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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47주년 특집-국내 해운업계 4차 산업혁명 대응현황
해운업 디지털화 과도기, 선결과제도 많다
[535호] 2018년 04월 05일 (목) 10:27:04 강미주 newtj83@naver.com

 

   
   
 

블록체인· IoT 사업화 검토단계, 일부 선사 선도…대부분은 관망

국내 해운업에 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앞에 해운기업들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여 첨단 ICT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해운업계는 몇몇 선사들이 블록체인과 IoT 기술을 도입한 신사업과 서비스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대부분은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다.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실제 해운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으며,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본지가 창사특집으로 기획한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해사산업계(해양한국 523호)’를 취재할 때만 해도, 해외 선사들과 달리 국내 선사들에게 ’디지털화’는 다소 낯설고 먼 이야기로 여겨졌다. 장기불황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비롯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새로운 ICT 기술에 대한 관심도는 그리 크지 않았으며 관련투자도 몇 년째 답보상태로 드러났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국내 해운시장의 디지털화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조금씩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과 IoT 기술을 실제 해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접목시켜 수익으로 연결시킬지에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재차 만난 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디지털화로 인해 해운업의 사업방식과 수익모델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디지털화는 이제 해운업계가 피할 수 없는 조류가 됐다. 이제는 변화에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4차 산업혁명과 산업계의 디지털화 흐름을 표현하는 용어로 흔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디지털라이즈드(digitalized)’ 등 다양한 용어가 혼재되어 쓰이고 있으나 본지에서 ‘디지털화’로 통일한다. 


2000년대 중반 IT 투자→연결과 통합으로 ‘디지털화’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의 IT기술에 대한 투자는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디지털화 트렌드는 조금 다르다. 기존에는 IT 기술을 개별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이 핵심이다. 한 선사 IT 담당자는 “지금은 ICT 기술을 해운업에 어떻게 적용하고 통합할 지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향후 해운업의 업무방식이 변화하고 새로운 정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 IT업체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IoT, 딥러닝 등의 기술은 그동안에도 몇 번 시도해왔으나 실패했었다. 기존 사내 IT 기술이나 전산화 등과는 개념과 생각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올 2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해운업과 디지털화’를 주제로 한 보고서를 통해 “선사들은 디지털 기술로 사업의 효율성 제고와 성장을 위한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서 “컨테이너 트랙킹, 공 컨테이너 리포지셔닝, 문서관리, 네트워크 디자인, 운임플랫폼 등 분야별로 이미 디지털화되어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화 시대에는 단순히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의 해운업에는 밝은 미래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르웨이 해운IT업체 Dualog의 Morten Lind-Olsen CEO는 “선사들은 개별 선박보다 전체 물류공급망의 효율성과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해운업의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단순한 운임경쟁이 아니라 선박과 육상의 실시간 IT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전체 해운물류공급망의 더 큰 시장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해운업은 무역업, 금융업, 제조업 등의 구분을 뛰어넘어 전체 물류공급망에서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디지털 경쟁력으로 대화주 서비스 차별화 
특히 컨테이너 선사들은 고객인 화주에 대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디지털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화 경험이 높은 화주들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선박 뿐 아니라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선사들은 기존 경쟁사 뿐 아니라 최근 해운물류 스타트업 기업들이 늘고 있다 보니 화주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화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 선사들의 경우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머스크라인, CMA CGM, NYK 등은 블록체인, IoT, 빅데이터, 운임플랫폼 등 관련 ICT 기술을 해운 비즈니스에 도입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스타트업 해운 IT벤처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머스크와 Zim의 경우 IT전문가 출신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를 임명해 데이터 기반 사업과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데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또 해외선사들은 알리바바, 징동닷컴, 뉴욕해운거래소 등을 필두로 하는 디지털 운임플랫폼에 참여하여 온라인 비즈니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해운업무의 복잡함을 간소화하고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화주들에게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화 반신반의, IT-현업 부서 간극 존재,CEO 인식도 중요
국내 해운업계의 경우 현재 디지털화라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선도 업체들이 비용절감과 업무 효율성 강화, 대화주 고객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디지털화 전략부서를 신설하고 관련신사업과 프로젝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선사들은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따라가겠다는 모습이다. “내부 IT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일 뿐 특별히 ICT기술을 이용한 디지털화 계획은 없다”는 선사들도 있었다. 지난해 출범했던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해운업계의 디지털화 인식도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으나 실제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이 현장에 접목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무엇보다 해운업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 실무진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직 내 IT 부서와 현업 부서 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조직 내에서 “4차 산업혁명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이라는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한 선사 IT팀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디지털화로 체감하는 비즈니스 혁신이 확 와 닿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현장에서는 예외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려의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해운선사의 오너 및 CEO들의 디지털에 대한 인식도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이들이 가진 디지털에 대한 관심도가 실제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ICT 분야의 전략적이고 전사적인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오너들이 뒤늦게 ‘경쟁사들이 디지털을 하는데 우리는 뭐하냐’ 지적하면 그제야 조직이 움직이는 분위기다. 대부분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보공유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다”고 말했다.

“화주에게 ICT 투자비 받기도 어려워”
국내 해운업의 디지털화가 더딘 또 다른 핵심 요인은 바로 ‘비용’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반면 실제 화주들로부터 투자비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IT 실무자들에 따르면, 선사들의 IoT나 블록체인 등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에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화주는 아주 극소수로 알려졌다. 모 선사 IT 실무자는 “화주들은 신기술 도입과 디지털화에는 반가움을 표시하지만 막상 비용을 더 지불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면서 “따라서 투자하는 입장에서 경영진이나 주주를 설득하기 어렵고, 투자대비효과(ROI)를 말하기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현재 선사들이 검토 중인 컨테이너 IoT 장비들의 경우 대당 50만원 가량으로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니기에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을 접목한 수익성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화주들과 미팅을 갖고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와 서비스 개선방안을 찾고 있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사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도 무역서류 간소화와 컨테이너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사실 선사 입장에서는 ‘돈이 안 된다.’ 어떻게 수익성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혁신적 변화는 없어,장기적으로 노하우 축적해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사들도 외부환경 변화의 흐름에 주목하고 실질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화 시대에는 해운업이 얼마나 빠르게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디지털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운업의 디지털화는 당장 사업에 적용하여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나갈 때 혁신적인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인터넷 기반 EDI가 첫 도입됐을 때도 다들 반신반의했다. 요즘의 디지털화 흐름도 천천히 진행되긴 하나 결과적으로 해운업계 사업방식을 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기적인 수익모델보다는 장기적인 경영전략과 비전 가운데 디지털화를 실행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선사 기획실 관계자는 “ICT와 디지털화는 단기적으로 사업화가 되기 어렵다. 서비스와 사업에 통합과 연결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해외 대형 선사들은 대화주 서비스 차원에서 비즈니스를 연결하고 통합하는 반면, 우리는 단속적으로 ICT 사업이 끝나는 경향을 보인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 연속성 차원에서 디지털화 사업을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업계 인식 확산 계기
국내 해운업계의 디지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인 것은 지난해 5월 삼성SDS 주도로 국내 주요 선사들이 참여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부터다. 현대상선, SM상선, 고려해운, 남성해운, 팬오션 등 참여선사들은 부산과 인천을 출발해 중국, 베트남, 미국, 인도, 두바이, 네덜란드 등 12개 항만으로 도착하는 선박에 IoT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간 위성통신 결과를 블록체인에 넣어 PoC(기술개념)를 검증했다. 문서작업 간소화와 컨테이너 가시성 확보 등의 효용성을 입증했으나 각국의 법과 제도 등의 표준화 작업이 쉽지 않으므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 참여선사 실무진은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해 여러 기술을 검토했으나 의사결정이 쉽게 나지 않고 있다. 다들 독자적으로 무엇을 하기 보다는 관망하다가 적절한시기에 하겠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참여 선사들은 올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용화 모델을 개별적으로 각각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IoT를 이용한 컨테이너 트래킹 분야가 선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여러 선결과제들이 놓여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리퍼화물, 반도체 장비 등 민감 화물, 20억원 이상 고운임 화물에 IoT 장비를 부착한 트랙킹 서비스 모델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아직 IoT 장비 가격과 통신비 제약, 탈부착 제약 등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사한 사업모델을 검토 중인 한 선사 관계자 역시 “IoT 장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컨트래킹 서비스를 하려면 운영선박에 모두 VSAT을 달아야 하지만, 공동운항을 하는 입장에서 타 선사에 화물이 실릴 때는 서비스가 되지 않아 IoT 확대에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또 대형모선에서 피더로 내릴 때도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무역금융(SFC) 플랫폼과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 등이 블록체인 실용화 사업모델로 꼽히고 있다. 무역금융의 경우 선사 2곳과 은행사 및 보험사간 협력으로 현재 스터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SM상선 등 디지털화 앞장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까지 차세대 시스템 업무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 하에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유창근 사장은 공개적으로 “디지털·IT가 해운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해왔다. 현대상선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며, IoT 센서를 부착한 냉동 컨테이너 서비스는 시범테스트를 마치고 본격 도입을 검토 중이다. 블록체인의 경우 지난해 한중간 냉동컨테이너와 인도·중동·유럽항로에서 일반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한 기술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제적인 화주 서비스 개선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플랫폼 ‘원터치’와도 MOU를 맺고 온라인 채널 확대를 준비 중이다.

SM상선도 IoT 기반 컨테이너 추적 등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월에는 삼성SDS가 주최한 ‘첼로 컨퍼런스’의 행사장에 특별전시부스를 설치하고 화주들에게 적극 서비스를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시범사업에서는 미주노선의 6,500teu급 ‘에스엠 부산’호에 VSAT과 IoT 장비를 연계한 화물추적 기술을 테스트했다. SM상선은 IoT 장비가 부착된 냉동 컨테이너 화물의 온도, 습도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동사의 서버로 전송돼 화물운송의 안전성을 높이고 유사시 상황대응이 용이하다고 보았다.

고려해운도 시범사업으로 작년 11월 부산-홍콩 구간의 냉동 컨테이너 운송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동사는 당시 은행, 세관과 연계한 수출채권 매입과 적하목록 신고와 같이 보다 구체적으로 업무에 적용한 상황을 가정했으며, 향후 블록체인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업무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큰 틀의 비전을 밝혔다.

남성해운, “블록체인 및 IoT 서비스 시장 선점 준비”
남성해운은 국적 근해선사 중에 디지털화의 트렌드에 한 발 앞선 선제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IoT 및 블록체인 기술의 현업 적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향후 차별화된 대화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남성해운은 지난 2012년부터 내부운영 효율화와 화주서비스 개선을 위해 IT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오는 2020년까지 내외부적으로 업무소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모바일화와 더불어 분석(analytic)을 통한 의미 있는 비즈니스 해석을 위한 ICT의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남성해운은 지난해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했다. 남성홀딩스 전략기획실 최영석 실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의 실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업무흐름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면서 “블록체인의 확산 시점 이전에 남성해운의 업무 프로세스 및 IT의 효율화 수준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해운은 블록체인 시범사업 이후 IoT를 이용한 컨테이터 트랙킹 사업모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개발을 검토 중이다. 최 실장은 “테스트 결과 냉동 컨테이너에 IoT 장비를 부착해 실시간 위치, 온도, 습도, 충격 등의 데이터를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실시간 조회할 수 있었다”면서 “IoT 장비와 블록체인을 연계한 ‘Track&Trace’는 기존 가시성 운영체계보다 강력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앞으로도 공식적이고 지속적인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확대와 운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남성해운은 컨소시엄 참여사 일부와 무역금융 분야의 비즈니스 협업모델에 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남성해운은 지난 3월 글로벌 해운거래 플랫폼인 인트라(INTTRA)에도 가입했다. 최 실장은 “앞으로 글로벌 화주들은 인트라에서도 남성해운의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남성해운은 이를 통해 새로운 온라인 채널을 확보하고 대화주 커뮤니케이션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 현대상선 PI추진팀 곽광용 과장


"화주에 실제도움 주는 블록체인 사업모델 찾는 중"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까지 차세대 시스템 업무 플랫폼을 구축하여 디지털화라는 외부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PI(Process Innovation)’ 추진팀을 결성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프로세스 혁신을 전략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 PI팀의 실무를 맡고 있는 곽광용 과장은 “오는 2020년 IMO 환경규제에 따른 선복량 확대 계획에 맞추어 향후 규모가 커져도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이를 뒷받침하는 IT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월 29일 현대빌딩에서 만난 곽 과장은 “전 세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조류에서 기존의 방식대로 하면 그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해운업은 조류에서 벗어난 고리타분한 업종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고객중심의 디지털화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외부 변화와 캐파 확장이라는 회사 내부의 큰 변화가 맞물리면서 (IT전략)의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면서 “현대상선은 2020년까지 차세대 IT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하여 미래 변화가 가속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한층 더 유연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를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에 관심을 갖고 적용사업을 검토 중이며, 올 초부터는 경험이 풍부한 IT 경력직원들을 뽑고 있다. 곽 과장은 “작년 해운물류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참여해 기술적 가능성을 검증했고 올해는 해운프로세스의 특정 범위에 기술을 적용해 작게라도 화주 서비스 개선에 실제 도움이 되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20년까지 도입 예정인 클라우드 시스템은 트래픽 속도 개선과 더불어 외부 및 내부고객들의 서비스 만족으로 이어지고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신기술 접목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도 디지털화로 점점 변화하는 외부 환경을 주시하고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곽 과장은 “항공시장은 고객들이 이미 개별 항공사나 여행사가 아니라 온라인 가격비교 플랫폼이나 인터넷 중개업자 등을 통해 항공권을 실시간 비교, 예약하고 결제하는 게 트렌드다. 어느 시점이 되면 해운업계도 기존 방식이 아니라 외부 인터넷 업계의 운임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방식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 블록체인 플랫폼 선점 경쟁 치열, 표준은?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총 37개 업체 및 기관이 참여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주관사인 삼성SDS가 약 20억원을 투자했으며, 현대상선 등 선사 6곳, KEB 포함 금융기관 4곳, 물류업체 10곳, 해수부·관세청·PA 등 정부기관 7곳 등 총 37개 기관이 참여했다. 올 2월 기준 컨소시엄은 유코카캐리어스와 천경해운이 참여하며 총 41개로 늘어났다.


시범사업에서는 부산과 인천 2개 항만에서 출발해 중국, 베트남, 미국, 인도, 두바이, 네덜란드 등 12개 항만으로 도착지까지 PoC(기술개념) 증명사업이 진행됐다. 선박에는 스타트업 기업 ‘에스위너스’의 IoT 센서가 부착됐다. 참여사들은 “해운물류 프로세스 향상을 위한 블록체인의 기술적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 관계자는 “다양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상호간 데이터 전달과 공유 등이 제대로 이뤄졌으며 부킹, B/L, 세관신고, 선적정보 및 컨테이너 트래킹 정보 공유 등 업무 간소화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올해 컨소시엄은 정부 및 개별과제로 수출입물류 블록체인 적용의 실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실용화 모델로는  △수출입 통관 물류 서비스 △원산지 증명 발급 교환 △수입화물 유통이력(부산광역시) △선사/터미널 항만 운송사간 항만정보 공유 △SCF △냉동 컨테이너 IoT 디바이스 공동 적용 등이 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블록체인 플랫폼의 상용화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각국의 법과 제도, 규제가 상이하고 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성숙된 기술은 아니고 블록체인 할 수 있는 툴(프레임웍)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므로 몇 년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 “시범사업에서 노멀 플로우는 검증됐지만 실제 현장의 적용은 예외의 경우가 많아 쉽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 간의 상호 연결성(inter connectivity)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올 초에 머스크와 IBM이 블록체인 합작법인을 출범시켰으며, Zim은 Sparx Logistcs 및 Wave Ltd와, 함부르크수드는 DB쉥커 및 DP월드 호주법인과, PIL은 IBM 및 PSA와, 일본 통합법인 ONE(NYK, MOL, K라인)은 다수의 일본회사들과 블록체인 플랫폼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3월 26일에는 APL, 퀴네앤드나겔 등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문제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의 표준이 없다는 것이다. 각 선사들이 개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다고 하더라도 화주들이 매번 서로 다른 블록체인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나리오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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