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국제여객부두 추가 건설이 6년넘게 지연되고 있다. 이에 평택지역 항만업계는 ‘평택항을 홀대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06년 정부가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신규 건립계획을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도 신규부두 건설의 ‘첫 삽’ 조차 들지 못한 것. 최근(3월 5일) 국토해양부가 “평택항 여객부두 4선석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평택지역단체와 관련업계는 6년전 계획과 같은 내용으로는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평택-연태 항로의 임시부두로 활용될 푼툰부두 건설까지 늦어지면서, 평택지역 항만관계자는 ‘뿔 난’ 상태이다.

 

 

현재 평택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중 카페리 항로는 총 4개 항로로, 평택-영성 항로를 운영하는 대룡해운, 평택-연운항 항로를 운영하는 연운항훼리, 평택-위해 항로의 교동훼리, 평택-일조 항로의 일조국제훼리 등 4개 선사가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한*중 해운회담에서 합의된 평택-연태 카페리 항로가 추가되면서, 내년부터는 5개 항로가 운영될 예정이다. 동 항로의 한국측 사업자로는 하나로해운이 선정됐으며, 중국측 사업자로는 연태항집단유한공사, 발해윤도유한공사가 선정되었다.

 

 

평택 카페리 여객수 09년 이후 매년 급증.. 50만명 넘어서

“하역작업 중 접안선박 다시 풀기도”.. 선석부족 심각

평택을 이용하는 여객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05년 18만 2,000명이었던 평택 카페리선 여객은 06년 처음으로 20만명을 돌파(23만 1,000)명, 09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더니 10년 40만 9,000을 유치해 전년대비 40% 상승, 지난해에는 50만 9,000명을 유치했다. 카페리를 이용한 컨테이너 화물도 지난해 13만 3,000teu를 기록 전년 9만 5,000teu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화물 및 여객 증가추세에 따라 평택항만 관계자들과 카페리 선사들은 정부측에 평택항 국제여객부두 확충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현재 평택항에는 2선석의 국제여객부두와 임시방편으로 마련된 국제여객터미널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운항 스케쥴상 매주 목요일은 3개 항로의 선박이 동시에 접안해 2개 선석으로는 정상적인 항만운영이 불가능하고, 터미널의 내부공간 협소 및 CIQ시설의 부족으로 입출국 수속이 3~4시간씩 걸리는 등 이용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카페리업계 관계자는 “평택항에서 하역작업을 하면 접안 중인 선박을 도로 풀었다가 다시 붙이기도 한다. 선석은 부족한데 접안하려는 선박이 많으니 생기는 웃지못할 일”이라면서, “선석부족과 터미널시설의 열악함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기타 고객서비스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평택항 신규여객부두 민자사업으로 추진.. 2014년 착공 계획

이와같은 불만이 터져나오자 국토해양부는 3월 5일, 평택*당진항에 2014년 신규 여객부두를 착공해 4개 선석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평택*당진항 국제여객부두의 늘어나는 여객 및 항로 개설 수요에 대응하고 이용객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신규 여객부두 건설을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추진한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올 7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평택*당진항 국제여객부두 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할 사업시항자를 모집해 2014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요 사업내용으로는 평택항 내항 동부두 4, 5번 선석에 총 사업비 2,135억원을 들여 3만톤급 4개선석과 여객 터미널 1만 299㎡, 12만 4,000㎡의 배후부지가 건설되며,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2개 선석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러한 국토해양부의 국제여객부두 확충계획에도 불구하고, 평택 항만업계는 정부 계획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평택항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평택 여객부두 확충 사업을 BTO 방식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결국 사업 추진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6년전 계획에도 민간투자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6년째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부동산 경기침체 상황에서 오히려 2배 가까이 오른 사업비를 부담할 만한 사업자가 과연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자-재정-민자 연이은 사업전환에만 6년 허비

정부측, “사업자 없으면 다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수 밖에..”

지난 2006년 정부는 평택항에 신규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을 짓겠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사업성 검토를 진행, 민자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여객부두 확충을 추진할 민자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정부는 민간투자사업 공고도 내지 못한 채 동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4년간의 허송세월을 보내고 2010년 말, 국해부는 동 사업을 다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신규 여객부두를 2014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단 한푼의 예산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사업계획이 또다시 무산되고 만다. 결국 2년뒤인 올해 다시 민자사업으로 재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평택항만업계는 이번 계획도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신규 국제여객부두가 2017년에나 완공되는 것으로 계획을 발표한지 11년만이다. 정부의 생각대로 진행된다 해도 이미 한참 늦어버린 사업이다. 그동안 대책없이 사업을 끌어왔다는 점도 실망스러운데, 문제는 그나마 재추진한 이번 민자사업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2,00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부두건설 사업에 어떤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겠나”라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관심있는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변했지만, “만약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중간에 사업을 포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땐 다시 재정사업으로 돌려야하지 않겠나”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참고로 여객부두 건설을 위해 추진된 민간투자사업은 06년 평택항 여객부두 사업의 실패외에도, 지난해 1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사업자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추진 5년만에 사업을 포기하는 등 가능성이 높지않다는 평가이다.

 

 

평택-연태항로 임시 푼툰부두 공사도 지연.. “내년 상반기 취항 힘들다”

당장 내년부터 취항할 예정인 평택-연태간 신규항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0년부터 이어져온 한중해운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평택-연태, 평택-석도항로 개설을 위한 논의를 계속했다. 그러나 평택항의 시설부족을 문제삼은 중국측이 신규항로 개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우리 정부가 (주)동방이 운영하고 있는 평택 내항 PNCT에 푼툰시설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작년 11월 제19차 한중해운회담에서 평택-연태항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이미 공사가 진행되어야 할 푼툰시설이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택항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해운회담에서 평택-연태항로 개설이 확정되면서 비관리청항만공사 사업으로 PNCT에 임시 푼툰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사업자로는 동방이 선정되었고, 내년 상반기 취항을 위해선 이미 진행되어야 했을 건설사업이 아직 인허가도 안난 상황이다. 평택항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이 이미 작년에 확정됐는데 착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취항을 위해선 올해 9월까지 푼툰건설 사업이 완료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데, 현 상태로는 올해 완공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푼툰건설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동방이 공사비에 대한 부담으로 사업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에 대해 동방 관계자는 “평택청과 조달청을 거치면서 처음 예상했던 공사비보다 많이 하락됐다”며, 공사비에 대한 부담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초 동방이 예상했던 공사비는 약 130억원이었으나, 현재 100억원 내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 평택청 관계자는 “조달청 업무 폭주로 인한 사업비 검토가 3월 셋째주에 확정됐으며 이를 동방측에 전달했다. 동방이 조달청 검토사항을 확인*수정하고 합의가되면 바로 공사가 착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푼툰부두 건설이 빠르게 시행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평택항 관계자는 “조달청에서 공사비를 확정해서 사업자에 통보한다해도, 사업자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리는 만무하다. 분명 조정기간이 있을 것이고 합의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없다”면서, “이미 올해 완공은 물건너간 상태이고 정상 취항을 위해서는 완공 이후에도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상반기 취항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평택항 홀대, 평택항 신뢰도에도 타격줄 것”

평택항만업계는 국제여객부두 사업의 표류와 푼툰건설 사업의 지연사태가 국가가 평택항을 홀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차 화물의 급성장으로 국내 1위의 자동차 화물 처리항만으로 발돋움하고, 카페리 여객 및 화물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등 성장동력이 풍부한 평택항이지만, 부산*인천항 등 타 항만에 비해 국가 항만정책의 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의구심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평택항 관계자는 “인천항의 카페리 여객수가 총 10개 항로*104만명, 평택항은 4개항로*51만명으로 결코 평택항 카페리 항로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평택-연태항로 개설이 겨우 확정됐고, 최근에는 중국 연태시장까지 평택항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했다. 그러나 푼툰부두 건립 지연으로 정식 취항이 연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 평택항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평택-석도 항로 등 추가항로 계획도 검토되고 있는 시점에서 평택항의 여객부두 확충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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