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
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불로 소실되자, 그 슬픔을 노래로 담은 ‘아! 숭례문’이 나왔고, 한민족의 참담한 심정은 “숯덩이 같은 잔해에 헌화 물결, 미 자유의 여신상 무너진 꼴, 무엇에 긍지를 느끼며 살아야 하나” 등의 표현에서 알 수가 있었다. 특히 방화범의 범행 동기가 돈 때문이라는 이야기에 “물질에 대한 한 노인의 욕심이 한민족에게 영원히 씻지 못할 천추의 한을 남긴 결과를 가져왔다”고 기막혀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야스쿠니 참배와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였다. 그는 1970년대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한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2008년 일본 중앙정부는 “타케시마(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말하고 있어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아버지의 유업을 받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임명한 외무성 각료는 고이즈미, 아베 총리 시절 강경파로 구성되어 있어 향후 이명박 정부에서 조용한 한일관계가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국보 1호 숭례문처럼 독도도 불타 없어질 수 있을까? 1962년 당시 한일국교 예비회담에서 일본측 대표 이세키 이나시로 국장이 “사실상 독도는 무가치한 섬이다. 크기는 일본 히비야 공원 정도인데, 폭파해 버리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측의 김종필 전 총리는 “독도는 갈매기가 배설물을 뿌리는 곳에 불과하다. 내가 일본 측에 섬을 폭파하자고 제안했다”라고 기자에게 한 발언이 훗날 한일간에 독도문제가 터지면 ‘독도폭파론’의 원조라는 멍에를 쓰게 되었다. 독도는 약 460만년전 해저 약 2,000m에서 솟아 오른 용암이 굳어진 화산암이기에 목조 건물 숭례문과 같이 불로서는 소실시킬 수 없다. 일본측의 농간으로 독도가 한때 미군의 폭격연습장으로 지정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독도는 1948년과 1952년 2차례의 공습폭격을 받았지만 폭파되지 않았다. 2008년 일본정부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은 일본의 국내시설 또는 구역을 협의의 대상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미일합동위원회가 “다케시마(독도)를 주일미군이 사용하는 해상연습 및 훈련구역으로 지정하였기에 다케시마(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이 방위조약을 체결한 후 대한해협에 있는 대마도를 폭격연습장으로 지정하고 이제 대마도는 한국 영토”라고 주장하면 일본측이 이를 수용할 것인가?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거행되기 바로 3일전인 22일, 일본 시마네현 지방정부는 “2008년은 한국이 다케시마(독도)를 불법점령하고 있는 지 55주년이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케시마 자료실’에 독도 지도를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하고 독도 특산품이라는 명목으로 독도를 주제로 한 술과 액세서리, 만두 등을 판매하였다. 약 500명이 참가하는 시국강연회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탄생으로 새로운 한일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정부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의 분리독립 시위로 많은 인명손상을 보면서 영토분쟁은 과거의 역사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적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명박 당선인의 앞날을 축복하는 어느 모임에서 “하나님께서 통치권을 강화시켜 주시고 탁월한 지혜와 능력을 주시어 열강이 깜짝 놀라는 신화적 존재가 돼 주시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열강 일본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 전 세계적으로 해양영토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약 40군데 정도 있지만, 독도만큼 민족적 감정이 얽혀 있는 경우가 없어 이명박 정부로서도 난제임이 틀림없다. 불탄 숭례문을 조속히 복원한다고 말하지만, 한민족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그 문화적 가치는 200억원으로 복원될 수가 없다. 일본의 독도 침탈은 제2의 임진왜란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민족의 후손 중에 제2의 율곡 선생과 같은 현명한 지도자가 조속히 나타나서 한반도에 불이 나지 않도록 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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