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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 정부의 해운정책 방향에 제언한다
신 정부의 해운정책 과제의 실효성 제고방안 -외항해운정책 중심-
[526호] 2017년 06월 30일 (금) 11:30:38 김태일 komares@chol.com

“실효적인 기능 갖춘 정책 형성이 중요하다”
 

   
김 태 일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KMI)
연구위원

신정부 해운정책의 주요 내용과 의미
신정부가 출범하기 전 내놓은 해운관련 공약은 크게 외항해운 분야와 내항해운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외항해운과 관련된 공약은 첫째,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를 통해 조선·해운 상생협력 구축, 둘째, 한국해운 재건 프로그램 추진, 셋째,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안정적 운송체계 구축, 넷째, 한반도 해상운송망 복원, 동북아 랜드브릿지 개발 등 해운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신시장 개척 및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으로 크게 4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와 둘째 공약은 선사의 외형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고, 셋째와 넷째는 해운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내외 해운시장의 효율성 제고와 시장 개척을 위한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해운기업의 외적 성장과 경쟁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정책 프레임의 방향은 옳아 보인다.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해운·조선산업을 살리겠다’고 언급한 현 대통령의 의지도 바다의 날에 강조되어 추진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큰 틀 안에서 몇 가지 구체적인 정책과제도 눈에 띈다.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를 통한 조선·해운 상생협력 구축 공약에 폐선촉진 보조금 도입이 있으며, 한국해운 재건프로그램 추진에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외에 다른 공약들은 세부 추진 방안이 정해져야 할 내용들로 보인다.

이 같은 공약이 실현되면, 해운을 재건하고 해운기업의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는지는 신정부가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내는데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세부 정책으로 언급한 폐선보조금이나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도 어떠한 내용인지가 중요하긴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언급된 해운산업 외에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며, 예산 제약이 있는 정부로서는 해운산업 육성자금을 어느 정도 할당할 것인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많은 자금이 투자된다고 옳은 정책은 아닐 것이다. 육성을 위한 실효적인 성격으로 자금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막연히 많은 자금을 투자하여 지원하라는 요구보다는 실효적인 지원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정부나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과거 추진된 해운정책 
해운업을 왜 육성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으며, 해운업계 등은 이미 여러 해답을 준비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그 동안 해운업계 등은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를 담당하는 기간산업이라는 점을 들었고, 우리나라 외화가득액을 많이 창출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또한 비상사태에 선박을 동원 가능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가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 이러한 논거에 따라 그 동안 과거 정부가 노력한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선박투자회사법의 제정, 같은 해 선박등록특구제도의 신설, 그리고 2005년 톤세제 시행 등이다. 이로써 우리해운은 국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사실상의 모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한국해운이 급속히 성장하는데 기반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의 운영에 있어 투자자의 세제혜택도 연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고속상각제도, 소득의 상계처리, 양도소득세 감면 등 완전한 세제혜택이 주어진 제도가 아니라고 평가되었다. 선박등록특구제도나 톤세제도 일몰제로 운영되어 매 3년 마다 그 연장 여부를 부처 간 협의하고 있다. 이는 제도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완벽하지 않다. 해운기업이나 제도와 관련된 정부, 지자체 및 투자자 등이 혼선을 겪는데 따른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나 제도 유지를 위한 해운업계의 요구 비용(interest group cost), 그리고 정부 간 협의를 위한 정책 비용(policy cost)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보이지 않는 비용(invisible cost)으로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다.
해운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제도를 만드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실효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제도 본래의 목적인 해운의 육성보다 그 제도 자체를 놓고 어찌 할 바 몰라 궁색해지는 형국이 발생한다.
 

왜 해운을 성장시켜야 하는가?
다시 물음으로 돌아가 왜 해운업을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과거 업계 등이 주창한 논리로도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 할 때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떠한 산업을 영위해야 하는가에 그 해답이 있을 듯하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말할 때 국제기구 등 장기예측을 하는 곳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제의 주도권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와 인구구조의 변화를 살펴본다. OECD에 따르면, 향후 50년 세계경제의 주도권은 비OECD국가들인 신흥국 중심으로 바뀌고, 산업구조는 기존 제조업 강국들의 산업 고도화가 예상되며, 인구는 산업국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국에서 선진국으로 변화하는 전형적인 과도기 모델이 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선진국형 경제로 변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GDP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존 제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생산인구감소와 인구고령화 문제이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 2065년 2,062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금의 약 절반 정도의 노동력을 가지고 어떠한 산업을 영위해야 하는가이다. 셋째,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향후 OECD 국가 중 수출이 GDP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수출을 하지 않으면 성장도 멈출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경제성장에 있어 수출이 중요하지만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답은 나와 있는 듯하다. 향후 우리나라는 서비스를 수출해야 한다. 향후 산업구조에 있어 우리나라는 서비스 산업 즉, 해운, 금융, 관광 등의 산업이 중요해 질 것이다. 인구구조상 젊은 노동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을 수입하지 않는 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의 육성은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서비스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해운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세계 무역성장률은 경제주도권이 변화하더라도 확산된다는 것이 OECD의 전망이다. 앞으로도 해운의 수요는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해운의 문제점은 한진해운 사태로 한국해운의 대표 선수단 가운데 주장 선수가 사라졌다는데 있다. 노련한 대표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린 나이부터 많은 훈련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업계는 이미 과점적 시장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이들은 얼라이언스라는 형태로 다른 선사와의 경쟁력에 있어 차별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그룹에 포함되지 않으면, 글로벌 선사로 역할이 어렵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각 정책별 추진방안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를 통해 조선·해운 상생협력 구축, 한국해운 재건프로그램 추진 등은 선박확보가 주된 내용이나 결국 한국해운의 재건은 컨테이너선 분야의 대표 선수를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양성하는데 있을 것이다. 정책을 만들어 한 해운기업만을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해운 변화에 우리나라 모든 해운기업이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의 문제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적어도 해운에 관계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과거에 있다 사라진 컨테이너선 분야의 대표 선사를 육성해야 한다.
그러면 이 같은 목표에 정책이 적합해야 한다. 그래야 향후에도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공약에도 일부 언급된 사안이나 ‘M&A 활성화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도 경주할 필요가 있다. 해운기업은 자체성장(organic growth)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는데, 대부분의 글로벌 해운기업들은 후자가 많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차제에 자체성장을 위한 선박금융지원도 좋으나 인수합병을 위한 펀드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각국은 국경 간 인수합병을 위한 각종 펀드를 만들어 놓고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지원하고 있다. 해운이 글로벌 영역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확장성이 요구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또한 국내기업의 단순 지원을 넘어 해외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는 실효적인 정책으로 기능하기 위해서 기존 조직의 통합 등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조직의 성립 문제보다는 어떠한 기능이 요구되는지에 관해 공감이 우선 형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그 동안 해운기업의 선박투자가 경기순응적인 이유는 시황이 좋지 않은 저선가 시기에 해운기업이 선박투자를 하려고 하여도 금융권이 선박금융을 축소하는데 있다. 따라서 시황이 좋지 않은 저선가 시기에 선박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정책자금의 지분이 51%이상인 조직, 즉 공공기관에서 경영을 책임진다면, 정부 신용도를 토대로 민간 자금도 유치가 가능할 것이며, 시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도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확보된 선박은 시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해외기업에게 대선하고, 시황이 좋은 시기에 맞추어 우리나라 선사에 용선해주는 전략도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공사 성격의 선박금융기관을 설립하자는 공약은 이 같은 장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나 기존 조직을 믹스(mix)하자는 논의부터 나오는 것은 논의의 순서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해운의 문제가 대표 선사가 갑자기 부재했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실효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하다면, 다른 공약사항들은 큰 오류 없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의 해운역사에도 많은 경험을 통해 우리는 배운 바 있다. IMF 이후 부채비율 200%의 근거가 불명확함에도 추진되어 해운업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한 바 있다. 아울러 한진해운 사태이전에 만들었던 각종 금융지원제도는 실효성이 없다는 해운업계의 볼멘소리로 가려졌다. 더욱이 한국해운이 무너졌다는 오명을 남긴 한진해운의 파산은 정부나 관련 기관 등이 향후 우리나라가 과연 어떠한 산업을 영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결과물인 것이다.

물론 이 사태를 정부의 책임만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채권자의 채권을 막지 못한 민간기업의 파산은 당연한 이치이다. 또 경영자의 잘못이 있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는 만큼 국가적 기간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민간기업도 그 책임의 범위가 커져야 한다.
결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해운산업을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가 어느 산업을 영위해야 하는가에 있다. 해운은 한국경제의 주된 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실효적인 기능을 갖춘 정책을 형성(形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나 기업이나 앞의 실수(失手)를 경계(警戒)로 삼아야 한다는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우리나라가 40~50년 후 해운역사상 가장 실효적인 정책을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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