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한국대표부 설립 이후 10척 등록, 연내 8척 추가 예상
정치적 안정성, 24시간 안전운항 지원 등으로 등록선 확대

 

4월 4일 개최된 마샬 아일랜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영민 한국대표부 대표, IRI 윌리엄 갤러거 사장, 애니 홍콩 지사장 (사진 우측부터)
4월 4일 개최된 마샬 아일랜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영민 한국대표부 대표, IRI 윌리엄 갤러거 사장, 애니 홍콩 지사장 (사진 우측부터)

 

‘마샬 아일랜드’가 시차 없는 24시간 서비스 제공, 정치적 안정성, 평균 선령 11년, 저렴한 등록비용 등을 무기로 ‘명품 기국(旗國)’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07년 3월 한국대표부를 개설하면서 아시아 마켓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마샬 아일랜드의 등록서비스 대행사 ‘IRI(International Registries Inc.)’가 4월 4일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영민 한국대표부 대표와 선박등록 홍보를 위해 방한 중인 IRI의 윌리엄 갤러거(William Gallagher)사장, 애니(Annie O.N.Ng)홍콩 지사장(위 사진 우측부터 순서대로) 등이 한국과 아시아 시장 마케팅 방안과 등록대행사 IRI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0년까지 한국서 파나마 넘어설 것
김영민 대표는 “일본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선주들이 고품질 서비스를 받기위해 마샬 아일랜드에 대한 치적률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선주들도 이러한 동향에 주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3월 한국대표부 개설당시 국내에서 마샬 아일랜드 등록선박은 1척뿐이었으나, 지금은 10척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안에 8척이 더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선박 중 300여척 가량이 파나마에 편의치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앞으로 2010년까지 한국에서 파나마보다 많은 선박을 등록하겠다는 각오다.

 

김영민 대표는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라이베리아에 등록되어 있던 아시아 선주 대부분이 파나마로 기국을 옮겼다. 이후 선주들이 오랫동안 파나마 치적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2~3년 전부터 선사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기국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일본 선주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파나마에 치적한 일본 선주들이 24시간 연락체제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나 원활히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MOL 등 빅3 선사를 중심으로 마샬 아일랜드에 대한 치적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마샬 아일랜드=Quality Flag

마샬 아일랜드가 ‘편의치적의 명품’을 자부할 수 있는 이유는 대행사 IRI가 적극적인 고객 서비스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해 IRI는 선령 20년 이상의 선박은 등록을 받지 않으며, 등록선에 대한 검사도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로인해 마샬 아일랜드 등록 선박의 평균 선령은 11년으로 아주 낮은 편으로 품질을 외면하고 수익만을 위해 무분별한 선복량 늘리기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편의치적은 단순히 절세효과만을 위해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IMO규정준수, 화주요청, 선원,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필요로 인해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현재 전 세계 선대의 약 55%가 편의치적국에 등록되어 있다. 마샬 아일랜드는 이런 기국에 대한 서비스 수요 증대를 발판으로 등록 선복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 마샬 아일랜드가 고품질 기국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일로 ‘카타르 LNG프로젝트’건이 있다. 카타르에서 미국과 일본의 자본을 포함한 LNG 생산산업을 시작하면서 수송 선박의 기국을 품질로 결정하여 카타르, 마샬 아일랜드, 바하마 등 3개국만이 후보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전체 필요선박 45척 가운데 38척이 마샬 아일랜드를 선택했다. 갤러거 사장은 “LNG는 아직도 위험화물이며,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종이다. 이번 카타르 LNG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마샬 아일랜드가 Quality Flag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차 없는 전 세계 서비스
고품질 기국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IRI는 전 세계에서 시차 없는 등록업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RI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관계로 특히 아시아에 선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는 큰 시차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RI는 전 세계에 있는 대표부에 재량권을 주어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 대표부가 모든 업무상황을 공유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한 대표부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가까운 다른 대표부가 업무를 대행해 줄 수 있다. 실제로 대표부 한 곳에서 등록업무 진행 중에 도로공사의 영향으로 인터넷 회선이 마비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도 가까운 다른 대표부에서 모든 업무를 대행해 차질 없이 등록을 완료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갤러거 사장은 “IRI는 전 세계 대표부가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주7일 24시간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기국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언제라도 우리와 접촉할 수 있다”며 “선박의 운항과 금융 측면에서 보면 시차는 리스크다.

 

등록이 빨리 진행되면 하루라도 빨리 운항을 시작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전 세계 24시간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선사와 금융권 등 해운과 관련된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중시하는 미주와 유럽 선주 등록 비율 높아
또한 최근들어 해양안전과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의 항만국 통제 점검(PSC Inspection)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갤러거 사장은 “PSC점검으로 인해 빼앗기는 시간은 고스란히 선사의 손해로 직결된다.

 

물론 PSC에 대한 대응을 직접 준비해야 하는 것은 선사지만, 기국정부가 도와줘야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우리는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선사들이 PSC점검 때 필요한 모든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항해 중에 갑자기 선원의 결원이 생겼을 경우 출항을 할 수 없다. 이럴 때 IRI의 사무소에 연락을 하면 일정구간을 운항할 수 있는 기국의 허가서를 신속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한국 대표부의 김영민 대표는 “국내 항만에서 출항정지 상황발생시 미국본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대표부 재량으로 항해 허가증의 즉시발급이 가능하므로 시차와 복잡한 절차에 따른 기다림 없이 선사의 신속운항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많은 기국들의 출항정지율이 5%이상인 데에 반하여 마샬 아일랜드는 1%미만으로, 기국으로서는 드물게 세계 주요 MOUs와 미국 해안경비대의 White-list에 올라있다. 이 때문에 마샬 아일랜드 등록선박은 특히 항만국통제가 까다로운 미주와 유럽 선주의 비중이 높다.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제공해줄 준비가 돼있다는 말을 증명하듯 IRI 관계자들의 명함 뒷면에는 전 세계 대표부의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가 빼곡히 적혀있다. 또한 인터넷 접속과 이메일 확인이 가능한 PDA폰을 상시 휴대하면서 긴급 상황에 대처하고 있었다. 기자간담회 중에도 애니 홍콩지사장은 틈틈이 신규로 들어오는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중요 사안을 골라 갤러거 사장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현재 마샬 아일랜드는 아시아에 서울, 도쿄, 홍콩, 싱가폴, 상해, 대련 등 6곳에 대표부를 개설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총 15곳의 대표부가 있다.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중동 지역에 2곳, 미국 휴스턴에 1곳 등을 추가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적 안정성’도 중요한 서비스 품질

윌리엄 갤러거 IRI 사장
윌리엄 갤러거 IRI 사장
IRI는 마샬 아일랜드 정부를 대리해서 선박 및 법인 등록 서비스를 대행하는 기업으로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Reston)에 본사를 두고 있다. IRI는 1948년도에 설립되어 라이베리아의 편의치적 업무를 대행한 바 있으며, 마샬 아일랜드의 등록대행 업무는 1990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IRI의 주요업무에는 △선박의 등록 △선박 안전관리 및 안전운항 지원 △선원의 자격, 해기면허 △저당권 등기 △특수목적법인 설립 △선박 안전검사 등이 있다. 현재 마샬 아일랜드의 등록 선박은 08년 3월을 기준으로 총 1,712척, 3,950만톤으로 세계 4대 편의치적국으로 떠올랐으며,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국(旗國)이다.

 

IRI는 99년까지 7,000만톤에 달하는 라이베리아의 등록선박을 관리했으며, 라이베리아가 독자적으로 편의치적 사업을 시작한 이후 7년만에 700만톤 규모밖에 되지 않던 마샬 아일랜드 등록선박을 4,000만톤에 가까운 지금의 규모로 확대시켰다.


갤러거 사장은 “1999년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면서 정정불안을 이유로 많은 등록선박들이 빠져나가고, 결국 내전 후 세워진 신정권에서는 등록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라이베리아에 대한 등록대행 업무가 종결됐었다”며 편의치적 기국이 가져야할 서비스 품질 중에는 ‘정치적 안정’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마샬 아일랜드는 남태평양의 하와이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한 인구 6만명 규모의 작은 나라로 86년 미국의 신탁통치로부터 독립했으며, 91년 UN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기본 법체계는 미국법을 따르고 있고 공용어는 영어이며, 화폐도 미국 달러를 사용 중이다.

 

마샬 아일랜드의 국가 주요수입원이 편의치적인 관계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IRI와 협력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일례로 해운업계에 변동이 생기거나 IMO 등에서 새로운 규정이 생길 경우, 필요에 따라 IRI가 마샬측에 관련법 개정을 요청하면 국법까지 고쳐줄 정도라고 한다. 갤러거 사장은 이에 대해 “규모가 작은 국가의 특성상 법 개정도 큰 어려움 없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말했다.

 

<김영민 대표·윌리엄 갤러거 사장 인터뷰>
김영민 대표와 갤러거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마샬 아일랜드의 한국진출 계기와 고품질 서비스, 등록대행사인 IRI의 높은 신뢰성 등을 설명하고 특히 “편의치적도 명품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며 서비스 품질을 중요시하는 마샬 아일랜드의 특징을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마샬 아일랜드의 한국 진출 계기는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다 2004년부터 IRI가 흑자전환이 된 후 아시아 진출을 시작했다. IRI가 마샬 아일랜드 등록대행을 시작한 이후 대표부와 전체 직원의 숫자도 2배로 늘어났다. 이제 미주지역에서 유럽을 거쳐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아시아 마켓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파나마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점차 서비스에 대한 선사들의 요구에 의해 시장이 변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서울에 대표부를 개설한 것도 아시아 마켓에 대한 공략 강화의 일환이다.”

 

△등록선종 중 탱커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IRI와 라이베리아가 결별했을 때 많은 미국 선주들이 정치가 불안한 라이베리아보다 미국 기업인 IRI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마샬 아일랜드로 기국을 옮겼다. 미국은 탱커 산업의 규모가 컸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아지게 됐다. IRI는 미국 선주들의 선호도가 높아 요트 등 미주 지역에 많은 선종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들이 ‘톤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로인한 편의 치적국의 영향은 없나
“한국에서 톤세 제도를 하고 있지만, 파나마로 편의치적하고 있는 선박 숫자도 상당하다. 편의치적을 하는 것은 절세의 문제뿐만 아니라 선박금융이나 외국인 선원 고용에 있어서도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각국 은행들의 국적선에 대한 선호도 예전보다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마샬 아일랜드의 가격적 경쟁력은
“우리가 명품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등록비는 파나마보다 15%가량 저렴하다.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기국의 경우 등록비 외에도 각종 추가인증을 위한 비용과 불합리한 환율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마샬 아일랜드는 등록비 계산서가 한번 발행되면 그 이상 추가되는 비용이 없다. 또한 금융권과의 연계를 위한 변호사 서비스도 IRI에서 직접해주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의 절감을 할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상당한데 수익은 어떻게 내나
“등록비는 선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큰 수익이 되지 않는다. 대신 선박등록에 필요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마샬 라이센스로의 교체비용이 주요 수입원이다.”

 

△등록대행기업으로 IRI의 강점은
“IRI에는 장기근속자들이 많다. 현재 본사 직원의 80%가량이 라이베리아의 등록대행을 하던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능숙한 전문가들이다. 문제 발생시에도 별도 컨설팅 업체의 도움 없이 해결이 가능하기에 비용절감도 된다. 또 높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이를 번거로워하는 선주도 있으나,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이러한 대비의 진가가 나타난다. 선주, 금융권, 항만 등 선박 등록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하자는 것이 우리의 경영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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