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와 나용선자 금리조건 줄다리기 협상 치열


내년 6월부로 국제금리지표인 LIBOR(런던은행간거리금리)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해운업계의 기존 세일앤리스백(S&LB) 계약의 금리연동 BBC(나용선) 레이트 개정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LIBOR에서 신기준금리 SOFR(담보부익일물조달금리)로의 전환시 적용할 스프레드 조정치(CAS)를 놓고 선주와 해외용선자의 협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며, 유리한 금융조건을 얻기 위해 역학관계와 금융지식을 기반으로 한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LIBOR는 세계 주요은행들이 각종 금융거래에 이용하는 단기금리지표이다. 그러나 2012년에 표면화된 부정 조작사건을 계기로 2023년 6월에 달러LIBOR의 항구적인 공표 정지가 결정돼 있다.


선박금융시장에서 LIBOR는 선주와 은행 간의 달러화 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파이낸스의 한 형태인 S&LB 거래금리 연동 기반의 BBC 레이트에도 채용되고 있다.


예컨대, 하루 1,000달러의 나용선료에 ‘LIBOR+마진 2%’와 같은 변동부분을 얹는 방식으로 설정한다. 금리가 상승하면 BBC레이트도 증가하고 금리가 하락시에도 마찬가지로 연동된다.


내년 6월 LIBOR 폐지에 따라 기존 계약의 금리연동 BBC 레이트는 새로운 기준금리로의 전환이 필요하게 됐다.


LIBOR에 대체할 새로운 기준금리의 유력후보로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2018년 4월부터 공표를 개시한 ‘SOFR’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LIBOR와 SOFR의 금리수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은행의 리스크를 가미한 LIBOR보다 기본적으로 리스크 프레이트인 SOFR 방식은 금리수준이 낮다. 따라서 전환으로 인해 기존 계약조건이 가급적 바뀌지 않도록 SOFR 도입시 CAS를 더해 금리조건을 조정하게 된다. 용선자에게 CAS의 가치가 낮은 편이 유리해져 나용선료를 억제할 수 있다.


CAS에는 금융업계의 권장치가 있으며, 미국의 대체참조금리위원회(ARRC)는 3개월물로 0.26%를 권장하고 있다. ‘LIBOR+마진 2%’의 금융연동 레이트를 ARRC 권장 CAS로 전환할 경우 ‘SOFR+0.26%+마진 2%’가 새로운 연동조건이 된다. 하지만 이 CAS는 어디까지나 권장치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CAS는 당사자 간의 합의로 결정하게 된다.


유럽선주와 BBC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선박리스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럽의 나용선자와 교섭해 0.26%의 ARRC권장CAS를 제안했는데, 말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ARRC권장 CAS는 LIBOR와 SOFR의 과거 5년 중간값으로 산출됐으며, 2021년 3월 확정된 이후 1년 반이 경과했다. 이에따라 현상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채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IBOR와 SOFR의 금리차는 축소지향 추세이다. 9월초 시점에서 양 지표의 3개월물 금리차이는 0.11% 정도였으며, 이는 ARRC권장CAS의 0.26%와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나용선 레이트를 낮게 억제하고 싶은 용선자에게 ARRC권장CAS를 승난받는 것은 어려운 교섭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관련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일본의 선박리스 관계자는 “최근 수개월 LIBOR와 SOFR의 평균을 제시하는 등 협상을 계속했다. 물론 0.26%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최근의 금리차를 반영한 조건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라고 협상과정을 회고했다. 또한 “LIBOR와 SOFR를 숙지한 유럽 나용선자 측과의 협상이 치열했다. 항간에는 0%의 CAS로 유럽 측의 협상조건에 밀린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고 전했다.


일본 선박리스업계는 “0.26%의 CAS가 0%로 채용될 경우, 선가 3,400만달러의 울트라막스의 80%를 파이낸스하고 BBC기간 10년으로 단순 계약하면 5,000만엔 정도로 선주측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 10척 규모의 BBC선대를 보유한 선주라면 10년간 수억엔에 달하는 수입감소 영향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밖에 은행과 선주 간의 달러화 대출금리도 SOFR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 선주의 신용리스크와 은행과의 역학관계에 따라 이행후 금리조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관련업계는 전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가들은 자국 통화 리보금리를 대체할 실거래 기반의 무위험지표금리를 개발했다.  미국의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s)-미연방은행, 영국의 SONIA(Sterling Overnight Index Average)-잉글랜드은행, EU의 ESTR(Euro Short Term Rate)-유럽중앙은행, 스위스의  SARON(Swiss Average Rate Overnight)-SIX증권거래소 일본의 TONAR(Tokyo Overnight Average)-재팬은행이 그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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