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한해운, 중국의 COSCO와 같이 용선체인의 반작용이 위기요인으로 분석

일본의 대형 부정기선사인 Sanko Steamship의 재정 위기상황이 벌크분야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나는 부채에 재무건전화를 실현하기 위해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경주해온 Sanko Steamship가 지속되는 저운임과 운항비용 급등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견디다 못해 3월들어 선주와 조선소, 금융관계기관 등 주요 채권자들에게 지불유예를 요청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가뜩 불황과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위축되어 있는 세계 해운업계가 더욱 긴장하며 벌크및 탱커해운 분야에 미칠 충격파에 주목하고 있다.

Sanko Steamship의 재정 파경의 가능성은 3월들어 동사가 주요 채권자들에게 지불유예를 요청하는 한편 자사의 부채재구축 계획에 대한 양해와 동의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산코측은 법정외에서 재건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선박연료유와 같은 운항비 지급과 선박운항은 정상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채권자들에게는 세계적인 선복과잉과 선박연료유가 급등으로 인해 운임폭락 상황을 이유로 들어 채권자들에게 지불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코는 3월 9일 선주와 조선소, 렌더들에게 현상유지협약(a standstill agreement)을 요청하고 종국엔 부채를 지불할 예정이라며 “시장이 혹독한 상황이며, 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한 지경”이라고 현 위기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상유지협약은 렌더들과 함께 변제 스케줄 재협상을 허용하는 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산코는 채권자들에게 편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산코 측은 “최소한의 현금 유동성을 위해 정상적인 선박운항을 지속하면서, 주요 채권자들에게 현상유지협약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리스트지에 따르면, Sanko는 3월 16일 런던에서 채권자들과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해운시장에 부채 재구축 계획(a debt-restructuring plan)에 대한 채권자들의 확고한 동의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재무재표를 통해 산코의 총 채무액은 2011년 3월말 기준으로 Sanko Steamship 통합회계로는 1,081억엔이며, 같은 기간 산코라인의 채무규모는 554억엔(6억7,300만달러)으로 드러났다. 재무제표를 분석하면, 통합회계의 경우 채무규모가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해왔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3월기에 767억엔이던 부채규모가 2009년 3월기에 771억엔, 2010년 3월기 994억엔, 2011년 3월기에는 1,081억엔으로 증가했다. 산코라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산코라인은 2008년 3월기에 400억엔이던 부채규모가 2009년 3월기에 440억엔, 2010년 3월기 458억엔, 2011년 3월기에는 554억엔으로 점증했다.

운용선대 195척, 이중 자사선 35척 불과
일본의 최대 비상장 회사인 SANKO Steamship의 운용선대는 총 195척*1,285만7,157dwt이며, 이중 80%가 용선한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 동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코는 72척의 벌크선박과 29척의 컨테이너선박, 52척의 원유및 프로덕트탱커, 36척의 오프쇼어선박, 6척의 LPG선박을 선대로 운용하고 있다. 공표된 동사의 선대리스트에 따르면, 이중 35척이 자사선이며, 파나막스급과 핸디및 핸디막스급의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아프라막스및 케미칼탱커, 오프쇼어선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12척은 신조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용선선박이 장기의 정기용선 중임을 보여준다.

산코의 선대 현황

 

 

 

 

As of January. 1, 2012

 

 

 

 

Type of Vessel

Existing

No.

DWT(MT)

BULK CARRIERS

 

 

 

Cape Size 

18

3,198,423

 

Panamax

11

847,190

 

Handy and Handymax

43

2,188,947

Sub Total

72

6,234,560

BOXSHAPE CARRIERS

29

1,076,593

TANKERS

 

 

 

V.L.C.C.

2

628,399

 

Suezmax

7

1,102,444

 

Aframax

23

2,383,332

 

Panamax

4

263,358

 

LRⅠ

7

515,995

 

MR

5

239,483

 

Chemical 

4

79,979

Sub Total

52

5,212,990

L.P.G.CARRIERS

6

252,965

OFFSHORE VESSELS

36

80,049

Total

195

12,857,157

신조 건조중인 12척의 선박은 Oshima Shipbuilding, Universal Shipbuilding, Usuki Zosensho, Hakodate Dock, Sasebo Heavy Industries and Kawasaki Heavy Industries 등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사가 공개한 경영실적 자료를 통해 보면, 2011년 3월 31일자 회계결산으로 1,248억엔의 매출을 올렸으나 81억엔의 운항손실을 본 가운데 142억엔(1억7,27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그 이후 동사의 상황은 시황악화와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동사는 2010년 3월 회계에 1,571억엔의 매출과 49억엔의 운항수입을 통해 34억엔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2009년 3월기에는 739억엔의 총수입과 678억엔의 운항수익을 달성하면서 같은 기간 386억엔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산코는 2008년 3월 결산에서도 876억엔의 총수입에 817억엔의 운항수입, 417억엔의 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산코의 최근 4년간 경영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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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연도 / 매출(순영업실적) / 운항수입/ 순이익
2011.3/ 1,248억 / 81억 손실/ 142억 손실
2010. 3/ 1,571억 /49억 / 34억
2009. 3/ 739억/ 678억/ 386억
2008. 3/ 876억/ 817억/ 41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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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코의 재무재표를 분석해 보면, 해운사업 부문의 경영환경을 가늠할 수 있다. 2011년 3월 기준 동사의 해운수입은 1,256억엔인 반면 해운분야의 지출비용은 1,359억엔으로 집계됐다. 이에비해 2010년 3월기에는 동사는 해운부문 수입 1,577억엔과 비용부문 1,528억엔으로 수입과 지출비용이 균형적이었으며, 2009년 3월기에는 수입 2,292억엔 비용 1,615억엔, 2008년 3월기에 수입 2,294억엔 지출 1,457억엔으로 지출보다 수입의 비중이 높아 운항수익과 총이익이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산코의 해운분야의 수입은 계속 줄어들든데 반해 지출비용은 미미한 감소폭을 보이고 있어 동사의 경영환경이 운임하락과 비용상승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용선부문에서 수입과 지출의 차이 추이와 화물운송을 통한 수입의 변화가 동사의 경영환경이 점차 어려워져왔음을 드러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화물운임은 2008년 3월기 883억엔에서 2009년 3월기 895억엔, 2010년 3월기 479억엔으로 대폭 내려갔고 2011년 3월기에는 343억엔으로 더 하락했다. 용선부문에서는 산코가 용선료로 지급한 비용은 2008년 3월 988억엔이었고 2009년 3월기 1,042억엔, 2010년 3월 1,077억엔, 2011년 3월기 1,096억엔으로 근소하지만 일정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반해 산코가 용선해주고 억은 용선료 수입은 2008년 3월기 1,283억엔에서 2009년 3월기 1,215억엔이었다가 2010년 3월기에 892억엔으로 급감했으며, 2011년 3월기에는 888억엔을 기록했다.

<산코의 해운부문 수입과 비용이 최근 4년간 변화추이> 단위: 억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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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연도/ 화물운임수입 / 용선수입 / 용선비용(지출)
2011.3월/ 343억 / 888억 / 1,096억
2010.3월/ 479억/ 892억/ 1,077억
2009. 3월/ 895억/ 1,215억/ 1,042억
2008.3월 / 883억 / 1,283억 / 98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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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코는 그간 큰 폭의 손실에 따른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지난해는 14척의 선박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에 따르면, 매각한 선박의 2/3는 수프라막스급과 핸디막스급 벌크선박이며, 이들 선박의 매각으로 얻은 수익은 3억달러 이상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등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코는 탱커와 벌커의 자산가치가 자유낙하되는 시기를 맞아 선박매각에서도 재정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초 동사는 2011년 건조된 7만4,962dwt ‘Sanko Frontierfor’호를 2,900만달러에 매각했다고 알려져 있다. 산코가 이 선박을 신조발주한 것으로 보이는 2008년 금융위기이전의 신조선 가격은 매각 가격의 약 2배 정도에 달하니 막대한 매각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이는 최근에 성사된 매각건수는 역시 유사한 패턴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시사한다. 업계에 따르면, 동사는 지난해 12월 이래 2척의 현대적인 수프라막스을 매각했는데, 이 기간 발틱해운거래소의 선령 5년의 슈프라막스 중고선박 가격은 사상 최저점으로 떨어져 있었던 시기이다.

작년부터 선박12척 매각 인력감축 등 자구노력..“시기 늦어” 평가도

지난해부터 산코가 시도한 자산매각과 인력구조조정, 선박의 재산정리 긴급프로그램 시동은 그 효과가 미약하고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구노력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되자 동사는 법정외에서 재무상황의 재구축을 시도하는 한편 주요 채권자들에 대한 지불유예를 모색하게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산코는 법정외의 절차(out-of-court procedure)를 통해 선주와 조선소, 재무관계기관들에게 지불유예를 시도하는 한편 선박의 매일 운항을 통해 현금 준비금이 증가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정상적인 선박운항과 재정적인 의무 실행을 서약한 것으로 알려진다.

산코측은 채권자들에게 선박의 정상운항에 대한 희망을 거듭 강조하며 이는 거래 선주와 항만대리점, 벙커공급자들에게 계속 지불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산코는 과거 용선료와 제 비용의 지불을 지연한 경우가 없어 신용기록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업체들은 산코의 지불지연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산코의 유동성 문제는 수개월전부터 시장에서 흘러나왔다. 이와관련 아시아의 한 브로커는 “벌서 2달전부터 산코의 부채문제에 대해 들어왔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코의 유동성 위기상황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코 재정위기 ‘용선체인’ 때문 대한해운과 비교
해운업계는 산코의 재정상황을 지난해 많은 선사들과의 용선체인 반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국선사 대한해운의 상황과 비교하며, 산코의 위기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COSCO도 용선체인의 여파로 재정적인 곤경에 처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산코는 COSCO보다 시장에서의 평판이 건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라고 인식되고 있지만 코스코와 달리 정부지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으로 인해 해운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용선체인에 걸려 유동성 위기를 겪은 선사들과 비교하는 분석은 산코를 더욱 불리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일부 화주들은 그들의 화물이 선적된 선박이 억류될 것을 두려워하며 산코선박의 이용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자들은 통상 최후의 수단으로 선박을 억류한다.

만약 산코가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호소하는 재무건전화 계획이 받아들여지고 지불유예가 성사되더라고 채권자들과 화주가 느끼는 정신적인 불안감과 위협은 쉽게 불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코라인이 채권자들과 협상을 통해 현 위기를 잘 넘긴다하더라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코의 채권자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외신을 통해 일부 용선주가 드러나고 있다.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오슬로 선적의 Golden Ocean Group과 Knightsbridge Tankers가 그 예이다. Royal Dutch Shell Plc (RDSA)의 계열사인 원유 정제업체 Showa Shell Sekiyu K.K도 최대 채권자(2011년 7월기준)로 알려지고 있다. 산코의 선대 리스트에 드러난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선주는 올 1월 현재, 프레드릭슨 관계회사와 Navios companies, MOL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독일의 ER Schiffahrt 는 4척의 현대화된 케이프사이즈 선박을 산코에 용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로이드리스트가 전했다.

Golden Ocean Group은 2009년에 건조된 Golden Feng 호(17만dwt)를 2014년초까지 일당 4만6,000달러에 산코에 용선했으며,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nightsbridge Tankers 역시 2009년에 건조한 케이프사이즈 Battersea호(17만dwt)는 2014년 6월까지 3만9,500달러에 용선해놓고 있지만, 동사가 지불을 놓친 적이 없고 뿐만 아니라 계약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산코라인이 운영하는 선대중 72척의 벌크선박중 많은 선박이 상기 선박들과 같이 고가에 용선되었다면 동사의 유동성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산코의 선대를 들여다보면, 선박의 절반 이상이 2008년-21011년 사이에 건조된 것이며, 그중 많은 선박이 해운시장의 호황기에 고가에 신조되었고 용선선박은 고가의 용선료로 장기계약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업계가 산코의 유동성 위기를 심각하게 보는 이유이다.

케이프사이즈선박의 용선료로 볼 때, Golden Ocean와 Knightsbridge의 용선료는 스팟시장에서 최근 일당 5,500달러 선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선사들의 운항비용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산코가 보유한 벌크선박이 현재와 같은 저가의 스팟시장에서 용선된다면 그 수입은 용선해온 선박의 고가의 비용을 커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산코 위기탈출 해법-용선료 낮추고 하이어확대 재협상 필요
전문가들은 산코가 balance sheet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용선료를 낮추어서 하이어(Hires)를 확대하는 등 정기용선계약에서 적절한 포션으로 재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Golden Ocean과의 계약건(1일 4만6,000달러의 계약)은 최근 3년간 평균 케이프사이즈 정기용선계약이 1일 1만7,000달러에 성사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최근 2-3년동안 케이프사이즈 시황은 신조선박의 잇딴 시장 유입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계속 하락했다. 이처럼 저시황 상황에서는, 만약 선박이 선주에게 혹시 반선될 경우 많은 회사들이 건강한 운임으로 계약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며, 산코는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살려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한편 산코가 정기용선계약을 맺고 있는 선주 중에는 일본선주가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동사의 유동성 위기는 자칫 일본 해운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선주의 용선선이 많은 만큼 일본 해운업계와 산코의 유동성 압박 해소 과정과 그 결과가 해운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산코라인은 1934년에 설립되었으며 1980년대 초 120척의 선박발주 당시 해운의 장기 위기가 지속되면서 이미 한번 파산을 경험한 회사이다. 동사는 신조발주와 과잉선복 등의 원인으로 1985년 파산했다가 89년 파산보호 인가를 받고 1998년 재건된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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