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세방-인터지스-한진해운 통합회사설립 협약서 체결

인원감축 불가피.. 항운노조 반발 예상

 

 

 

부산 북항 운영 효율화를 위해 2년여 전부터 논의됐던 부산북항 운영사 통합이 감만부두 우선 3개사 통합으로 확정됐다. 10월 23일 감만부두 운영사인 세방, 인터지스, 한진해운 3개사는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통합 운영사 연내출범을 목표로 하는 주주협약서에 서명했다.

 

부두생산성 제고와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뤄지는 이번 협약서 체결은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추진됐으나 무산됐던 통합노력이 마침내 성사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감만부두 운영사들은 이번 통합이 부두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줄여 운영여건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주주협약식에 참석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부두 통합운영을 위해 구조조정*임금삭감 등의 자구노력을 한 통합운영사가 조기에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시설개량은 물론, 임대료 일부를 감면‧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균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장도 “부두운영사가 많고 운영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사 통합은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감만부두 운영사 통합을 시작으로 북항 부두 운영사의 통합도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감만 4선석 중 3선석만 운영, 1년간 임대료 15% 감면

해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법인의 지분율은 3개 회사가 33.3%씩 나눠 가지며, 감만부두 총 4개 선석 중 우선 3개 선석만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그간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임대료 협상이 합의되면서, 통합 논의가 급속도로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BPA와 통합법인 측은 △1년간 부두 임대료 15% 감면 △1년간 임대료 15% 납부 유예에 합의했고, 임대료 감면과 유예율은 추후 용역을 통해 재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영사 관계자에 따르면 “그간 운영사와 BPA간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난항이 있었지만, 어떤일이 있어도 통합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면서, “관련 문제가 대부분 해결된 만큼 하루빨리 통합 법인을 출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운노조 보상문제 남아있어.. 정부 “적절한 합의안 마련할 것”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문제는 있다. 통합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한 항운노조 관계자는 “북항 통합이 운영사와 PA의 주도로 이뤄진만큼 항운노조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표면적인 대응은 안하고 있지만 납득할만한 보상이나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생존 투쟁을 전개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항운노조에 대한 불만사항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과거와 같은 심각한 반발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노조도 이해할 만한 합의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혓다.

 

 

통합 불참 CJKBCT 150명 이상 구조조정 진행 중

연이은 구조조정 가능성에 항운노조 ‘풍전등화’

한편 이번 통합에 참여하지 못한 신선대 부두 운영사인 CJ대한통운(CJKBCT)는 올 연말까지 150명 이상의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항운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물동량 하락, 영업 적자 누적과 더불어 통합법인에도 참여하지 못하면서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CJKBCT의 자구책으로 분석된다. 한 항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CJKBCT가 이번 구조조정으로 약 150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사람은 20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 부산항 관계자는 “CJKBCT가 3차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북항 통합으로 인한 항운 노조원 보상문제에다가 이번 구조조정까지 겹쳐 항운노조가 풍전등화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KBCT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운영비를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노조원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짧게 답했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사측과의 협의에 성실하게 임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향후 사측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면 생존권이 걸려 있는 문제인 만큼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CJKBCT는 BPA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공문까지 발송했다는 후문이다. BPA측은 통합운영법인에 한해서만 임대료 인하를 시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갈등이 예상된다. CJKBCT의 한 관계자는 “북항 통합 운영사 참여과정에서 CJKBCT는 완전히 배제됐다. 앞으로 통합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에서 경영누적이 심각하기 때문에, 마땅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PA 측은 "임대료 인하는 통합 운영사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면서도, 북항 운영사의 상황이 심각한 만큼 계속해서 운영사 통합을 추진함과 동시에, 적절한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 북항의 최대 현안으로 꼽혔던 통합 운영사 설립이 우선 감만부두 3선석 운영사간 통합으로만 확정됐다. 그러나 국내 대표 항만 운영사인 CJ대한통운이 인원감축에 들어가고 운영비 인하를 요구하는 등 북항 운영사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다. 부산 항만업계는 통합법인에 참여하지 못한 운영사의 경영 악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은 물론, 통합법인도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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