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선사 육성방안 제시 “종합 지원전략 마련돼야”

‘지속가능경영과 해운물류’ 주제로 2월 22일 서울로얄호텔에서 개최

 
 

구종순 한국해운물류학회 前회장
구종순 한국해운물류학회 前회장
한국해운물류학회가 ‘지속가능경영과 해운물류’를 주제로 ‘제54회 정기학술발표대회’를 2월 22일 서울로얄호텔 로얄볼륨에서 개최했다.
해운물류학회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동 학술대회에서 구종순 한국해운물류학회 前회장은 “해운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 해운산업이 지속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주제를 지속가능경영으로 잡았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되짚어 보고 해운산업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중소조선사들의 선박금융실태 분석(이정선 충남대학교 박사) △지역컨테이너항 물동량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조혁수 계명대학교 박사) △해운환경의 변화와 항만의 대응전략(여기태 인천대학교 박사) △지속가능한 해운업성장을 위한 중소·중견선사 육성(김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정선 충남대 교수
이정선 충남대 교수
이정선 충남대 교수
“중소조선소 위한 RG특별 자금 지원 필요”

첫 발표를 맡은 이정선 충남대학교 교수는 RG보험 활성화를 통한 국내 중소조선사 지원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국내 조선산업에서 중소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17.5%에 달한다. 대형 조선소는 해양플랜트 등을 통한 사업 다변화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조선사는 상선수주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RG보험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기관이 RG보험을 위한 특별자금을 지원하거나, 현재 논의 중인 선박보증기금이 RG발행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선박보증기금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 분석을 통해 중소조선사에 RG를 발행한다면, RG발급을 시작으로 ECA의 제작금융 이용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이 교수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조선사를 중심으로 RG보험을 활성화시키고, RG보험의 리스크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해 재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혁수 계명대 교수
“지역 항만 배후단지 전략, 중소기업 유치전략으로 전환해야”

조혁수 계명대학교 교수는 포항영일신항만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alibaba.com의 사례를 예를 들어 ‘지역컨테이너항 물동량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발표했다.
포항영일신항만은 지난해 일본 마쯔다 자동차의 KD센터를 유치해 자동차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이는 포항항이 일본과 러시아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 몫했다. 조 교수는 전세계 항만물동량 성장세가 최근 감소추세이며, 동북아 항만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지역 컨테이너 항만의 물동량 유치가 쉽지 않다고 전하며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 교수가 제시한 전략은 항만배후단지에 대기업·글로벌 기업 유치보다는 중소기업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 유치는 국내 최고 항만인 부산항이나 광양항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항만의 경우 더욱 힘든 상황이다.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은 중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을 전세계 바이어와 연결시키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이다. 조혁수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알리바바와 같은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를 유치해 중소기업을 끌어들인다면 지역 컨테이너 항만배후단지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태 인천대 교수
여기태 인천대 교수
여기태 인천대 교수
“선화주 유치, 적극적인 항만 서비스 필요”

여기태 인천대학교 교수는 ‘해운환경 변화에 따른 우리 항만의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여 교수는 전세계 선대의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의 확장으로 선박의 대형화는 물론 해상운송서비스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 교수는 “파나마 운하의 확장으로 인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동안 및 남부지역 항만으로 가는 대형선박의 전해상서비스All Water Service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동북아-북미간 해상 교역량이 증대되고 선박 유치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항만들은 보다 적극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선사를 유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 교수에 따르면, 30년전 세계 항만의 중심지는 싱가포르와 홍콩, 카오슝항이 있었던 남동아시아였다면 이제 중국항만과 부산항이 있는 동북아시아로 옮겨진 상태이다. 이와 같은 항만 환경은 급격히 변화돼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지 모른다. 결국 선사와 화주를 계속 확보할 수 있는 적극적인 서비스 제공이 항만의 경쟁력이다.

여 교수는 “한 화주에게 물어보니 비슷한 여건의 항만환경에서 보관·물류 시설을 더 제공해주는 쪽으로 항만을 옮길 수 있다고 한다. 예전 선화주들이 한번 선택한 기항지를 고수했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기항지를 선택하고 옮기고 있다. 그만큼 항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김태일 KMI 부연구 위원
김태일 KMI 부연구 위원
김태일 KMI 부연구위원
“중소 중견선사 육성전략과 법·규정 필요”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새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민주화 이슈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해운업 성장을 위한 중소·중견선사 육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경제민주화의 주요 골자는 기업의 양극화를 해소해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해운에 있어서 양극화의 의미는 타 산업에 비해 미미하지만 글로벌 해운시장에서는 유럽선사의 독점력 강화, 벌크 해운시장에 대형화주 진입 등 양극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선사 170개사 중소 중견선사는 총 159개사·94%를 차지하며, 선박척수로는 총 936척 중 673척·72%가 중소 중견선사이다. 정기선 척수로는 총 123척 중 66척·54%가 중소중견선사이며, 부정기선Tramp 척수 중 중소중견선사는 607척·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선복량으로 분류시 정기선 분야는 총 33.7만teu 중 4.7만teu만·14%를 중소 중견선사가 차지해 정기선분야는 대기업 선복량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부정기선은 총 3,992만dwt중 53%인 2,109만dwt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해운시장에서 벌크선사의 경우 세계 50위 선사 중 STX팬오션, 한진해운, 창명해운 등 3개 선사가 포진돼 있으며, 컨테이너선사의 경우 100위권 내 한진해운, 현대상선, 고려해운, STX팬오션,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이 이름을 올렸다.

김 연구위원은 “해운업의 경우 대형선사와 중소 중견기업 간 경영 영역이 분리되어 있어 협업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국내기업 간 경쟁보다는 글로벌 경쟁요소가 중요하다”며, “중소 중견선사를 육성하더라도 대형선사와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하지 않는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중소 중견 컨테이너선사의 주 사업무대인 아시아 역내 시장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며, 우리 중소 중견선사의 아시아 네트워크는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소 중견선사 육성의 문제점을 △해운환경 불균형 △금융지원 기회 불균형 △선원 및 해운인력 확보 미흡 △대형선사 중심의 정책으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연구위원은 중소 중견선사의 종합 육성지원전략과 법·규정을 마련하고, 선사의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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