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2012 한일해사포럼’ 강연내용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해운*조선 시황 침체의 파고 속에서 한*일 양국의 선박금융 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9월 7일 (재)한국해사문제연구소와 일본해사신문사가 공동 주관한 2012 한일해사포럼에서 한*일 양측의 발표자로 나선 쯔지 하지메 앵카쉽파트너스 주식회사 대표이사와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학장은 양국의 선박금융의 최근 동향과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현재의 해운*조선위기 극복을 위해서 선박금융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양측 발표자는 해운*조선*금융의 동반 발전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선박금융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과 정부와 민간, 학계의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日해사클러스터의 ‘빛과 그림자’

하지메 대표, “대형 해운그룹, 선박금융 적극 대응하지만, 해기사 감소, 항만시설 낙후 문제”

일본 최초로 선박투자펀드를 개시한 앵카쉽 파트너스의 쯔지 하지메 대표이사는 우선 일본의 해사클러스터인 ‘마리타임저팬(Maritime Japan)'에 대해 “세계 최고수준의 해운*조선*박용공업은 물론 선박관리*선급 등 주변산업이 융합된 해사클러스터”라고 소개했다. 하지메 대표는 일본의 선박금융에 대해서도 “MTU, SMBC, 미즈호 등 대형 은행과 정부계 금융기관, 지방은행들이 선박금융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으며 마리타임저팬은 국내금융기관에서 필요 자금을 공급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메 대표는 △세계 5대 해운그룹 중 3개 그룹(NYK, MOL, K-Line)이 일본회사인 점 △조선산업 또한 M&A와 해외진출 등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 △금융기관은 선박파이낸싱 전문부서를 설치하고 정부계 금융기관도 적극적인 대응방식으로 선박금융*펀드를 출자하고 있는 점 등 마리타임저팬의 긍정적인 면을 소개했다. 그러나 하지메 대표는 마리타임저팬의 긍정적인 면을 ‘빛’으로 어두운 현실을 ‘그림자’로 표현하면서 “일본인 해기사 및 선원이 꾸준히 감소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동경대*고배대 등 전통적인 일본의 상선대학이 일반대학에 흡수되는 등 인재공급원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항만의 지반침하가 일어나고 있고, 통관절차가 복잡하고 고액 이용료의 문제 등으로 설비뿐 아니라 운영면에서도 낙후되고 있어 허브항의 지위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쯔지 하지메 앵카쉽파트너스(주) 대표이사
쯔지 하지메 앵카쉽파트너스(주) 대표이사

 

日 선박금융계 리스크 관리 허술.. 삼광기선 등 파산 결과 낳아

“2015년 이후 회복, 官*民*學 힘모아 다양한 대책 내놔야”

계속해서 하지메 대표는 일본의 해운버블 발생과 붕괴, 현재의 위기대응 방안과 전망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일본 해운은 2000년대 이후 전세계적인 대호황기를 거치며 해운버블 현상이 일어났다. 세계 경기의 상승과 중국*인도 등 신흥국 성장으로 해상물동량이 증가하고 운임이 급등해 선박 대량발주가 일어난 것. 이에대해 하지메 대표는 “수급예측이 빗나갔고 역사적인 고선가에 대한 위기감이 없었다는 점, 과도한 환차손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일본해운계가 반성할 점”이라 전했다. 또한 일본 선박금융계도 “수익을 위해 대출잔고 극대화에만 신경써 리스크 관리가 허술했고, 낮은 금리를 이유로 엔화 파이낸싱으로 전환해 엄청난 환리스크를 떠안았던 점, 기업체력(자본건전성)이 취약한 중소선주에게도 거액의 대출을 실행하는 등의 실책을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결국 버블붕괴 후 해운불황이 찾아오면서 마리타임저팬의 지위도 동시에 붕괴되는 조짐을 보였다. 삼광기선(三光汽船)과 도발海運 등 해운사가 몰락했고, 선주의 자금력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메 대표는 “2015년경 까지는 현재의 해운불황과 엔고가 계속돼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해운업은 선대 합리화를, 조선업은 기업간 통합*제휴, 신기술 개발 등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기관도 소극적인 자세로 신규 파이낸싱은 리스크가 작은 우량기업에 한정되고 있다”고 일본 해사산업의 현황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게 해사클러스터의 발전 없이는 국가 발전이 없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관*민*학이 힘을 합쳐 다양한 대책이 나와야하며 몇개의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복수의 프로젝트 중 하지메 대표는 ‘일본선박투자’를 예를 들며 “올 4월부터 관민펀드가 설립돼 조선업의 수주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본 선박금융계에게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리타임저팬에 대한 자금 공급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리스크 관리능력 강화 및 늘어나고 있는 자산 파이낸스에 대한 대응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정된 우수인재를 발굴해 선박금융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하지메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앵카쉽파트너스는 2007년 설립된 일본 최초의 본격적 선박투자펀드회사로, 2,000억엔*30척 이상의 투자를 실행하며 선박펀드는 물론 선박금융과 관련된 컨설팅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기환 한국해대 학장 “그린십과 연계된 선박금융 필요”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학장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학장
이어 국내 선박금융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학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 학장은 “최근 남유럽의 재정위기로 유럽의 선박금융이 축소되고 있으며 아시아 금융권의 선박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2011년 신조선 금융규모가 904억 달러로 2009년에 비해 크게 증대됐으며, 일본과 중국은행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장은 특히 일본 선박금융의 예를 들며, 그린십에 대한 선박금융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IMO의 신조선에너지설계효율(EEDI)와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OI)의 규제를 20% 이상 충족하는 그린십에 대한 선박수출신용양해 조건이 일반선박에 비해 유리하게 적용되는데, 일반선박(규제 충족)의 경우 선수금 20%, 최대 상환기간 12년을 적용하는 반면 그린십(규제보다 20% 이상 충족)은 선수금 15%, 최대 상환기간 18년이 적용되고 있다. 연불 최저금리도 현행 연 8%에 비해 그린십 규제조건을 충족하는 일반선박과 규제조건의 20% 이상을 충족하는 친환경 선박은 통화별 CIRR(현 2.42%)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그린십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동 프로그램은 KoFC가 인정하는 ‘친환경선박’ 기준에 해당할 경우 설비추가 건조비용 및 인증 수수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수준의 금리우대가 적용되는 선박금융으로, 선박 제조*운용*폐선시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 효과, CO2등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폐선 및 재활용 효과 등의 개선효과가 있는 선박이 대상이다.

 

 

바젤3 시행 은행 선박금융 위축 가능성, “정부 주도로 중소해운선사 지원대책 마련해야”

이어 이 학장은 국제 선박금융을 전망하면서 “2015년 바젤3의 시행으로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은행들은 업황이 안좋은 해운기업들의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중소해운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해 있어, 정부가 인수합병을 촉진하거나 중소해운선사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의 선박금융의 예를 들어 “중국금융기관은 2011년 말 기준으로 약 8,100위안(1,200달러)의 선박금융을 제공했다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학장에 의하면, 우리나라 선박금융운 해운*조선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황으로 “해운과 조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장 중요하며, 선박금융의 육성은 정책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학장은 “세계 10대 조선소 중 우리나라가 5위까지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 선박금융은 세계 선박금융의 4% 수준에 불과하고 세계 20대 신디케이트리그에 우리 은행이 전무하다”며, 우리나라 선박금융의 현황과 발전방안을 설명했다. 국내 선박금융규모는 국내은행과 공적신용기관(ECA) 등을 통해 총 460억달러가 제공되지만, 이중 ECA를 통한 자금은 주로 해외선주에 제공되고 나머지가 국내 해운기업에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10월 기준 국내 상업은행과 리스회사의 선박금융 대출잔액은 96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국내 선박금융의 문제점으로 이 학장은 △국내 금융기관의 달러화 조달 부족으로 해외 선박금융기관 중심의 금융이 이뤄지고 있고 △선화주간 협력 부족으로 차입조건이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과도한 달러 조달로 국내금융기관의 참여가 곤란하는 등 외화 금융의 의존도가 심각하고 △해운*조선*금융의 융합지식인양성 교육기관의 부재로 전문 인력 및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 학장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원화 선박금융의 확대, 조세리스 등 선진기법 도입, 선박금융의 직접금융 비중 확대, 선박금융전문인력 양성, 해외 선박금융기관 적극 유치 등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국내 선박금융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