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유럽 매각 주관사 선정 완료, 대련 청산 가능성에 무게
STX 그룹 해외조선 사업의 차·포 역할을 했던 STX유럽과 STX대련 조선소 정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선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STX유럽의 매각이다. 지난 2007년 유럽 최대 크루즈선 제작사였던 노르웨이 조선사 아커야즈(Aker Yards)를 인수해 STX유럽을 세웠던 STX그룹은 동사의 특수선 사업부를 STX OSV로 독립시켰으나 2012년 이탈리아 국영조선소인 핀칸티에리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STX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말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STX유럽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매각대상은 STX유럽 지분 100%로, 업계에서는 STX유럽의 매각가격을 약 1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STX유럽이 여객조선업의 불황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STX유럽의 높은 기술력과 고부가가치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예상 매각가격이 1조원 수준이지만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예상가격의 절반 정도만 받아도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나 “STX조선에만 주력하고 정리한다”는 STX그룹의 당초 구조조정 목표처럼 STX유럽의 매각은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에 어느 정도 숨통을 트이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STX유럽의 실사를 진행했던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이 2014년까지 STX유럽을 매각한다면 부채를 제외하고 1,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STX유럽 매각액 5,000억~1조 예상, 대련 중국측 인수자 없으면 청산 가능성
STX대련의 청산 가능성도 높다. STX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약 1조 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STX대련의 청산은 시간문제라는 것.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STX대련의 청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내 현지업체 인수자가 나타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청산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는가”라며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STX 대련을 청산하게되면, 국내 및 중국 채권단 모두가 대손처리 등으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TX대련은 가동이 중단된 상황. 중국에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들은 국부 유출 방지를 위해 조선소가 재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STX대련 채권사 “STX대련 청산하면 3조원 국부유출”
이 와중에 지난해 12월 12일 STX대련 채권사 협의회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STX대련 조선소 재가동을 주장했다. 50여개사로 구성된 채권사 협의회는 "지금까지 한국기술사들에게 훈련을 받은 3만명의 근로자 및 특수공법 유출로 근시일내에 한국 조선사업이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수 있다"면서, "최대 3조원의 국부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측에 따르면, STX대련에 각종 부품과 자재를 납품해온 회원사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동안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대련에서는 2만명 이상의 현지 근로자가 일했던 STX대련이 문을 닫으면서 임금과 납품대금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해 현지인들의 반한감정도 급격히 높아진 상태다.
 

현재 STX대련이 우리나라와 중국측 채권단으로 빌린 대출총액은 약 14억달러 규모이고 이 중 중국채권은행 대출규모는 11억 2,000억원으로, 국내 채권단은 STX대련의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측과 여러차례 협상을 시도했지만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 살리기에 포커스.. “대련 정상화 쉽지 않다”
그러나 STX조선해양은 STX대련 조선소의 재가동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TX조선해양 자금난 해결에 집중하기로 한 상황에서 대련쪽에 투입할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은 산은도 STX대련조선소 청산을 사실상 결정했다는 점과 중국 금융기관이 STX대련의 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STX대련 재가동의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국내 채권단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국내 채권단이 투자한 금액에 대한 회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데다가 존속가치보다는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산업은행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들은 STX조선해양에 2,000억원을 조기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 집행 자금 중 일부를 조기에 집행하는 것으로, 채권단은 2013년 2조 500억원, 2014년 6,500억원 등 총 2조 7,000억원을 지원해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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