하고 필요시 다시 해상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의 재정은 협회비가 약 42% 정도이며 나머지는 광고비, 임대수익, 외국면허 대행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협회의 운영은 물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저는 과거 선박관리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시, 해수부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협회의 재정을 상당 부분 확보했고 인력도 확충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부산시, 해수부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해 재정을 확보하는 한편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추후 밝히도록 하겠다”

 

“외국인 해기사 육성은 차선책, 국적선대 유지 가능한 7,500명 확보 위해 범국가적 정책 시행과 ‘외항상선분야 외국인선원 고용범위 노사합의’개정 필요”

 

▷ 최근 해기사 부족사태에 대해 ‘외국인 해기사 육성에도 해운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먼저 해기사 부족 사태에 대해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나라가 선원 공급국이 아닌 선원 수요국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범국가적 정책과 시행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서 발표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2021년 말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 외항선 1,155척에 6,898명이 승선 중이며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선 국적 선대는 1,541척으로 증가하고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는 1만 4,729명으로 전망되지만,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실제 공급이 가능한 해기사는 6,128명으로 공급 부족이 항해부문 3,372명 기관부문 2,756명 총 8,6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적 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외항상선의 한국인 승무 해기사 수는 7,500명이 필요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 해운업뿐만 아니라 선박관리산업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 해기사 확보를 위한 해기직 매력화 방안 수립과 이직률 감소 및 해상복귀 프로그램 운영 등 해기전승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외국인 해기사 육성은 차선책으로 먼저 우리나라 국적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7,500명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달성을 위해 범국가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2007년 체결한 ‘외항상선분야 외국인 선원 고용범위 관련 노사 간 합의’에 대한 신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외국인 선원의 승무 범위를 제한하는 체제에서 내국인 선원의 최소 승무인원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하여 현재 역(逆)삼각형의 해기사 상하 직급별 불균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렇게 개선하면 외국인 선원의 승무범위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해사기술인 제도를 도입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해·육상 해기인력 통합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관리해야 한다”

 

“기관사 부족현상 어제 오늘의 이야기 아니지만 최근 더욱 심화...기관사 부족사태 대안으로 ‘선박기술명장제도’ 도입 추진하려”

 

▷ 특히 기관사가 많이 부족하다고 듣고 있다. 항해사는 선장, 도선사가 될 수 있는 나름의 유인책이 있지만 기관사는 이런 유인책이 없다보니 항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기관사 부족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인책, 대책이 있다면?
“기관사 부족현상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더욱 심화돼 있다. 말씀하신대로 항해사는 선장, 도선사 등 장기승선에 대한 유인책이 있지만 기관사는 사실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르게 말하면 기관사는 육상에 진출할 수 있는 다른 직역군이 많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현재의 기관사 부족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상기 언급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자료’에 근거해 척수로 환산하면, 1,541척에 선장은 800척, 기관장은 673척에만 공급이 가능하다. 기관장과 1등 기관사의 육성 기능 부족으로 기관부문의 상급해기사 부족이 심각해 국적선대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기직 매력화를 상급 해기사 및 기관사에 대한 유인책 등으로 세분화해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대안으로는 고용노동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한민국명장제도와 유사하게 가칭 ‘선박기술명장’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일시장려금 지급, 계속종사장려금 지급, 증서, 휘장, 명패 수여 등 다양한 지원을 추진하려 한다. 고용노동부는 ‘86년~‘18년까지 기계·서비스·공예 등 22개분야의 96개 직종에서 634명을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했다” 

 

“장기승선 저해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필요, 해양수산연수원과 상호 협력해 ‘선박직원 장기승선 장려방안 간담회·설문조사’ 실시”

 

▷ 해기사들의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안이 있다면? 
“해기사들의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해기사라는 직업이 갖는 기본적인 이(離) 가정성·사회성, 육상직 임금상승으로 인한 해상직 임금의 상대적 감소, 통신 제한, 선내 인권, 사회적 인식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이 잘못되듯이 우선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번에 해양수산연수원과 상호 협력해 ‘선박직원의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방안 간담회 개최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려고 한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서 도출된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과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있지만 기존 세대의 눈높이에서 식별된 것이다. MZ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장기승선 장려방안이 무엇인가 확인하기 위해 연수원 교육생 중 초급해기사를 대상으로, 그리고 양 해양대에서 실습을 마친 4학년 중심으로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통해 정확한 니즈(Needs)를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해 시행하고자 한다.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면 공유하도록 하겠다”

 

▷ 지난해 발족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가 기존 노사간 협의체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지적이 있고 아직 구체적인 성과도 나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향후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어떻게 이끌어가실 생각인지..
“그동안 정부 및 각 기관(단체)들이 선원 인력의 양성과 수급에 관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조치에 머물러 장기적이고 효율성 있는 정책, 특히 해기직 매력화 중 상위직 해기사의 육성 및 해·육상의 해사산업계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의 수립 및 운영을 위한 민간상설협의체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선주단체, 선원단체, 교육기관, 공익단체가 상호 업무협약을 통해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발족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해기전승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를 기존 노사 간 협의체에 맡겨두고 지켜보고 있기에는 골든타임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해사산업계라는 성(城)을 지키는 파수꾼의 심정으로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성(城)이 곧 무너질 거라는 위험신호를 보내고 함께 협력하고자 협의회를 발족하게 됐다.
구체적인 성과라면 먼저, 각 기관(단체)가 해기단절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상호 협력해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발족시킨 것 자체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실무위원회와 전체회의를 다수 개최해 대표 의장, 사무총장, 사무국, 미래해기인력연구소 설립 등 조직을 정비하고 비전, 전략목표 및 추진전략, 중점추진과제(29개), 2023년 중점추진과제(10개) 및 Action Plan을 수립하는 등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는 우리나라와 주요 선원 공급국 간 선박직원 임금비교, 해기전승을 위한 한국인 승무 해기사 유지인력 도출을 위한 분석 등이 있으며, 이 연구물은 협의회에 보고됐으며 자료를 희망하는 회원사들과도 공유한 바 있다.
향후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먼저 협의회 구성 기관(단체) 간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협의회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려 한다. 속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해기전승이라는 공동의 목표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달려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해수부의 ‘선원정책혁신협의회‘와 협력을 증진하고 미래해기인력연구소에서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원정책 제2차 기본계획(2024~27년)’수립에 반영 및 활용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노조와도 연대해 해기전승에 필요한 각 사안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 내년이 해기사협회 70주년인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사)한국해기사협회는 선박의 운항, 경영, 관리의 전문직업인 해기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해기사의 권익신장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해기사의 사기진작과 자질향상에 진력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하에 1954년 8월 4일 대한해원협회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957년 12월 21일 (사)대한해원협회 설립인가를 받았다. 1966년 4월 9일 (사)한국해기원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1973년 5월 1일 (사)한국해기사협회로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렀다.
내년은 우리 협회가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부터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역대 회장님들과 협회 발전을 위해 수고하신 해사산업계의 주요 내외빈을 초청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70년 역사를 뒤돌아보고 앞으로 70년을 예비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지금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해기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원 박물관, 마도로스의 거리 조성과 연계하여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기 위해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해사산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업계와 관련단체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혼자만의 과업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먼저 해사산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사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해기전승이라는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는 즉, 공동의 목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는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설립 목적과도 일치하며, 각 기관(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의 장·단점이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 오롯이 함께 녹아들어 가야만 해기전승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함께 가야 한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멀리 가는 것 즉, 해기전승을 달성해서 해사사회가 영원하도록 유지·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목표를 빠름에서 ‘함께’로 변경해야 한다. 혼자서 빨리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함께 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사는 상생(相生)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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