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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해사판례 소개
[508호] 2015년 12월 29일 (화) 14:11:47 해양한국 komares@chol.com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2. 17. 선고 2015가합514839(본소), 10399(반소) 판결
[판결요지]

선박의 감항능력은 선박 자체의 감항능력(선체능력), 즉 선박의 시설·장비 및 선원이 항해 중 마주칠 수 있는 통상의 위험을 견뎌낼 수 있는 상태여야 함은 물론, 특정 화물을 수령하기에 적절한 상태(Cargoworthy)에 있어야 함을 포함한다. 원고가 3항차 운송을 위하여 배선한 이 사건 선박은 크레인의 용량이 피고가 의뢰한 중량 화물의 무게에 미치지 못하여 피고가 운송을 요청한 중량 화물을 선적할 수 없는 선박, 즉 특정 화물을 수령하기에 적절한 상태를 갖추지 못한 선박이었으므로, 원고는 이로써 이 사건 운송계약상 감항능력을 갖춘 선박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6민사부
판결
사건 2015가합514839(본소)  채무부존재확인
      2015가합10399(반소)  손해배상 등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W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D
변론종결 2015. 11. 26.
판결선고 2015. 12. 17.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2014. 9. 3.부터 2015. 4. 2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 대하여 별지 1 목록[편집자 주: 생략] 기재 해상운송계약에 관하여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소 :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부분 이외에는 주문 제1항과 같다.
 

이유
이하 본소,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 사실
가. 원고와 피고는 2013. 8. 14. 주식회사 포스코 건설의 칠레 코크런 프로젝트(이하 ‘이 사건 프로젝트’라 한다)와 관련하여 2013. 11. 15.부터 2014. 12. 31.까지 사이의 기간 동안 피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가 선박을 수배·제공하고, 피고는 운송물량에 일정한 요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운임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해상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별지 2[편집자 주: 생략] 기재와 같고, 위 운송계약에 첨부된 운임요율표(이하 ‘이 사건 운임요율표’라 한다)는 별지 3[편집자 주: 생략] 기재와 같다.

나. 그 후 원고는 피고의 의뢰에 따라 2014. 1.경 '엠브이 민 루이(MV Min Rui)호‘를 배선하여 11,762,086CB
M1)의 화물을 마산항에서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까지 운송하고(이하 ‘1항차 운송’이라 한다), 2014. 2.경 ‘엠브이 웨스턴 휴스턴(MV Western Huston)호’를 배선하여 6,202.098CBM의 화물을 마산항에서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까지 운송하였다(이하 ‘2항차 운송’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14. 2. 24. 원고에게 마산항에서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까지 199.1톤짜리 화물 2개와 85.2톤짜리 화물 1개의 중량 화물이 포함된 5,207CBM의 화물 운송을 의뢰하면서 선박인도기일(LAY/CAN2))을 2014. 3.말까지로 정하여 선박을 배선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이하 ‘3항차 운송’이라 한다).

라. 이에 원고는 2014. 3. 4.경 중국 상해 소재 차이나 퍼시픽 마리타임(China Pacific Maritime) 소유의 30톤짜리 크레인 2기가 장착되어 있는 총톤수 8,479톤의 ‘엠브이 브릴리언트 페스카도레(MV Brilliant Pescadores)호’(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를 수배하여 그 선박의 명세를 피고에게 통지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칠레 안가모스항에는 200톤짜리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해상크레인(Floating Crane)이 없어서 위 선박에 장착된 크레인으로는 운송을 의뢰한 화물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선적지 및 하역지에서 별도로 크레인을 수배하여 선적 및 하역을 할 예정인지에 관한 방안을 확인해 달라’고 통지하였다.

마. 피고는 2014. 3. 10.경 ‘이 사건 선박의 크레인으로는 중량물의 취급이 불가한데 중량물에 대한 하역방안이 따로 있는지 확인하여 회신해 달라’고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그에 관하여 답변을 하지 않았고 같은 날 피고는 원고에게 3항차 배선의뢰를 철회한다고 통지하였다.

바. 그 후 피고의 직원 안○○이 2014. 3. 중순경 중국 상해에 위치한 이 사건 선박의 선주인 차이나 퍼시픽 마리타임(China Pacific Maritime)을 방문하여 담당자와 회의를 하였는데, 위 회사는 ‘원고와의 계약상 50톤을 초과하는 중량 화물에 대한 운송의무 조건이 없으며 200톤짜리 화물에 대해서는 원고가 별도의 배선을 통해 운송하기로 하였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에게 2014. 4. 8. 이 사건 선박에 탑재된 크레인으로는 피고가 의뢰한 화물을 선적 및 하역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선박의 선적 및 하역 계획에 관하여 답변을 하지 않고 있으며, 확인 결과 칠레 안가모스항에는 200톤짜리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해상 크레인이 존재하지 않아 선박에 장착된 크레인 이외에 어떠한 방법으로도 200톤짜리 화물을 하역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배선의무 불이행(용량 미달의 선박 크레인 및 선적 공간의 부족)을 이유로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아. 피고는 2013. 10. 15.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과 원고가 이 사건 운송계약과 관련하여 선박수배를 하지 못하였거나 배선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대체 선박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차액 및 지체보상금 지급을 보증하기 위하여 보증금액 300,000,000원인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해지 통보 이후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에 이행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자. 이 사건 운송계약 제18조는 이 사건 운송계약에 영국법이 적용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0, 24호증의 각 기재, 증인 안○○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본소 청구원인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운송계약상의 이행보증인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에 대하여 이행보증금 300,000,000원의 지급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본소로써 이 사건 운송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반소 청구원인
원고는 다음과 같이 2, 3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이 사건 운송계약상 원고의 의무를 불이행하였다. 즉, ① 원고는 2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화물의 운송이 임박한 시점에서 피고가 대체선박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정을 이용하여 계약서에 기재된 운임보다 높은 운임의 적용을 강요하였고, ② 2항차 운송 화물의 중량 산출과 관련하여 원고는 1항차 운송과 달리 피고와의 공동 검정 실시를 거부하고 단독으로 검정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일방적으로 통지하고 화물을 점유하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산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유치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하였으며, ③ 3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피고의 배선의뢰에 따라 원고가 수배한 선박은 피고가 운송을 의뢰한 중량 화물을 선적 또는 하역할 수 없는 선박이었으므로 선박의 감항능력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④ 3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이 사건 운임요율표에 의하면 100톤 이상의 중량 화물이 포함된 경우 중량 화물과 일반화물의 운임요율을 달리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화물에 대하여 중량 화물에 적용되는 운임요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⑤ 원고는 운송 중 화물에 손상이 발생하여 손해배상청구가 제기될 경우 손해배상채무를 면하기 위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운임을 원고 명의의 계좌가 아닌 차명계좌로 송금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의 배선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하였고, 이후 이 사건 프로젝트 관련 화물을 운송하기 위하여 주식회사 비비씨챠터링과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그 운임으로 미화 1,735,310.12달러를 지급하였고, 토르코 쉬핑 에이에스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그 운임으로 1,511,937.33달러를 지급하였다.

즉, 이 사건 운송계약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해지되었으므로, 원고는 그 손해배상으로 피고에게 위 대체 운송계약 체결에 따른 운임과 이 사건 운송계약에 의하여 이 사건 프로젝트 관련 화물을 운송하였을 경우 예상 운임과의 차액 미화 1,108,807.231 중 일부인 30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이 사건 운송계약상 원고의 채무불이행 책임 인정 여부
가. 준거법의 결정 - 영국법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될 외국법규의 내용을 확정하고 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외국법이 그 본국에서 실제로 해석·적용되고 있는 의미와 내용에 따라 해석·적용되어야 하고, 그 본국에서 최고법원의 법해석에 관한 판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송과정에서 그에 관한 판례나 해석 기준에 관한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아니하여 그 내용의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일반적인 법해석 기준에 따라 법의 의미와 내용을 확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6다51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운송계약에서 원·피고가 위 운송계약을 영국법에 따라 규율하고 해석하기로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준거법 지정 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운송계약에 관한 원·피고의 법률관계는 영국법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적용될 영국법에 관한 해석에 관하여는 당사자들에 의하여 제출된 자료 및 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한 바를 바탕으로 판단하되, 자료가 불충분하여 그 내용의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영국법에서의 해석이 대한민국법과 다르다는 자료가 없는 한, 대한민국법 및 일반적인 법해석 기준에 따라 법의 의미와 내용을 확정하기로 한다.
 

나. 3항차 운송과 관련한 원고의 배선의무 위반 여부
(1) 판단

이 사건 운송계약 제6조는 ‘실제 선박인도기일은 선박이 선적항에 도착하기 15일 이전에 통지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3항차 운송의 선박인도기일을 3014. 3. 31.까지로 정하여 배선을 의뢰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가 의뢰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선박을 배정하여 3014. 3. 31.부터 15일 전인 2014. 3. 16.까지 피고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199.1톤짜리 화물 2개 및 85.2톤짜리 화물 1개의 중량 화물이 포함된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수배한 이 사건 선박에는 30톤짜리 크레인 2기만 장착되어 있었고, 이에 피고가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선적 및 하역 방안에 대하여 알려 줄 것을 요구하였던 점, ②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선박과 관련한 피고의 선적 및 하역 대책 마련 요구에 대하여 일주일 이상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던 점, ③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에는 200톤짜리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해상크레인이 없어 이 사건 선박에 장착된 크레인만으로는 피고가 운송을 의뢰한 200톤짜리 화물을 하역할 수 없었던 점, ④ 피고가 3항차 배선의뢰를 철회하기 전까지 원고가 이 사건 선박의 선적 및 하역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피고가 3항차 배선의뢰 철회 직후 이 사건 선박의 선주사를 직접 방문하여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선적 및 하역 대책을 논의하였던 점, ⑤ 이 사건 운송계약 제6조에 의할 때 원고가 피고에게 배정된 선박에 관하여 통지하여야 하는 기한은 2014. 3. 16.까지이지만 원고가 그 이전에 대책마련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 비추어 볼 때 5일 내에 다른 선박을 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3항차 운송의뢰에 따른 화물을 적절하게 선적, 운송, 하역할 수 있는 선박을 수배·배정하여야 할 이 사건 운송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였고, 피고가 3항차 배선의뢰를 철회한 2014. 3. 10.경에는 원고가 그와 같은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그 이행불능이 확정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3항차 운송의 배선의뢰를 철회한 것은 자신이 확보한 물량이 적어 배선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배선 철회 당시 화물이 확정되지 않아 화물명세서(Packing List) 조차 제공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1,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미 2014. 2. 24.경 원고에게 포장명세서 초안을 첨부하여 3항차 운송의 선박의 배선을 요청하였고, 2014. 3. 3.에도 조일철강 261CBM, 한신기계 348CBM, 현대중공업 1,168.9CBM, 효성 2,030CBM, 엘에스산전 1,357CBM, 총 5,164CBM의 화물이 선적될 예정임을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이 사건 운송계약 제2조(용선자는 선박이 선적항에 도착하기 10일 이전에 화물 수량을 확정하여야 한다)에 의하면 피고는 선박이 선적항에 도착하기 10일 이전 즉, 2014. 3. 31.부터 10일 이전인 2014. 3. 21.경까지만 화물 수량을 확정하면 되는 점을 더하여 보면, 화물 수량의 확정과 관련한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배선의무 불이행과 관련한 귀책사유를 피고에게 돌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운임 요구와 관련한 원고의 채무불이행 인정 여부
갑 5호증, 을 4, 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4. 3. 13. 2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화물 도착후 공동검정을 실시하여 그에 따른 운임을 산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당사가 발송한 운임청구서에 적시한 바에 따른 운임 채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그 즉시 운임지급 거부로 간주하여 유치권(Lien)을 행사하겠다’고 답변한 사실, 한편 피고가 2014. 3. 6. 원고에게 3항차 운송과 관련하여 운임을 조회하자 원고는 ‘3항차 운송 화물에 100톤 이상의 중량 화물 2개가 포함되어 있음을 이유로 3항차 운송 화물 전체에 대하여 중량 화물에 적용되는 운임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답변한 사실, 이에 피고가 2014. 3. 10. ‘이 사건 운임요율표에 의할 경우 6,000CBM을 기준으로 중량 화물이 포함될 경우 100톤 미만은 73달러, 100톤에서 200톤 사이는 130달러로 되어 있으므로, 199톤짜리 화물만 130달러이고, 나머지 화물은 73달러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자, 원고는 재차 ‘3항차 운송 물량 전체에 대하여 130달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운임요율표는 운임 요율을 100톤 이하의 일반화물의 경우와 1개당 100톤이 넘는 중량 화물이 포함된 경우로 나누고, 후자의 경우 100톤 이하, 100톤에서 200톤 사이, 200톤 이상의 화물에 관하여 따로 운임요율을 정하고 있는바, 원고의 주장처럼 100톤이 넘는 중량 화물이 포함된 경우 화물 전체에 대하여 중량 화물 운임이 적용되는 것으로 볼 경우 100톤 이하 화물의 운임 요율을 따로 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운임 요율의 적용에 관한 피고의 주장이 옳다고 할 것이고, 이에 더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2항차 운송 화물의 검정과 관련하여 원고가 요구하는 운임 채무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유치권을 행사하겠다고 고지하였던 점, 원고가 부당한 유치권을 행사할 경우 피고는 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고가 요구하는 운임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운임 요율 적용에 관한 주장이 단순한 의견제시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운임요율표에 어긋나는 과다한 운임을 청구한 행위는 이 사건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그와 같은 채무불이행 및 앞서 본 배선의무 위반만으로도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운송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고 보는 이상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나머지 채무불이행 행위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있다.
 

4.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운송계약의 해지 가부
가. 판단

이 사건 운송계약의 준거법인 영국법(Common Law)상 계약 조항은 계약 위반시의 효력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컨디션(condition), 당사자가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는 워런티(warranty), 위반의 결과에 따라 컨디션 또는 워런티에 해당하는 구제방법을 행사할 수 있는 인터미디어트 텀(intermediate term)으로 구분된다.

영국법상 운송계약에 있어 선박을 제공하는 선주는 감항능력(Seaworthiness)을 갖춘 선박을 제공해야 할 절대적인 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책임을 져야 하고3), 선박의 감항능력에 관한 주의의무는 컨디션에 해당하여 이를 위반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선박의 감항능력은 선박 자체의 감항능력(선체능력), 즉 선박의 시설, 장비 및 선원이 항해 중 마주칠 수 있는 통상의 위험을 견뎌낼 수 있는 상태여야 함은 물론, 특정 화물을 수령하기에 적절한 상태(Cargoworthy)에 있어야 함을 포함하는 것이다4).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3항차 운송을 위하여 배선한 이 사건 선박은 크레인의 용량이 피고가 의뢰한 중량 화물의 무게에 미치지 못하여 피고가 운송을 요청한 중량 화물을 선적할 수 없는 선박, 즉 특정 화물을 수령하기에 적절한 상태를 갖추지 못한 선박이었으므로, 원고는 이로써 이 사건 운송계약상 감항능력을 갖춘 선박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 제19조에 따라 이 사건 운송계약에 편입되는 젠콘94(Gencon94) 제2조5)에 의하면 원고는 선주의 감항능력에 관하여 영국법상 의무보다 감경된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고, 이는 영국법상 워런티(warranty)의 성격을 가질 뿐만 아니라, 선박은 운송을 위한 항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필요한 감항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한데 피고가 3항차 배선의뢰를 철회한 2014. 3. 4.경 또는 2014. 3. 10.경은 선박이 선적항으로 접근하는 단계에 이르지도 못한 시점이었으므로 위 시점에는 피고가 주장하는 선박의 감항능력에 관한 원고의 주의의무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젠콘94(Gencon94) 제2조는 ‘선주는 화물의 손상 또는 인도지연과 관련하여 그러한 손상 또는 지연이 선주나 그 관리자가 선박이 감항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에 있어서 성실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 또는 선주나 그 관리자의 개인적 행위 또는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책임을 부담한다’6)는 규정으로 이는 화물의 손실, 손상 또는 지연이 발생한 경우 감항능력 주의의무위반 및 관리자의 고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어서 화물의 손실, 손상 또는 지연이 문제될 여지가 없는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3항차 배선의뢰를 철회한 2014. 3. 4.경 이미 원고가 이 사건 운송계약상 감항능력 있는 선박을 배선할 의무를 위반하여 3항차 배선의무를 이행할 수 없음이 확정된 이상 위 시점에 선박의 감항능력에 관한 원고의 주의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3항차 운송과 관련한 배선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2014. 4. 8.경 원고에게 그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 사건 운송계약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그에 따라 피고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원고의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인정사실

을 11 내지 13, 15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의 해지통지 이후인 2014. 4. 24. 3항차 운송 예정이던 화물의 운송을 위하여 현대로지스틱스 주식회사를 통해 주식회사 비비씨챠터링과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주식회사 비비씨챠터링이 배선한 ‘비비씨 에임스트(BBC AMETHST)호’가 말레이시아 포트 클랑에서 6,175.597C

BM(100톤 이하)7), 마산항에서 7,435.923CBM {=7,024.146CBM(100톤 이하) + 411.777CBM(100톤 이상)}8)을 선적하여 이 사건 프로젝트와 관련한 피고의 화물 합계 13,611.52CBM을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까지 운송한 사실, 피고는 2014. 6. 12. 그에 대한 운임으로 현대로지스틱스 주식회사에 미화 1,735,310.12달러를 지급한 사실, 그 후 피고는 2014. 7. 9. 이 사건 프로젝트와 관련한 피고의 화물 운송을 위하여 토르코 쉬핑 에이에스와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회사가 배선한 ’토르코 아틀란틱(THORCO ATLANTIC)호‘가 베트남 하이퐁에서 8,263.59CBM9)의 화물을, 말레이시아 포트 클랑에서 3,933.70CBM10)의 화물을 선적하여 칠레 푸에르토 안가모스항까지 운송한 사실(이하 ‘4항차 운송’이라 한다), 피고는 2014. 8. 26.과 2014. 9. 2. 그에 대한 운임으로 토르코 쉬핑 에이에스에게 미화 1,511,937.33달러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운임으로 3, 4항차 운송을 완료할 수 있었을 것인바, 이 사건 운임요율표에 의할 경우 3항차 운송에 따른 운임은 미화 1,078,868.219달러{= 각주 7) 기재 금액 + 각주 8 기재 금액)}, 4항차 운송에 따른 운임은 미화 1,059,572달러{= 각주 9) 기재 금액 + 각주 10 기재 금액)}이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배선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3, 4항차 운송 운임과 대체 운송계약 체결에 의해 지급된 운임의 차액 1,108,807.231달러{= (미화 1,735,310.12달러 + 미화 1,511,937.33달러) - (미화 1,078,868.219달러 + 미화 1,059,572달러), 이 사건 변론종결일 기준 환율인 달러당 1,149.50원으로 환산시 약 1,274,019,243원} 중 일부로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3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4항차 운송의 배선을 의뢰하는 이메일을 보내기 전인 2014. 4. 8.경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고, 이후 그 이행을 위한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였는바, 4항차 운송에 관해서는 원고가 배선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2014년경 용선료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으므로 피고가 대체선박을 용선하면서 지급한 용선료가 이 사건 운송계약의 용선료를 현저하게 상회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운송계약의 계약기간은 2013. 10.부터 2014 10.까지였는바, 원고의 3항차 운송 관련 배선의무의 불이행이 없었다면 피고가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하고 위 계약기간 내에 대체선박에 의한 운송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어서 4항차 대체선박에 의한 운송으로 인한 초과운임의 지급 역시 원고의 3항차 배선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며, 수개월에 걸쳐 운송이 진행되는 프로젝트화물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상당한 양의 화물 운송이 예정되어 있어 운송 직전 개별적으로 선박을 수배하는 경우보다 운임이 훨씬 저렴한 것이 통상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라. 소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채무부존재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고,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 중 일부에 대한 배상으로 피고에게 300,000,000원 및 그에 대한 4항차 운송 관련 운임을 지급한 다음날인 2014. 9. 3.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5. 4. 2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20%,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호(재판장), 박나리(주심), 윤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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