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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외국인해기사 확보대책,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595호] 2023년 04월 03일 (월) 09:55:13 한종길 komares@chol.com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
한국해운항만학술단체
연합회 회장

해운산업의 3요소는 선박, 선원, 화물로 구성된다. 즉 해운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선원들이 금융비용이 낮은 양질의 선박으로 경쟁력 있는 운임을 지불하는 화물을 운반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선원, 특히 우수한 해기사 확보에 세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 해기사협회가 주축이 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가 2022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IMCO/ICS는 2021년 현재 2만 5,240여명의 해기사가 부족한 상태로 2026년까지는 2만 6여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드류리에서는 2027년에 외항상선은 현재의 6만 2,000여척에서 4,000여척 이상 증가한 6만 6,400척이 될 것이고 세계적으로 해기사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1항기사가 되기 전에 80~90%가 해상생활을 그만두고 전직하는 청년해기사의 급증으로 인하여 극단적인 역삼각형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기준으로 외항 상선 선장은 1,221명이지만 아래 직급으로 내려갈수록 인원은 급감하여 1등 항해사 1,049명, 2등 항해사 721명, 3등 항해사는 659명이다.

그 배경으로는 승선기간에 비하여 적은 휴가기간, 외국인 해기사에 비하여 낮은 임금, 비정규직화를 강요하는 고용 불안정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술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승선하는 우리나라 선장·기관장의 월평균 임금은 1만1,791달러(약 1,500만 원), 1급 항해사는 8,471달러로 주요 선원 공급국인 폴란드·루마니아의 절반 수준이고 필리핀이나 중국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다른 선박의 임금 수준도 국제 평균을 밑돈다.

하지만 근본적인 우리나라 청년 해기사 부족 위기요인은 극단적인 출생율 감소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이다. 줄어든 청년인구를 가지고 육상산업과 경쟁하면서 우수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에는 뛰어난 인재가 해양계 대학에 진학하고 해운기업은 큰 어려움 없이 선원들을 고용하며 해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사람이 없어 지방대학부터 문닫는 실정이다. 군인연금이 보장되는 직업군인을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과 토정비결을 믿는 문화적 토양에서 우수한 우리나라 해기사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우수한 청년해기사 확보를 위한 대책에 대하여는 다른 지면을 통하여 논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우수 외국인 해기사 확보를 위한 논의의 필요성과 대책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고용하는 외국인 해기사는 우리나라 해기사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선기장 이하의 직급에 주로 고용해 왔기에 우수한 외국인 해기사는 외국의 경쟁선사로 가고 남는 저임금 외국인 하급 해기사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해기사보다 더 저임금을 감수하는 우수한 외국인 해기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우수 외국인 해기사 확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함께 자국인 해기사와 외국인 해기사의 급격한 임금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일본은 1970년대 초반부터 외국인 해기사를 적극 활용하여 왔다. 일본정부의 해운정책을 담는 공식적인 기록물인 해운백서도 1980년대 말부터 일본해운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우수한 외국인 해기사를 양성, 확보해야 하는 정책적 당위성, 노·사·정의 노력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우수한 아시아출신 선원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것은 일본 외항해운의 안전성,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제경쟁력 향상에 필요불가결한 과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수해기사 확보를 위한 유럽선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일본은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아세안 국가들에 눈독을 들이고 해당국가의 선원교육기관에 승선실습에 활용한 실습선 제공, 시뮬레이터 제공, 교관의 재교육, 일본인 교수 파견, 선원교육기관에 장학금 제공 등의 노력을 해왔다.

우수 해기사 확보를 위한 일본의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선박 척수 증가에 따른 우수 해기사 확보를 위해 1998년 선원노동조합인 전일본해원조합과 일본선주협회가 노르웨이선주협회와 공동으로 필리핀에 정원 250명의 4년제 해기사 양성기관을 설치하였다.

나아가 일본 최대선사인 NYK는 2007년 마닐라근교에 자사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해기인력 양성을 위해 입학정원 120명의 NYK-TDG Maritime Academy를 설치하였고 MOL은 2018년 입학정원 300명의 MOL Magsaysay Maritime Academy설립하였다.

3개의 대학 모두 필리핀의 해기사양성교육기관으로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원자들은 필리핀 해기사 양성기관 통일시험인 MSAP에서 상위권을 독점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이고, 졸업생들은 안정적인 고용과 승진기회보장 등으로 해당 일본선사에 대한 소속감과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우리나라의 외항선박이 1,500여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외국선박을 관리하는 선박관리업 등을고려하면 매년 2,000여명 이상의 신규 해기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해기 경쟁력이 없는 질 낮은 저임금 해기사로는 대형화, 자동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수한 해기사 확보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 해기사를 대상으로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아세안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해운경제 협력의 하나로 어학력과 적응력이 뛰어나고 우수한 해기사 교육기관이 존재하고 장기승선에 대한 동기부여가 높은 필리핀 등에서 독자적인 해기사 양성기관을 설립 운영하고 이들을 우리 해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도구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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