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선사 ‘스테나대아라인’ 경영악화로 잠정 휴항 선언

 

속초시 “운항재개 요구, 장기화되면 사업자 재선정”

 

속초-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을 연결하는 북방항로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동 항로를 운영하고 있는 스테나대아라인이 6월 27일부터 여객선 ‘뉴블루오션’호의 운항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속초시에 전달하고 휴항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내 선사인 대아그룹과 스웨덴 선사인 스테나그룹이 합자해 설립한 스테나대아라인은 지난해 3월 19일부터 동 항로를 운영해왔다. 일명 백두산 항로라고도 불리우는 동 항로는 지난 2000년 4월 동춘항운이 운영을 시작해 2010년 10월까지 약 10여년간 서비스했지만, 선사의 경영악화와 선박파손 등의 이유로 운항이 한차례 중단된 바 있다. 지난해 스테나대아라인이 동 항로의 운항을 재개했지만 1년여만에 운항중단을 선언함으로써 또다시 뱃길이 끊기게 됐다.

 

 

세월호 사고 이후 승객 감소가 주 원인 장기 휴항시 ‘면허취소’도 고려

속초시에 따르면, 운항선사인 스테나대아라인은 6월 27일부터 여객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속초시에 보냈고 시는 17일 동 공문을 접수했다. 그간의 적자 누적과 세월호 참사 이후 승객 급감으로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운항 중단 사유이다. 그간 속초시와 강원도는 북방항로 활성화를 위해 손실보전금과 화물유치 장려금, 운항장려금 등 지금까지 모두 13억 6,0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운항선사 측은 초기투자 비용 등을 포함해 총 120억원에 달하는 적자와 함께 세월호 사건 이후의 승객감소, 양양공항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및 중국 옌지 등 항공노선 개설에 따른 해상항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북방항로의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7월 승선권 예매를 받지 않았으며 6월 8일부터는 선박운항을 주 2항차에서 1항차로 줄였다.

 

속초시는 우선 운항선사인 스테나대아라인에 조속한 운항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와 강원도가 운항장려 보조금과 손실보전금 등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최근의 승객 급감은 운항 중단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항선사가 운항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속초시는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해당선사의 면허를 취소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속초시 관계자는 “5년간 주 2항차 운영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운항선사에게 계약조건대로 정상운항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라며, “선사 측에선 대외적 여건이 좋아지면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항로 유지를 위해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빠른 시일내에 재개되지 않는다면 면허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허취소는 해운법 19조에 의해 해양수산부가 판단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해상사고 발생 사업자의 과실이 인정된 경우나 운송사업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 면허기준에 미달된 경우가 면허취소 요건이 된다. 만약 스테나대아라인이 북방항로 운항을 포기하고 용선한 선박을 반선하게 되면 면허기준에 미달되게 되며, 면허취소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운항 중단까지만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간 휴항하게 된다면 강원도와 속초시 등 지자체에서 면허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면서, “해운법에 의해 판단할 문제이며 아직은 면허취소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1년간 99항차, 2만 5,679명, 1,172teu 수송 한중러 관계자 북방항로 활성화 논의도

이처럼 스테나대아라인이 운항 중단을 선언하면서, 북방항로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속초항 육성을 꿈꿨던 속초시와 강원도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 재개된 북방항로는 올 3월 7일까지 총 99항차가 운항됐으며 2만 5,679명이 승선했다. 항차당 승선인원은 259명이며, 화물은 1,172teu, 중고차는 총 1,425대가 수송됐다.

 

지난 4월에는 한*중*러 3개국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속초시에 모여 북방항로 활성화를 위한 연석회의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러시아에서의 통관절차 간소화 방안 등 그간 북방항로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난해 항차당 승객수가 평균 248명이었으나 올해 3월까지는 317명으로 증가하고 있던 추세였으며, 중고차도 지난해 11대에서 31대로 늘어났다”면서,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승객이 최근 일시적으로 줄어들었지만 백두산관광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항로가 중단돼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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