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도선가족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계사(癸巳)년이 어느덧 전부 지나가고, 희망의 갑오(甲午)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2014년에는 우리 도선가족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 바라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지난 2013년은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 해운업계도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선박회사들까지 하나 둘씩 문을 닫아 해운인들의 긴장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리 도선사들 역시 지난 한 해를 참으로 힘들게 보냈지만, 도선가족 여러분의 믿음과 지원이 있었기에 이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고, 2014년 새해의 새 희망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갑오년 새해에도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원과 지지를 당부 드리며, 우리 협회도 반드시 희망의 결실을 맺어 여러분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리가 희망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수많은 당면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최우선적인 전제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현안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도선사의 모습입니다. “해기사의 꽃”이라 불리며 바다 위에서 밤낮없이 거친 풍파를 견뎌내고, 대한민국 물류의 최일선에서 경제발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는 도선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저로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현재 도선업무의 중요성을 간과한 여러 가지 사회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도선사 진입규제 완화 등과 같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은 결국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을 야기 시키고, 낡고 오래된 항만시설에 맞지 않는 초대형 선박을 무리하게 입항시키거나 기상 악화 시에도 도선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부득이하게 선박에 오를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항만에서의 대형사고 발생률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외부의 오해들은 도선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갑오년 새해를 맞아 ‘공동체 속의 도선사’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도선서비스 질 향상과 깨끗하고 안전한 항만, 그리고 도선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협회의 가장 시급한 사안인 도선사 민사책임제한의 입법화와 성실신고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조세특례감면에 대한 법령 개정, 도선사 정년연장 등 도선사에게 불합리하게 적용되어 있는 법령을 바로잡아 나갈 예정입니다.

도선사업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 대상으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고,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운수업이 아닌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선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기인된 소득세법 시행령 등 잘못된 법령들을 하루 빨리 개선하여 도선사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작년 초에 설립된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의 활동을 강화하여 도선사고 조사 및 분석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도 절치부심할 계획입니다.

이미 동 센터는 우리협회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설치 완료한 도선사용 3D 선박조종 시뮬레이터를 통해 국내 유일의 권위 있는 해양사고 원인분석 민간기관을 지향하고 있으며, 정부 등으로부터 해양안전진단 분야에서 검증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미비한 장비와 인력 등을 보완하여 사고 예방을 통한 항만 효율성 제고에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셋째, 도선사 연수교육을 전면 개편하여 도선기술 향상뿐만 아니라 선교자원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도선사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도선사 연수교육을 외부에 위탁하여 겉치레식으로 행해왔던 일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2013년부터 동 센터를 통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등 더욱 의미 있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나날이 중요시되고 있는 도선사와 선교자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확립을 위하여 동 센터의 조종성능 연구위원회 및 교과편성자문위원회 등 각종 검토회의에서 시뮬레이터 프로그램과 연수교육의 개선방안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앞으로의 도선사 연수교육은 더 이상 매년 치르는 연례행사가 아닌, 현장 중심의 실제적 교육을 통해 도선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기량을 더욱 갈고 닦을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넷째,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2016년 IMPA 서울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할 예정입니다. IMPA(국제도선사협회)는 UN 산하기관인 IMO(국제해사기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NGO단체로, 총회가 개최되면 한 국가의 원수급인 IMO사무총장이 직접 참석하는 등 그 위상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협회는 2016년 IMPA 총회를 유치함으로써 전 세계 도선사들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54개국의 8,000여명의 도선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국내 도선사의 위상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탁월한 효과를 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올해 4월 파나마에서 개최되는 22차 IMPA총회에서는 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대한민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홍보동영상 및 IMPA총회 홈페이지 제작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이 있어야 도선사가 존재한다는 일념 하에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사회 나눔 활동에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현재 우리협회는 후진양성을 위하여 해양계 교육기관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불우이웃돕기와 특별 성금지원 등 많은 사회사업 및 장학사업 등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세계적 불황의 여파와 해운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모든 도선사들은 사회적 책임을 공감하였고, 이웃에 대한 ‘나눔’과 ‘베품’ 그리고 사회봉사에 참여하여 하루빨리 불황을 타개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회 나눔은 비용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투자”라는 말처럼 우리 도선사들도 해운인을 비롯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언제나 한 번 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는 해운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갑오년 1월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나 종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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