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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경쟁보다는 질적경쟁으로 2020년대는 생존이 성공
[555호] 2019년 12월 02일 (월) 14:35:19 임종관 komares@chol.com
   
임종관
경영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문위원)
전 KMI 부원장

최근 해외 해운관련 보도내용은 2020년 해운시장의 수요공급 상황에 집중되고 있다. 2020년이 해운기업의 지속적인 생존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언론마다 다소간의 시각차이가 있고 해운섹터별로 세부전망이 엇갈리긴 하지만 대체로 해운시장의 수급상황은 어두운 쪽이다. 거론되는 주요 이슈는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경제의 하강추세, IMO 2020, IMO 2030 및 2050, 해운관련 신기술 등이다. 몇몇 다른 견해들이 있기는 하나 시장참여자들은 대체로 이들 이슈들이 해운시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해운시장의 물동량을 좌우하는 수요부문에서 세계경제 침체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OECD와 IMF 모두 경제성장 예상치를 낮추어 가고 있다. OECD는 2019년 세계경제 성장치를 2.9%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0년 성장률도 2.9%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2019년에 2.3%에 그치고 2020년에는 2.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해운시장 물동량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9년에 6.2%에 그치고 2020년에는 5.7%로 크게 낮아지며, 2021년에는 5.5%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수출입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부 유럽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물동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40년 가까이 누적되어 온 중국경제의 성장통을 미·중 무역갈등이 폭발시킬 수 있음을 간과하는 견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전문기관들은 이러한 위험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주도 성장구조를 내수주도 성장구조로 전환시켜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수출주도 성장구조를 유지해도 5.7% 성장은 물동량 증가를 어렵게 하는 것인데 내수주도 즉, ‘국내생산-국내소비 성장구조’로 전환되는 5.7%는 중국의 수출입물동량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거시 성장구조 전환은 해운시황에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0년 해운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IMO 변수이다. 해운시장의 공급측면을 매우 혼란스럽게 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우선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황산화물 배출규제인 IMO 2020은 해운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엄중하기 때문에 많은 해운기업들이 대응방법을 확정하지 않고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다려보자’는 대응방법이 저유황유 가격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저유황유 가격 상승이 선박운항의 연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운기업의 생존을 어렵게 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서는 선박 해체량을 크게 증가시켜 시장의 수급상황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에는 해운기업들의 대응방향이 안개 속에 가려질 것이며 하반기에 가서야 해운회사들의 대응방향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만약 2020년 하반기 이후 해운회사들이 대거 스크러버 설치로 방향을 정하는 경우 현물시장의 공급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는 해운회사들이 LNG추진선박 신조전략으로 대거 몰리면 신조선가의 급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혼란기에는 ‘치고 빠지는(hit and run)’전술을 구사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기 마련이나 성공시키기 매우 어려운 방법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조선박을 발주하지 않았던 해운기업들이 이 전술에 의존하다가 실패하면 치명상을 볼 수도 있다. 치명상을 입는 해운기업이 많아지면 금융위기 이후 해운시장을 억눌러 왔던 ‘공급자 함정’이 마지막 단계를 벗어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IMO규칙을 준수하는 새로운 선박들이 해운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함으로써 수급상황이 빠르게 호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양적경쟁’이 ‘질적경쟁’으로 대체되어 가는 것이다. 생존자는 질적 수혜자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IMO 2020’을 시작에 불과한 변수로 판단한다. 더욱 어려운 변수는 IMO 2030 및 2050이다. IMO가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를 강화시키기 위해 설정해가는 변수이다. 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황산화물 감축에 비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2030년까지 선박연료유의 탄소집적도(carbon intensity)를 40% 축소시키자는 ‘IMO 2030’과 2050년까지 70% 감축시키자는 ‘IMO 2050’은 선박연료 및 관련기술의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최근 많이 건조되고 있는 LNG추진선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2030년은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짧은 기간에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수소선박이 개발되고 있는 배경인 것이다. 황산화물 배출규제가 요구하는 선박의 질적 변화는 비교적 쉬운 과제이나 탄소배출규제가 요구하는 질적 변화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해운기업들의 ‘질적경쟁’을 본격화시키게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넘게 추구해온 선박의 대형화·고속화가 양적경쟁을 심화시켜왔다. 50만 톤이 넘는 유조선이나 2만 3,000TEU를 넘기는 컨테이너선은 모두 양적경쟁의 산물이다. 이러한 양적경쟁은 인류의 생존환경을 위협하는 환경오염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무공해를 지향하는 질적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무공해선박으로 질적경쟁을 해야 하는 출발선이 2020년인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관련기술은 사람이 운영·관리하던 해운서비스를 디지털화시키는 스마트해운으로 변신시켜 갈 것이다. 선박과 서비스 모두 질적 변화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해운경영전략도 양적전략에서 질적전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기에는 생존이 성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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