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제작금융에 1조원 추가 투입, 선박·해양플랜트 수출지원
김용환 행장, 해운·조선사 CEO 간담회서 “선박금융 지원 대폭 확대”
수은, “조선사 수주지원, 해운사 유동성 공급확대, 세계 선박금융 주도” 의지 밝혀

 
 

 

한국수출입은행이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 및 조선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출자금(제작금융)으로 1조원을 추가공급하는 한편, 해운기업의 중고선 구입자금으로 1,5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선박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김용환 수출인은행 행장은 7월 16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14개 주요 해운·조선회사 대표(CEO) 긴급간담회 자리를 통해 “수출 주력산업인 산업에 선제적인 금융을 제공해 위기 극복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 해운·조선사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원래 계획보다 1조원대의 선박금융을 추가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 부진 및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에 따른 선수금 비율 감소 등으로 자금 확보난을 겪고 있다. ‘헤비테일’ 방식이란 선주가 공정 단계별로 선박대금을 지급할 때 인도시점에 지급액이 집중되는 대금지급 방식이다. 국내 해운사들도 물동량 감소와 저운임, 고유가 등 악화된 시황으로 자금난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용환 행장이 밝힌 수은의 해운·조선산업 지원강화 내용의 골자는 △조선사의 수주 지원 △해운사 앞 유동성 공급확대 △세계 선박금융 주도 등 크게 세 가지이다.


이같은 방침 하에 수출입은행은 국내 조선사들에 필요한 선박·해양플랜트 수출자금을 당초 계획보다 1조원을 늘려 지원하하는 한편, 조선사들의 수주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이행성보증료율도 현재 보다 5bp 정도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해운사들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최근 신설한 ‘중고선 구입자금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 중소·중견 해운회사의 선대확충과 자금난을 해소시켜준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해운서비스를 수출하는 국내 해운사에 운용자금을 지원하는 ‘포괄수출금융지원제도’를 적극 활성화시켜 해운업의 성장잠재력 강화를 지원키로 했다. 중고선 구매자금 지원제도는 중소·중견 해운사를 대상으로 용선계약이 체결된 중고선박 구매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며, 해운사앞 포괄수출금융제도는 국내 해운사가 해외에서 선박운용을 통해 벌어드리는 수입을 수출로 보고, 이 실적을 바탕으로 해당 해운사 앞으로 운용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은 연내 1,500억원의 자금을 해운기업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희망선사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은은 올해 6월초부터 상기 ‘중고선구입자금지원제도’와 ‘포괄수출금융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은은 이미 외항해운기업에 대한 신조선 선박금융은 누적 22억불 규모로 지원해왔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최근 조직을 확대 개편한 ‘금융자문부’를 통해 국내외 상업은행들이 선박금융 신디케이션(협조융자)에 적극 참여하도록 ‘주선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선박금융 지원여력이 축소된 유럽계 상업은행의 공백을 채우는 동시에 수은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중장기 선박금융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럽계 은행이 선박금융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추세여서 전반적인 선박금융 신디케이션 상황이 좋지 않지만, DMB등 북유럽은행과 일본, 미국계 은행들은 선박금융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수요와 여건에 따라서 선박금융의 신디케이션은 주선은 가능하다는 것이 수출입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유럽계 은행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부실규모 증가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바젤III 등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로 금융지원 여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선박금융 세계 3위이자 독일2위 은행인 Commerzbank가 선박금융을 중단했고, Societe Generale는 선박금융 자산 10억달러 규모를 미국 Citibank에게 매각됐다.


김 행장은 간담회에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해상물동량 감소로 해운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것이 선박발주 감소로 이어지며 조선산업까지 침체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선박의 심장인 엔진을 다시 달아 오대양에 힘찬 뱃고동소리가 울려 퍼지게 한다는 심정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현대중공업 이재성 대표이사는 “최근 대외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수은이 이처럼 해운·조선사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확대함에 따라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해운조선업계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간담회에는 김용환 수출입은행 은행장과 설영환 부행장, 선박금융부장과 14개 해운조선사 CEO들이 참석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 김영민 대표이사, STX팬오션 서충일 부사장, SK해운 황규호 대표이사, 고려해운 박정석 대표이사,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 흥아해운 김태균 대표이사, 천경해운 서성훈 부사장, 범주해운 이상복 대표이사가 참석했으며,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이재성 대표이사, 삼성중공업 노인식 대표이사,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대표이사, 한진중공업홀딩스 이수신 대표이사, 현대미포조선 최원길 대표이사,  STX조선해양 신상호 대표이사가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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