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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해양사고 재결사례
노후 선체외판이 균열․파공된 후 부적절한 대응으로 침몰
[0호] 2020년 04월 26일 (일) 09:51:00 정대율 komares@chol.com

 

   

정대율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원장

이 침몰사건은 노후 선체외판의 균열․파공으로 다량의 해수가 화물창에 유입되어 발생한 것이나, 배수설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침수량을 감당하지 못한 것도 일인이 되어 발생했다.

 

 

<사고 내용>

ㅇ 사고일시 : 2009. 9. 7. 01:31경

ㅇ 사고장소 : 필리핀 사마르섬 바탕등대로부터 127도 방향, 약 50마일 해상

 

ㅇ 선박 명세 및 피해내용

선 명

A호

선 종

화물선

선적항

파나마, 파나마

총톤수

4,189톤

선원

19명

화물

원목 2,256개(7,631㎥)

제원

길이 103.01m x 너비 16.40m x 깊이 8.55m

기관종류, 출력

디젤기관 2,691㎾ 1기

피해

원목 2,256개 유실, 선체 침몰

 

ㅇ A호의 일반현황 및 선체관리

화물선 A호는 1988. 11. 1. 울산광역시 소재 동해조선소에서 건조‧진수된 파나마 선적의 강조 화물선이다. A호는 선미선교형 선박으로 [그림 1]과 같이 상갑판 하부는 선수로부터 선수탱크(FPT), 제1번 및 제2번 화물창, 기관실 및 선미탱크(APT) 순으로 구획되어 있고, 기관실 위로 선원거주구역 및 조타실이 위치한다. 또한 화물창 하부에는 연료유 또는 선박평형수(Ballast Water)를 적재하는 이중저 탱크(Double Bottom Tank)가 설치되어 있다. A호는 화물창에 원목을 적재한 후 철재의 덮개를 덮으나 수밀이 되지 아니하여 그 위에 방수포를 덮은 후 상갑판에 원목을 적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수포는 원목 적재과정에서 찢겨져 완전하게 수밀이 되지 아니하여 다량의 해수가 상갑판으로 덮칠 경우 해수가 화물창으로 유입될 수 있다.

 

   

[그림 1] A호의 일반배치도

A호는 각 화물창의 후부 격벽(좌․우) 바닥에 빌지(Bilge)가 고일 수 있도록 빌지웰(Bilge Well)이 설치되어 있고, 이 빌지웰에 모인 빌지는 기관실에 설치된 선박평형수펌프(Ballast Water Pump, 용량 : 시간당 160톤)와 다용도펌프(G.S Pump, 용량 : 시간당 160톤)에 의해 선외로 배출할 수 있다. A호는 휴대용 잠수펌프 4대(용량 : 시간당 24톤)가 비치되어 있으나 1대만 정상 작동한다.

A호는 2005. 5. 16. 중국 상하이에서 입거수리 기간 중 정부대행 제1차 정기검사를 필한 후 2010. 5. 15.까지 유효한 선박검사증서를 소지하고 있으며, 2007. 11. 27. 베트남 호치민에서 입거수리 기간 중 선급 정기검사를 필하였다. A호는 외판과 선체전반에 대한 두께계측을 실시한 결과 선급요건 이상 부식․마모된 외판이 발견되어 2005. 5. 중국 상하이에서 제1번 및 제2번 화물창 안 여러 개소의 늑골을 교체하였고, 또한 2007. 11.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교체하였다. A호는 기관장이 승선한 2009. 6. 12. 이후 제1번 화물창 선측외판의 3~4개소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본선 자체적으로 철판의 덧대기 용접수리를 실시하였다.

 

ㅇ 태풍「두쥐안(DUJUAN)」의 발생 및 이동경로

2009년 제12호 태풍 「두쥐안(DUJUAN)」은 2009. 9. 2. 09:00경(세계시+9시간)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열대성저기압이 발생하여 9. 4. 03:00경 중심기압 992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43노트, 강풍반경 350마일, 3노트의 속력으로 남남서진하여 북위 17도 06분․동경 128도 12분 해상을 통과하였다.

이후 태풍 두쥐안은 점차 중심기압이 낮아지고 바람이 세지며 발달하였고, 9. 5. 03:00경 이후부터는 중심기압이 985~98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52~60노트, 강풍반경 216~227마일, 13~23노트의 속력으로 북동진하여 9. 7. 03:00경 북위 26도 48분․동경 135도 54분 해상을 통과하였다.

 

ㅇ 사고 개요

A호는 2009. 7. 26. 선장을 포함한 선원 19명(선장, 1항사, 기관장, 1기사를 제외한 15명은 필리핀인)을 태우고 비료 약 6,200톤을 제1번 및 제2번 화물창에 적재한 가운데 울산항을 출항한 후 필리핀 일로일로항을 경유하여 2009. 8. 10. 필리핀 세부항에 입항하였고, 8. 18. 양하작업 과정에서 제1번 화물창내 선수 우현 쪽 바닥으로부터 2~3m 부근의 화물이 해수에 의해 손상된 것을 발견하고 선주 피엔아이(P&I) 검사원에 의해 검수한 결과 약 1톤의 화물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양하작업 완료 후 선수흘수 1.0~1.5m, 선미흘수 4.5~4.7m인 상태에서 제1번 화물창내 손상여부를 점검하였으나 그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8. 20. 세부항을 출항한 후 화물창을 소제하고 재차 점검하였으나 발견하지 못하였다.

 

A호는 8. 25. 파푸아뉴기니 바니모(Vanimo)항에 입항하여 원목 1,734개(약 5,865㎥)를 제1번 화물창에 566개(약 1,914㎥)와 제2번 화물창에 646개(약 2,185㎥)를 적재한 후 덮개(Hatch Cover)를 덮고, 방수포를 씌웠다. 그리고 상갑판에 약 5m 높이의 지주대를 세운 후 제1번 화물창의 상갑판에 231개(약 781㎥)와 제2번 화물창의 상갑판에 291개(약 985㎥)를 상갑판 상부 약 4m 높이까지 적재하였다. 그 결과 A호는 연료유 약 202톤이 적재된 상태에서 선수 흘수 6.59m, 선미 흘수 7.07m로서 배수량이 약 9,185톤, 매 센티미터 흘수변화량(TPC)이 15.48톤, 부면심의 평균위치에서 제1번 화물창의 중심까지의 거리(BG)가 약 0.761m, 그리고 매 센티미터 트림모멘트( )가 약 111.5이었다.

 

A호는 8. 29. 07:00경(세계시+10시간) 바니모항을 출항하여 침로 332도, 속력 약 10노트로 중국 장자강항을 향해 항해하였다. 1항사는 같은 날 11:00경 갑판장과 함께 제1번 화물창 안의 선수 우현 쪽에 위치한 제147번 늑골 부근에서 바닥으로부터 약 3m 지점에 매우 작은 파공이 발생된 것을 발견하고 천(Rag)과 볼트를 이용하여 임시 응급조치를 하였다.

A호가 예정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9. 2. 09:00경(세계시+9시간) 북위 약 18도 00분 00초․동경 약 130도 24분 00초 해상에서 열대성저기압(이후 9. 4. 03시경 제12호 ‘태풍 두쥐안’으로 발달하였다)이 발달하고 있자, 선장은 같은 날 17:00경 이 열대성저기압과 약 40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피항을 위해 주기관을 정지시켜 A호를 표류․대기토록 하였다. 당시 해상 및 기상상태는 폭우가 내리는 날씨에 서풍이 초속 약 6~8m로 불고 파고가 약 3m이었다.

 

선장은 9. 3. 05:30경 열대성저기압이 정지상태에서 발달하며 진행방향이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예보되자 보다 안전한 필리핀 연안으로 피항하기 위해 A호를 침로 약 270도, 속력 약 6노트로 운항하였다.

태풍 두쥐안은 9. 4. 09:00경 동북동, 초속 약 5m의 속력으로 이동하였다. 이에 선장은 9. 4. 12:00경 A호가 태풍 두쥐안으로부터 약 330마일 떨어진 해상을 침로 약 278도, 약 6노트의 속력으로 항해 중, 해상상태가 초속 약 6~8m(보퍼트 풍력계급 4)로서 호전되자 저녁 무렵부터 정상적인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박관리자에게 보고하였다. 그러나 선장은 이후 A호의 선체가 우현 쪽으로 약간 경사하는 것을 느끼고, 화물창을 측심한 결과 9. 4. 17:00경 제1번 화물창이 약 1m 침수된 것이 확인되자, 1항사에게 화물창을 점검토록 지시하였다. 1항사는 갑판장과 함께 제1번 화물창을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원목이 적재된 틈 사이의 공간을 이용하여 접근가능한 구역을 점검한 결과 선체외판(우측)에 부착된 제144번 늑골(선수격벽으로부터 선미방향으로 약 4.2m 지점)에서 화물창의 바닥으로부터 약 2.5m 지점에 용접선을 따라 수직방향으로 균열(길이 약 40cm x 너비 약 2cm)이 생긴 것을 발견하였다.

 

선장은 같은 날 18:00경 기관장에게 GS펌프를 작동하여 제1번 화물창에 유입된 해수를 배출토록 지시하였고, 1항사에게 휴대용 잠수펌프 2대를 설치․작동하면서 침수정도를 계측․감시토록 지시하였으며, 응급방수조치 방법 등을 협의한 결과 야간으로 어두워 작업 중 선원의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어 다음 날 일찍 방수작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선장은 본선 상황을 선박관리자에게 보고하고, 공무감독에게 상세히 설명하였다. 안전관리책임자는 공무감독으로부터 A호 상황을 보고받고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당직자를 배치하여 A호와의 비상연락체제를 구축하였다.

 

A호는 9. 5. 09:00경 1항사와 기관장의 감독 하에 제143번과 제144번 늑골 사이에 턴버클 3개를 이용하여 지지대를 설치하고, 그 사이에 천을 삽입하여 방수조치를 하였다. 그 결과 같은 날 14:18경 제1번 화물창의 침수량은 시간당 약 40톤에서 약 20톤으로 줄어들었고, 약 1m 침수된 상태에서 조금씩 낮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 휴대용 잠수펌프 4대 중 3대는 모터 고장으로 작동이 되지 않아 1대만 작동이 가능하였다. 선장은 선체가 우현 쪽으로 계속해서 경사하자 본선의 안전을 고려하여 약 7.5노트의 속력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필리핀 사마르(Samar)섬 마타르마오만(Matarmao Bay)을 향해 항해하였고, 선박관리자는 필리핀 대리점과 전화 연락을 하여 수중용접업체 수배 등 육상지원에 의한 선박수리 가능 여부 등을 조사하였다.

A호는 9. 6. 06:00경 사마르섬 동쪽의 가까운 해안에 도착한 후 해안을 따라 침로 333도, 약 8노트의 속력으로 북상하였으며, 선장은 같은 날 06:52경 선박관리자에게 필리핀 부근 육상에서 응급조치 및 배수작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전문을 보냈다. 당시 해상 및 기상상태는 서풍이 초속 8m로 불고 파고는 약 1m이었다.

선장은 제1번 화물창에 유입된 해수가 GS펌프로 잘 배출되지 않자 같은 날 07:20경 주기관을 정지한 후 기관장에게 선박평형수펌프를 개방하여 검사하도록 지시하였다. 선장은 같은 날 10:30경 표류하던 중 선박관리자에게 긴급 육상지원을 요청하였으나, 필리핀이 일요일(9. 6.) 및 국경일(9. 7.)로 수중용접 수리를 위한 잠수부 수배 등이 불가능한 상태로서 마닐라항으로 이동하여 수리하여야 하고, 잠수펌프도 마닐라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배하여 공급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기관장은 같은 날 11:00경 선박평형수펌프를 개방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어 복구한 후 선박평형수펌프를 작동하여 제1번 화물창의 해수 배출작업을 하였으나 GS펌프 작동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수작업이 잘 실시되지 않았다. 선장은 제1번 화물창의 빌지웰에 원목의 껍질이나 흙․뻘 등이 쌓여 막힘으로써 배출이 잘 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A호는 제1번 화물창내 침수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같은 날 12:00경 선체가 우현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하였고, 필리핀 선원들은 심하게 동요하였으며, 이에 선장은 같은 날 13:11경 이 사실을 선박관리자에게 보고하면서 긴급 육상지원을 재차 요청하였다.

기관장은 같은 날 17:00경 GS펌프와 선박평형수펌프를 교대로 운전하는 등 모든 방법을 취하였으나 빌지웰이 막혀 더 이상 배수작업이 곤란하며, 제1번 화물창 안의 균열부위가 확대되면서 침수량이 증가하여 균열부위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선장에게 보고하였다.

 

선장은 적절한 배수작업이 곤란하며 계속해서 선체가 우현 쪽으로 경사하여 약 12도의 경사를 이루고, 어두워질 경우 퇴선하는 과정에서 인명사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같은 날 17:50경 조난신호를 발신하고, 해양오염 예방을 위해 모든 연료유 탱크(약 150톤 적재되어 있었다) 등의 공기통풍구 및 덮개를 철저히 밀폐시킨 후 퇴선을 위해 우현 구명정 강하를 지시하였다. 그리고 선장을 포함한 선원 19명 모두는 같은 날 18:00경 우현 구명정으로 퇴선하였다. A호는 9. 7. 01:31경 침몰하였고, 이때 구명정은 본선으로부터 약 5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당시 사고해역은 제1번 화물창 침수 당시 폭우가 내리는 날씨에 서풍이 초속 5~8m로 불고 약 3m의 물결이 일었으나, A호의 침몰 당시에는 맑은 날씨에 서풍이 초속 5~8m로 불고 해상에는 높이 1~2m의 물결이 일었다.

선원 19명이 탄 구명정은 9. 7. 04:30경 필리핀 해안경비대에서 보낸 필리핀 어선에 의해 예인되어 같은 날 07:00경 필리핀 사마르섬에 도착하였다. 이 사고로 선박은 약 5000m 수심의 깊은 곳에 침몰되고 적재된 원목 일부가 해상에 떠 있었으나 회수하지 아니하였다.

 

<원인의 고찰>

1. 침몰에 이르게 된 물리적 현상 검토

A호는 제1번 화물창의 우측 선체 외판에 부착된 제144번 늑골의 용접선을 따라 수직방향으로 균열이 생겨 해수가 유입되었고, 이후 펌프를 작동하여 배수조치를 하였으나 원목의 나무껍질, 흙 및 뻘 등에 의해 빌지웰이 막히면서 적절한 배수가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균열부위가 커져 다량의 해수가 제1번 화물창으로 유입되면서 부력을 상실하여 침몰하였다.

 

가. 침수원인

1) 선체외판의 부식

A호의 제1번 화물창 외판은 두께 11~16mm의 강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A호는 외판과 선체 전반에 대한 두께계측을 실시한 결과 선급요건(기준두께의 20% + 1mm) 이상 부식․마모된 외판이 발견되어 2005. 5.과 2007. 11. 입거수리 기간 중 전부 교체한 후 선급의 검사를 필하였고, 이후 선체 외판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경우 본선 자체적으로 철판의 덧대기 용접수리를 실시하였으며, 사고 발생 직전 항차에도 비료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제1번 화물창내 제147번 늑골(우측)의 바닥으로부터 약 3m 지점에 작은 파공이 발생하여 임시 방수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즉 A호는 선급의 요건에 따라 선체두께를 계측하고 부식․마모된 외판을 교체하였으나, 그 이후 선체 부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물의 운송 등으로 제144번 늑골(우측) 부근의 외판이 전반적으로 부식이 된 상태이었다고 판단된다.

 

2) 잠수펌프의 작동상태 점검 및 비치

A호는 화물창의 후부 격벽(좌․우)에 빌지웰이 있어 화물창내 빌지는 펌프를 이용하여 배수될 수 있다. 그러나 원목을 적재한 상태에서 선체 외판의 파공 등으로 다량의 해수가 화물창으로 유입될 경우 원목의 껍질과 원목과 함께 적재되는 흙이나 뻘 등으로 인하여 구덩이가 막히게 되어 펌프를 이용한 배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원목선에는 응급 배수조치를 할 수 있도록 휴대용 잠수펌프를 비치하고 있으며, 이 펌프는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점검․관리되어야 한다. A호는 4대의 전기 구동방식의 휴대용 잠수펌프가 비치되어 있었으나 1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제144번 늑골(우측) 부근의 파공에 대한 응급 방수조치 이후 해수의 유입량이 시간당 20톤 정도로 낮아진 상태에서 빌지웰이 나무껍질, 흙 및 뻘에 의해 막혔더라도 휴대용 잠수펌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더라면 그 용량이 시간당 25톤이었으므로 선박의 침몰까지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나 정상 작동하고 있던 1대의 휴대용 잠수펌프도 오랜 사용으로 고장이 나 수리가 불가능하게 되자 더 이상 제1번 화물창에 유입되는 해수를 배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3) 선체피로의 가능성

A호는 바니모항에서 좌현 접안하고 원목을 선적한 부선을 우현 쪽에 접현시킨 후 기중기(Derrick)를 이용하여 적재하였다. 이 과정에서 부선이 선체외판과 접촉하면서 어느 정도 손상을 줄 수는 있을 것이나 바니모항의 기상 및 해상상태를 고려할 때 큰 피해는 주지 아니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화물창내 원목의 적재 및 평활작업(Trimming) 중 원목이 창내 외판이나 기타 강재들에 충격을 주어 선체 재질의 피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나. 제1번 화물창 침수에 따른 침몰가능성

이 침몰사고는 제1번 화물창내 제144번 늑골의 수직방향으로 균열이 생겨 해수가 유입된 후 선체가 우현 쪽으로 경사하면서 발생하였으므로 제1번 화물창이 가득 침수되었을 때의 흘수변화와 침수부위 확산 등에 대해 검토해 본다.

 

1) 선체의 경사

A호는 바니모항을 선수흘수 6.59m, 선미흘수 7.07m인 상태로 출항하였으므로 평균 흘수 6.83m이고, 수면으로부터 상갑판까지의 높이가 약 1.72m이다. 그리고 너비가 16.4m이므로 선체가 우현 쪽으로 경사하여 수면이 상갑판에 이르게 될 경우 약 11.8도 경사되어야 한다.

또한 A호는 화물 적재 후에도 다량의 해수가 상갑판으로 덮칠 경우 해수가 화물창으로 유입될 수 있고, 수면이 화물창의 덮개코밍까지 닿을 경우 화물창에 해수가 유입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화물창 덮개는 캠버를 고려할 때 상갑판 상 높이 약 81cm이고, 선측으로부터 약 3.9m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선체가 약 30.5도 이상 경사되면 수면에 닿게 되어 해수가 화물창에 유입될 수 있다.

 

2) 흘수의 변화

제1번 화물창은 용적이 4,620.8㎥이고, 선체의 중심으로부터 화물창의 중심까지의 거리(LCG)가 선수방향으로 24.46m이며, 화물창의 중심은 선저로부터 약 5.39m에 위치하고 있다. 제1번 화물창에는 바니모항에서 1,914㎥의 원목을 적재하였으므로 선체 파공으로 유입될 수 있는 해수의 최대량은 약 2,706.8㎥(약 2,774.5톤)이다. A호의 바니모항 출항 당시 배수량은 약 9,185톤이고, TPC는 15.48톤이다. 출항 당시의 상황에서 제1번 화물창에 해수가 약 1,700톤 유입된 것을 가정할 때 흘수는 약 1.1m 증가하여 평균 흘수는 7.93m가 되고, 부면심의 평균 위치에서 제1번 화물창의 중심까지의 거리(BG)와 매 센티미터 트림모멘트( )가 각각 약 1.833m 및 약 117.3로 변하면서 트림이 약 1.7m 선수트림(Trim by the Head)을 발생시켜 선수흘수는 약 8.54m, 선미흘수는 약 7.32m에 이르게 되어 해수가 상갑판까지 올라오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트림변화량 = Displacement(배수량) × BG/(100 × MTC)

= (9,185+1,700)×1.833/(100×117.3) = 1.70미터

 

그리고 제1번 화물창이 완전히 침수될 경우에는 평균흘수 8.62m, 선수흘수 약 9.31m, 선미흘수 7.93m가 되어 선체경사를 고려할 때 그 이전에 화물창 덮개를 통해 해수가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3) 침수부위의 확산

A호는 화물창내 원목 적재 후 철재의 덮개를 닫고 그 위에 방수포를 덮었으나, 상갑판에 원목 적재과정에서 방수포가 찢겨져 완전한 수밀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다량의 해수가 상갑판으로 치고 올라오거나 선체가 침하 또는 경사되어 해수가 화물창의 덮개코밍 상부에 이르게 될 경우 화물창은 침수하게 된다. 그러므로 A호는 제1화물창이 완전히 침수될 경우 선수흘수가 9.31m가 되어 선수창고도 공기통풍구 등을 통해 침수될 것으로 판단되며, 그 결과 선체의 우현 경사와 함께 갑판적 원목이 우현 쪽으로 쏠리면서 제2번 화물창에도 덮개코밍을 통해 해수가 유입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 소결론

A호는 제1번 화물창내 제144번 늑골(우측)의 수직방향으로 균열이 생기면서 다량의 해수가 제1번 화물창에 유입되었고, 원목의 껍질과 흙․뻘 등에 의해 빌지웰이 막혀 유입된 해수를 펌프로 배출할 수 없어 선체가 우현 쪽으로 경사하였으며, 선수부가 심하게 침하되었을 때 폐쇄되지 아니한 개구부를 통하여 선수창고 등이 추가로 침수되었고, 또한 외판의 균열부가 강한 수압을 받으며 확대되어 제2번 화물창까지 침수가 확산됨으로써 결국 부력을 상실하여 침몰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2. 인명안전에 대한 검토

A호는 제1번 화물창내 제144번 늑골의 용접선을 따라 균열이 생겨 해수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창내 응급방수작업을 야간에 무리하게 수행할 경우, 선체가 우현 쪽으로 심하게 경사하는 상황에서 갑판적 원목을 해상에 투하할 경우 또는 선박의 침몰에 임박하여 야간에 선원을 퇴선시켰을 경우 선원의 사상이 발생할 위험성은 매우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장은 최우선적으로 선원의 안전을 고려하여 갑판적 원목의 해상투하를 무리하게 행하지 아니하였으며, 모든 선원을 밝은 주간에 안전하게 퇴선토록 조치함으로써 모든 선원의 사상없이 퇴선하였고, 퇴선 1시간 전에 조난신호를 송신하여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다.

 

3. 원인요소 분석

가. 환경요소

태평양 서안의 필리핀 동쪽 해역은 연중 태풍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하여야 한다. A호는 2009. 8. 29. 파푸아뉴기니 바니모항 출항 후 중국 장자강항으로 항해하던 중 9. 2. 열대성저기압이 본선의 진로 전방 약 400마일 해상에서 발달하자 피항 차 주기관을 정지한 채 표류 대기하였으며, 당시 해상 및 기상상태는 폭우가 내리는 날씨에 서풍이 초속 약 6~8m로 불고 파고가 약 3m이었다. 이후 침몰할 무렵에는 초속 5~8m의 서풍과 약 1~2m의 파도를 받는 등 대체적으로 잔잔했다.

 

나. 선원요소

A호는 최소승무정원 14명으로서 당시 19명이 승선하고 있었고, 유효한 해기면허를 소지하고 법정교육을 이수하고 있었다. 다만, 한국 선원 4명을 제외한 필리핀 선원 15명이 선체가 우현 쪽 약 12도 경사한 상태에서 심하게 동요한 것은 선장의 선박 지휘에 큰 어려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어 이들에 대해 비상대응대비를 위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 선박요소

A호는 선령 20년이 넘는다. 선령이 오래될수록 선체나 설비, 기기가 노후해지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점검과 정비가 요구된다. 이에 A호는 2005년 및 2007년 입거수리 기간 중 선체외판에 대한 두께계측을 한 결과 부식이 심하여 여러 곳을 교체하였고, 2009. 6. 12. 이후 항해 중 제1번 화물창 선측외판의 3~4개소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회사에 보고하고 본선 자체적으로 철판의 덧대기 용접수리를 실시한 바 있어 선체외판에 대한 보다 철저한 점검․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라. 운항지침요소

1) 기상악화 예상 시 운항절차 : A호의 선박업무절차에는 선장으로 하여금 황천항해 시 당시의 기상상태에 적합한 조선방법을 구사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피항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비상대응절차

선박에서 발생 가능한 비상상황을 식별하여 규정하고, 이에 대한 예방책 강구 및 교육․훈련을 통하여 사고방지와 실제 비상상황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하여 사고피해를 극소화하고 확산방지를 도모하는 한편 사고의 원인조사, 분석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유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목적으로 비상대응절차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안전관리책임자는 해양사고가 발생한 경우 육․해상직원의 신속한 대응 처리 및 재발방지를 위하여 안전관리책임자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구성, 가동하여 인명, 선박 및 화물에 심각한 손해․손실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마. 선장의 행위요소

1) 선박의 임의좌주에 대한 검토 부족

선장은 제1번 화물창내 제144번 늑골의 용접선을 따라 선체외판이 균열되어 침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 해안 쪽으로 항해하여 사고 당일 06:00경 필리핀 사마르섬 동쪽의 가까운 해안에 도착한 후 자력으로 필리핀 내항을 향해 북상하던 중 GS펌프에 의해 해수가 잘 배출되지 않자 이대로 항해할 경우 화물창 내 균열부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같은 날 07:20경 주기관을 정지한 후 기관장에게 선박평형수펌프를 개방하여 검사하도록 지시하면서 선박관리자에게 긴급 육상지원을 요청하였다. A호는 같은 날 11:00경 펌프를 개방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고, 복구 후 작동하였으나 제대로 배수작업이 되지 않았으며, 같은 날 17:00경 더 이상 배수작업이 곤란하고 균열부위가 확대되면서 침수량이 많아지자 같은 날 17:50경 조난신호를 울린 후 같은 날 18:00경 구명정을 강하하여 모든 선원이 퇴선하였다. A호는 선원 퇴선 후 6시간 31분이 경과한 시점에 침몰하였다.

 

A호 주기관은 퇴선 당시까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었고, 선체가 약 12도 경사할 경우 수면이 상갑판에 이르게 되지만 충분한 복원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선장은 퇴선 7시간 전인 사고 당일 11:00경 펌프에 의한 배수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같은 날 12:00경 필리핀 선원들이 심하게 동요하여 적절한 지휘통제가 어려운 사정과 화물창의 바닥에 위치한 연료유탱크에 Bunker C유 약 150톤이 적재되어 있어 해양오염사고의 우려가 높은 상황을 고려할 때 저질이 모래나 뻘인 저수심대의 가까운 해안에 임의좌주를 검토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A호는 임의좌주를 하였다면 침몰까지 이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선장이 이에 대한 시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있다 할 것이다.

 

2) 갑판적 원목의 해상 투하에 대한 검토

선장은 화물창의 침수 등으로 선박이 부력을 상실하여 침몰의 위험에 놓일 경우 최우선적으로 선원의 안전을 확보한 후 선박과 화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갑판적 원목의 해상 투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A호의 퇴선 당시 사고해역은 맑은 날씨에 서풍이 초속 5~8m로 불고, 파고는 1~2m로서 많이 잔잔한 편이었다. 해상상태가 잔잔한 상태이었으나 선체가 약 30.5도 경사된 상태에서 갑판적 원목을 해상에 투하하기 위해 고박을 풀고 본선의 기중기를 이용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또한 작업과정에서 인명사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 그러므로 선장이 퇴선 전 갑판적 원목을 해상에 투하하지 아니한 조치가 부적절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 관리요소

1) 선박검사

A호는 관계법령이 정하는 선박검사를 받고 합격하였으나 법정 선박검사만으로는 선박의 결함을 찾아 시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선박관리자는 A호가 운항 중 화물창내 선체외판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본선 자체적으로 철판의 덧대기 용접수리를 실시하는 등 그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에 입거계획을 수립하거나 기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비의지를 행하지 아니한 것은 아쉬움이 있다.

 

2) 비상상황에서의 기술적 지원

선박관리자는 선장으로부터 침수보고를 받았을 때 상황을 낙관하여 본선 자체적으로 필리핀 마닐라항으로 항해하여 수리하는 것 등을 고려하였으며, 사고 당일 06:52경 선장이 응급조치 및 배수작업을 위해 긴급 육상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필리핀의 휴일과 공휴일로 인해 지원하지 못하였다.

선박관리자는 또한 선원의 퇴선 직전 A호 주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으므로 가까운 필리핀 연안으로의 임의좌주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여 선박에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지원을 하였더라면 전손상태의 침몰까지 이르지는 않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아니한 것은 아쉬움이 있다.

 

 

<시사점>

○ 노후선박의 선체외판 등에 대한 자발적인 점검․정비를 강화하자.

유조선․산적화물선 및 위험물산적운송선(액화가스산적운송선 제외)은 건조검사 및 선박검사 외에 선체구조를 구성하는 자료의 두께확인 등 강화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A호는 선령이 20년을 초과하며, 관계법령에 따른 모든 선박검사에 합격하였음에도 양호한 해상상태에서 선체외판이 균열․파공되어 침몰하였다. 선박의 상태는 선박에 승무하고 있는 선원과 이 선박을 관리․감독하는 선박운항자․선박관리자가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관계법령에 의한 검사는 최소 요건만을 요구하므로 노후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서는 선체외판 등 선체구조에 대한 자발적인 점검․정비를 강화하여 사전에 입거계획을 수립하거나 기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원목선의 경우 휴대용 잠수펌프의 점검․정비를 철저히 하자.

원목선은 화물창내 원목을 적재한 후 침수되면 빌지웰이 원목의 껍질, 흙․뻘 등으로 막혀 다목적용 펌프(GS Pump) 및 선박평형수펌프(Water Ballast Pump)를 이용한 배수작업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휴대용 잠수펌프는 비상상황에서 화물창내 설치하여 배수작업에 유용하게 이용 가능하므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수․관리하고, 고장 시 자체 수리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여유 부속(Spare Part)을 비치하여야 한다.

 

○ 선원에 대한 비상대비대응 교육․훈련을 강화하자.

A호 선장은 화물창의 침수로 선체가 우현 약 12도 경사되자 필리핀 선원들이 심하게 동요하여 선박 지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비상상황에서 필리핀 선원의 동요는 비상대비대응교육훈련이 충분히 실시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선장은 선박의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을 식별하고,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대응에 대하여 선원들에게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교육․훈련을 반복적으로 시켜 익숙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다국적 선원이 승무하고 있는 선박의 경우에는 비상대비대응교육훈련이 적절히 실시되면 위급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으로 인한 문제점 해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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