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선택이 아닌 21세기의 필수요소

 

상생 협력을 체계적·학술적으로 정비한 성과 발표의 시간
중소기업을 공급업자 아닌 동반자로 재인식하는 계기 마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국제 컨퍼런스’가 10월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와 상생협력연구회 주관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경제 분야의 국내외 석학들과 경제인들, 그리고 산업자원부 관계 인사들이 모여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에 대해 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강신호 전국경제인 연합회 회장과 한명숙 국무총리가 참석하여 각각 개회사와 축사를 하였으며, 오찬에서는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용구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오찬사와 건배제의를 맡아 재계와 정계 모두 이번 상생 협력 국제 컨퍼런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컨퍼런스는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진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와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네 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진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었다. 이날 주제발표는 첫 번째 세션부터 <기업환경과 경쟁력/신뢰구축의 길>이란 주제 하에 ‘상생협력과 환경요인(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상생협력과 신뢰기반 공급사슬 관리(존 폴 맥더핀 펜실베니아대 교수)’, <상생협력 실천의 틀>이란 주제로 ‘경쟁력의 3차원과 공급사슬(찰스 파인 MIT 교수)’, ‘상생협력 실천의 길(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역량개발의 길>이란 주제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아키텍쳐, 능력구축 경쟁과 역량진화(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 교수)’, <열린 혁신의 길>이란 주재로 ‘가치창조의 새로운 사고(프리츠 K. 필 피츠버그대 교수)’, ‘가치사슬과 혁신(매티어스 홀웨그 캠브리지 대 교수)’ 순서로 진행되었다. 각 세션들은 곽수근 서울대 교수, 한정화 한양대 교수, 유관희 고려대 교수, 전인수 홍익대 교수 순으로 사회를 맡았으며, 박우규 SK 경영경제연구소 소장과 이윤호 LG 경제연구원 원장,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이 논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강신호 회장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의 동반자”

  이날 컨퍼런스는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강 회장은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와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경쟁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60년대 초의 노동주도형 경제로 시작하여 자본 주도형 경제를 거쳐 현재는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점에 와 있으므로, 오늘과 같이 대·중소기업 협력 확충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는 매우 시기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은 이제 단순 부품 공급 업자가 아니고 기술 혁신의 동반자로 재인식되고 있으며, 대기업들은 이런 중소기업을 찾아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오늘날 공급사슬이 경쟁력에 중요 요소가 되고 있으므로 신뢰를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간 공통의 목표를 정하고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 의식이 필요하며 상생협력이 목표가 아니고 기업의 전략이 되려면 오늘과 같은 이론적 체계적 연구가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며 개회사를 맺었다.

 

한명숙 국무총리 “이론이 좋아도 중요한 것은 실천”

  한명숙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오늘날 우리 경제의 중요화두이며 21세기 기업 경영에 피할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므로 정부와 재계는 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 총리는 또한 “정부는 상생협력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발전모델도 제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번 컨퍼런스는 그간 논의된 학계 의견을 체계화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 밝히고 아직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이 많이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론이 좋아도 기업이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으므로 더 많은 CEO가 상생협력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신뢰에 따라 공동성장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가 상생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철 교수, 조정남 부회장 기조연설서

“사회적 자본 축적이 상생 협력의 길” 강조

  윤석철 한양대 석좌 교수는 상생이란 개념을 수학적으로 분석할 경우 ‘너 죽고, 나 살고 (약육강식 모델)’, ‘너 죽고, 나 죽고 (자살테러 모델)’, ‘너 살고, 나 살고(상생 모델)’, ‘너 살고, 나 죽고(자기희생 모델)’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지속적인 모델은 ‘상생’ 하나뿐임을 강조하면서 기조연설을 시작하였다. 이어서 윤 교수는 공룡과 곤충/포유류의 예를 들어 “공룡은 무조건적인 소비자로서 생존기반인 숲을 훼손하여 먹이 부족, 체력과 번식력의 약화, 개체 수 감소의 순서를 거쳐 멸종에 이르고 말았다. 그에 반하여 곤충은 먹이 기반인 꽃에 대해 가루받이 서비스를 개발하여 이를 육성하였고 초기 포유류였던 설치류도 열매를 땅 속에 저장하였다가 완전히 회수하지 않는 서비스를 통해 상생의 길을 열어감으로 오늘 날까지 번성할 수 있었다”며 자연의 모델을 통해서도 상생이 필수적인 것임을 역설하였다.

 

또한 윤 교수는 오늘날 경제 개념 속에서 상생은 ‘사회적 자본’을 의미하게 되는데, 사회적 자본이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조직, 조직과 조직 사이에 형성된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21세기의 경쟁력은 공급사슬 등과 같은 상생체계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위한 합동 노력이 단기적으로는 투자요인이 되지만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인식해 주길 당부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윤 교수가 강조한 사회적 자본 축적의 중요성에 적극 동의하면서 “앞으로는 사회적 자본이 가치 창출의 기반이 될 것이며,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정부와 기업은 상생 협력에 대해 많은 논의를 통해 전략적 상생협력이란 기존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수평적 파트너쉽을 가지고 상호 가치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며,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차츰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조 부회장은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대기업은 상생 협력을 경영 전략화하고, 중소기업은 경쟁력 강화와 가치 혁신을 통해 대기업과의 파트너쉽을 구축하며, 정부는 상생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균형 있고 현실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등에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네 가지 주제발표

  개회와 기조연설 직후 이어진 시간에는 △ 기업환경과 경쟁력/신뢰구축의 길 △ 상생협력 실천의 틀 △ 역량개발의 길 △ 열린 혁신의 길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를 비롯하여 John Paul MacDuffin 교수, Charles Fine교수, 김기찬 교수, 후지모토 다카히로 교수,  Frits K. Pil 교수, Matthias Holweg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더불어 각 주제발표에는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과 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등 기업 관계자들의 논평이 있었다. 각 주제별 발표 내용과 논평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Session 1 <기업환경과 경쟁력/신뢰구축의 길>

 

상생협력과 환경요인(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명량대첩에 임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당시 가지고 있는 군선의 숫자는 보잘 것 없었지만, 지역 주민들 중에서 군에 협력할 사람들을 선발하고 강강술래 등의 용역을 맡기면서 결국 대승을 이룬 것이 바로 협력 관계가 왜 필요한 것인지를 잘 알려주는 사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상생협력을 필요로 하는데, 바로 중장기적인 ‘협력의 부가가치’를 늘려가기 위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사회자본적 지식은 서구의 18세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생협력의 성공과 실패에는 세계경제의 새로운 조류 수용여부, 사회자본 필요성의 인식여부 등과 같은 기업외적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상생협력과 신뢰기반 공급사슬 관리(존 폴 맥더핀 펜실베니아대 교수)
  최근 공급사슬이 한층 복잡해지면서 기업내 협력뿐만 아니라 기업간 협력의 중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간의 경쟁은 공급 사슬간의 경쟁으로 변화했으며, 얼마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공급 사슬을 갖추느냐에 기업의 성패가 달렸다. 기존까지의 협력 모델은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많이 보이는 탈퇴 모델과 일본의 발언 모델로 나뉘는데, 앞으로는 협력사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이 두 가지의 혼합양식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과거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상명 하달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제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도입하여 지속 성장을 꾀해야 할 때이다.

 

세션1 논평-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기술개발보다는 공급과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상생협력이 이제는 문화로 자리 잡을 때가 온 것 같다. 협력을 위해서는 협력사의 경쟁력이 개선되어야 한다. 국내외 경쟁력이 심화되는 오늘날 상생협력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자율성의 보장이다. 협력업체가 자회사에 출자하는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있는데, 장기적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국민 인식 변화를 위해 규제 해소와 제도 신설이 필요하다.

 

Session 2 <상생협력 실천의 틀>

 

경쟁력의 3차원과 공급사슬(찰스 파인 MIT 교수)
  대기업과 소기업의 경쟁구도에서 소기업은 규모는 작지만 혁신적이라 힘이 넘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수평 모듈형의 작은 기업에서 출발하여 수직 통합형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들 수 있겠다. 이렇듯 경쟁우위는 항상 변하는 것으로서 공급사슬의 우위도 변할 수 있는데, 과거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짠 협력 로드맵은 대성공하였으나 이후 다른 전자 산업에서는 실패를 겪었다. 우리는 여기서 모든 것은 일시적이므로 계속해서 변화해야만 경쟁력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상생협력 실천의 길(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패러다임은 자신의 안경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일종의 편견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시각의 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개념은 제품으로만 승부하는 개별기업간 경쟁수준으로 시작하여, 정치와 경제를 염두에 둔 시스템간의 경쟁을 거쳐 오늘날엔 기업 생태계간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 생태계를 살리는 도구가 바로 상생협력이다. 이를 위해선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시간적으로는 단기수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 전략을 바라보는 자세, 공간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장에서 기업 생태계를 고려하는 자세로 변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협력의 실천을 위해서는 각 기업의 역량진화, 기업 간의 신뢰구축, 그리고 열린 혁신의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세션2 논평-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
  김기찬 교수의 발표 ‘상생협력 실천의 길’이야 말로 오늘 논의하고 있는 상생협력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종합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략단계에서 시작하여 열린 혁신의 길과 신뢰 구축의 길, 역량 진화의 길을 거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내용은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축적으로 정확히 가리키고 있다. 기업들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상생협력에 임해야하고 정부는 좀 더 뚜렷한 정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Session 3 <역량개발의 길>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아키텍쳐, 능력구축 경쟁과 역량진화

(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 교수)

  장기적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단기적 수익에만 연연해선 안 된다. 역량 구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기존까지 지켜왔던 중소기업 보호주의 정책을 넘어서서 역량있고 앞서가는 기업들을 지원해 주는 정책으로 넘어가야 한다.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이제 보호에서 육성으로 넘어가야 한다. 역량구축은 협력의 핵심인데, 산업 정책과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일본도 예전에는 산업정책이 수출에만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한국, 중국과 경쟁하게 되면서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여 수출하는 것이 유리한 일이 있고,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것이 유리한 것이 있게 되었다. 현재는 각국의 생산력이나 가격 등을 통해 비교우위에 있는 방향을 선택하여 최적의 아키텍처를 구성해야만 한다.

 

세션3 논평-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
  평소 존경해 오던 후지모토 교수를 뵙게 되어 영광이다. 개별기업의 경쟁력 재고를 위해 아키텍처 능력을 중요시해야 한다. 단기적이 아니고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상생협력에 접근해야 한다. 시장과 이윤이 문제가 아닌 생산력이나 납기 등의 생산 아키텍처에 주목하면서 그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부품 업체 간의 생산 역량 강화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Session 4 <열린 혁신의 길>

 

가치창조의 새로운 사고(프리츠 K. 필 피츠버그대 교수)
  가치 사슬이란 것은 재료가 상품이 되어 고객에게 전달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치 사슬이라고 하면 항상 재료에서 부품 생산자, 그리고 완제품 생산자로 이어지는 ‘선형적 가치 사슬’만을 생각해 왔지만 이제는 좀 더 시각을 넓혀야 할 때가 왔다.

 

기본적으로 가치 사슬은 수직선상에서 움직이지만 더 많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선 비선형적 사고를 통해 수평적·대각선적 부분들을 고려하여 많은 비용절감의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수직 방향의 선형적 사고를 하더라도 생산의 흐름을 벗어나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고를 하거나, 수평적으로 사고하여 경영적 문제나, 점유·통합의 가치를 재고하고, 혹은 대각선적 사고를 통해 난점을 찾아내 필요 요건들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가치그물적 사고’이다. 이런 사고를 통한 혁신은 완성품 업체 하나만이 아니라 원재료가 소비자까지 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공급 업체들과의 협력은 21세기 기업 성장을 위해서 피할 수 없는 요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가치사슬과 혁신(매티어스 홀웨그 캠브리지 대 교수)
  이제 여러 기업이 내외부의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서 혁신적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보편화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ipod(MP3 player)이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필립스에서 분리된 퓨즈라는 소형회사가 맡았다. 그리고 인터페이스와 휠 기능 모두 서로 다른 소기업들이 디자인 한 내용들을 모아서 만든 것이다. 이 히트 상품을 생산한 데에 있어서 애플의 역할은 이 각각의 회사들을 한 가지 컨셉으로 모으고 투자를 한 것뿐이다.


  이렇듯 오늘날의 기업들은 너무나 빨라진 발전 속도 때문에 혼자서는 세태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여러 가지 판단요소에 따라 완성품 업체에서 직접 생산할 것인지 공급자에게 넘길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외부파트너와의 협업은 리스크를 공동 부담하므로 분산효과에 의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완성품 업체가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규모가 작은 공급 업체가 이룰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오늘 날엔 완성품 업체보다 부품업체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자동차 업계 혁신표 참조). 아웃소싱을 통해 공급자들이 예전보다 많은 기술을 이전 받음으로서 많은 발달을 하고 있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직접 디자인을 해서 생산을 요구하기 보다는 어떤 제품의 필요성만 이야기 하면 중소기업이 개발해 주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기술이전과 오픈소스의 문제는 내 제품의 지적 제산권문제이다. 무단 사용과 불법 복제 등의 문제는 우려를 넘어서 현실이다. 특히 중국에선 소프트웨어와 간단한 공산품을 넘어서서 자동차까지 카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것을 전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외부 업체와의 협력은 필수라는 사실을 한국의 기업들도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 애플의 ipod은 8개월이라는 단기간에 큰 이익을 봤지만, 상생은 대기업에 있어서는 작은 기업에 대한 큰 투자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가 필요하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구조적으로 소기업들과의 연계를 짜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이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려면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하고 가치 사슬이나 혁신 프로세스를 선형이외의 접근법으로 다가가면 많은 수익과 혜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세션4 논평-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이번 발표를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효율적인 일처리를 하기 위함이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더 이상 작은 파이를 나눠먹는 것이 아닌, 파이를 많이 키워가기 위한 것이다. 근래 10여년간의 변화에 중소기업이 따라 오지 못했다. 그 격차 때문에 협력이 이뤄지기 힘든데, 그 차이의 핵심은 사람이다. 혁신 중소기업 양성을 위해 보호가 필요하다고는 하는데, 지나친 확대해석 보다는 불공정 부분 해소 등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토론

마지막으로 이날 모인 석학들과 정부ㆍ기업관계자들 간의 종합토론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
- 상생 협력은 일방주의를 극복하고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대기업이 생각하는 상생과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상생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양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근 서울대 교수
- 중소기업을 어떻게 글로벌 플랜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중소기업의 발달에는 4개의 단계가 있는데 이런 차이를 고려하여 중소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꾀해야한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간의 분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직접적 개입은 자제해 줬으면 한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 앞으로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종제품의 가격은 성공적인 상생체제의 결과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협력 기업들이 무너진다면 대기업의 성장기반도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경영혁신과 기술혁신을 위해 인력 파견 등을 통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박한용 포스코 상무
- 여러 단체와 정부의 참여하에 오늘과 같은 홍보 및 연구 활동을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켜 장기적으로 지속시켜야 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R&D 역량의 전수가 중요하다.
 
정구용 인지디스플레이 회장
- 대기업이 초일류가 되려면 협력기업도 초일류가 되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대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세금 공제 등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에도 공제를 해주어 단기적인 세금 수금에만 집착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세수를 늘릴 방향을 모색하라.
 
정서진 화신 사장
-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유치이다. 대기업은 이미 학습 경제 단계로 접어들었는데, 중소기업들은 투입경제에서도 하위단계에 있다. 업체 지원 이전에 이런 지방 중소기업에 입사하려는 구직자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박종선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
- 대기업과 1차 중소기업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1차와 2,3차 중소기업과의 관계도 중요하므로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도 아주 중요하다고 하겠다. 협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제품의 수명이 긴 제품은 오랜 거래 관계 유지로 신뢰구축이 용이하나 IT 기술 등은 발전이 빨라 기술력을 확인할 만큼의 시간이 없다. 신뢰구축 방안 마련도 중요하겠다. 노조나 사회적 압력에 따라 협력회사를 정해야 하는 문화도 조금 고쳐야 하지 않은가 싶다.

 

김호원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관
- 대기업을 위해서는 국제적 시류에 맞지 않는 규제 완화, 그리고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강화지원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상생정책에 대해 다소 오해가 다. 대기업의 오해는 대기업을 꺾기 위해서 중소기업 지원을 천명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고, 중소기업은 자격 없는 중소기업까지 지원해 줘서 난립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점인데, 절대 아니므로 오해를 풀어 달라. 정부는 불공정 거래 등을 해소하여 바람직한 기업 생태의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정부와 대*중소기업 모두 발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가 이런 인식공유의 장이 되길 바란다.
 
노성태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 현재 경제적으로 외부의 위협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부 문제를 감싸려는 노력은 없고, 상처를 벌리는 일만 많았다. 기업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컨퍼런스와 같은 좋은 기회가 마련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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