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향한 농해수위 칼날, KR, KST 안전문제 도마

KR- 스텔라 유사 개조선박 27척, 전수조사 미흡, KST- 검사 합격률 높은데 선박사고 증가?
자유한국당, 오후 국정감사 보이콧, 반쪽 국정감사로 진행돼

 

 
 

한국선급KR과 선박안전기술공단KST,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수협중앙회) 등 해양수산부 산하의 해양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10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국감 대상은 수협조합, 수협은행, 해양환경관리공단KOEM,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하 수자원공단), KST, KR 등 6개 기관으로,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 공노성 수협지도경제대표이사, 수협은행 이동빈 은행장, KOEM 김남규 이사장 직무대행, 수자원공단 정영훈 이사장, KST 목익수 이사장, KR 이정기 회장 등 7명이 각각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피국감 대상은 각 기관의 비리문제로 곤혹을 치룰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위원의 질문의 대부분이 수협 직원의 도덕적 해이문제로 향했다. 특히 김현권 의원이 수협 지부의 횡령, 배임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거론하며, “정도가 지나치지 않냐”고 지적하자, 김임권 회장은 “죄송하다”고 했으며, 황주홍 의원이 “임직원의 관리 감독은 제대로 하고 있냐”고 질타하자, “드릴 말씀이 없다. 송구스럽다”고 말하는 등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KST와 KOEM은 입찰비리, KR은 접대골프 문제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KR과 KST는 세월호와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의 역풍을 올해에도 피하기 힘들었다. KST는 안전검사 합격률이 높은것에 비해 선박사고는 계속 일어나는 점을, KR은 스텔라데이지호 동형선의 일부가 아직도 검사가 이뤄지지 않다는 점 등을 각각 지적받았다.

한편 이날 오후,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의 보궐이사 2명을 선임하자 자유한국당은 ‘국감보이콧’을 선언하며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않아, 결국 반쪽 국정감사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위성곤 의원, “수협, 외국인 어선원에게 월 3만원씩 복지기금 받아, 선원 혜택은 없어”
                     “어선원 보합제 전체 금액의 3할 정도,  처우 개선돼야”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시)은 수협이 관리비 명목으로 1인당 외국인 선원에게 받는 3만원의 용도를 물었다. 위 의원은 “수협이 연간 외국인 어선원 8,000명으로부터 총 20억 정도를 받는데, 이 수입액의 용도를 알고싶다”고 질의하자 김임권 회장은 “외국인 어선원의 관리나 교육 또는 공항에서 선원을 배에 이동하는데 드는 비용에 사용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위 의원은 “적어도 본 의원의 지역구 어선원은 수협으로부터 특별한 복지서비스를 받은게 없다”고 답하며 어선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선원의 고정급외에도 성과에 따라 전체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선주, 선장, 기관장, 갑판장 등이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보합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선주와 선장, 기관장을 제외한 선원들의 몫이 “3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수협이 어선원의 처우개선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R과 KST는 주요 업무인 선박 안전에 대해 농해수위 위원들로부터 잇달아 질타를 받았다.
 

이양수 의원, “스텔라데이지호와 유사 개조선박
                      27척 중 도크 검사는 7척 뿐”
이완영 의원, “정책금융 건조 선박, 한국선급에 등록 안해, 아이러니한 상황”
이개호 의원, “KR 검사 제대로 이뤄지고 있나?”

이양수 의원(자유한국당,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은 한국선급이 ‘스텔라데이지호’처럼 유조선에서 벌크선으로 용도변경한 선박 27척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이후 도크 위에서 점검된 선박은 총 7척이며, 나머지 20척은 항만에 입항해서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런식으로 27척 조사했다고 국회에 보고하면 그만이냐? 20척에 대한 정밀검사 계획을 수립해서 제출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KR 이정기 회장은 “입항 상태에서도 조사가 가능했다”고 답변했으나, 이 의원은 “세밀한 검사계획을 작성해서 국회에 제출하라”고 맞받아쳤다.

이완영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KR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 정책금융으로 건조한 선박이 KR에 등록하지 않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선사의 선택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견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위성곤 의원은 KR의 선급 시장 점유율이 5%에 미친다고 지적하며, 이정기 회장에게 타 선급과 경쟁력 부분에 대한 질의를 했다. 이 회장은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선급 비용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은 KR이 제대로 된 선박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올해 들어서만 폴라리스쉬핑 소속 선박 16척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반면 KR은 정기·연차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검사를 진행했다면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같은 침몰사고가 일어났겠는가”고 질의했다. 이정기 회장은 “검사 당시 관련규정이나 법령을 만족한 것이기 때문에 검사증서가 발행된 것이다. 앞으로는 규정뿐만 아니라 좀 더 면밀한 검사가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종회 의원, “KST, 연안여객선 뿐만아니라 유람선과 도선도 관리해야”
이개호 의원, “검사원 과도한 업무량, 99%이상    합격률, KST 검사 문제 있어”
김현권 의원, “해양사고 해마다 늘어, 어선은 검수자체도 안하는 상황이다”
정인화 의원, “인원, 예산 늘었는데 사고도 늘어”,
박완주 의원, “선박노후화가 문제”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전북 김제시 부안군)은 KST가 해운법(해상운송과 해운업에 관한 사항을 정한 법률)에 따라 연안여객선은 체계적인 관리하에 있지만, 유람선과 도선 등의 관리체계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하면서, KST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경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15년도 연안여객선 사고수는 1건이지만 유람선과 도선의 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는 115명으로 파악됐다. 목익수 이사장은 “그것은 지자체의 영역이다”고 말했지만, 김 의원은 “누구에게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 공단의 문제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언급했다.

이개호 의원은 KST 검사원에게 할당된 선박 검사량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2014년 검사원 1인당 선박검사 척수는 296건이며, ’16년에는 326건으로 약 30척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매일 하루에 한 척씩 검사하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형식적으로 검사가 진행되고 선박검사의 합격률이 99%이상이라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권 의원은 세월호 이후 해양사고가 전혀 줄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올 9월에는 약 1,800여척 정도가 수검을 받지 않았다. 그중 어선이 1,500척 정도다”고 말해 수검률이 계속 증가하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대해 목익수 이사장은 “어선의 경우, 어황이 좋지 않아 선주가 수검을 포기했다. 현재 법이 개정돼 1년이상 검사를 하지 않으면 선박은 직권말소되고 미수검 선박은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공단과 지자체, 해경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제언했다.

정인화 의원(국민의당, 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도 선박사고가 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정 의원에 따르면, KST 직원은 2013년도 이후 246명에서 2016년에는 367명으로 증가했고, 예산은 ’13년 228억 9000만원에서 ’16년에는 362억 4000만원으로 15.8% 증가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받은 해양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기관손상으로 인한 사고는 ’13년 256건에서 ’16년 759건으로 2.96배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선박검사를 형식적으로 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한 박완주 의원도 기관손상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선박노후화로 인한 어선이 1만 8,880여척이 있다. 이 선박들은 계속 기관손상의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고, 검사 시에 기관의 문제가 없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고 추궁했다.

황주홍 의원, “KR, 3년간 골프접대비 1억 5,000만원” “KST, 입찰비리 업체와 30번 재계약”
홍문표 의원, “선박검사수수료, 할증요율 합산 아닌 누진 적용해”

한편 황주홍 의원은 KR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6명이 골프장 4곳에 회원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3년간 KR이 골프장에서 접대비로 사용한 금액은 1억 5,000만원”이라고 지적하며, 기재부가 각 기관에게 클린카드(공공기관 직원이 불건전 업소를 이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봉쇄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인카드)를 사용하라는 지침에 대해 KR이 정면으로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KR의 ‘업무추진경비집행지침’ 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 지침 제5조에는 ‘업무추진경비는 유흥업소에서의 사용을 자제하여야 한다’고 돼있으나, ‘불가피하게 유흥업소를 이용한 경우 ~ 소속본부장의 결재를 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이런 코미디가 어딨느냐”며 실소했다.

이정기 회장은 “지적에 공감하고 업무추진비가 엄격히 집행되도록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황주홍 의원은 KST의 입찰비리 문제를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KST는 공단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업체와 계약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모 업체와 30번, 또 다른 업체와 27번 등의 재계약을 진행했다. 황 의원은 이에 대해 “즉각 시정해라”고 주문했으며, 목익수 이사장은 “관련 직원에게 징계와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의 ‘국감보이콧’으로 인해 오후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못한 홍문표 의원(자유한국당, 충남 홍성군·예산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KR이 선박검사수수료를 징수할 때, 할증요율에 따른 요금을 합산이 아닌 누진(곱셈)방식으로 적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KR은 검사에 따라 △선박종류별 0 ~ 390% △선령별 0 ~ 80% △엔진 숫자별 0 ~ 30% △보일러 유무에 따라 0 ~ 20% 등의 다양한 할증제도를 두고 있다. 문제는 할증율을 누진(곱셈)으로 적용할 때의 수수료비용보다 단순 합산으로 했을 때의 비용이 적게나와 피검사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홍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선급의 수수료 부과규정상 할증율을 각각 누진으로 해야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설명하며, KR의 검사수수료 제도를 바꿔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KR은 직원 안전문제와 장애인 채용의무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았다.
 

정인화 의원, “장애인 고용의무 절반도 안 지켜”
김철민 의원, “방사능 폐기물선 검사한 직원, 건강진단과 피폭선량 검사 못받아”

정인화 의원은 KR이 장애인 고용 이행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R은 2013년의 장애인 의무고용인원 18명 중 7명을 채용했으며, 장애인 고용부담금(고용인원을 채우지 못한 만큼의 부담금)의 금액은 9,351만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20명의 의무고용인원 중 9명을 고용해 절반에 못미쳤으며, 약 1억 1,895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했다. 이에 대해 그는“ KR이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장애인 고용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의원은 “방사능 폐기물운반선을 검사한 검사관에게 건강진단과 피폭선량 검사를 지원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능 폐기물선인 ‘청정누리호’의 선원은 방사선 작업에 따른 위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원자력공단으로부터 건강진단 지원을 받는다. 반면 KR 검사원은 ’10년 이후 ‘청정누리호’를 선박검사를 17차례정도 진행하면서 KR이나 원자력공단은 검사원에 대한 건강검사는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원자력공단 뿐만 아니라 KR의 큰 실책”이라며 “반드시 건강진단과 피폭선량 검사를 시행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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