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10일 선협 제2회 ‘금융업계에서 본 해운시황 세미나’
“은행여신 개선 선박금융 유동성 양호, 사모투자·ECA 감소추세”

유가하락이 에코십 투자에 혼선을 빚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저유가 상황에서도 컨테이너선박의 에코십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세계적으로 선박금융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어 컨선의 경우 2015년은 에코십 발주에 유리한 해가 될 것”이라 견해도 제시됐다.

구랍 10일 오후 4시 개최된 한국선주협회 주최의 제2회 ‘금융업계에서 본 해운시황 전망’에서 선박금융시장 동향과 시사점을 발표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박사의 견해로, 저유가 경향이 지속될 경우 벌크선과 탱커의 에코십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로인해 전반적인 에코십 투자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 박사는 “2015년 선박발주는 감소가 예상되나 선박금융의 유동성은 양호할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면서 “컨테이너선 등 에코십 발주에 유리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2014년 10월까지 전세계 선박발주액이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했으며, 에코십의 투자수요 지속 여부가 발주시장의 핵심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최고 400달러대까지 유가가 하락했으며 이같은 추이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에코십 투자에 혼선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유가는 12월중순 기준 2014년 연초대비 40% 이상 하락했으며,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선종별 연료비 절감액 예상표를 통해 연료유가 톤당 600달러였을 때와 톤당 450달러였을 때 연비 차에 따른 연료비 절감 예상비율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통상 에코십이 일반 선박에 비해 20%대의 연비 효율을 기대할 경우에 기준할 때, 벌크선과 탱커, 프로덕트캐리어는 600달러에서 3%의 절감액이 450달러에서는 2%로 떨어지고 컨테이너선(7,500teu)은 600달러에서 9% 절감효과에서 450달러에서는 7%대로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하락이 에코십의 전반적인 수요에는 부진 영향을 주겠지만 컨테이너선의 경우 벌크선과 탱커보다 연비에 따른 연료절감 효과가 큰 편이어서 에코십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독일 등 주요 7개국 은행 여신 증가
2014년 사모투자와 ECA는 감소, 산은·무보 선박금융 최근 40% 증가율
양 박사는 2014년 주요국 은행들의 여신은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어 금융경색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채권이나 사모펀드 등 equity분야가 축소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까지 프랑스, 독일, 영국, 노르웨이,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등 7개국 은행은 모두 여신액이 늘어난 가운데 전분기대비 2.8%의 증가율을 시현했다. 2분기에도 영국을 제외한 6개국의 여신액은 증가세(1.3%)를 기록했다. 신디케이티드 론의 경우도 2014년 3분기에 73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으며, 이는 세계 선박발주액 대비 90% 이상의 비중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금융시장 환경은 상기 7개국의 금융경색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케 한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2014년도에 사모투자(PE)는 투자자수와 투자건수, 투자액 공히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ECA는 은행 론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2014년에는 전년대비 축소양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국내 선박금융시장은 여전히 정책금융기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KEXIM Loan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5.4%씩 증가했으며 보증은 RG가 큰 비중을 차지해 시황에 따라 변동했다. 산업은행의 선박금융은 최근 2년간 연평균 41% 증가한 가운데 RG 실적은 다소 축소경향을 보였다. 무역보험공사도 선박금융제공을 늘리고 있어, 2012년 이후 연평균 4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선박펀드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2010년-2013년 기간 활동이 더 활발해졌으나 “2014년의 펀드활동은 부진했다”고 진단됐다.

양 박사는 “국내 해운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급증했으나 선박매입자금으로 사용된 액수는 미미해 2010년 이후 5대 해운기업 발행액의 7%만 선박매입에 투자됐다”고 발표했다. 회사채 발행이 선박금융으로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하는 한편, “선박건조에서 한국산과 중국산 에코십의 연비는 약 7%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에코십은 한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경쟁력 제고 위한 얼라이언스 내 협력 강화
조선산업과 동반발전 방안 모색 노력 필요
두 번째로 연사로 나선 산업은행 조사분석부 김대진 박사는 ‘정기선 시황 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2014년 컨선 시장은 물동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공급이 누적되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별 물동량은 아시아는 보합, 유럽은 감소, 북미는 증가했으며, 노선별로 3분기 이후 유럽항로는 하락세, 북미 항로는 항로별로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2014년 주요이슈에 대해서는 선박의 초대형화, 정기선 시장 경쟁구도 변화 2가지를 들었다. 선박 초대형화에 대해서는 “1만teu이상 선박이 2010년 전체 선복량 대비 5.8%였으나, 2014년에는 16.8%로 대폭 증가했으며, 현재 1만8,000teu선박이 장기적으로는 더욱더 초대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기선 시장은 2015년 1월부터 4개 얼라이언스 경쟁구도로 재편될 예정이며, 이 여파로 경쟁 격화가 예상되고 초대형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독립선사나 얼라이언스는 운임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얼라이언스 내 협력 강화 및 조선산업과의 동반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대진 박사는 세계경제 동향 및 전망과 관련, 미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은 3% 전망되고 있는데 “예상대로만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율은 7%초반이나 개인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미국경제의 성장 호재를 상쇄할만한 중국경제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북부지역국가의 안정세와 달리 남부지역국의 취약성으로 인해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밝히고, 유로존에 상존하는 불확실성 해소여부가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건화물선 4-5% 성장 구조적 성장둔화 수용해야”
“대형선사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존재”
이어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류제현 연구원은 ‘부정기선 시황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류 연구원은 “중국경제의 기조에 따라 건화물선 시장이 많이 변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현재 중국정부의 과잉 유동성 통제 방침으로 중국 경제는 투자 하향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 철강 수요 성장의 정체도 지속되고 있으나, 낮은 철광석 가격에 대한 기대는 상존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해운업계에 대해서는 “정기선 대형선사들이 최근 대규모 적자폭을 줄이면서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벌크업체들은 이미 턴어라운드를 했다”고 말하고 “대형선사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건화물선과 관련 “4~5%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며, 석탄과 철광석 수요의 반등이 기대되지만 구조적 성장 둔화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중국의 경기 부진 전망에도 불구하고 2015년 벌크운송 수요는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해체율 반등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근 해체량은 저유가와 고성령 선박감소, 고철가 부진에 기인해 감소추세이다. 선복 해체율은 지난 3년 평균 4%이다.

선박건조시장과 관련 류 연구원은 “2013년 급등이후 정체국면이며 2015년에도 큰 영향이 없을 듯하다”면서 수주잔고면에서 파나막스급 벌크선이 상대적으로 시황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선복량 대비 선종별 수주잔고는 케이프선박은 23.9%, 파나막스선박 18.3%, 수프라막스 28.7%로 집계됐다.

그는 2015년 BDI 평균을 1,170p로 예상하고 “국내선사들이 고비용 구조를 탈피해 이익을 시현 중이며 팬오션과 같이 시황에 노출돼있는 선사의 이익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장 지표가 단기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의 부양정책 전환의 시기와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주협회 김영무 전무는 세미나 주제발표전 인사말을 통해 “해운업계는 해운시황이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며 힘든 나날을 견디어 오고 있으나, 시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딘 걸음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도 해운시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전무는 이어 “해마다 해운시황에 대해 국내외 연구기관, 각계의 전문가, 각종 리서치기관 등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협회가 금융전문가를 초청하여 시황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금융권이 해운시장을 보는 시각은 여타의 시황분석기관에 비해 보다 냉철하고 엄격할 수 밖에 없으므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의 시장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고 세미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선사 임직원, 금융업계 관계자, 해운관련 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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