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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4주년 특집ㅣ‘선복 부족·운임상승’ 시장변화 체감하는 포워더 업계
“한진해운 있을 때가 편하고 좋았다”
[529호] 2017년 09월 27일 (수) 14:50:10 강미주 newtj83@naver.com
   
2017년 6월 22일 무협에서 열린 '선화주 상생의 길' 세미나

2자물류사는 ‘갑(甲)중의 갑’ 중소업체 “영업전략에 달렸다”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는 국내 포워더들이 적지 않다. 한진사태 1년 이후 포워더 업계가 바라보는 시장은 선복(스페이스) 부족 현상과 더불어 운임상승 효과가 지속되고 있으며, 선사들에게 유리한 ‘공급자 마켓’이 형성되어 바게닝 파워가 있는 대형 2자물류사들의 입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업체들 사이에서는 “한진해운이라는 국적선사가 함께 있을 때가 일하기에 훨씬 편하고 좋았다”는 말이 들려온다.

1년 전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라는 홍역을 치른 포워더 업계는 현재 한진해운의 부재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점점 체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년 전 한진사태 전후로 시장이 달라졌다고 이야기 한다.

유일한 국적 정기원양선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불신과 우려는 현재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만 해도 국내 화주들은 현대상선의 신용도와 재무상태를 지적하며, 현대상선에 짐을 싣는 것을 꺼려해 온 게 사실이다.

한 포워딩 업체의 영업 실무자는 “요즘은 현대상선에도 짐을 많이 싣고 있다. 화주들의 높았던 우려도 거의 사라진 듯 하다. 다만 기존의 한진해운에 싣던 물량은 국적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 보다는 머스크라인과 MSC로 많이 이동한 게 맞다”고 말했다. 한진사태 이후 한국선사들의 입지는 좁아진 반면 외국 대형 정기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제는 공급자(선사) 마켓으로 바뀌어”

최근 시장은 ‘소비자 마켓(Buyer’s Market)’에서 ‘공급자 마켓(Seller’s Market)’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즉 한진사태 이후 선사에게 유리한 마켓이 형성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복(스페이스) 부족현상과 운임상승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동남아, 일본, 중국 등을 제외한 남미, 인도·중동, 유럽 및 지중해, 미주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선복 부족 현상을 경험했다는 업체들이 많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항로별 지역별로 스페이스 부족 상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실화주 및 주요 화주의 물량은 선사들이 책임지고 스페이스를 잡아주는 반면 소형 화물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스페이스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더해 한진사태 이후 한국을 경유하는 서비스 항차가 줄고, 선사들의 선복량 조절을 통한 운임인상 분위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한진사태 1년 전만 해도 스페이스의 여유가 많고 운임 레벨도 낮았는데 지금은 많이 올랐다”면서 “포워더가 주도하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선사에게 유리한 공급자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3월에 한진사태 이후 해상운임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관련기사-해양한국 523호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상운임 상승’> 동 보고서에 따르면, 65.4%의 업체들이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했으며 지역별로는 아시아(24.4%), 북미(23.0%), 중국(18.9%)을 중심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복 부족에 따른 운송 차질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도 57.5%에 달했다. 또한 경쟁력이 낮은 국적 선사의 이용률은 감소하고, 외국적 선사의 이용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화주들은 시급히 개선할 물류과제로 ‘선적 스페이스의 원활한 확보 및 해상운임 안정’을 꼽았다.

 

   
2016년 12월 13일 무협과 선협이 체결한 '선화주 경쟁력 제고 업무협약'

‘트레이드오프’ 선화주 상생의 길?

한진사태 이후 ‘트레이드 오프’ 관계였던 국적선사들과 화주들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와 선주협회는 선화주 상생 MOU를 체결하고 화주들의 영업환경 강화와 더불어 국적선사의 적취율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화주들의 주요 관심사는 ‘비용합리화’와 ‘원가절감’이다. 그렇다 보니 유리한 선임일 경우 국적선사 보다 외국선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물류비가 전체 비용의 7%를 차지한다는 모 제조업체는 “국적선사를 사용하고 싶어도 경쟁선사 대비 운임이 20% 가량 높아 본질적으로 사용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국적선사 이용 비중은 11.5%이며 외국선사 이용비중은 88.5%로 나타났다.

현재 선화주 단체간 논의되는 상생방안으로는 국적선 이용화주 인센티브, 화물도착 정시성 보증보험, 국적선사의 신규노선 확대 및 적자노선 유지, 국내 화주 특별서비스 등이 제시되고 있다.

대형 2자물류사 ‘물량 파워’로 운임 유리

포워더 업계는 선복이 부족하고 운임이 높아지는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추세에서는 대기업의 2자물류회사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물류주선업무를 하는 2자물류사들의 경우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대규모 물량을 내세운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은 물량에 따른 운임 차등 폭이 더욱 커진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 최고의 갑은 ‘현대글로비스’와 ‘판토스’ 같은 대형 포워더들”이라며 “이들은 엄청난 물량 파워를 갖고 선사들과의 3개월, 6개월, 1년 단위의 분기별 및 연간운임의 재계약에서 유리하게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덩달아 소위 ‘캡장사(화물 몰아주기)’라 지칭되는 중소 포워더들의 영업도 더욱 빈번해졌다. 중소 포워더들은 한진사태 이후 선복을 구하기가 힘들고 운임이 높아지다 보니 2자물류사들이 계약한 유리한 운임에 기대어 화물을 몰아주는 형국이다.

업체 대부분이 중소 규모인 포워더 업계는 현 시장 추세의 유불리를 당장은 따지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화주와의 관계를 위해 손해를 보고 선사에 짐을 싣기도 하지만, 운임이 오를수록 남기는 마진율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은 ‘어떻게 영업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략적인 영업이 회사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 포워더 영업사원은 “확보한 물량이 적더라도 선사 영업사원과의 친분에 따라 좋은 운임을 받기도 한다”면서 “중소 포워더들은 시장이 어렵더라도 영업맨들의 능력에 돌파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자물류사 운임횡포 심각” 해운법 개정안 논란

이와 관련 대형 2자물류사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해운법 개정안이 최근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동 개정안은 2자물류사는 계열사 물량만 처리하고 3자물류 처리는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주협회를 중심으로 물류자회사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중소 포워더 뿐 아니라 선사들에 대한 운임인하 횡포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 물류주선자회사들은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3자물량을 흡수하고 있어 중소 선사 및 포워더들의 시장 입지가 무너지고 있는 등 물류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주협회는 이들 2자물류사들이 비딩시 운임인하 강요나 계약변경과 같은 ‘갑질’이 심각하다는 지적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1-3차에 걸친 비딩 과정에서 재벌기업 물류자회사들이 원하는 운임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개별 접촉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고 ‘재벌기업 물류자회사들은 운송계약서에 운임만 명시토록 하고 물량이나 운송기간 등 계약내용 수시 변경’하며 ‘관계사 운송물량과 중소 포워더 물량을 대량 확보하여 운임 대폭 인하 요구’의 횡포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포워더들은 2자물류사의 3자물류 처리 규제를 담는 이번 해운법 개정안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안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분위기이며, 업체들마다 물량과 운임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동 개정안이 3자물류 활성화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또한 동 개정안이 지난 2015년 2월 도입된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충돌하므로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년 전이 훨씬 좋았다. 국적원양선사 필요하다”

포워더들은 한진해운의 부재를 몸소 느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년 전 한진해운이 있었을 때가 훨씬 일하기 편했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든든한 해외 네트워크 역할을 했던 한진해운의 100여개가 넘는 촘촘한 영업망이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으며, 한진해운이 제공했던 ‘보이지 않는’ 서비스 경쟁력을 아쉬워하는 실무자들도 적지 않았다.

외국선사와의 운임 협상을 위해서도 국적 원양선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대형 포워더 뿐 아니라 중소형 포워더들도 저렴한 운임혜택을 모두 누렸다. 지금은 일단 이용할 수 있는 선사의 폭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운임차별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선사들과의 운임 레버리지를 위해서도, 국적선사가 있는 게 좋다. 선복 스케줄이 없어서 외국선사에 싣는 경우가 있지만 운임협상에서 불리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포워더 실무진의 경우 “위험물 선적에는 선사승인이 필요한데 외국선사의 경우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본사 승인을 받을 때까지 처리가 한 박자 늦어질 때가 있다. 반면 국적선사는 빠르게 처리가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사소하게는 선사들이 구축한 홈페이지도 국적선사의 웹서비스가 사용에 더 편리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사람은 한국 선사들이 만든 것을 쓰는 게 업무에 편하다. 외국선사 홈페이지는 쓰다 보면 좀 불편한 게 느껴지고 이게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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