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설치비 부담 과중, 공공투자 늘려야” 한 목소리

 
 
대다수 선박에 ‘FB’ 구축, 최신 ‘VSAT’은 테스트·검토 중
“무제한 데이터 통신 매력적이나 결국은 ‘고비용 문제’”
“위성수신 불가현상, 연락 두절 및 통신 끊김 개선해야”

국내 선사들은 기존 선박의 전화, 팩스, 이메일을 넘어서 초고속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차세대 해상위성통신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상위성통신의 발달로 육상과 해상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무선 인터넷에 기반한 다양한 솔루션을 접목해 선박과 육상간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신 해상위성통신의 도입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초기 장비 설치비와 통신비용의 부담이 과중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는 단말기를 포함한 해당 기반시설에 대한 비용을 선사들이 모두 투자하는 상황으로 해운업계의 시황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선사들은 해상위성통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육상에서처럼 공공부문의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해운선사들은 대부분 운항선박에 해상위성통신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박의 해상위성통신 서비스는 3세대 ‘F(Fleet)’, 4세대 ‘FB(Fleet Broadband)’, 4-5세대 ‘VSAT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GX(Global Express)’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현재 선사들은 운항선박에 GMDSS(세계해양조난안전시스템)에 따른 법정위성통신인 ‘Inmarsat-C’ 외에 4세대 FB-350/500 등을 구축하여 위성전화, 이메일, FAX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선사 관계자는 “4세대 통신 FB 방식부터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므로 통신 서비스의 방식과 질이 달라진다”면서 “육상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을 기준으로 표현하면 3세대는 2G, 4세대는 3G, 5세대는 LTE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형 선사들을 중심으로 5세대 통신 서비스인 VSAT이 도입되어 테스트 단계에 있는 추세이다. VSAT을 활용하면 기존 FB 서비스로는 운용하기 어려웠던 선내 무선 인터넷, 육상과의 화상회의, 선박 연료 절감 솔루션, 선박 CCTV 운영 등 다양한 솔루션과 연계해 서비스 범위가 넓어진다. VSAT 도입을 검토 중인 한 선사 관계자는 “VSAT은 기존 통신에 비해 전송속도와 데이터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데이터량 무제한 제공이 가능하여 선원복지 차원에서도 개인별 구매를 통해 선박에서 이동전화 및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해상위성통신의 발달로 육해상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IoT방식이 활용 가능해짐에 따라 선박과 육상간 M2M(사물통신, Machine to Machine), 유비쿼터스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보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육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기능이 해상에서도 활용 가능해진다”면서 “육상과 해상이 더 이상 시간과 장소적으로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함께 발달하고 공유되는 공간이 되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차세대 통신 ‘VSAT’ 도입 및 검토 추세
무제한 인터넷 가능하나 비용 부담 높아
최근 VSAT을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선사들이 늘고 있다. 이미 VSAT을 도입하여 실제 테스트하고 있는 선사로는 한진해운, SK해운 등이 있으며 팬오션과 흥아해운도 VSAT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아해운의 경우 “현재 매월 사용 중인 평균 데이터량(40-50MB)을 고려할 시 250MB 이상 시 유리한 VSAT 도입은 비용 대비 시기 상조”라면서도 “향후 VSAT이 상용화되어 통신비용이 현실화된다면 선박운항 안전측면 및 선원복지 향상 차원에서 VSAT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해상간 데이터 전송규모와 빈도가 커지고, 데이터 중심의 무제한 고속통신으로 기술이 변화함에 따라 선사들도 차세대 해상위성통신의 설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초기 설치비와 통신비가 과도하여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VSAT 도입 활성화에 정부 지원 필요
위성수신불가 ‘통신끊김’ 등 보완해야
선사들은 해상위성통신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용’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해운회사 경쟁력 강화와 선원복지향상 측면에서 차세대 통신인 VSAT 도입이 활성화 되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VSAT 테스트 중인 한 대형선사 관계자는 “육상에서도 2G 이동통신에서 3G와 LTE 이동통신으로 전환될 때 네트워크 기반 시설과 단말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했듯이 해상위성통신에서도 많은 투자 및 고비용이 요구된다”면서 “해상위성통신부분에서도 공공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좀 더 쉽게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선사들은 현 해상위성통신 서비스의 보완점으로 위성운영권역 변경 시 위성수신 불가 현상으로 인한 연락두절 및 통신끊김 현상을 꼽았다. 또한 선박 통항량이 밀집된 구역에서 통신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위성통신사업자의 적극적인 대응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일부 선박 ‘VSAT’ 테스트
폴라리스, 전 선대 27척 FB 구축
한진해운 선박은 대부분 4세대 FB(Fleet Broadband) 위성통신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선박에 5세대 방식을 시험 중이다. 한진해운 측은 “최신 통신기술을 통한 선박 제반 환경의 실시간 계측·평가 및 커뮤니케이션 최적화를 통한 선박 운항 효율성 관리를 위해 다양한 시험을 수행 중”이라며 “해당 기술의 안정성이 확인되고, 전반적인 부분이 준비된다면 해당 기술의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해상위성통신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사들의 투자 및 고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공공부문의 투자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해상위성통신의 네트워크 기반시설은 각국 정부 기반의 투자가 아닌 일반 기업들의 투자로 운영되고 있다”며 “사용자가 단말기를 포함한 해당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은 전 선대 27척에 FB를 구축하고 있다. 선박운항 안전과 관련해서 동사는 “FB로는 별도의 솔루션을 운용하기는 어려우나 선박의 AMS와 VDR 정보를 육상에서 실시간 데이터 형태로 수신하여 연료절감, 운항효율성 제고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고 있으며 신조선을 시험 운영하여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 측은 “해상위성통신 서비스의 통신비용이 여전히 높을 뿐 아니라 위성운영 권역 변경 시 위성수신 불가현상으로 연락두절 현상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장비의 쉬운 관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SK해운, SK텔링크 ‘MVSAT’ 도입
화상회의·사내 메신저 테스트 ‘성공적’
SK해운은 고가의 위험화물을 운송하는 LNG선과 VLCC 등 28척을 대상으로 해상위성통신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SK텔링크에서 제공하는 MVSAT(Maritime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서비스인 ‘SK Smart Sat'을 도입했다. SK해운은 MVSAT 도입 초기로서 현재 화상회의, 사내 메신저, 선박 OA(Office Automation)의 원격지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추가해 사내 제안제도를 통해 MVSAT 활용방안 아이디어를 공모 중이다.

SK해운은 육해상 화상회의 및 사내 메신저, 선박 OA의 원격지원을 통해 보다 강화된 선박관리가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곧 SK해운의 경쟁력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화상회의 및 사내 메신저 테스트는 성공적이었으며 육상에서 직접 선내 OA에 대한 원격 지원은 전송속도 측면에서 일부 개선이 필요하며 해당방안은 관계사인 SK텔링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SK해운은 MVSAT의 안정적인 속도보장을 위해 서비스 공급자와 함께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 중이며 향후에도 해운관련 ICT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우수한 서비스는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SK해운은 바르질라Wartsila사의 ‘VSE(Virtual Service Engineer)’의 실용성 검토를 위해 자사 선박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진행 중이다. VSE는 ‘High-tech Goggles’를 통해 선박의 현장과 육상 부서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공유하고 육상에서 원격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비다.

특히 SK해운은 해운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선원의 복지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MVSAT 도입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해운 업계의 시황을 고려하면 장비 설치 및 통신비 증가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오션, 전 선대 FB ·월 200MB 사용
통신비 부담 커…MVSAT 도입 검토
팬오션은 전 선대에 4세대 위성통신 ‘Fleet Broadband(FB)’ 200MB를 이용하고 있다. 기존 3세대 F-77의 경우 노후위성을 사용함에 따라 잦은 통신 불량이 발생했으나, 4세대 FB는 신위성을 사용함으로써 전 세계 항만, 해역에서 이메일, 위성전화 사용이 원활해졌으며, 업무 신속성과 편리성, 안전성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팬오션은 통신료에 비례하여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통신 월 200MB를 사용하고 있다. 현행 FB의 요금부담에 따라 승조원 복지 측면의 인터넷 서비스는 불가한 실정이다. 팬오션 측은 “데이터량 무제한 제공이 가능한 첨단 해상위성통신 MVSAT 설치가 필요하나 과도한 초기설치비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최근 선박운항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각종 IoT 개념의 데이터수집장치를 설치하고 운항 중의 데이터(Big Data)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특히 운항효율화 시스템(LG CNS 개발, I SEMS)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장·육상 관리자가 최적화된 항로와 선속을 선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선박 운항효율화 뿐 아니라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안전운항 및 기관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

팬오션은 향후 MVSAT 도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운항효율화 시스템의 실시간 활용을 통한 운항 효율화 및 안전운항 관리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저렴한 음성통화 △원격 의료지원을 통한 전문적인 상병자 관리 △선내 와이파이 환경 제공을 통한 육상과의 의사소통 △원격 교육 및 훈련을 통한 선원역량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