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경제지표는 ‘긍정적’ 고속성장시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 세계 경제 3.2% 성장 전망…
중국 8.0%, 인도 7.0% “투자기회는 여전”

 
 
브릭스(BRICs)의 고속성장시대는 끝났는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경기둔화로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 불황 속에서 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브릭스 국가들 마저 주춤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201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평균 3.2%에 그치는 등 세계 경제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브릭스 국가의 경제 지표는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브릭스는 아직 위기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 일시적인 침체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IB의 내년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1.5% 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브릭스 국가들은 이보다 성장치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B의 예상성장률은 중국이 7.6~8.2%, 인도가 6.0~7.0%, 브라질 3.2~4.2%, 러시아 3.0~4.1%로 각각 전망됐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주최로 열린 ‘BRICs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브릭스 국가들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침체상황을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경상수지적자 빨간불
중산계층 성장→구매력 상승
김원호 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대학원 원장
브라질 경제의 장점은 역동적인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발 위기 속에서도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외무역 의존도가 GDP 대비 30% 미만으로 낮기 때문에 무역수지가 악화돼도 브라질 경제가 악화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및 석유가스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및 기술 발전을 위한 정부조달 및 대규모 스포츠 이벤츠 활용 가능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현재 거시경제정책의 기본 축을 유지하고 국가주도의 산업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성장촉진계획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개발과 함께 대학 및 대학원생 10만명의 해외유학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4개 대학에도 상당수의 유학생을 보내고 있다. 기술교육 보급 및 고용사업을 통해 향후 4년간 800만명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은 장기적으로 좋은 신호라 여겨진다.

브라질은 세계불황에 대한 대응책으로 경제 정책의 방향타를 부양 쪽으로 선회했다. 2012년 브라질의 저성장은 물가상승과 경기과열을 억제하려는 브라질 정부의 정책과 세계 경제 위기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올 8월 브라질 정부는 사상 최대인 1,330억 헤알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며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인 셀릭 금리를 8.0%에서 브라질 사상 최저인 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최근 브라질의 경제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환보유고 급증세(3,777억 달러, 세계 7위)와 함께 1인당 GDP는 1만 2,802달러이다. 이는 칠레와 우루과이 다음으로 라틴아메리카 3위이다. 실업률도 5.2% 수준으로 하락세를 띠고 있다.

브라질 중산계층의 성장 덕분에 우리나라의 대브라질 수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03~2009년 동안 3,570만명이 중산층에 편입했으며 2,050만명이 빈곤에서 탈피했다. 2010~2014년에는 3,600만명이 중산층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구매력 상승이 기대된다.

IMF에 따르면 브라질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4.0%로 선진국 평균 1.5%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 추세라는 것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FDI로 보전 중이다. 부정부패와 노동시장 경직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막대한 자본 유입에 따른 헤알화 고평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1차 산품 수출 의존도 심화에 따른 브라질 경제의 1차 산업화가 우려된다.

현재 브라질은 주요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브라질의 보호무역에 대해 공격하고 있고 중국은 반덤핑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유럽은 중남미 5개국에 대한 일반특혜관세를 2014년부터 폐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브라질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에 어떻게 대응할 지 경제지표를 계속해서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유가 변수에 매우 취약
민간소비 동향 주시해야
이대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러시아의 경제민주화가 향후 러시아 경제를 결정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정치개혁이 우선되어야 하기에 거시적인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서구와 같은 길을 갈 필요가 없으며 러시아식의 점진적인 정치경제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화두는 석유이다. 중동과 달리 서시베리아 석유자원은 거의 고갈 상태에 접어들었으며 동시베리아 극동 쪽의 자원을 개발 중이다. 유럽이 러시아의 석유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중앙아시아 쪽에서 수입을 늘림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러시아는 한중일 등 아태지역의 수출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 경제의 특징은 첫째 높은 유가 의존도이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원유 10달러 변동은 러시아 GDP의 0.5-0.6%포인트까지 변동하게 한다. 예산과 수출에서도 연료 에너지의 비중이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두 번째, 민간소비 비중과 내수시장의 성장이다. 2011년 러시아의 민간소비 비중은 52%이고 1인당 GDP는 2006년 6,873억 달러에서 2011년 1만 2,661억 달러로 2배 성장했고, 2011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1%로 러시아 개방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실업률도 6.1%로 낮은 수준이다. 중산층 비중은 2000년 15%에서 2011년 25%로 증가했다. 이는 노동인구의 40%로 내수시장이 튼튼하게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세 번째 특징은 정부의 공공투자 확대로서 2011년 고정자본투자의 규모는 9억 루블이다.
내년도 러시아 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우선 유로존 위기가 있다. 2011년 러시아는 수출의  52%가 유럽의 의존함에 따라 유럽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유로존 위기의 영향은 2/4분기부터 실물경제로 전이돼 러시아의 경제성장률도 2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4.9%에서 4.0%로 감소했다.

주요 IB의 경제전망에 따르면 선진국은 재정문제로 침체되는 가운데 신흥국은 성장동력 약화로 세계경제는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이었는데 특히 러시아는 6곳 IB의 평균 3.68%의 성장세가 예측됐다. 유럽의 석유 수요는 2013년 1분기 저점(1,400만 배럴/일)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 37곳 IB의 유가 전망 평균치는 2013년 1~2분기에 109달러 저점을 찍고 112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3년 세계와 러시아 경제는 상저하고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의 민간소비는 내년도에 어느 정도 유지하거나 소폭하락 할 것으로 보이므로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아울러 유가 급락에 취약한 에너지 의존 경제구조를 유의해야 한다. 유가가 급락하면 10%가 넘는 NON-Oil Fiscal Deficit으로 인한 재정난이 공공투자감소로 이어지고 소비감소는 경제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밖에도 푸틴 정권에 대한 중산층의 불만이 점증되고 있으며 대체 정치 세력이 등장할 경우 정치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인도,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론 대두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회복 모멘텀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서남아 팀장
인도의 올해 2/4분기 성장률은 5.5%로 투자와 소비부진으로 경제성장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1/4분기 5.3%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 회복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으로 ‘달리던 코끼리가 넘어졌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9% 이상이었던 도매물가 상승률이 올해 7%대로 하락했지만 인도 중앙은행이 제시한 안정 수준(5.5~6%)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최근 5개월간 평균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루피화 가치가 여전히 달러당 50루피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유류 등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7월과 8월 인도의 수출증가율은 각각 -15.8%, -10.3%를 기록하는 등 수출입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1~8월 수출금액은 약 1.973억 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약 3% 감소했으며 최근 4개월 기준으로는 9% 감소했다. 수입도 2012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8월 수입금액은 약 3,16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약 4.2% 증가했지만 최근 4개월 기준으로는 8% 감소했다.

인도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 및 국가신용도 하락위기 극복을 위해 최근 잇따른 개혁개방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재정 금융완화는 실시하지 않았고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정부는 2011년 말 야당의 거센 반발로 철회됐던 슈퍼마켓이나 할인점 같은 멀티 브랜드 소매 유통업 부문 개방을 포함해 항공, 전력 거래 부분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허용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지적한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연료 부문에 대한 보조금 감축과 공기업 지분 매각 조치에 이어 10월말에는 2016~17년까지 재정적자 비율을 3%까지 낮추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한 보험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도 현재 25%에서 49%로 상향 조정하고 연금 펀드에 대한 외국인 투자허용 등 2차 개방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좌파정당과의 대립, 반대 시위 확산 등으로 현 정권의 정치적 리더십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도정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부담으로 2012년 9월 현재 8%의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은 9월 17일, 10월 29일 각각 기준금리는 동결한 채 지급준비율만 25bp 인하했다. 이에 인도 정부 및 산업계는 선진국 및 신흥국의 양적 완화, 금리인하 정책을 예로 들며 인도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내년에 인도경제의 성장률은 5.5%~6%가 예상되고 있으며 인플레 완화, 금리 인하 등이 진행된다면 7%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도 기대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이며 그 인하폭은 경기회복의 정도를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 상품가격 상승, 연료보조금 철폐 및 유가상승, 루피화 가치 하락 등 인플레이션 압력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면, 인도정부의 기준금리 인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한-인도 수교 40주년을 맞는 2013년을 대인도 투자진출 확대 원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2020년을 지나면 미국-중국-인도의 G3시대가 기정사실화 됐다. 따라서 우리는 인도의 침체상황을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기회로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산업품목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의 경우, 국가별 대인도 FDI순위에 4위(123억 달러)에 랭크되어 있으나 한국은 14위(1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중국, 수출·투자→내수소비 전략변화
내년도 8% 안정적 성장 전망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
중국은 유럽 재정위기 이후 7분기 연속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올 성장률은 8%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이후 대선진국 수출 감소세 둔화와 대아세안 수출호조로 반등을 보이고 있으나 EU 재정위기가 지속되면서 올 수출 목표인 10% 증가율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실물경제 개선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증가하고 있으나 속도는 완만한 편이다. 10월 산업생산증가율은 9.6%로 2개월 연속 반등했으며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관련산업(비금속광물, 철강, 화학)의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신규프로젝트 투자가 증가하면서 고정자산투자는 2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부동산 투자가 주춤한 반면 철도, 고속도로, 수리시설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동부지역이 둔화되고 중서부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소매판매는 4개월 연속 반등하면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는 소비진작정책과 유동성 확대정책이 효과를 봄과 동시에 국경절 등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진했던 자동차 판매 역시 10월 반등하면서 소매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중국의 주요 이슈는 첫째 경기부양이다. 단기적으로 경기 하방을 막는 수준의 소극적, 방어적 경기부양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대규모 경기부양에 따른 부동산버블 등 폐해가 우려되며 성장전략이 수출·투자 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경제 펀더멘탈이 2008년 수준보다 양호하고 최근 개선되는 추세이다.

둘째 중국 지도부의 교체이다. 18차 전국대표자 대회를 통해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및 군사위 주석이 선출됐다. 경기침체 지속 시 내년 3월 국가주석 취임 이후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집행할 것으로 보이나, 지도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경제정책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내수확대와 구조조정을 통한 성장전략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에 올해보다 다소 높은 평균 8% 초반대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측된다. 시진핑 정부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경기부양을 통한 경기 활성화와 더불어 사회 인프라 건설, 서민형 주택 건설 등 고정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며 도시화, 임금향상 등 소비수요 창출을 위한 내수확대 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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