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발전협의회 및 해운항만관련 업단체는 8월 31일 BH, 산업은행 등 채권단, 금감원, 금융위원회, 한진해운, 조양호 회장에게 다음과 같은 탄원서를 보냈다.

- 한진해운을 살려주시기를 간곡히 앙망하옵니다 -

국가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대통령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우리 부산의 항만업계와 부산항의 어려운 실정을 말씀드리니 부디 살펴주셔서 부산이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의 기회를 가지도록 하여 주시기를 탄원합니다.

1. 우리의 생명줄은 해운산업, 해운산업의 뿌리는 한진해운입니다.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 세계적 순위권의 항만 물동량, 컨테이너와 대형 상선이 즐비한 수출입 교두보로서의  부산항의 상징성. 350만 부산 시민의 가슴속 뜨거운 자부심이자 내 가족을 먹여 살리는 생명줄입니다. 부산의 기간산업인 신발산업이 쇠퇴하고 지역 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활기를 잃어가는 부산에서 부산항과 항만산업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돌파구가 되어 왔습니다.

한진해운은 오늘의 부산항이 있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세계 7위, 국내 1위의 대표적인 국적선사로 우리나라 물류산업 육성, 부산과 국가경제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그 후폭풍이 국가는 물론 부산지역 경제를 강타할 것이며, 지금 부산과 부산항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뿌리째 뽑혀나가는 고통과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2. 한진해운이 퇴출되면 세계 최정상 한국 해운산업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한진해운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세계적 규모의 해운회사입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99척, 전용 터미널 11개, 해외현지법인 23곳, 영업지점 100개를 가지고 세계 90개 항만을 연결하는 노선 74개를 운항 중입니다. 한 개의 원양서비스 노선 구축에 1조 5000억원이 든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계산이므로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수십조원 어치의 글로벌 네트워크 자산이 그대로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해운업계는 업계 1위의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한진해운이 담당했던 연간 100만 개 이상의 환적화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산항의 경쟁항만인 중국과 일본 등지의 항만으로 떠나고, 부산항 연매출은 7조~8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이유로 속해있는 해운동맹에서 퇴출당하면 다른 동맹사들이 부산항을 환적 거점으로 활용할 이유가 없어지고, 동맹사들의 화물 대부분이 외국 선사로 옮겨져 기항지 이탈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물량 이탈은 선용품과 물류시장 등 부산의 관련 산업에도 연쇄 타격을 주게 됩니다. 한진해운의 선박 압류, 화주 대거 이탈, 해운동맹 붕괴에 따른 환적화물 감소 등으로 인하여 해운의 고객인 무역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됨은 물론이요, 항만이나 조선 등 해운관련 산업도 연쇄적인 피해를 입고, 세계 6위인 부산항의 브랜드 가치는 곤두박질 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부산은 항만 관련 산업의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해운산업은 수출산업과 필연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해운산업의 악재로 인하여 운송비가 오르면 우리 수출입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계 7위 규모의 한진해운이 업계에서 퇴출되면 선복량 과잉으로 바닥을 치고 있는 운임료는 반등할 것이고 이에 따라 미주항로 운임은 27.3%, 유럽항로 운임은 47.2%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수입물가는 1.0%, 수출가격은 1.2% 오르고 이로 인해 국내물가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이끌어가는 한진해운을 구원해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국내 해운산업 생태계는 송두리째 붕괴되고 한국해운의 신용도가 전체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해운전문가들이 국민경제의 생명선 역할을 담당하는 원양항로의 정기선사만은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한진해운을 살려주십시오!

한진해운의 장래는 한국해운의 장래, 더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해운 선진국들이 정부 차원에서 금융 지원, 채무 지급보증, 저리 회사채 발행 등 수단을 통해 자국 해운선사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점은 각 국가에서 해운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 부산시민들과 부산지역 해운·항만 업·단체들은 나름대로 갖은 노력을 쥐어짜며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살리기 범시민 결의대회’ 개최, 시민 서명운동 진행, 금융·상공업계 공동 지원책 마련 등을 통하여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힘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부산항과 국가 기반산업을 살려내기 위한 부산시민들의 애끓는 마음을 굽어 살피시어 채권단과 선사, 정부와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 경제 발전과 미래 성장의 차원에서, 대승적 차원의 돌파구를 마련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한진해운 정상화를 통하여 해운산업에 유동성을 부여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의 현명한 대책을 제시하여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부디 한진해운을 살려주십시오! 부산을 살려주십시오!!

2016년 8월 31일

한국국제물류협회
부산항운노동조합
(사)부산항만산업협회
(사)한국선용품산업협회
부산신항만(주)
(사)한국선급
한국선주협회 부산지구협의회
부산항도선사회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부산컨테이너터미널(주)
한국해기사협회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부산항만물류협회
부산신항배후물류단지협회
(사)한국급유선선주협회
(사)한국해양산업협회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해양연맹
예선협회
한진해운신항만 주식회사
부산광역시 외
부산 시민과 해운・항만 관련 업・단체 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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