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3사 인수 이어 하이마트까지…물류+유통접목 시너지 기대

항만·해운 시장 진출과 가시적 성장도 ‘초읽기’
“물류부문 투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물류기업과 영세업자는 ‘등호(=)’를 이루었다. 사실 전문물류기업을 찾아보기도 힘들었고, ‘물류’라는 용어 자체가 정립된 것도 얼마되지 않는다. 초기 국내 물류시장에 몸을 담은 ‘물류인’들은 아마 최근 물류산업에 대한 변화된 인식과 시선을 보며 ‘상전벽해(桑田碧海)’란 고사성어를 떠올릴 듯싶다.


실제로 물류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크게 변화됐고, 변화된 인식만큼이나 물류산업에 대한 가치와 몸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최근 몇 년새 일고 있는 물류시장의 최대 변혁이 아닌가 한다. 이에 걸맞게 현재 국내 내로라하는 물류기업의 특징은 자생한 전문물류기업보다는 탄탄한 그룹사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것.

 

독자기업이면서 국내 최고의 물류기업이었던 대한통운이 최근 금호아시아의 품에 안길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이러한 양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향후 물류기업간 경쟁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둔 대형사들의 ‘몸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 한해 국내 중견 물류업체 3사(로젠택배, 한국통운, 한국GW물류)를 M&A하며 물류시장에 진입한 유진그룹이 눈에 띈다. 특히 유진그룹은 최근 상당한 규모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유통망 하이마트까지 인수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물류와 유통이 접목돼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 더구나 유진그룹의 최근 물류시장 진출은 물류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야심차게 뛰어든 것이어서 그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에 유진그룹 물류부문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는 최정호 사장을 서초동에 마련된 유진그룹 물류부문 통합사무실로 찾아가 만나보았다. 최 사장은 지난해 인수한 3사는 물류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이었을 뿐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아직은 사업초기인 만큼 명확한 시기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효율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불과 몇 년 안에 리딩 물류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후발주자로 뛰어든 레미콘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영위하고 있는 유진그룹의 근성에 따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 사장을 비롯해 이날 통합사무실에서 만난 유진그룹 임원진들은 그 직위에 있는 국내 기업의 평균 연령보다 훨씬 젊었다. 바로 그 젊음이 신규사업 고지달성에 대한 패기와 열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싶다.

 

유진그룹 물류부문장의 최정호 사장.
유진그룹 물류부문장의 최정호 사장.
■ 유진그룹의 물류산업 진출 계기와 목표에 대해
“물류산업 진출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류산업은 국가 전체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주 높은 산업이다. 이것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하지만 기존 유진의 사업에서 물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즉 외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핵심역량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물류산업에 진출한 이유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물류시장을 들여다보면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많다. 보통 유통마진이라 불리는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는데 업무개선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분명히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진그룹은 앞으로 물류산업을 통해서 고객입장에 서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을 바탕으로 사랑받는 기업으로 도달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국내 물류산업 향후 3~5년간 구조조정 시기될 것
이 시기 통해 규모의 경제+시스템 완비 실현 계획

 

■ 국내 물류산업에 대한 평가와 유진그룹의 경쟁력은?
“국내 물류산업은 지난 몇 년간 드라마틱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의 확대가 곧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3~5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가 물류시장의 구조조정 단계가 될 것이다. 때문에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것만으로 곧 수혜를 입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이러한 국내 물류시장의 조정단계를 통해 앞으로 유진은 합리적인 경영을 위한 규모의 경제와 내실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비해 나갈 것이다.

 

인적고도화에도 매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존사업 강화는 물론 M&A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지난해 인수한 3사는 물류시장 진입을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 앞으로 해운물류나 항만하역부분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유진그룹의 경쟁력이 될 것이고 유진그룹이 그간 쌓아온 경험과 열정이 이를 추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이미 인수를 완료한 3사의 시너지는?
“로젠택배의 간선 운송에 한국통운을 투입시켰다. 이는 로젠택배의 운영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한국통운의 안정적 일감을 확보하는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또 3사 통합을 통해 확보한 전국 19개 물류센터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상시 TFT을 구성·운영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각 사의 활발한 인적교류를 통해 전체 물류 체인상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며 고도화해 나가는 경영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유통체인 하이마트와 전략적 협업 ‘시너지’ 기대
온라인 몰 인수 등 택배 물량 확보 다각적 모색

 

■ 현재 물류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고 유진그룹이 인수한 3사는 중견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신규 사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해운과 항만하역사업에 대한 계획과 함께 리딩기업으로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우선 택배시장은 현재 주요 메이저급과 중견기업들로 양분되어 그 안에서도 상당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경쟁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하이마트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마트 인수가 최종 이달(1월)말에 완료돼 향후 전개할 협업체계에 대해 합의한 것이 아니어서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하이마트의 유통망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극대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 중이다.

 

또한 택배의 자사물량 확대를 위해서 온라인 몰 인수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로젠택배의 기존 강점은 C2C로 현재 형성된 지점간 끈끈한 유대를 최대한 살려 발전을 구가해 나갈 것이다. 특히 택배업은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사업이니만큼 현재 미흡한 서비스품질은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고취시키고 고객에 대응에 대한 한계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보완할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통합콜센터를 구축 중이고 늦어도 3월초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운송·항만사업 추가 M&A 통한 경쟁력 확보
해운, 기존 사업역량 강화에 역점

 

한국통운을 통한 운송부문은 현재 단가위주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 국내 운송부문의 중견업체는 약 2,000여개로 집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 바로 이것이 해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비슷한 규모의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복화율을 높여 메이저급 회사에 견줄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한국GW물류를 통한 3PL사업은 업황은 열악하지만 사업자체의 비전은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3PL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수준이다. 단순 상담수준이 아닌 컨설팅 영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3PL사업의 핵심. 이에 인적수준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3PL 부문은 한국통운이 자동차 부품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세계적 제조기업인 P&G가 계속해서 계약을 연장하고 있는 만큼 특화 영업을 통한 강점도 유지해 나갈 것이다.  


해운과 항만하역사업은 앞으로 진출 혹은 중점 성장시켜야 하는 부문으로 해운사업은 현재 갖추고 있는 사업을 자체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고 항만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부두개발에 적극 참여하거나 M&A도 고려하고 있다.”

 

■ 각 사 통합 후 경영원년인 올해 매출목표와 경영계획은?
“지난해 각 기업별 매출액은 2,1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25% 성장한 2,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하이마트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물류부문 통합 CI와 BI 작업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종합물류업 인증도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물류부문 사업초기인 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과 시스템이 기반이 된 인적고도화, 즉 서비스 질을 제고하는 것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목표이다. 이 중에서도 인적수준을 고도화하는 데에 더욱 비중을 둘 것이다.

 

이미 작년 11월부터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확보에 나섰고 기존인력을 포함해 오는 3월까지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실속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교육시킬 계획이다.”

 

유진그룹, 신 성장동력으로 ‘금융’과 ‘물류’ 선택
서울증권 인수 통해 유진투자 증권 탄생시켜

유진그룹은 어떤 회사 = 유진그룹(회장 유경선) 1969년 영양제과의 창립으로 시작됐다. 79년 유진종합개발, 84년 유진기업을 설립해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며 그룹화를 본격화한다.


그룹의 그간을 이루게 해 준 것은 건설소재 사업인 레미콘 사업. 유진그룹은 10년 넘게 레미콘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2004년 고려시멘트 인수를 통해 국내 최대의 건설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진그룹의 경영방식은 기존사업을 더욱 공고히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한 경영다각화를 이룰 수 있는 분야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이에 유진그룹은 건설사업으로 ‘마젤란’이라는 아파트브랜드를 런칭하고 오피스텔 빌딩과 SOC건설에 참여하고 있어 골재, 레미콘, 시멘트, 건설로 이어지는 건설분야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또한 건설부문 사업강화를 위해 대우건설 인수를 적극 추진한 바 있다.
최근 유진그룹은 신 성장동력으로 물류와 금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유진그룹의 금융부문은 2006년 서울증권과 계열사인 서울자산운용, 서울선물을 인수를 통해 본격화되었으며 현재 유진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형화와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방식으로 전환했다. 유진그룹은 금융부문 성장을 위해 2011년 업계 7위의 단기성장 비전과 2016년 업계 Top3의 장기비전을 제시해 놓고 있다. 또한 유진그룹은 지난해 7월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참여해 로또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유진그룹의 자산규모는 2007년 약 1조7,880억원 수준. 하이마트 인수로 인한 2008년도 유진그룹의 자산규모는 4조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5년부터 물류사업 진출 위한 TFT 운영
택배-운송-보관체제 확보, 사업별 역량강화 역점

유진그룹의 물류부문 사업 = 유진그룹은 물류사업 진출을 위해 2005년부터 TFT을 구성해 운영해 왔다. 이에 지난 한해 동안 로젠택배와 한국통운, 한국GW물류를 연이어 인수하며 물류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택배중심의 로젠택배, 운송중심의 한국통운, 보관과 3PL 중심의 한국GW물류를 모두 인수하면서 택배-운송-보관의 종합물류사업 체제를 갖춘 것.


유진그룹 물류부문은 로젠택배와 한국통운·한국G.W물류에 각각 대표이사를 두어 각 부문 역량강화에 더욱 역점을 두고 이의 총괄부문장을 두어 유진그룹 물류부문의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는 체제로 구축했다. 이에 로젠택배의 대표이사로 조경철 부사장을, 한국통운·한국G.W물류에 박장환 전무를, 이를 아우르는 총괄부문장으로 최정호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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