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항 개발로 2010년까지 처리력 3,500만teu로 증가
‘5-20-25’규정 통해 신속한 고품질 서비스 제공

 

양산항 전경.
양산항 전경.
상하이가 세계 제일의 컨테이너항만으로 등극할 날이 머지않았다. 상하이 항 최대의 운영사인 ‘상해국제항무그룹(Shanghai International Port Group)’의 비전과 역할을 살펴보았다.

매년 두 자리 수의 컨화물처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경이로운 상하이항 성장세의 중심에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상해국제항무그룹(SIPG)’이 있다.


5년 전, 상하이 전체 물동량은 860만teu로 1,860만teu라는 압도적인 홍콩의 물동량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상하이는 2,500만teu라는 기록적인 물량을 처리하면서 홍콩의 자리를 빼앗았으며, 2,600만teu 처리를 목표로 삼은 싱가폴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2008년에는 상하이가 처리량 2,900만teu를 기록하여 전 세계 컨테이너처리 항만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1년에 터미널 1개씩’

상하이항 컨테이너 물동량 추이
상하이항 컨테이너 물동량 추이
현재의 물동량 증가세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1위를 충분히 차지할 수 있지만, SIPG는 2010년까지 3,500만teu를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SIPG는 현재 ‘외고교’에 5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6개의 터미널을 건설 중에 있지만, 상류에 있는 15개의 터미널을 폐쇄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 상하이항의 처리능력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SIPG는 외고교의 4단계와 5단계 개발이 끝난 2003년과 2004년까지 매년 1개의 페이스로 새로운 터미널을 건설해왔으며, 허치슨 포트 홀딩스와 합작으로 40억 위안(5억3,300만 달러)을 투자한 5단계 개발은 완공까지 2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편 2006년 9월에 운영을 시작한 외고교 4단계는 다목적 터미널로서 전체 부두의 300m는 컨테이너 전용으로 500m는 ro-ro선 부두로 사용하고 있으며, 700m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외고교 개발과 함께 양산 앞바다 35km 지점에는 완전히 새로운 화물 처리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2005년에 개장한 1단계 시설은 연간 220만teu를 처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2단계는 2006년에 개장했다. SIPG의 건설계획은 수요에 맞추기 위해 계속 진행 중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8%의 초과물량이 발생했던 것에 맞추어 매년 25%가량의 시설 확장을 하고 있다.

 

3,500만teu 처리를 이끌 심수항만 ‘양산항’
양산 항주(杭州)만에서 진행 중인 새로운 컨테이너항만 건설 계획에는 동해대교(Donghai Bridge)와 중국 본토의 Luchaogang에 위치한 항구 도시와 종합물류시설 건설도 포함하고 있다. 양산은 상하이항이 꼭 필요로 했던 15m의 깊은 수심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SIPG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양산은 중국 최초의 보세 구역이기도 하다. 양산항은 SIPG의 자회사인 ‘상하이 센동 인터내셔널 컨테이너 터미널(SSICT)’이 1단계와 2단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SIPG는 지방정부에서 44.2%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초상국국제터미널(China Merchants International Terminals)’이 26.5%, ‘상하이 통셩 투자공사(Shanghai Tongsheng Investment Corporation)’가 16.8%, ‘상하이 에셋 오퍼레이션(Shanghai State-asset Operation)’과 ‘상하이 다셩 에셋 주식회사(Shanghai Dasheng Assets Co)’가 각각 1%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IPG는 양산의 하역작업, 터미널 운영과 더불어 양산과 상하이의 오래된 항만들을 잇는 3개의 바지선 셔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양산항 물동량의 30%가량은 양자강 유역을 오가는 화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산과 상하이간의 거리, 선박이 회항할 수밖에 없는 좋지 못한 기후조건 등을 걱정했었으나, 이 모든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SIPG는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위해 ‘5-20-25’라는 엄격한 규정을 세우고 있다. 이 규정은 바지선 하역은 5시간 이내, 컨테이너 하역은 20시간 이내, 컨테이너가 트럭을 이용해 야적장을 오가는 시간은 25분 이내로 제한한다는 규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오늘날 대형 외항선사들은 양산항의 생산성에 만족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생산성 측면에서도 양산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들은 얼마 전 1일 1선박당 690개의 컨테이너 처리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고 말했다.

 

32km 두 번째 다리 건설 계획
SIPG가 양산으로 선사를 유치하기 위해 초기에는 ‘당근과 채찍’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당근으로써 기항 선사들의 양산항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터미널 운영사에서 보조해 주고, 채찍으로는 교역에 따른 계약 조건으로 양산항 이용을 강권하는 방식을 통해 양산항 물동량을 급격히 신장할 수 있었다. SIPG는 양산항 3단계가 개장하면 외항선사들은 ‘당근과 채찍’에 대한 걱정 없이 기항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현재 양산항 1·2단계에는 주당 40개 이상의 서비스가 개설되어 있다.


지난해 양산항은 물동량 300만teu를 돌파하여 전 세계 30대 컨테이너항만에 진입했다. 개발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3단계 개발이 2010년에 완공되면 상하이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최소한 3,500만teu로 증가할 것이다. 동시에 양산항의 부두를 2012년과 2020년까지 각각 30개와 50개로 확대할 4·5단계 개발 계획도 수립 중에 있으며, 32km 규모의 두 번째 다리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이 다리는 첫 번째 다리와 달리 철로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항 철로 개발계획은 2010년까지 ‘루차오 하버 터미널’을 중국 중앙정부가 계획 중인 18-hub 복합운송 철도 서비스 네트워크와 연결할 예정이다.

 

바지선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
상하이항은 양자강 삼각주(YRD)라는 광활한 배후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경(重慶)까지 1,500km에 이르는 양자강의 관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컨테이너 물량 증가에 대한 밝은 전망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강한평야와 사천(四川)분지의 인구 증가, 농·공업 도시로의 발전도 상하이항의 교역량을 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에 힘입어 오늘날 상하이항의 수출입 물동량은 중국 전체 대외교역량의 1/4에 필적하며 2006년에는 2,170만teu의 물량을 처리하면서 당당히 세계 3대 컨테이너항만으로 그 이름을 올렸다.


SIPG는 YRD의 다른 시설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SIPG는 총연장 20km가 넘는 125개의 화물처리 부두를 경영 혹은 소유하고 있다. 또한 바지선 서비스와 물류사업, 창고업 등도 운영하면서 700대 이상의 트럭과 총 저장면적이 29만3,000㎡에 이르는 창고들을 보유하고 있다. SIPG의 바지선사 ‘Ji Hai Company’는 강을 이용한 환적물량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6년 처리한 강을 이용한 환적물량은 42%가 증가한 200만teu에 이르렀으며, 올해에도 59만teu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선사는 또한 상하이와 홍콩, 일본 등을 잇는 연안 해송 서비스도 하고 있다.

 

벨기에 제브뤼헤항 터미널에 투자
SIPG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에 있어서 YRD의 중요성은 상당히 높다. 이에 따라 SIPG는 YRD와 중경과 무한(武漢), 남경(南京) 등 주요 환적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SIPG는 무한항 운영사 지분의 55%를 보유하고 있으며, 남경의 롱탄 컨테이너 터미널 지분의 25%를 가지고 있는 등 양자강 전역에 걸쳐 10개 이상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외 항만시설 확보 역시 SIPG의 주요 전략 중 하나지만, 해외 투자는 아직 벨기에의 제브뤼헤(Zeebrugge)항에 국한되어 있다. SIPG는 여기에서 부두길이 900m, 처리량 75만teu 규모의 터미널 지분을 40% 보유하고 있다. APMT와 함께 운영 중인 이 터미널은 2006년 하반기에 개장했으며, 물동량 증가세가 보장된다면 확장 가능한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덧붙여 2단계의 개발 프로그램은 부두의 길이와 연간 처리량을 각각 1,300m와 200만teu까지 늘어나게 할 것이다.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에서도 SIPG는 상하이 항이 북동 아시아의 거점 항만과 해운물류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SIPG측은 “우리의 최대 목표는 상하이를 동북아의 허브항만이자 컨테이너 환적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최고의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해안에서 내륙복합운송으로 이어지는 통합된 환적 시스템을 갖춘 효율적 터미널 운영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상하이가 곧 전 세계 컨테이너항만 리그에서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는 또한 SIPG가 전 세계 물류업계에서 그 명성을 떨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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