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크루즈선 이용자 1,350만명 전망…성장세 지속

한국 조선업계의 관심과 시선이 크루즈 선에 쏠려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크루즈선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벌써부터 건조기술 연구에 들어갔다. 국내 조선업계가 본격적으로 크루즈선 건조개발에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후반 조선 빅3사가 개별적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국가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정부주도의 연구사업에 중대형 조선사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크루즈선 건조연구가 시작된 90년대 중후반, 특히 가장 의욕적으로 시장을 준비한 삼성중공업은, 크루즈선은 인테리어와의 결정체라는데 초점을 맞춰 당시 관심있는 인테리어 업체도 동원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크루즈선 건조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뚝심있게 연구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그렇게 시작된 지 어느덧 10년. 일반 상선의 건조노하우와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로 국내 건조에 나름 자신을 가지고 있지만 물건을 만들어 내다 파는 일반 제조시장과는 달리, 전량 주문에 의해 건조되는 조선시장의 특성상 크루즈선 국내 건조시대가 언제 열릴지, 종잡을 수 없지만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국내 크루즈선 건조 시대를 향한 준비는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국조선 ‘선박의 꽃 크루즈선’ 건조시장에 접근하다>라는 테마로 1) 세계 크루즈 산업의 현황과 전망 2) 국내 조선사와 인테리어 업계의 준비 현황 3) 세계 3대 크루즈선 건조사 아커야즈 인수로 시장진출한 STX유럽의 신상호 대표이사 인터뷰 4) 지난 10년간 뚝심있게 크루즈선 인테리어 사업을 준비한 (주)우원디자인의 이창근 대표이사 인터뷰 등을 기획했다.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언제일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서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무색하게 지금 이 순간도 ‘크루즈선 시장진입’이라는 일념하나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이들의 노고가 새삼 대견하고, 이 노력들이 씨앗이 되어 머지않아 한국 조선업계가 유럽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 크루즈 건조시장의 장벽을 허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용솟음친다. 

 

북미시장 점유율 70%로 압도적, 유럽 22%, 아시아 및 기타지역 8%
유럽시장 성장세 급증 속 아시아 지역 성장 잠재력도 높이 평가
3개 건조사+4개 운영선사, 시장 점유율 80% 이상 차지…독점구조

 

세계 각국은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크루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크루즈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크루즈 시장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 조선소들은 고부가가치선의 대명사로 불리는 크루즈선을 건조해 불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크루즈 산업의 매출은 2001년~2003년에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크루즈선협회(CLIA, 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ociation)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8년도 한 해 동안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은 총 1,301만명으로 전년대비 3.6% 가량 증가했고, 올해(2009년)는 이보다 증가한 1,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크루즈 시장의 수요는 카리브해와 알래스카 등 북미시장이 약 70%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지중해와 북해 지역기반의 유럽시장이 약 22%를 점유했다. 아시아 및 기타 시장은 8%에 그쳤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아시아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2000년 이후 건조된 크루즈선은 크게 2가지 경향을 보인다. 바로 크루즈선의 ‘대형화’와 ‘대중화’다. 크루즈선 규모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 이후에는 10만GT 이상의 초대형 선박 건조가 증가하고 있다. 1985년에는 크기 1만~6만GT  이하의 크루즈선이 전체 선박의 78%(척수 기준)를 차지한 것에 비해, 1995년 67%, 2006년도에 36%로 점차 감소했다. 이에 반해 10만GT 이상 선박은 1995년에는 1척도 없었지만, 2006년 24척, 2009년 3월 기준으로는 31척에 이른다.


이처럼 대형화되는 크루즈선은 berth(선실의 침대)당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며,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크루즈 여행을 즐기려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대형화된 크루즈선이 크루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크루즈선 대형화 추세의 선두에는 세계적인 크루즈선사인 로얄 캐리비안(RCI)이 있다. 로얄 캐리비안은 1999년에 13만 7,000GT급의 보이저급(Voyager Class) 초대형 크루즈 선박들을 선보였으며, 2006년부터는 15만 4,000GT급 프리덤(Freedom class) 크루즈 선박들을 인도했다. 또한 2009년 하반기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22만GT급 오아시스급(Oasis Class) 크루즈선 등을 인도할 예정으로, 세계 최대 크루즈선의 역사를 갱신하고 있다.

 

세계 3대 크루즈 건조사 독점구도 형성
발주현황 총 325척…북미·유럽선사 절반이상 주류
세계 크루즈 건조 시장은 STX유럽(STX Europe, 옛 아커야즈), 핀칸티에리(Fincantieri),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의 3대 크루즈 건조사들이 전체 크루즈선 수주잔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독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의 건조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STX유럽은 전세계 6개국 15개의 조선소 중 프랑스와 핀란드 조선소에서 크루즈선을 건조하고 있다. 특히 STX유럽은 선박 크기 기준으로 세계 1위 ~ 15위까지에 해당하는 크루즈선을 건조할 정도로 크루즈선과 관련된 풍부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STX유럽은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MSC Cruises에 13만3,500GT급 크루즈선 ‘MSC Fantasia’호를 인도했다. 올해 STX유럽은 ‘MSC Fantasia’호의 자매선인 ‘MSC Splendida’호와 세계 최대 크루즈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Oasis of the Seas’호를 인도할 예정이다.


또 다른 크루즈 건조사 핀칸티에리는 이탈리아 국영기업으로서 이탈리아 각지에 10개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크루즈선 외에도 일반 상선과 해군 선박, 대형 요트 등도 건조하고 있다. 핀칸티에리는 지난해 10월 설립 이래 최대 크루즈선인 ‘Carnival Dream’호(13만GT) 진수식을 진행했으며, 올해 5월 Costa Cruise에‘Costa Pacifica’호(11만4,500GT), 12월 Silversea Cruises에 ‘Silver Spirit’호(3만6,000GT)를 인도할 예정이다.


독일 파펜부르크(Papenburg)의 엠스강 주변에 위치한 마이어 베르프트는 1795년 설립됐으며, 6대째 마이어 가문이 경영하고 있다. 조선소 안에는 3개의 도크가 있으며,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도크에 지붕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어 베르프트는 지난해 10월 지금까지 건조한 선박 중 최대 크기의 선박인 ‘Celebrity Solstice’호(12만 2.000GT)를 Celebrity Cruises에 인도했다. 이 외에도 Disney cruise Liners가 발주한 2척의 크루즈선이 각각 2011년, 2012년 인도를 목표로 건조 중에 있다.

2009년 3월 1일 기준으로 전 세계를 운항하고 있는 크루즈 선박(1,000GT 이상)은 총 325척이다. 또한 전 세계에 발주된 크루즈선은 38척, 총 340만GT에 달한다. 발주 상태인 크루즈선의 총 침실 수(berth)는 8만 4,300개로, 현재 운항 중인 크루즈선의 총 berth의 23%에 이른다. 발주 선박의 총 선가는 208억 달러다. 38척의 크루즈선 수주잔량 중 올해 인도 예정인 선박은 11척, 2010년 인도 선박은 14척, 2011년 8척, 2012년 5척이다.

현재 크루즈선을 발주한 선사들은 유럽 선사와 북미 선사들이 각각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Carnival 그룹의 7개 선사들이 전체 수주잔량의 45%, Royal Caribbean 계열사가 26%를 차지하고 있다.

 

110여개 선사 중 4개 선사, 시장점유 84%
카니발과 로얄캐리비안, 전체 시장의 2/3 차지
전 세계적으로 크루즈 선사는 약 110여 개가 있다. 이 중 주요 크루즈 선사로는 카니발(Carnival Cruise Lines),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 International), 스타 크루즈(Star Cruises), 엠에스씨 크루즈(MSC Cruises) 등이 꼽힌다. 독일 선박금융은행인 DVB가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까지 이들 4개 크루즈 선사들이 전체 크루즈 시장의 84%를 차지한다는 전망이다.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Carnival Corporation과 Royal Caribbean Cruise Lines(RCCL)은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형 크루즈 그룹 2곳은 전체 크루즈 시장의 36%와 26%를 각각 차지, 전체 시장의 총 2/3를 차지하고 있다(berth 기준).
미국 마이애미와 영국 런던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Carnival Corporation은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 그룹으로서, Carnival Cruise Lines을 포함한 11개의 크루즈 선사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Royal Caribbean Cruises Line(RCCL) 그룹은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 제2의 크루즈 선사 그룹이다. 이 그룹 계열사 중 유명한 크루즈 선사로는 Royal Caribbean International(RCI)이 있다. 1968년 설립된 로얄 캐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RCI)은 현재 총 20척의 크루즈선을 운행하고 있으며, 이들 크루즈선은 모두 ‘~ of the Seas’로 명명된 특징이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15만4,000GT)인 프리덤 급(Freedom Class) 크루즈선 3척(Freedom of the Seas, Liberty of the Seas, Independence of the Seas)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 기록을 갱신할 22만GT 오아시스 급(Oasis Class) 크루즈선 ‘Oasis of the Seas’호를 STX핀란드의 투르크(Turku) 조선소에서 인도할 예정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매선인 ‘Allure of the Seas’호도 같은 조선소에서 2010년 인도한다. 로얄 캐러비안은 독특한 곡선 모양의 선박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90년대 중반부터 크루즈선에 원형의 중앙 홀과 라운지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이것은 로얄 캐러비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2000년대부터 로얄 캐리비언은 크루즈선 중앙에 4층 규모의 프롬나드(Promenade) 아케이드를 적용, 크루즈선 내부 선실들의 폐쇄성을 극복하는 개방적 산책로를 마련한 한편, 카페와 상점 등을 배치해 호화로운 실내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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