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각계는 신년인사회를 열어 상호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올해도 1월 초 해양및 조선산업와 해사산업계의 각종모임 신년인사회(또는 교례회)가 잇달아 열렸다. 해사산업계의 각종 신년교례회는 해당업종의 새해를 전망하고 새로운 사업방향과 그에 대한 각오를 다지며 친분을 도모하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와 해운업황의 침체 등 주변환경이 극도로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어 관련업계의 신년인사회는 비용을 줄이고 내실은 충실히 하며 조촐하게 진행되는 추세이다.

이에반해 1월 12일 개최된 ‘교통물류*해양산업 경제인 신년인사회’는 업계의 어려운 형편을 외면한 듯, ‘외형에 치운’ 행사였다는 평판이다. ‘교통물류*해양산업 경제인 신년인사회’는 매년 해운항만물류 관련 산업계와 당국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며 교류하는 행사였다. 과거에는 당국의 강당이나 대회의실 등을 활용해 당국자들과 해운및 항만 등 해양산업 기업인들, 관련기관및 단체 인사들이 모여 간단한 식사를 나누며 폭넓게 인사를 나누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많은 해양관련 기업인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당국에서도 다양한 부서에서 참석했다. 평소 업무관계가 없다고 하더라고 1년에 한번은 만날 수 있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이었다. 인사회가 아직까지 스탠딩으로 진행되는 것은 당초 좁은 장소에 많은 이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출범한 이후 해양산업계 경제인 신년회는 교통물류분야와 함께 합동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취지와 내용이 점차 퇴색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먼저 행사의 외형이 많이 화려해졌다는 점이 달라졌다. 해양산업계와 교통물류업계가 합동으로 인사회를 가지다 보니 외형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광화문의 세종홀에서 개최된 첫 ‘교통물류*해양산업 경제인 신년인사회’에는 600여명이 참석했었다. 많은 관계자들이 모였지만 때마침 닥친 금융위기 여파로 힘든 업계는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자리였다. 이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많은 해양산업 경제인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다른 해양산업계와 교통물류산업계의 서먹함은 해가 거듭되어도 그다지 해소되지 못해 인사회 때마다 양 업계는 알게 모르게 끼리끼리 인사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300여명이 참석한 올해 인사회에서도 양업계간 이질감은 여전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이벤트성의 화려한 행사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업계의 현실과 부조화스러워 보였다. 실제 로 고급호텔에서 행사를 치름으로써, 인사회 필요경비는 작년에 비해 2배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고가의 몸값을 치르고 전문 진행자를 빌린 것도 구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식전행사로 진행된 퓨전음악 퍼포먼스는 나름 여흥을 돋우는 역할을 했지만, 오히려 참석자들의 자연스런 교류를 방해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게다가 장관이 예상시간보다 늦게 행사장에 도착함으로 인해 본행사가 상당히 늦게 시작된 점도 인사회의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올해 전세계 해운업계는 너나없이 생존을 위한 비용절감을 경영화두로 내걸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더욱 조촐해져야 할 판국에 오히려 더 화려해진 이번 인사회는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생각이다. 양 산업계간 분위기가 다른데 이유가 있다면 굳이 함께 인사회를 개최하지 말고 각 산업계에 맞는 행사로 진행하면 될 일이다. 고위 당국자들이 다소 번거로움을 감수한다면 해당산업계가 서로에게 걸맞는 개별행사로 더욱 내실있게 치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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