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유럽시장 진출기반 확보…유럽지역 교역 증가 예상

그리스 항만개발・운영사업 참여 추진…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우리나라와 그리스가 해운협정을 체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리스 방문을 계기로 4일 오전(현지시각)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과 마놀리스 케팔로지아니스(Manolis Kefalogiannis) 그리스 해운부장관간에 ‘한-그리스 해운협정’이 정식 체결됨에 따라, 우리나라 해운선사의 유럽지역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세계 제1위의 선박 보유국가이며 지리적으로도 아시아와 유럽지역을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난 '94년부터 양국간에 해운협정 체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그동안 2차례 해운회담과 수차례 실무급 협의를 거쳐 12년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김장관은 해운협정이 체결된 후 가진 브리핑에서 “한-그리스 해운협정 체결을 통해 양국간 선린 우호협력관계가 한층 증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정보통신(IT)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주요 외화수입 산업인 해운업이 남동부 유럽지역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이번 협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해운선사는 그리스의 항만시설 사용이나 항만시설사용료 부과 등에 있어 그리스 해운선사와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됐다.

또한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을 계기로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동유럽지역과 흑해, 아시아 등을 연결하는 정기항로를 개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그리스 해운협정의 주요내용은 ▲양국간 해상운송에 있어 무제한적인 접근 보장 ▲상대국 항만과 제3국 항만간의 해상운송에 대한 참여 허용 ▲상대국 선사의 자유로운 지사 설립 인정 ▲상대국 선박의 자국 항만시설 사용에 대한 내국민 대우 ▲선박 및 선원 관련 증명서 상호인정 ▲해운수입의 자유로운 송금 보장 ▲상대국가 선박의 해난사고시 자국 선박 수준의 보호조치 ▲양국간 해운관련 협력사항을 논의할 ‘해운공동위원회’ 구성 등이다.

김장관은 “한-그리스 해운협정 체결을 통해 우리나라가 총 18개 국가와 해운협정을 체결하게 됐으며, 향후 브릭스(BRICs) 등 신흥 공업국가들과의 적극적인 해운협정 체결을 통해 우리나라 해운선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다각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장관은 해운협정 체결에 앞서 지난 1일 그리스 해운부장관과 팀바키온항(Timbakion) 등 그리스의 대규모 항만개발사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참여문제를 협의하고,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약 30~60억원에 이르는 그리스 항만정보화 사업에 우리나라 항만 정부기술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장관은 또 디미트리스 시우파스(Dimitris Sioufas) 그리스 개발부장관, 반젤리스 메이마라키스(Vangelis Meimarakis) 그리스 국방부장관과 연쇄 회담을 갖고 각각 ‘한-그리스 해양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와 ‘한-그리스 수로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리스는 세계 제1위의 해운력을 바탕으로 국제수로기구(IHO)와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활동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리스측이 우리나라의 첨단 해양수로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양국간의 협력관계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번 그리스 방문이 해운, 해양과학기술, 항만 개발・운영 등 우리나라의 선진 해양관련 기술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해양산업 세일즈 외교활동이었다”며 “향후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을 독자적으로 브랜드화해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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