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안 남 캘리포니아 지역의 LA항과 롱비치(이하, LB)항에게 올 한해는 기회와 도전의 시기이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물량상승의 동력을 받은 LA/LB항은 항만시설 확장, 클린 트럭 프로그램(CTP), PierPass 시스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강화했다. 이로써 향후 전개될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 완료에 따른 미 동안 항만과의 경쟁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LA항과 LB항이 대규모 시설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항만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양 항의 전체 물동량은 1,410만teu로, 이는 09년에 비해 19% 상승했다. LB항은 지난해 630만teu를 처리해 전년에 비해 24% 성장했으며, LA항은 790만teu를 기록해 16% 늘어난 물량을 처리했다. 올 1분기 두 항만은 합쳐서 230만teu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4%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은 LA와 LB항이 시설확충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LB항, GDB 교각 및 Middle Harbor 컨 터미널 재개발에 20억달러 투입
LA항, 2013년까지 수로 16.2m까지 확장
올해 LB항에는 두 개의 커다란 건설 프로젝트들이 계획되어 있다. 동 항의 물동량은 연간 3~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건설 계획들은 이러한 물량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우선 Gerald Desmond Bridge(GDB)의 보수공사를 위해 10억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 전역의 화물 중 15%가 동 다리를 거쳐 수송되고 있다. 이번 공사는 현재 대형선박이 통과할 수 없는 GDB의 교각을 높이는 것으로, 공사가 만료되면 더 많은 대형선들이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건설 프로젝트는 Middle Harbor 컨테이너 터미널의 재개발 사업이다. 동 공사는 노후한 두개의 터미널을 재개발하는 것으로, 동 터미널들의 안벽과 수심을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게 개선하고 연간 3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시킬 것이다. 여기에 On-Dock 철도야드 건설도 계획되어 있다.
LA항에서는 올 4월 CSCL의 West Basin 컨테이너 터미널 확장공사가 완료되었다. 동 공사를 통해 925ft의 부두와 18acre 규모의 배후단지 확장이 이뤄졌다. 총 4,760만달러가 소요된 이번 공사로 CSCL은 총 2,125ft의 부두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추가로 375ft의 확장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LA항은 2009년부터 5년간 15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수로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 공사를 통해 LA항의 주요 수로의 수심은 25% 깊어진 16.2m까지 확장된다. 이는 2013년 이후 어떠한 선박이 들어와도 충분한 수심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 완료 임박으로 많은 선사들에 미 동안에 직기항 서비스를 개설하고 있는 상황의 대응책이다. 


인프라 건설과 함께 美 서안지역의 항만들은 고객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2009년 미 서안 항만, 캐나다 및 멕시코의 연안 시설, 철도회사인 Union Pacific과 BNSF(Burlionton Northern Santa Fe)는 파나마 운하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이들은 전략적인 제도(initiative)를 제공하고 있으며, 화주와 선사, 워싱턴과 아시아의 주요 정책입안자들에게 동 항만 이용의 이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LA항은 최근 Trade Connect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증가하고 있는 LA항의 수출물량을 겨냥한 프로젝트이며, 환태평양을 이용한 미국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한 기민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 서안항을 이용한 무역이 미국 경제를 이끌 수 있는 중요 요소라고 발표했다. LA항의 수출량은 올 1분기 11.3% 상승해 50만 2,256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1년동안 이 곳의 수출량은 180만teu를 기록했으며 이는 09년에 비해 13% 이상 상승한 것이다.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가 완료되더라도 LA/LB항은 그들의 물동량을 유지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나마 운하의 확장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화물은 전해상 서비스를 통해 미 동안으로 수송될 수 있다. 이미 미 동안의 몇몇 항만들은 전해상서비스의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특히 최근의 경기악화는 화물을 시간에 덜 민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다시한번 ‘시간이 돈’이라는 인식이 커지게 될 것으로 미 서안 항만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터미널을 확장하고 On-Dock 철도야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더욱 빠르고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항만노동자 계약기간 6년으로 연장 안정성 ‘UP’
LA항과 LB항의 또 하나의 이슈는 항만 노동자들의 안정성이다. 지난해 양 항에서 일어난 노동 분쟁은 LA와 LB항 모두를 폐쇄 위기까지 몰았다. 그러나 양항 관계자는 노동문제는 더이상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LA항 측은 “최근 개최된 ‘ILWU(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 International Longshoremen’s and Warehousemen’s Union) 미팅에서도 동 항만의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향상에 대한 토의는 이뤄졌지만, 노동문제는 언급된 바 없다”며, “효율적인 항만운영에 집중하면서 노동자 문제를 끌어안는것이 중요하다”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2014년까지 효력을 갖는 LB항과 사무직 노동자들의 계약문제는 여전히 토의되고 있다. 태평양해운협회(The Pacific Maritime Association)와 ILWU는 이 문제들에 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이는 동 항만의 생산성을 높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ILWU는 최근 노동자들의 계약기간을 3년에서 6년으로 늘려, 노동 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이다.

 

 

PierPass, 낯시간 터미널 이용 추가요금 부과, 밤엔 무료... 확대 고민
PierPass 시스템은 LA/LB항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005년 시작된 동 시스템은 많은 차량 등으로 혼잡한 터미널을 관리하기 위한 혼잡완화 프로그램으로, 낮동안 터미널 게이트를 이용하는 차량에 추가요금을 징수하고, 밤에는 터미널 이용을 무료로함으로써 동 터미널의 야간 이용률을 50%까지 높혔다.


그러나 지난해 09년에 비해 크게 상승한 물동량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LA항 측은 “지난해의 경우 물동량이 전년에 비해 25%까지 급증할 것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불만이 늘어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PierPass 시스템은 기존 5개 게이트에 적용되었던 것이 불황시즌과 중국 설날시즌 동안 4개 게이트로 축소되었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왔다. 또한 양 항은 혼잡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에 의하면 하루에 3만대의 트럭들이 동 항의 게이트를 55분 이하에 통과하고 있으며, 이는 혼잡문제가 일시적이고 과장되었다는 논리에 근거가 되기도 한다.


두 항만의 운영사들은 더 이상의 혼잡문제를 없애기 위해 여러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LA/LB항 모든 터미널에 PierPass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며, 또 하나의 대안은 게이트 예약제이다.

 

 
 
터미널 운영사와 화주, 트럭회사가 참여하는 PierPass Forum은 트럭 운전사들이 예약된 시간에 터미널 게이트를 이용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터미널 예약제는 2개 항·4개 터미널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동 포럼은 전체 13개 터미널에서 동 제도가 구현될 수 있는지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게이트로 PierPass가 확대되는 것에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트럭 운전사들은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만약 예약시간을 놓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PierPass는 동 시스템의 가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달 전 PierPass 웹사이트는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새롭게 운영을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게이트 이용자들이 동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이용할 게이트에 대한 정보와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이트에 설치된 웹캠(webcam)을 통해 하루에 300차례 이상 혼잡도가 체크되며, 이를 통해 운전사들은 게이트 상황을 확인한 후에 스케쥴을 조정할 수 있다.

 

 

노후 트럭 출입 금지로 배출가스 80% 감축목표
클린 트럭 프로그램(CTP, Clean Truck Program)은 LA/LB항이 진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이는 ‘San Pedro Ports Clean Air Action’의 일환으로 2008년 시작되었으며, 5년 내에 두 항만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선대와 트럭의 배출가스를 80%까지 감축시킨다는 목표이다.


CTP는 LA/LB항에 1989년 이전 출시된 트럭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할증료를 부과해 동 항의 현대화 기금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동 프로그램은 상당히 잘 지켜지고 있으며 새로운 장비에 대한 엄청난 투자도 동시에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CTP는 작년 말 더욱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Class 8의 로리(lorry)트럭에 제한되었던 CTP가 Class 7의 트랙터 규모의 로리트럭까지 적용된 것. Class 7 트럭은 전통적으로 컨테이너 운반에 이용되지 않으나 최근 공컨테이너 등 가벼운 짐들을 수송하기 위해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LA/LB항에 의하면, 동 항만에서 운영되는 Class 7 트럭은 약 550척이며 이는 전체 트럭의 2~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몇몇 회사들은 CTP를 회피하기 위해 Class 7 트럭 샤시를 통해 컨테이너를 운반했다. 이는 처음에 약 12척에서 지금은 수백대까지 늘어난 상태이다. LA/LB항은 지난해 CTP의 확대적용을 발표하면서 그간의 허술했던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올해 7월까지 Class 7 운영사들은 새로운 대체 차량이나 엔진을 구매해야 할 상황이다.


파나마 운하의 확장과 이에 따른 미 동안 항만의 성장에 맞서야 하는 LA/LB항은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며 그간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급증한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확충과 혼잡문제 해결을 위한 PierPass, 그리고 ‘녹색항만’ 이미지 제고와 시설투자에 도움을 주는 CTP 등 선도적인 프로젝트들이 향후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른 영향과 미 동부 항만과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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