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해적사건 132건, 선원납치피해 57명, 선박피랍 1건 발생
서아프리카 해역 내 근본문제 개선 필요, 아메리카 해역 9건 늘어
해수부, 2월 18일 ‘해적피해예방법’ 및 하위법령 개정 시행

 

서아프리카 해역의 해적사건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빈곤, 치안 등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해적활동이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해수부의 ‘2021년 전 세계 해적사건 발생 동향’에서 발표되었다. 이에 해수부는 선박, 선원 등 안전위험이 있는 위험해역 중 해적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고위험해역으로 지정하고, 고위험해역에 진입하는 선박에 안전조치를 필수화하는 개정안을 시행했다.
해양수산부가 2월 4일 발표한 ‘2021년 전 세계 해적사건 발생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해적사건은 총 132건 발생하여 전년(2020년) 195건보다 32.3% 감소하였고, 선원납치피해는 57명으로 전년 대비 약 57.7% 줄어들었다. 선박피랍 또한 1건 발생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체 해적공격 132건 중 실제 피해는 87.9% 발생하였으며 나머지 12.1%은 미수에 그쳤으며, 해적공격의 52.3%는 접안·정박 중에, 47.7%는 항해 중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싱가포르 해협에서는 모든 해적사건이 항해 중에 발생한 반면, 페루에서는 모든 해적사건이 정박 중에 발생했다. 선종별로는 산적화물선 47척, 컨테이너선 30척, 케미컬·화학제품 운반선 22척에서 피해가 나타났다.
해적사건 인명피해는 총 82건으로 전년 191명 대비 57% 감소했으며, 그중 선원납치 피해자 수는 우리국민 5명을 포함한 57명으로 최근 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원납치 피해는 모두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하였으며, 그중에서도 베냉, 상투메 프린시페, 가봉 등 고위험해역에 집중됐다. 이에 반해 선박피랍은 서아프리카 가봉 연안에서 1건 발생했으며, 해적들이 피해선박 위치정보 노출에 따른 연안국 해군 등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선박피랍보다는 선원을 납치하는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프리카, 해적 공격시도와 의심선박 지속 목격...위험성 여전,
서아프리카 해역, 58% 감소...“해적위험 자체 감소는 아냐”

동아프리카 해역의 해적사건은 아덴만 해역과 모잠비크 해역에서 총 2건이 발생했다. 동 해역에서는 해적퇴치를 위한 청해부대와 연합해군의 해양안보작전과 해상특수경비원의 승선 등 해적사건을 억제하는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해적 공격시도와 해적 의심선박이 지속해서 목격되는 등 위험성은 상존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도 소말리아 해적은 중화기로 무장하고 모선(Mother Vessel) 및 소형선박(Skiff)을 운영하는 등 충분한 공격능력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잠비크 해역에서는 매년 해적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위험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은 항시 높은 수준의 경계를 유지하고, 해적 피해예방 대응지침(BMP5)과 해수부의 ‘해적피해 예방·대응 지침서’에 따른 조치가 강조된다.


전 세계 해적사건의 26.5%가 발생하는 서아프리카 해역에서는 2020년 84건에 비해 58% 줄어든 35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하였다. 또한 동 해역에서 전체 인명피해의 76.8%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 모든 선원납치피해가 서아프리카의 배냉 등 기니만 해역에 집중되었다. 한편, 동 해역의 선원납치피해는 전년 대비 56.2% 감소한 57명의 납치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몸값을 노린 선원납치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아프리카 연안국 및 연합해군의 해적퇴치활동과 나이지리아 정부의 ‘딥블루 프로젝트(Deep Blue Proj
ect)’ 출범, ‘해적방지법’ 시행 등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서아프리카 해역의 전체 해적피해는 상당수 감소하였으나, 해적위협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해적 자체가 감소하였다기보다는 국제적 정세와 정치적 관심의 증대가 해적들의 운신의 폭을 줄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니만 연안국의 불안정한 정치·경제, 빈곤, 취약한 치안상황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는 해적활동이 다시 빈번해질 수 있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딥블루 프로젝트(Deep Blue Project)’는 해상보안 강화 및 해적행위 근절을 위한 함정, 고속정, 헬기 등 해상자산 현대화와 유관기관 공조체계 구축하고자 지난해 6월 10일 공식 출범한 조직이다.


아시아 해역, 싱가포르 해협서 생계형 해상강도 사건 증가
아메리카, 전년비 해적사고 증가한 유일한 해역

전 세계 해적사건의 44.7%가 발생한 아시아 해역에서는 전년 대비 22.4% 감소한 총 59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하였다. 연안국 및 ReCAAP 등 국제기구의 노력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대다수 지역의 해적사건은 감소하였으나, 선박들의 주요 통항로인 싱가포르 해협에서는 2019년부터 생계형 해상강도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 싱가포르 해협은 2021년 총 35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하여 아시아 전체 사건의 59.3%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야간에 동쪽으로 항해하는 취약선박을 대상으로 공격이 시도되고 있고, 선원에게 발각 시 바로 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접안·정박 중 전년 대비 65% 감소한 총 9건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인도네시아 해경의 순찰강화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필리핀 민다나오(Mindanao) 지역에서 2017년부터 급증하던 반군세력에 의한 해적사건은 정부군의 노력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최근 마닐라항 정박지에서 생계형 해상강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인근 해역 내 정박·접안 예정인 선박은 대비가 요구된다.
그러나 아메리카 해역의 해적사건은 총 36건으로 2020년 30건에 비해 6건 증가하였다. 동 해역의 해적공격은 주로 묘박지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총기를 사용하여 항해 중인 선박까지 공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메리카 지역 해적들은 선원들과 대치하거나 공격하지 않지만, 멕시코, 에콰도르 인근 해역에서 총기소지 무장해적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중남미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내부 사정에 의한 경제붕괴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해적활동 증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적피해 고위험지역, 해상특수경비원 승선 등 안전조치 필수화
한편 해수부가 서아프리카 해역을 중심으로 해적사건이 지속 발생함에 따라 해적예방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국제항해선박 등에 대한 해적행위 피해예방에 관한 법률(이하.해적피해예방법)’ 개정안을 2월 18일부터 시행한다.
이번에 시행되는 개정 법령에서는 우선 해적행위나 해상강도행위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선박, 선원 등의 안전에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해역을 위험해역으로 규정하고, 위험해역 중 해적에 의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고위험해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고위험해역에는 해상특수경비원을 승선시키는 등의 안전조치를 이행한 선박만 진입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해수부는 이번 법령 개정을 통해 선박 내에 선원의 대피처를 설치하였는지에 대한 확인·점검에서 나아가 선사나 선장의 해적피해 예방요령 이행, 자체적인 해적피해 예방대책 수립, 비상교육훈련 실시 여부 등도 확인하고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 선박에 승선하는 외국 해상특수경비업체로 하여금 반드시 우리나라에 사무소나 분소를 설치하고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하는 등 외국 해상특수경비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2021년 해적사건 발생동향 분석자료’는 해수부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www.gicoms.go.kr)에서, ‘해
적피해예방법’ 개정내용은 해수부 누리집(www.mof.go.kr)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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