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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회사, 중국시장 역할 재정립해야
[553호] 2019년 10월 01일 (화) 16:11:41 임종관 komares@chol.com
   
임종관
경영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문위원)
전 KMI 부원장

중국 국가통계국이 9월 26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8%를 기록하였다. 중국 PPI는 지난 5월부터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하여 7월에는 -0.3%로 반전되었으며, 8월에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중국의 PPI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중국경제가 장기 하강국면에 빠지게 한 바 있다. 그리고 2016년 9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해오다 3년만인 지난 7월에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중국경제가 또다시 하강국면에 빠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감이 커지게 된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하면 산업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7월의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이 4.8%에 그쳤는데 이 수치는 2002년 2월 이후 1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산업생산이 위축되면 실업률이 증가하게 되어 가계소비 위축으로 연결된다. 결국 생산과 소비가 연달아 위축되는 악순환 싸이클이 형성됨으로써 경제성장률도 낮아지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금년 2분기 경제성장률이 6.2%로 낮아짐으로써 마지노선으로 설정된 6.0%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 하는 국내외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리커창 총리가 최근 6% 성장률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실토함으로써 세계 경제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중국경제의 안정선을 무너뜨린 또 하나의 지수는 위안화 환율이다. 지난 8월 5일 중국 역외외환시장에서 달러기준 위안화의 교환비율이 7위안을 넘어섬으로써 2008년 이후 안정선으로 설정된 7위안이 11년 만에 무너진 것이다. 환율의 불안감은 중국경제의 대외관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경제외적인 측면에서도 중국경제를 저해하는 불안요인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영토분쟁관계인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보복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미국의 사드배치를 수용한 한국에 대해서도 경제보복을 실시함으로써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이 퇴출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미국과는 첨단기술과 지적재산 도용문제를 기화로 무역분쟁 상태까지 치닫고 있다. 이처럼 정치외교적인 문제가 경제문제로 번지는 사태는 중국에 진출해있는 외국기업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와 같이 중국경제는 경제내적 요인(내생변수)뿐만 아니라 경제외적 요인(외생변수)까지 모두가 비우호적인 것들이 우호적인 요인들을 밀어내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우세해지는 상황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 Ratings)는 9월 9일 중국경제의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했으며, 2020년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의 6.0%에서 5.7%로 3%포인트나 깍아내렸다. 중국정부가 국가경제의 안정을 위해 설정했던 성장률 하한선인 6%가 내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 경제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여건이 안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극단적 비관론에 대해 악의적인 견해라고 비난해왔다. 이런 갑론을박의 와중에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이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Development Research Center of the State Council)와 공동으로 작업하여 ‘Innovative China - New Drivers of Growth’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공동연구 보고서는 중국경제가 외연적 성장단계에서 내연적 성장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처해 있으며 혁신을 단행하지 않으면 지속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혁신이 실패하는 시나리오에서는 2020년대 중국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4%로 낮아지고 2030년대에는 1%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혁신에 성공하는 시나리오에서도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에 5%이고, 2030년대에는 2%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최고 싱크탱크 중 하나인 발전연구센터가 참여한 연구내용에서도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현재 체감하고 있는 것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해운기업들은 이와 같은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를 물류측면에서 재해석하여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물동량 측면에서 볼 때 중국경제의 문제점은 과잉 생산력이다. 이 과잉생산력은 주로 경공업과 중화학공업분야이다. 중국정부는 이 과잉생산력을 해소하는 한편, 첨단공업분야 생산력을 키워가는 질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도기에서 미국과 무역마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중국은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여 지칠 줄 모르고 성장해왔다. 외국인투자가 몰리면서 세계경제의 생산공장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선진국의 하청공장을 벗어나고자 한다. 세계은행과 국무원발전연구센터가 권고한 것처럼 혁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체제의 혁신은 중국 수출입 물동량의 양적·질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생산력의 거품이 폭발하거나 꺼지면서 물동량이 축소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거래선이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해운회사들은 중국시장의 화주들에 대한 선별작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경공업 및 중화학 공장 중 일부가 동남아 및 서남아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운회사는 이러한 공급망 이동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해운회사들에게 가장 어려운 상황은 미·중 무역분쟁이 원만히 타결되지 않고 또 중국의 산업체제 혁신도 실패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과잉생산력의 점진적인 축소도 못하고,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로 이동도 못하게 될 수 있다. 이처럼 적절한 조정이 실패하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이 폭락하는 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국영 및 민영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도산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두 번이나 예측한 바 있으며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비대해진 중국경제가 폭발하여 세계경제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향후 예상 가능한 대부분의 상황이 중국경제의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해운회사들은 지금까지 세계 해운시장에서 중국이 담당해온 역할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중국 해운시장 역할의 재정립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해운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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