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의 해운항만 해양기능이 통합된 국토해양부가 2월 29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취임과 함꼐 출범했다.  아래내용은 정종환 장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

제가 30여 년간 공직자로서 젊음과 열정을 바쳤던 이곳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고 여러분의 얼굴 하나하나가 무척 반갑습니다.


마치 오랜 기간 출가했던 딸이 친정집에 다시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합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에 하늘·바다·땅, 국토의 전 부문을 총괄하는 국토해양부의 첫 장관으로 부임하게 되어 개인적인 감회나 영예로움보다는 국민이 맡겨주신 직분에 소명의식이 앞서고, 마음 가득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여러분께서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예전에 겪지 못했던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효율과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과감한 정부 조직개편을 거쳐 국토해양부라는 새 틀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새틀에 맞춰 화합적인 융화를 통해 조직 문화에서, 업무 프로세스에서,

실질적인 내용과 성과를 채워가야 합니다.

기존 건설교통부 업무에 해양수산부의 해양·항만·해운 업무, 행정자치부의 지적·부동산정보 업무를 통합하는 일은 단지 법과 제도를 바꾸고 한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해서 완료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마음을 모으고 뜻을 함께하며 하나하나 극복하고 이루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협소한 국토의 제약을 극복하고, 글로벌 무한경쟁을 헤쳐나갈 수 있는 국토의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창의성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국토를 더 넓게 확장된 공간으로 활용하는 국토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략이 절실합니다.


국토의 경쟁력은 이제 더 이상 물리적 면적에서 창출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진취적인 국토경영을 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판가름됩니다. 그동안 기업활동과 국민편익을 저해하여 왔던 규제덩어리를 과감히 정비하고 국토를 보전할 부분과 활용할 부분으로 나누어 활용할 부분은 “계획없이 개발없다”는 원칙 아래 계획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정책 분야별로 현실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의 정책적 노력으로 집값은 안정세를 회복하였으나, 아직도 비싼 집값으로 서민들이 내 집을 장만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국민들이 그 정책 효과를 체감하고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또한, 그동안 지속적으로 교통물류 인프라를 확충해 왔습니다만, 아직 교통물류 경쟁력은 여전히 OECD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국토해양부는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미래 전망을 기초로, 물리적 공간계획인 국토·도시 부문과 시간적 공간을 창조하는 교통·물류망 등 모든 경제활동의 심층 기반을 이루는

국가 기간계획을 총괄 기획하는 부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국민의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환경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균형과 경쟁력을 갖춘

지속가능한 푸른 국토 창조, 품격과 문화가 있는 삶의 공간 디자인, 희망을 주는 선진 주거복지 구현, 세계로 뻗어가는 물류해운 강국 건설, 빠르고 편리한 교통서비스 제공, 건설업 선진화 및 경쟁력 제고 등 핵심 책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면서도 세계 대도시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국토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신 국토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지역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행정구역 단위를 넘어서는 광역경제권을 구축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지역을 육성해야 합니다. 또한, 내륙과 바다·연안을 함께 아우르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국토경영 전략으로 주변국과의 해양영토 경쟁에 적극 대처하고 해양과 연안에도 새로운 생활공간을 창출해 나가는 한편, 21세기 자원의 보고로서 해양자원의 이용과 개발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둘째,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담아낼 수 있도록 품격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생활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창의적인 도시공간을 만들어 나가며, 도로, 신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에 환경계획을 내재화하여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국토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셋째,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내 집 마련에 대한 무주택 서민들의 희망을 되살리는데 정책의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입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하여 우선 주택공급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주택 수요에 대한 여건을 충분히 분석하여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택과 부동산 정책은 일원화된 지적관리와 부동산정보를 기초로 더욱 면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거복지 정책의 목표도 단순한 주거안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저소득층까지도 높아진 삶의 질과 주거문화를 누릴수 있도록 적극적인 주거복지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넷째, 동북아 물류허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 나가는 동시에 물류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최적의 교통물류체계를 구축하여

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해양항만 기능 이관을 계기로 도로·철도·해운·항공 등 교통수단 간에 단절 없는 복합교통물류체계를 구축하여 교통물류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선진국 수준의 도시교통서비스와 교통안전을 실현해야 합니다. 교통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과 효과적인 교통수요 관리,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을 통하여 교통 혼잡을 대폭 개선해 나가면서,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증진시키고, 선진국 수준의 교통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규제개혁과 건설산업 선진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토지이용 규제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토해양 산업과 IT, 문화산업 등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건설프로세스의 선진화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선생산-후판매”하는 다른 산업과 달리 “선낙찰-후생산”하는 과정 속에 내재된 부실시공과 저가하도급, 부패발생의 고리를 과감히 개선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예산절감과 깨끗하고 투명한 건설문화 정착을 위한 발주제도의 합리화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사랑하는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그동안 주택·교통·물류 등 각종 정책들이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은 우리 정책이 서민과 약자의 편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공급자 위주의 시각에서 펼쳐진 데에 그 원인의 일부가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정책 수요자인 국민 속에 뛰어들어 사소한 애로와 불편까지도 찾아내 해결해 가는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직원이 아닌 국토해양부의 주인으로서 한마음 한뜻으로 일할 수 있는 화합과 단결의 분위기입니다.


이제 우리는 거친 풍랑 속에 국토해양부라는 한 배를 탄 공동체입니다. 종합적인 국토·해양경영, 통합적인 물류체계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국토해양부’호를 함께 노저어가야 할 소중한 동료입니다. 출신부처별 편 가르기나 차별은 국토해양부와 우리 모두를 침몰시키는 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소중한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

저는 앞으로 여러분의 능력만을 보고 인사할 것이며 결과만을 보고 평가할 것입니다. 옛날 중국고사 중에 전쟁터에서 죽은 병사들의 공로를 평가할 때 화살을 맞은 부분을 일일이 살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용감하게 적과 대항해 싸우다 죽은 병사와 도망치다 죽은 병사를 구별하여 다르게 대우한 것입니다. 하려고 하는 자에게 방법이 보이고 그렇지 않은 자에게는 변명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실수나 허물은 보호하되 업무소홀과 태만, 소극적인 자세로 빚어진 책임은 엄중히 물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어 우리 국토해양부가 일등부처가 되도록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개인과 조직보다는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로서의 적극적인 자세를 부탁드립니다.


국가재정 집행 과정에서 낭비요소를 철저하게 제거하고, 사무실에 앉아 탁상공론을 벌이는 대신, 현장에 뛰어들어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책으로 국민이 믿고 지지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갑시다.


이익집단에 유착되어 편향된 행정을 펼친다는 낡은 과거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청렴하고 투명한 행정을 구현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국토해양부를 만들어 갑시다. 저는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봅니다. 이제 그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여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어느 부처보다도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으며 국민성공시대를 선도하는 부처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국토해양부의 장관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다시 일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 생각하고 희망을 나누며 뜻을 모아 최선을 다합시다. 감사합니다.  


2008. 2. 29 국토해양부 장관  정종환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