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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마트 선박 개발 범국가적 협력 시급하다
수은 양종서 선임연구원 ‘스마트선박 개발 현황과 과제’ 보고서
[546호] 2019년 03월 04일 (월) 10:47:50 강미주 newtj83@naver.com
   
 

개별사 대응 어렵고 시장 종속화 우려, 기술개발+시장전략 필수
 

우리나라의 스마트 선박 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하여 크게 하락할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범국가적인 협력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스마트선박 개발 현황과 과제’ 중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스마트선박 개발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스마트선박 개발은 대형조선 3사 각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적 지원이 미흡하고 국내 기관 간의 폭 넓은 협력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스마트선박 기술개발에 뒤처질 경우 시장의 주도권을 경쟁국에 넘기고 이들에 종속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가적 지원 방안이 신속하게 마련되고 범국가적 협력 하에 관련 기관이 총체적으로 참여하는 개발 노력이 실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마트선박 시장이 본격화되는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우나 향후 15~20년간 지속적인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격모니터링 수준의 기능은 선박에 탑재되기 시작했으며 점차 무인화를 향하여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롤스로이스(Rolls Royce)는 자사의 로드맵을 통하여 2035년까지 원양 항해 선박의 완전 무인화를 계획 중이다. 2020년 일부 선원의 감소와 원격제어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발표된 계획보다는 시장의 흐름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스마트선박 기술 선도…전 부문 연구 동시 수행

유럽은 2012년부터 3년간 EU의 지원으로 진행된 타당성검토 과제의 성격인 ‘MUNIN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적, 법률 및 제도적, 경제 및 사업적 측면의 타당성을 연구하고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각국별 또는 국가간 연구기관, 대학, 기업, 해사관련 기관 등의 폭넓은 협력과 국가적 지원 하에 여러 개의 다양한 목적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가장 빠른 개발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의 스마트선박 개발은 기술개발 영역 뿐 아니라 법률 및 제도, 비즈니스모델, 안전 및 보안 등 모든 관련 부문에 대한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자 및 해양솔루션 부문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진 콩스버그(Kongsberg)사는 현재 독자적 플랫폼 개발과 여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실선건조 단계에 와 있으며 M&A를 통한 기자재부문 사업의 확대까지 실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동사는 2017년 5월 노르웨이 비료업체 야라(Yara)와 세계 최초의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인 120teu급 ‘YARA BIRKELAND’호의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동 선박은 길이 79.5m, 3,200dwt급 소형 화물선이며, 7~9MWh의 배터리팩을 장착한 완전 전기추진 방식의 탄소배출제로 선박으로 설계됐다. 2018년 8월 노르웨이 특수선 조선소인 VARD에 약 330억원에 발주됐다. 2020년 1분기 중 선박이 인도된 후 선원이 탑승한 유인 상태의 시운전이 시작되고 점진적으로 완전 무인자율 운항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무인 운항은 2022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DNV-GL은 2013-2014년 근거리용 무인 전기추진 화물선 ‘ReVolt’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ReVolt는 100teu급 60m 길이의 소형컨테이너선으로 연안이나 근해(short-sea)를 운항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동 선박은 6노트의 속도로 100해리 이내의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이다. 선원비, 연료비, 유지관리비의 절감으로 30년 수명주기 동안 약 3,400만달러의 비용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는 개념단계이며 축소모형의 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SIMAROS(Safe Implementation of Autonomous and Remote Operation of Ships)는 OSV 무인선박 개발 프로젝트이다. 동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Kongsberg와 영국의 해양 솔루션 업체인 Automated Ships가 2016년 무인 완전자동운항 OS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자 공동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선박은 노르웨이 조선소인 Fjellstrand에서 건조될 계획이며 총 예산은 1,800만NOK(약 23억원)이다.

AUTOSEA는 자율운항선박의 충돌회피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이다. 노르웨이 연구위원회(NFR)의 후원으로 1,100만NOK(약 14.4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프로젝트 기간은 2015~2019년이다. ONE SEA는 2025년까지 발트해에서 ‘autonomous maritime ecosystem’을 구축, 운영하기 위한 핀란드의 프로젝트이다. 자율운항선박들의 운항에 있어 공해물질 배출 최소화 및 연료효율 향상, 안전사고 방지, 경제성 향상 등을 통한 최적의 운항환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가 주도 스마트선박 개발 적극 추진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에서 조선산업 지원을 천명한 이후 국가적 주도 하에 스마트 선박을 개발 중이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개념 선박인 ‘Green Smart’호를 2017년 건조완료하여 운항에 들어갔다. 설계는 CSSC 산하 설계 및 개발 전문사인 SDARI에서 담당했고 CSSC 산하의 Huangpu Wenchong 조선소에서 건조하여 영국 로이드선급의 심사를 통과했다. 동 선박은 실제 항해를 통하여 기기에 부착된 모니터링 장비로부터 실선 항해시의 기기 상태, 보안 및 안전, 유지 및 보수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향후 스마트선박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은 2017년 자국내 선급과 조선사, 해운사 뿐 아니라 세계적인 선급 및 기업들과 연합하여 스마트선박을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중국내 연구소와 대학 등 연구기관, 선사, IT 기업 등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은 여러 개가 더 실행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면적의 자율운항선박 시험해역을 건설 중에 있다. 중국은 2018년 2월 홍콩 서남쪽에 위치한 만산군도万山群島 4개 섬으로 둘러싸인 해역을 무인 자동운항선박의 시험해역으로 조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단계는 21.6㎢의 넓이로 우선 조성한 후 2단계로 750㎢까지 확장하며 세계 최대의 시험해역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이는 아시아 최초의 무인선 시험해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국내 조선사, 해운사, 선급, 기자재 업계 등이 총체적으로 참여하여 개방형 플랫폼을 개발하는 SSAP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자신들의 플랫폼을 국제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스마트선박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조선산업을 부흥하기 위한 ‘해사생산성혁명’ 정책을 추진하여 2025년까지 250척의 스마트선박을 일본 내에서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내 조선업 연구기반이 약하다는 약점을 해운사들의 기술력 등 범국가적 협력으로 보완하며 스마트선박 개발을 추진 중에 있고, 현재 개발된 개방형 플랫폼을 외국기업에까지 개방할 지 여부는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 3사 개별 대응 한계

반면 한국 조선업계는 스마트선박 개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못하며 기관간의 협력도 없는 상황으로 조선 3사가 각각 개발에 임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한국형 플랫폼을 통일하여 시장의 주도권을 공동으로 장악하려는 의도로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각사의 우선권을 주장하며 2016년 논의가 중단된 이후 각사는 개별 플랫폼 및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일부 조선사는 모니터링 수준의 시스템을 판매 선박에 탑재하고 고객 선주에 대한 운항데이터를 확보하는 수준까지 진전되었으나 무인 자동운항까지 목표로 하는 해외 프로젝트의 실선 건조에 비해서는 늦은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단계별 스마트선박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동사는 지난 2012년 원격 모니터링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Smart Ship 1.0을 개발하여 현재까지 300척 이상의 자사 판매 선박에 장착했다. 현재는 친환경, 안전 운항, 연료효율성 등에 중점으로 둔 Smart Ship 2.0을 개발 중에 있으며, 차세대 솔루션으로 Smart Ship 3.0 개발을 계획 중에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스마트선박 솔루션인 ‘인텔리맨십(Intelliman ship)’을 개발하고 2018년 1월부터 계약된 모든 선박에 장착하기로 했다. 동사의 솔루션은 선박의 위치정보와 기기상태 등 약 1,000여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능이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선박 기술은 원격 모니터링 단계를 완료하여 상업화한 수준이며 향후 원격 제어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독자적인 플랫폼과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동사는 2016년 10월 조선해양 제어시스템 연구를 위하여 HILS(Hardware in the Loop System) 센터를 개설하고 자동화와 제어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2018년 5월에는 네이버, 인텔 등과 3자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선박 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체 스마트선박 모델로 DS4를 개발 중에 있으며 네이버 BP, 인텔과의 협력은 동 개발 작업의 일환이다.

한국 국가적 지원 미흡, 작년 R&D 지원사업도 탈락

우리나라의 스마트선박 개발은 국가적 지원이 미흡하고 국내 기관간의 폭 넓은 협력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법률, 제도, 시장 등 관련 부문에 대한 연구 노력이 없는 등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스마트선박 개발에 대한 지원정책이 발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행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을 중심으로 국책연구소, 대학, 기자재업계, 선급, 국내 선사 등이 참여하여 실선까지 건조하는 사업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신청하였으나 기획력 부족으로 2018년 최종 탈락했으며 이로 인하여 국가가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막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비타당성 검토의 탈락으로 2년의 시간이 허비되었고 현재 새로운 사업의 예비타당성 기획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기획과 심사에 다시 2년이 소요됨으로써 경쟁국에 비하여 속도가 크게 뒤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모든 경쟁국들이 국가의 주도나 지원 하에 다양한 기관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스마트선박을 국가적 노력으로 경쟁력을 축적하고 있는 경쟁국들에 비하여 조선 3사의 개별 경쟁력에 의존하여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범국가적 협력으로 관련 기관 총체적 참여해야

또한 국가 지원에 의존하여야 하는 영세 기자재업계, 중형조선업계 등은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선박 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하여 크게 하락할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관간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국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대형조선 3사를 제외한 모든 해사 관련 업계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시급히 이에 대한 협력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스마트선박 개발에 있어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려면 신속하게 국가적 지원 방안이 마련되고 범국가적 협력 하에 관련 기관이 총체적으로 참여하는 개발 노력이 실행되어야 한다. 조선 3사도 플랫폼 통일과 전략적 개방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선박 시장은 아직 경제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예상보다 개발과 시장형성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이와 무관하게 국가적인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동시에 기술개발 뿐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전략도 연구해야 한다. 현재 개발사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향후 국제 표준의 방향을 예상하기 어렵고 기업들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므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적절히 대응전략을 강구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는 스마트선박 개발지원 의지를 정책적으로 밝히고 있는 만큼 신속한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업계와 관련 해사 기관들 역시 스마트선박 시장에 대비하여 연구해야할 과제들을 숙고하여 정리한 후 국가적 협력에 동참할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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