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만해도 상용화에 의문이 제기되었던 1만teu급 컨테이너선박 시대의 막이 올랐다. 1만teu급 선박을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머스크 라인이 8월 12일 1만 1,000teu급 컨선 ‘엠마 머스크’호의 진수식을 열고 9월중 유럽항로에서 처녀출항할 예정이라고 공표함으로서 ‘꿈의 1만teu급 컨선’의 시대가 실현된 것이다.


전세계에서 1만teu급 컨선을 건조 중인 선사는 Maersk Line과 COSCO, Zim Line, 한진해운 등 모두 4사. 머스크 라인은 계열사인 오덴세 조선소에서 대부분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으며, 1만teu급 컨선도 마찬가지다. 건조척수는 대략 14척으로 알려져 있다. COSCO는 중국의 NACKs와 현대중공업에 각각 4척씩 총 8척의 1만teu 선박의 건조계약을 체결해놓고 있으며, 짐라인 역시 현대중공업에서 4척의 동형선박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가세했다.


한진해운은 8월 24일 삼성중공업과 1만teu 컨선 5척을 건조하기로 계약함으로써 한국선사로는 처음으로 1만 teu급 컨선 발주대열에 끼어들어 향후 ‘초대형선박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하게 됐다. 이로써 8월말 현재 1만teu급 컨선은 1척이 건조 완료됐고, 30척의 동급선박이 덴마크와 중국, 한국에서 각각 건조 중이다.


이들 1만teu급 선박은 오는 9월 14일 ‘엠마 머스크’호가 첫선을 보인 이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인도될 예정이어서 늦어도 5년이내에는 동서간 주요 간선항로에서 63빌딩의 높이보다도 70-80m가 더 길고 선폭이 46-50m인 초대형선박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정기선 해운시장의 선박대형화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선복확충을 통한 ‘마켓쉐어 확대’의 추세로 인해 최대선형의 기록이 단기에 경신되며 급진전돼 왔다. 특히 M&A에 따른 글로벌선사들의 거대화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추겼다.

 

드루어리 자료에 따르면, 1만teu급 초대형선박의 연간 운항비는 6,000teu급 보다 약 22.6% 높지만, 슬롯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오히려 41.6% 가량 낮고, 4,000teu급 보다는 50.4%나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선박이 커질수록 보험료와 연료비, 수선유지비는 늘지만, 인건비와 일반관리비, 선용품비용은 별 차이가 없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운항효율성 향상에 따른 경제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1만teu 컨선이 불러올 물류환경의 변화에 세계의 해운항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초대형선을 맞기 위한 항만들의 수용채비가 더욱 부산해질 것으로 보인다. 1만teu급의 선박을 수용하려면 16m의 수심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이들 선박은 주요 항만간의 허브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경우, 부산신항(17m)과 광양항(15m)과 부산북항의 일부부두(14-16m)가 초대형선을 수용할 수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미 운항중인 9,000teu는 물론 1만teu 선박을 맞이할 준비는 빠를 수록 좋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건설된 심해(深海) 수심의 국내외 신항만들은 초대형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어 중심항 경쟁의 우위에 있다. 기존의 항만들도 심해수심의 확보와 하역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1만teu 선박시대 준비 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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