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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배기가스 규제 주요 동향
[538호] 2018년 06월 29일 (금) 15:05:12 한국해사문제연구소 강영민 전무 showload@chol.com

6월 콤파스에 한국선급(KR)의 기술영업팀 김연태 상무가 ‘IMO 배기가스 규제 주요 동향’을 발표하였다. 김연태 상무는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세계해사대학(WMU)에서 해사안전을 공부하고 KR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기술영업 분야를 맡고 있다.

 
1. 온실가스 규제
온실가스(GHG : Green House Gas) 규제의 배경은 1992년 유엔 기구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1992)에 기인한다. 이 협약의 목적은 기후체계를 갖추어 인간에게 위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함이다. 이 협약의 기본원리는 산업혁명으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많이 부담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1997년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되면서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이 명문화 되었다. 즉,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진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교토의정서 가입을 거부했고, 전세계 배출량의 21%를 차지하는 중국도 빠져 감축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 아래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되어 신기후체제인 POST 2020이 시작되었다. 참여국가는 개발도상국을 포함 196개국이다. 지구의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상승 금지 및 1.5도 상승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감축방법은 국가별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의 자발적인 국제기준 설정을 요구하였다. 2018년 4월 열린 IMO 해사안전위원회(MEPC) 72차 회의에서는 국제해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금세기 안에 가능한 빨리 단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저감하자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지속적인 선박에너지효율설계(EEDI) 시행, 둘째, 국제해운 수송당(transportwork) 평균 CO2배출량의 2008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40% 감축 및 2050년까지 70%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 셋째, 전체 선박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2050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이다.

IMO의 온실가스 초기대책은 운항선과 신조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운항선에는 탄소세,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을 적용하는 규정이 제정되어 있는데, 고연비 운항으로 인한 절감효과가 연료비로 인한 과세 절감효과를 초과하므로 고연비 운항이 중요하다. 신조선은 화석연료의 채굴에 한계가 있다는 점과 신기술 및 에너지원 개발 여부가 변수이다. 고유황/디젤가스오일(HFO/MGO)을 연료로 사용하면 선박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를 40% 저감할 수 있고, LNG 연료형의 장점은 HFO 대비 CO2를 20% 추가로 저감하며 설계측면까지 감안하면 최대 60% 감소시킬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과 연료전지, 수소엔진, 바람 등의 에너지원도 개발할 수 있다. 다만, 장차 LNG 자원의 고갈로 인해 사용기간이 축소되어 LNG 벙커링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축소도 예상된다. LNG 연료유는 고유황/저유황(HFO/LSFO)과 새로운 에너지원 틈새에서 사용될 것이므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따라 사용기간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 2020년 황산화물(SOx) 규제
황산화물(SOx) 규제기준은 세계적으로 HFO가 2012년까지 4.5%, 2020년 0.5%이며, 연안배출가스규제지역(ECA)은 2015년까지 0.1%이다. EU의 항만들은 2010년 0.1%와 2018년부터 0.1%S의 MGO(디젤가스오일)를 적용하는데, 이 규제기준은 2008년 제정되어 2020년부터 시행하기로 2016년 10월 확정됐다. 이로써 세계 해운 및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어, 협약발효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연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팽배하다.시장의 미진한 준비와 IMO 회원국 간의 이견, 지난번 연기된 밸러스트협약 때문이다. 저유황연료유(LSFO)의 이용도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책결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선급(KR)은 IMO의 2020년 황산화물규제협약 수용이 불가함을 내세워 연기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실로 보아 연기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IMO 회원국의 1/3 이상이 EU이고 지난 밸러스트협약 연기로 인해 IMO의 국제신뢰도가 저하되었다는 사무국의 분위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국과 선사들은 대응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대형 선사인 머스크는 저유황연료유인 LSFO를 사용하고 CMA CGM은 LNG 연료유 선박을 건조하고, MSC는 탈유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하고 있다.

이들 3가지 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살펴본다. 우선, LNG 연료는 보다 깨끗한 연료, LSFO 대비 저렴한 가격, 충분한 보존량, LNG 선박을 통한 축적된 노하우가 장점이나, 단점은 부족한 급유장소,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항선 적용 부적합, 화물작업 병행의 어려움, 긴 벙커링 시간 등이다. LSFO의 장점은 종류가 MGO, 탈황시킨 HFO, 혼합유로 다양하고, 초기 투자비가 불필요하며, 가장 쉬운 대응책을 들 수 있다. 단점은 HFO와의 가격차로 인한 막대한 연료비, LSFO에 대한 국제기준이 없다는 점, 낮은 점도에 의한 엔진손상 우려, 미세먼지와 탄소 찌꺼기(PM, BC) 저감 부족 등이다. 마지막으로 스크러버의 장점은 회수기간(payback time)이 짧고, 운영상의 문제발생 가능성이 낮고, 뛰어난 미세먼지와 탄소 찌꺼기 저감 능력을 들 수 있으나, 단점은 높은 초기투자비, 육상처리시설 부족, 세정수 오염문제와 배출금지 지역확대 가능성 등이다. 

황산화물 스크러버(SOx Scruber)의 원리를 살펴보면, 황산화물은 수용성(水溶性)이 강하므로 해수와 청수를 분무하여 배기가스와의 접촉면적을 넓혀 황산화물을 포집, 부산물을 처리한 후 선외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황산으로 인한 산성도를 알칼리성 해수를 이용하여 수산화나트륨으로 중화시키는 것이다. 검댕(soot) 등 불순물은 나중에 처리하여 육상에 양륙한다. 스크러버의 종류는 개방형, 폐쇄형, 혼합형이 있는데, 개방형은 해수로 방출하는 방식이고, 폐쇄형과 혼합형은 정제하여 슬러지를 탱크에 모아 선외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복합형은 가격이 비싸고 슬러지도 발생하여 개방형이 바람직하다. 스크러버는 무게가 50 내지 80톤이고 부피도 커서 스페이스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과 함께 대기(공중)오염을 해상오염으로 바꿀 뿐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3. 동향 및 전망
국내 조선소의 2016년~2017년 신조선 발주현황을 보면, LSFO 선박이 75%이고 스크러버 설치 선박이 25%이다. 선종별로는 탱커 46%, 광석선 33%, 컨테이너선 7%, LPG선(LNG선 포함) 7%, 카페리 7%이며, 최근 1년 동안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은 60% 정도이다. 세계 운항선박 중에 탈황장치를 갖춘 것은 2017년까지 250척이었으나 2020년에 2,000척으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전체 선박의 30%가 될 것이라고 해운연구기관인 포어십(Foreship)이 발표하였다. 선사별로는 머스크, 하파그로이드, 인터탱코 등은 LSFO를 선호하고 MSC, CMA CGM, 에버그린, DFDS와 해외 크루즈사들을 비롯한 많은 한국선사들은 스크러버를 선호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동향을 보면, 2017년 상반기에 정유사의 15%가 LSFO를 생산하였는데, 같은 해 하반기에 셀, 셉사, BP, S-오일,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도 합류하여 2020~2025년까지는 LSFO의 수급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LSFO의 제조방법은 잔사유를 고가의 석유제품으로 변환하는 설비인 고도화장비를 이용하여 HFO를 탈황하는 것이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세계 정제유에서 선박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스오일 5%, 연료유의 45%이다. 한편, 세계적인 황산화물 배출규제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여 2020년 중반까지 전체의 10%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고,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어 르노,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대형 자동차회사들도 디젤차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정유업계의 투자가 위축되어 시행 초기 LSFO의 부족도 예상된다.
 

4. 경제성 분석과 요약
LSFO와 HFO의 가격차이와 경제성을 분석한다. IMO의 공식 참고자료인 CE델프트 보고서(CE Delft Report)에 의하면, HFO의 가격이 466달러, LSFO는 595달러로 130달러 차이가 난다. 공급 면에서는 정유업계가 LSFO가 충분하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지역적으로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에는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주 및 정유업체가 조사 의뢰한 엔시스 보고서(Ensys Report)에 의하면, 두 연료유의 가격차가 190 내지 380달러가 되고, LSFO의 공급도 모든 지역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상을 요약하면, 온실가스(GHG) 규제로 인해 향후 연료비용이 증가될 것이며, 선사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앞당기고, 연료비 절감을 위한 효율적인 선박운항이 필요하다. 따라서 경제성 제고를 위한 종합적인 검토와 함께 이를 근거로 한 신조선 옵션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황산화물(SOx) 규제와 관련하여 협약의 연기 가능성은 희박하고, 옵션별로 기회와 리스크가 병존하므로 선사들은 각자에 맞는 옵션을 선택하여 각 옵션에 대한 철저하고 세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2020년 황산화물(SOx) 규제협약이 연기될 가능성은 정말 없는가? 다시 말하지만, EC 뿐만 아니라 IMO 사무국의 분위기로 보아 연기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밸러스트협약과는 상황이 다르다.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국적선사로선 어떤 대처방법이 좋겠는가? 세계 유수 선사들도 각자의 대응방안이 다를 정도로 세 가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선사의 환경에 맞는 방안을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기존선, 신조선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 선사들은 대체적으로 스크러버를 선호하는  편이다. 고유가 행진도 저유황을 망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협약 추이를 좀더 지켜보며 대책을 세울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것도 택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비하여 준비를 끝낸 선사와 그렇지 않은 선사와는 선점효과라는 면에서 경쟁력 차이가 날 것이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무슨 자전적 고백인가 싶으나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을 제시한 와타나베 준이치(渡邊淳一)의 수필집이다.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너무 상심되어 주저앉고 싶을 때에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은 담담하게 받아드리고 느리게 반응하는 둔감한 마음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면면을 살펴본다. 193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삿포로 의과대학을 나와 정형외과 의사로 활동하다가, 1965년 어머니의 죽음을 다룬 ‘사화장(死化粧)’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이름이 알려졌고, 1970년 ‘빛과 그림자(光과 影)’로 일본 최고 대중문학상 나오키 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출간한 ‘실락원(失樂園)’은 일본 역사상 최초로 300만부 판매를 기록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의학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심리를 파헤쳤으며, 삶과 죽음의 양면성, 일본인의 정체성과 의식, 남녀의 사랑을 담담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책의 내용을 좀 더 소개한다.

심한 강박관념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다. ‘둔하다’는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신체적으로 볼 때 둔감이라는 말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모기에 민감하여 잘 물리고 피부가 예민하여 상처가 덧나기 쉬운 반면에 어떤 사람은 둔감하여 잘 물리지 않거니와 물리더라도 쉽게 아문다. 마음의 상처도 둔감한 사람은 툭툭 털고 일어서지만, 민감한 사람은 마음의 상처로 가슴앓이를 하다가 병이 난다. 특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 예민하여 뛰어난 능력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시든다. 단단한 마음 위에서 재능이 꽃피고, 단단한 마음은 둔감한 마음에서 비롯되기에 둔감력이야말로 재능을 키우고 꽃피우는 가장 큰 힘이다. 의사는 보통 날카롭고 섬세한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의사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일수록 둔감한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 스트레스조차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둔감함의 힘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된다. 마음은 둔감하게, 혈액순환은 시원하게 해야 한다. 혈관을 조정하는 것은 자율신경인데, 둔감한 사람의 자율신경은 지나친 자극에 노출되는 일 없이 혈관을 알맞게 열어 혈액이 온몸을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는다.

예민할수록 더 아프다. 우리 몸의 관절은 기압변화를 재빠르게 감지하여 날씨가 나빠진다는 것도 알게 하는데, 수반하는 통증이 류마치스 관절염이다. 오감 등의 감각기관이 예민하면 생활에 불편이 따르므로 예민한 것보다는 둔감한 편이 낫다. 둔감력 중의 으뜸은 잘 자는 능력 수면력이다. 수면력은 일상을 활기차게 만들고 건강을 지켜주는 원천이다. 그래서 “어디서든 잘 자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민이 많거나 지나치게 피곤하거나 신경이 몹시 예민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면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필요한 생각은 하지 않고 내일로 넘기는 것이다. 피곤할 때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재능이 있는 사람의 주위엔 반드시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으며, 칭찬으로 인한 자신감은 미래를 향해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아이들에게 해주는 칭찬 한마디가 그의 잠재력을 깨워 재능을 꽃피우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실제로 재능을 크게 발휘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어렸을 때 부모나 선생님이 해준 칭찬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우쭐해 하는 둔감함이 운명의 톱니바퀴를 바꾼 셈이다.

둔감한 몸에는 질병도 찾아오지 않는다. 같은 음식을 먹고 집단 식중독에 걸려도 끄떡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독감에 걸려 콜록거려도 쌩쌩한 사람은 장과 호흡기의 저항력이 뛰어난 둔감한 체질이다. 공중위생이 중요하지만, 지나치면 면역력이 떨어져 일단 발병하면 감내하기 어려워진다. 집단감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도 세균에 둔감한 사람들은 지구상에 살아남을 것이다. 현대인의 공포 대상인 암의 예방과 치료, 회복과 사회복귀까지 모든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즉 둔감력이다. 암에 걸려도 두렵지 않다. 아니 둔감한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도 낮다. 기분 나쁜 일이나 우울한 일은 빨리 잊고, 늘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의 저항력도 강해져 온몸에 활력이 가득해지기 때문이다. 둔감력은 연애를 할 때에도 요긴하다. 연애는 쉽고 결혼이 어려운 딱 한 가지 이유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시절에는 상대의 다름에 끌려 결혼하게 되지만, 결혼 후에는 그 다름 때문에 사사건건 부딪치기 일쑤다. 따라서 소소한 일상은 상대가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둔감함이 필요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생리적으로 예민한 편인데, 그 예민함에 가장 좋은 대처방법은 느긋하게 기다리는 둔감함이다. 남자와 여자 중에 누가 더 강하냐면 실은 여자다. 그 이유는 창조주가 여자에게만 내려준 생명을 낳는 출산력과 생존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둔감력을 가진 여자들로 인해 인류는 쉽게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민감하거나 날카로운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둔감함이야말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재능이다. 예민함과 순수함도 밑바탕에 둔감력이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재능으로 빛날 수 있다. 이 책의 결론이다. “요즘은 긍정적인 마음과 강력한 둔감력이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이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민족의 수난의 역사가 담겨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 그곳엔 일제(日帝)의 수탈과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형극의 길을 걸은 선열들의 숭고한 족적이 남아 있었다.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날 수만 있다면 뼈가 가루가 되도 좋고 조국이 독립할 수 있다면 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쏟겠다는 그들의 피맺힌 절규가 환청이 되어 울려 퍼진다. 빛이 차단된 감옥, 누울 수도 없는 쪽방, 끔찍한 고문도구들을 보며 몸서리쳤고, 사형집행장의 형틀과 통곡의 미루나무, 시구문을 보며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젊음을 불사르고 죽어간 영혼들을 위해 머리를 숙였다. 무엇이 그들을 고난의 길로 이끌었을까? 나보다 겨레를, 가정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대의(大義)였을 것이다. 자유엔 공짜가 없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태어난다고 한다. 자조적인 신조어 헬조선은 망할 나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는 뜻이다. 서대문형무소는 망국인(亡國人)의 한(恨)과 나라 없는 백성의 비애를 증언하고 있다. 우리 선열들이 죽어가면서도 그토록 꿈꿨던 나라, 대한의 독립이라는 사실을 미루나무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서대문형무소의 긴 담과 침침한 건물들을 보다가 할머니 손에 이끌려 이곳에 왔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하늘을 본다. 초여름 6월의 태양이 뜨거워 인왕산 구름도 무악재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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