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국과 중국 항만, 세계 항만물동량 견인

 

 
 

지난해 전세계 항만이 8%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머징마켓 지역과 중국 항만들이 여전히 세계 항만물동량을 이끌고 있다. 상하이항은 싱가포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린 채 1위 자리를 고수했고 광저우, 렌윈강항 등 기타 중국항만들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탄중펠레파스, 포트클랑, 두바이 등 이머징마켓 지역의 허브포트들은 상위권을 위협하는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내 기반을 두고 있는 제조기업의 이탈 가능성과 미·유럽의 소비심리 약화로 인한 수출화물 둔화는 글로벌 항만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2011년에는 전 세계 항만에서 약 5억 6,150만teu가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위 30개 항만(이하, 30대 항만)은 작년 전세계 ‘컨’물동량의 58%인 3억 2,400만teu를 처리했으며 8.4% 성장했다. 이는 전세계 항만의 성장률인 8%보다 약간 높은 수치이다.


이들 성장의 주된 요인은 이머징 마켓 무역에서의 컨테이너 물동량 상승 덕분이다. 특히 아시아-라틴아메라카,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간 정기선 항로는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몇몇 항만들을 30대 항만으로 진입하게끔 도왔다. 포트샤이드항은 전년에 비해 17.2% 상승한 365만teu를 처리했고 두바이항은 12% 상승한 1,300만teu를 기록했다. 탄중 펠레파스는 15% 상승한 750만teu를, 브레멘/브레머하벤항은 22% 상승한 290만teu를 처리했다. 위 항만들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발틱해, 러시아 등에서 허브포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항만은 지난해에도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총 10개 중국항만이 30대 항만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 중 6개 항만이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30대 항만이 처리한 물동량 중 중국항만이 처리한 비율은 2007년 42%에서 지난해 46%까지 확대됐다. 잉커우항과 타이창항 등 30위권 밖의 항만들도 올해 더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잉커우항은 올해 충분히 30위권내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5년에는 중국항만의 물동량 처리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中 지대·임금 상승으로 제조기업 이전 가능성
미·유럽 소비시장 악화.. 中 수출 성장에 적신호

그러나 리스크도 있다. 2011년 4분기 중국경제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해 중국경제 성장률은 8.9%로 이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1년 GDP 성장률은 9.2%로 전년에 비해 1% 하락했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유로존과 미국에서 촉발된 신용도 하락에 세계경제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며, 서방에서 악화된 소비심리는 중국 상품의 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 몇몇 수출품, 원자재, 반가공제품의 인바운드 화물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그들의 공급패턴과 생산투자 프로그램 등을 중국 밖으로 옮기려고 시도 중이다. 이는 중국 연안벨트, 특히 센젠과 상하이항 주변의 부지가치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공장개발 및 운영비용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고 노동자 임금도 치솟았다. 이는 저가상품 위주의 중국 생산·제조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반면 내륙에 위치한 부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내륙수송(철도, 도로) 네트워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고부가가치 물류와 수송서비스도 매력적이지 않다. 이는 원양선사들의 슬로우스티밍 전략과 더불어 전체 수송시간을 늘어나게 했다. 게다가 몇몇 루트에서는 스케쥴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요한 제품이나 판매기일을 맞춰야하는 경우, 화주 및 계약자들은 완충재고(buffer stock)를 확보해야 할 정도이다.


이러한 비효율성과 친환경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방식인 근접공급 전략의 증가를 이끌었다. 동부 유럽, 지중해 동부지방, 북아프리카, 중앙 아프리카에는 최근 몇년간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으며, 이러한 경향을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근접공급방식으로 변화, 환적화물 증가로 이어져.. 허브포트 급성장
근접공급방식으로의 변화는 이 지역 항만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 환적화물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지역에선 100teu급 선박에서부터 1만teu급 슈퍼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까지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다. Maersk Line의 1만 8,000teu급 트리플E클래스 선박이 내년에 인도되는 등 대형선박들의 배선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의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네트워크는 더욱 확장될 것이며 터미널간 환적화물은 증가될 것이다.


30대 항만중 좋은 성적을 거둔 허브포트들을 살펴보자면, 우선 러시아와 발틱해 시장에 강점이 있고 Maersk와 MSC를 메인 고객으로 두고 있는 브레머하벤항이 22% 성장했다. 포트샤이드항은 17.2%, 탄중펠레파스항은 14.9%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함부르크항은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발틱해 무역의 회복과 베네룩스 지역의 환적화물 덕분에 처리 물동량이 14.2% 올랐다. 부산항도 일본으로의 허브포트 기능을 통해 14% 성장했으며, 두바이항은 중동과 남아시아, 인도양에서의 환적기능 강화로 12% 성장했다. 


올해 30대 항만에 새롭게 진입한 항은 중국의 렌윈강항이다. 동 항은 콜롬보항을 밀어내고 30대 항만에 진입했다. 렌윈강항은 중국 랜드브릿지 기점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3년간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처리한 485만teu의 물동량은 전년에 비해 25%나 급등한 것이며 순식간에 세계 25위 항만으로 뛰어올랐다.


상위 10개 항만의 순위는 변화가 없으며 광저우항은 닝보-저우산항과의 격차를 좁혔고, 두바이항도 칭다오항을 바짝 추격했다. 함부르크항은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보이면서 앤트워프항을 제치고 다시 14위로 복귀했다. 반면 미국항만들은 작년에도 약세를 이어갔다. 뉴욕/뉴저지항은 10년 20위에서 작년 24위로 밀려났으며, 롱비치항도 2계단 떨어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저우, 렌윈강, 대련, 텐진항 급성장, 센젠항 주춤
상하이항은 지난해 전년대비 8.3% 상승한 3,150만teu를 처리하면서 편안하게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2위인 싱가포르항과의 격차는 156만teu로 전년에 비해 2배이상 벌렸다. 홍콩항을 비롯한 남중국 항만들은 지난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얀티안국제터미널, 셰코우컨터미널, 치완컨터미널이 합쳐진 센젠항은 지난 15년간 홍콩항의 성장률을 여유있게 웃돌았지만 작년에는 0.3% 성장하는데 그쳤다. 홍콩항 역시 3% 성장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조적으로 서부에 위치한 PRD 지역의 광저우항은 14.7%나 성장해 10위권 항만들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는 닝보-저우산항을 제치고 6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보해만(Bohai Bay)지역의 항만과 터미널의 성장세는 놀라울 따름이다. 렌윈강항과 대련항, 텐진항은 지난해 전세계 컨테이너 항만들 중 가장 눈에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렌윈강항은 25.3% 성장한 485만teu를 기록하며 25위를 기록했고, 대련항은 22.1% 성장했다. 텐진항은 전년대비 14.1% 물량이 늘어나며 10위 로테르담항을 40만teu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들 항만의 강점은 광대한 배후부지, 철강과 엔지니어링 등 넓은 중공업 제조섹터, 더 많은 직기항 서비스를 끌어올 수 있는 능력, 공격적인 투자계획, 철도와 내륙운송의 발전 등을 꼽을 수 있다.

 

포트클랑, 탄중펠레파스, 밸보아항 등
이머징마켓 허브포트 ‘무럭무럭’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항만인 포트클랑과 탄중펠레파스항은 각각 10%와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포트클랑은 북터미널과 서터미널을 지원할 세번째 터미널단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2016년 완공될 예정이다. 동항만의 환적화물은 전체 물동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탄중펠레파스항은 주요 고객인 Maersk Line과 에버그린의 중계화물에 의존하고 있으나 몇몇의 새로운 서비스들이 개시됐다. 한진해운, STX팬오션, MOL, K라인, CSCL 등에 의해 새로운 서비스가 개시됐으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장에 대비한 전략 등으로 다른 항만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이시아간 무역이 늘어나고, 직기항 서비스가 계획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면서 탄중펠레파스, 포트클랑, 싱가포르항 등 이 지역의 대형 환적항만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한편 태국의 램 챠방과 베트남의 호치민항은 북미-유럽간 직기항 링크로의 연결성이 증가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집트의 포트샤이드는 17.2% 성장, 발렌시아항과의 차이를 좁힌 채 30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동항의 강력한 성장전망과 터미널 개발 프로그램은 올해 순위변화를 예상케 한다. 포트샤이드 동부에 건설 중인 Suez Canal Container Terminal은 15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며 올해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30위권 바깥에선 중국의 잉커우항,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항, 파나마의 발보아항 등이 30위권 순위진입을 노릴 수 있는 항만이다. 발보아항은 지난해 323만teu를 처리했으며, 09년 200만teu를 초과한 이후 2년만에 50%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MSC와 COSCON, Maersk Line 등 주요 원양선사들은 동 항을 서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의 허브항만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동항은 라틴 아메리카의 경제 성장기대와 파나마운하 입구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으며, 2014년부터는 1만 5,000teu의 대형선이 입항할 수 있도록 갑문도 개선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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